[종편 민낯보기] 종편 특혜는 해소하고, 재승인 심사는 투명하게(2013년10호)
등록 2013.10.30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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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특혜는 해소하고, 재승인 심사는 투명하게

 

이희완 민언련 사무처장 l ddkkllss@naver.com

 

 

지난 15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 방통위 국정감사가 파행으로 끝났다.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된 종편의 보도본부장 가운데 김민배 보도본부장의 불출석이 파행의 원인이 되었다. 김 본부장은 사유서를 통해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부가 지분을 갖고 있지 않은 민간 방송사의 보도책임자에게 보도 공정성을 따지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참석하기 힘들다는 논리를 폈다. 앞서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자신들의 지면을 통해 국정감사 증인채택을 ‘언론길들이기’, ‘언론자유침해’라고 주장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은 김 본부장의 불출석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를 요청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여야합의로 증인채택에 동의를 해놓고도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종편의 대변자인 듯 새누리당은 의 주장을 옹호하는가 하면, 애초부터 자신들은 보도본부장 증인 채택에 부정적이었다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여야합의 정신을 깬 새누리당은 스스로 국회 권위를 추락시켰다. 결국 종편과 새누리당이 뻣대기에 나서 종편 승인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과 5.18 역사왜곡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종편 보도의 근본적인 문제는 짚어내지 못했다. 우려스러운 점은 앞으로 재승인 심사, 특혜 해소, 막말 방송 논란 등이 벌어질 때마다 정부여당과 종편이 한통속이 되어 이런 비슷한 일들을 반복적으로 벌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종편 재승인 심사,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되어야

알려진 바와 같이 종편은 탄생과정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언론 역사상 유례없는 온갖 특혜를 제공받았다. 의무재전송, 24시간 방송, 직접광고영업, 방송발전기금 유예 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다. 급기야 최근에는 비밀TF까지 운영하며 방통위에 8VSB(고화질 전송방식) 전송 허용 특혜를 얻어내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렇듯 종편이 특혜 중의 특혜를 받았지만, 애초 출범하면서 자신들이 약속했던 이행실적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 재방비율은 절반을 넘겼고, 콘텐츠 투자의 약속도 어겼다. 더구나 방송의 공정성, 공익성 실현은 차마 입에 담기 힘들 정도이다. 편파왜곡, 선정성으로 얼룩진 보도는 방송으로 갖추어야할 품위조차 지켜지지 않은 채 그대로 시청자들에게 전달돼 사회적 공분을 샀다. 지난 5.18 기념일을 앞두고 과 <채널A>가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허위날조된 방송을 내보낸 것이 대표적이다. 광주민주화운동 영령들은 물론 그 유족들과 아직 생존해 있는 인사들을 모독하고, 민주주의와 역사를 뒤집는 실로 후안무치한 만행이다. 뿐만 아니라 <채널A>는 아시아나 여객기 사고를 보도하면서 “사망자가 중국인이라 다행”이라는 보도를 내보내 외교적 무례를 빚기도 했다. 결국 여론이 악화되고 국민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사과방송을 내보내는 등 사건을 무마하기위한 제스처를 취했지만, 이후 국정원 대선개입과 정치공작에 대한 보도, 채동욱 전 검찰총장관련 보도 등의 행태를 봤을 때 사과에 대한 진정성을 찾기는 힘들다. 
 
이렇듯 종편의 편파성, 불공정성 문제 때문인지 내년 종편 재승인 심사가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더구나 지난 종편 승인과정 당시 방통위가 조중동에게 방송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졸속’, ‘부실’ 심사를 했다는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재승인 심사는 투명하면서도 엄격하게 진행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재승인 심사를 통해 사회에 끼쳤던 해악에 대한 책임을 묻는 기회로 삼고, 그에 상응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방통위가 통과시킨 재승인 기본계획안은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무엇보다 비계량 항목이 지나치게 많아 심사위원들의 자의적인 심사가 될 가능성이 높아 또 다시 ‘요식행위’로 전락될 수 있다는 점이다. 종편에 면죄부를 부여하는 기회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때문에 심사위원 구성 등 종편 재승인 심사와 관련해 관심 있는 국민들과 시민단체들이 나서서 방통위를 견제하고, 감시, 압박활동을 벌일 필요성이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지상파와 다를 바 없는 종편에 대한 부당한 특혜를 해소시켜야 한다.
MB정권 당시 종편의 안착을 이유로 종편에 제공됐던 특혜는 오히려 방송환경을 파괴시켰다. 약탈적 직접광고영업 허용은 방송광고시장을 교란시켰고, 의무재송신. 황금채널 부여 등은 공정한 방송환경 조성에 해악을 가져왔다. 시작부터 불공정한 방식으로 점철된 종편, 그리고 그 종편이 먹고살 수 있는 길을 터줬던 정부여당이 왜곡시켰던 방송환경을 이제는 제자리에 가져다 놓아야 한다. 그렇게 해서 공정한 경쟁관계가 최소한 형성되도록 해야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