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일본과 자유한국당을 대변하며 박정희 독재정권의 만행까지 옹호한 TV조선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WTO 제소를 통해 이번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국제적 판단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는 일본의 부당한 수출 규제에 분노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한 국민여론에 따른 결과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대응에도 자유한국당은 반발에 나섰습니다. 정부와 여당이 국민들에게 반일 감정을 조장하고 있으며 이를 선거에 이용하려는 계략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주장을 그대로 전달하는 방송이 종편에 등장했습니다. 바로 TV조선 <이것이 정치다>(7/22)입니다. TV조선은 조국 민정수석의 SNS를 비판하는 대담을 진행하며 자유한국당의 입장을 전달하는 것도 모자라 일본의 입장을 대변하기도 했습니다.
‘보수진영 공격하는 SNS’, ‘일도 제대로 못하는 민정수석’…조국 수석 적극적으로 공격한 TV조선
TV조선은 주요 대담 소제를 ‘일본의 경제보복’이 아닌 ‘조국 민정수석의 SNS’로 잡았습니다. 이를 잘 보여주듯 대담의 제목은 <민정수석의 ‘SNS 정치’>였습니다.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 대신 이를 비판한 조국 민정수석의 SNS를 대담 소제로 삼은 것입니다.
이어 TV조선은 조국 수석의 글이 보수진영을 겨냥한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고성국 정치학 박사는 조국 수석의 글이 반일감정을 자극함과 동시에 여당과 함께 보수 진영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고성국 정치학 박사 : 유독 법률 참모라고 하는 조국 수석의 얘기가 연일 나오고, 그것도 주로 반일 감정을 아주 자극적으로 감성적으로 자극하는 얘기들이 주로 나옵니다. 그런데 이 감성적 자극은 일본을 겨냥한 것이기도 하지만 거의 대부분은 대한민국 안에 있는 그들과 생각이 다른 보수 진영을 겨냥한 것들이에요. 그리고 이런 조국 수석에 마치 장단이나 맞추듯이 이를테면 이인영 원내대표 같은 사람도 연일 그런 얘기를 같이 하고 있습니다.
이어 “보수 세력을 겨냥한 이런 식의 발언들이 계속 되고 막상 문제를 해결해야 될 주체는 지금 거의 실종상태”라더니 “이런 비정상적인 상황을 조국 민정수석이 주도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고 씨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조국 수석이 SNS를 통해서 반일 감정을 부추키더니 그걸 보수진영에 불리하게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고성국 씨뿐만 아니라 송국건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도 조국 수석의 글에 대해 “지금 일본을 타깃으로 해서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오히려 보수 또는 한국당을 겨냥한 이야기만 나오는 것”이라며 같은 주장을 펼쳤습니다. 송 씨는 이 주장뿐만 아니라 자유한국당이 만족할만한 인사검증을 하지 못했다면서 조국 수석이 본인의 역할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주장했습니다.
송국건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 본인들은 제대로 검증을 했는데 시스템이 잘못됐다, 그렇다면 그 시스템이 박근혜 정부 때까지 잘못됐으면 새로 정부가 들어왔으면 시스템을 바꾸는 것도 민정수석의 역할이죠. 그런데 그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 안 하고 시스템이 잘못됐다고 하고. 아까 처음에 나왔던 것이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16번째 청문보고서 채택없이 임명을 강행을 했죠. 그러면 일단 한국당이 16번이나 그렇게 했다면은 16번 하자가 있었다는 이야기예요, 한국당이 동의하지 못하는. 그러니까 완벽한 검증을 하지 못했다는 이야기죠.
△ 조국 수석이 인사검증을 16번 실패했다 주장한 송국건 씨 TV조선 <이것이 정치다>(7/22)
송 씨는 추가로 패스트트랙으로 국회가 대립하던 시점에 “한국당 의원들이 이런이런 처벌을 받을 것이다 하는 법률 조항을 쫙 올려놨었”다며 다른 SNS글을 문제삼았습니다. 이어 “일본 무역 조치에 대해서도 본인이 46번 올리니까 이것은 결국은 자기 정치를 하는 것 아니냐”며 조국 수석이 자기역할도 제대로 하지 않은채 경제보복과 관련된 SNS로 정치활동에 집중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하고 싶은 이야기는 ‘정부가 반일감정을 선거에 이용하려 한다’?
조국 수석의 SNS를 비판한 TV조선은 이어 진행자 윤정호 씨가 “내년 총선을 친일 대 반일 프레임으로 몰고가려는게 아니냐 이런 정치적 해석이 또 등장을 했다”며 선거 이용론으로 대담 주제를 변경했습니다.
앞서 조국 수석의 SNS를 비난했던 고성국 씨는 이번에는 정부가 선거를 위해 반일감정을 이용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고 씨는 “국민적인 반일 감정 고조시킨다고 풀립니까?”, “왜 이 사람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일감정을 자꾸 부추키는겁니까?”라더니 그 이유가 내년 총선전략이라고 해석했습니다.
고성국 정치학 박사 : 어쩔 수 없이 뭔가 다른 의도가 있을 건데 혹시 내년 총선에 친일 구도를 만들어가지고 ‘한국당=친일 세력’, 사실 이 이야기 계속해 왔잖아요, 문재인 대통령부터. 그러니까 ‘한국당=친일 세력’, 이 구도 가지고 선거 치를려고 하는 거 아니냐. 원래 총선이라고 하는 것은 집권세력에 대한 평가와 심판의 성격이 강한데 더구나 문재인 정부 출범 3년째 치러지는 내년 4.15 총선이니까 문재인 정부 심판 선거일 성격이 강한데. 그게 아니라 친일파 한국당 심판하자고 지금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에서 기도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 이렇게 합리적 의심을 할 수밖에 없어요.
△ 정부가 반일감정을 선거전략으로 이용한다 주장한 고성국 씨 TV조선 <이것이 정치다>(7/22)
고 씨와 함께 송국건 씨도 비슷한 주장을 펼쳤습니다. 송 씨는 앞서 나온 조국 수석의 SNS 글을 다시 한 번 문제삼더니 “반일 프레임이 지금 처음 걸린게 아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근거로 송 씨는 “문재인 대통령이 3‧1절 경축사에서 뭐 ‘빨갱이는 일제의 잔재’ 이 이야기 하고나서 정치권에서 친일, 반일 논란이 일어났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지목했습니다. 이어 “정치적인 노림수가 있는게 아니냐, 당연히 그렇게 해석을 할 수 있다”며 정부가 정치적 목적으로 반일감정을 조장한다고 주장했습니다.
TV조선 출연자들의 입을 통해 전달된 건 ‘자유한국당의 논평’이었다
두 출연자의 발언 내용은 TV조선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자유한국당의 논평입니다. 먼저 조국 수석의 SNS를 비판하며 반일감정을 조장하고 보수진영을 공격한다는 주장은 자유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의 논평 <‘총선용' 반일 감정 조장, 결국 국민들이 심판할 것이다>(7/21)와 유사합니다. 민 대변인은 시작부터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반일 감정 조장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조국 수석을 겨냥했습니다. 이어 “‘총선’을 위한 사익이 전혀 없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라며 조국 수석의 SNS 글의 목적이 총선에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정부와 여당이 총선전략으로 반일감정을 이용하고 있다는 주장은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의 논평 <조국 수석의 페이스북이 문재인 정권의 수준이라면 절망도 이런 절망이 없다>(7/22)와 매우 유사합니다. 전 대변인은 “조국의 못된 손가락을 자제시키기는커녕 볼썽사나운 국민 편가르기 편승하고 있는 청와대와 집권여당의 모습”, “파탄난 외교관계의 부산물마저 총선용으로 재가공하는 지경”이라며 정부와 여당이 반일 감정을 총선에 이용하려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논평의 말미에는 “나라가 살아야 선거도 있는 것 아니겠는가”라며 반일감정 조장은 물론 선거 이용론까지 전제로 두며 정부를 비판했습니다.
심지어 ‘조국 수석이 16번 인사검증을 실패했다’는 송국건 씨의 주장도 자유한국당의 논리였습니다. 민경욱 대변인의 <문 대통령, 국민을 기만한 거짓말쟁이 윤석열의 검찰총장 임명을 철회하라>(7/17)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은 오로지 자기 사람 심기에 혈안이 돼, 결격 사유 많은 윤 후보자를 검찰총장으로 임명했다”며 “이로써 인사청문 경과보고서의 채택 없는 장관급 인사의 임명 강행 사례는 총 16번째”, “2년의 시간동안 16번 야당의 목소리를 묵살했고, 16번 국회를 기만했으며, 16번 국민의 신뢰를 저버린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이 인사검증 실패를 외치자 송국건 씨는 이를 그대로 차용하며 ‘자유한국당이 동의하지 못하면 실패’라는 주장을 펼친 것입니다.
TV조선 출연자들의 발언은 사실상 자유한국당의 주장이었습니다. 오히려 TV조선은 자유한국당의 주장을 노골적으로 전달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고성국 씨와 같은 학계인사, 송국건 씨와 같은 언론인의 입을 빌려 객관적인 논평인 듯 포장했습니다. 이런 방송은 자유한국당의 스피커 역할일 뿐 공정한 시사 대담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또 일본 입장 대변하더니 정부가 배상하라 주장한 서정욱 씨
이렇게 자유한국당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TV조선은 일본의 입장도 대변했습니다. 서정욱 변호사는 일본이 지속적으로 주장해오고 있는 ‘국제법 우선 원칙’을 주장하며 우리 정부가 일본 대신 배상을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정욱 변호사 : 일본하고 우리나라 관계에서 우리나라 대법원이 최종적인 권위를 가진 기관이 아니란 말이에요. 국제 조약법이 있거든요, 비엔나 협약. 거기에 27조에 보면요, 항상 국제법 위에 원칙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국내법규나 이걸 가지고 국제 조약을 어길 수 없다는 거예요. 따라서 이게 저는 일본하고 우리나라 문제 해결에 있어서 우리나라 대법원의 판결 나왔으니까 어쩔 수 없다, 이건 일본이 그걸 받아들이겠어요? 예를 들어서 일본 최고법원의 판결 가지고 일본이 우리나라 삼권분립이 어떻고 하면 우리가 그걸 받겠습니까? 국제 관계에서는 더 상위법의 조약이 있단 말이에요. 따라서 이게 저는 우리나라에서는 이게 대법원 판결을 무시 못하니까 배상을 하되 이거를 이렇게 그 조약에 따라서 특별법을 만들어서 2005년처럼 이게 국가가 보상해주는 이런 게 바로 필요하다는 거예요.
△ 강제징용 손해배상을 우리나라가 해야 한다고 주장한 서정욱 씨 TV조선 <이것이 정치다>(7/22)
서정욱 씨의 ‘국제법 위반’ 주장은 처음이 아닙니다. 서 씨는 이미 지난 15일 방송에 출연해 같은 주장을 펼쳤습니다. 당시에 서 씨는 국제법 위반 주장과 함께 정부가 반일감정을 선거에 이용하려 한다는 음모론을 함께 들고 나왔습니다. 이어 일주일 뒤에는 우리 정부가 일본 정부 대신 배상을 하라는 주장까지 나아간 것입니다.
일본의 역사적 과오를 우리 정부가 배상하라?…서정욱 씨의 친일파 인증 도를 넘어섰다
서정욱 씨의 발언은 도가 지나칩니다. 게다가 이 주장은 이미 수차례 알려진 것과 같이 일본 정부가 내놓고 있는 논리이기도 합니다. 지난 19일 오전 일본의 고노 다로 외무상은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를 불러 우리 대법원의 판결을 문제삼으며 중재위원회 구성에 우리 정부가 나설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 내용을 전달한 한겨레 <고노 외상, 남관표 대사 발언 중간에 끊고 “한국 극히 무례”>(7/19)에 따르면 고노 외무상은 시작부터 “‘옛 한반도 출신 노동자’에 대한 한국 대법원 판결에 따라 국제법 위반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며 우리 대법원의 판결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논리를 펼쳤습니다.
이런 논리는 이미 청와대가 공식 반박에 나선 내용입니다.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은 19일 고노 다로 외무상의 담화 관련 브리핑에서 “우리가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일본 측의 계속된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 규정했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 대법원은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이 강제징용자들에 대한 반인도적 범죄 및 인권침해를 포함하지 않았다고 판결을 내렸”고 “이러한 판결을 무시할 수도, 폐기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청와대는 “당초 강제징용이라는 반인도적 불법 행위를 통해 국제법을 위반한 것은 바로 일본”이고 “이런 점을 우리 대법원 판결이 지적한 것”이라며 일본의 강제징용이 국제법 위반 사안임을 명시했습니다.
서정욱 씨가 일방적인 일본의 주장을 근거로 우리 정부의 책임론을 들고 나온 것 역시 억지입니다. 일제 강제징용은 피해자들의 증언과 다양한 사료로써 입증된 반인권적 위법행위입니다. 이로인해 우리 대법원은 피해자들이 강제징용 기업들에 배상을 요구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판결했습니다. 역사적 과오를 저지른 주체도 명확하고, 배상의 책임이 있는 기업도 명확합니다. 이를 오로지 일본 정부만 부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서 씨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받아들이지 않으니 우리 정부가 나서서 법을 만들고 우리 돈으로 배상을 하라 주장했습니다. 이런 주장은 정부 비판론 수준을 넘어 다분히 일본의 관점에서 우리 정부에게 낮은 자세로 일본이 원하는 것을 해주라는 친일파적 사고방식입니다.
정부 비판위해 독재정권의 만행까지 옹호한 고성국 씨
심지어 고성국 씨는 우리 정부를 비판하기 위해 박정희 독재정권의 만행까지 옹호했습니다. 고 씨는 독재정권의 부당한 한일국교정상화에 반대했던 6‧3항쟁을 “6‧3 사태”라 칭하더니 “박정희 대통령이 선거에서 이겨서 대통령에 취임하고 불과 6개월 정도 됐을 때”라며 “취임하자마자 한일 국교정상화 회담을 추진했고”, “1년 동안 고생고생 했다는 뜻”이라 설명했습니다.
이어 고 씨는 독재정권이 부당한 한일국교정상화를 추진한 이유가 “대체로 전문가들의 연구에 따르면 당시에 미국이 강력하게 종용했다는 것”이라며 미국의 압력 때문이라더니 심지어 일본에게 돈을 받아 경제 발전을 이뤘다며 박정희 독재정권을 옹호했습니다.
고성국 정치학 박사 : 그러면서 당시에 받은 5억 달러라고 하는 것이 당시에 일본이 갖고 있던, 일본이 갖고 있는 외한 보유고의 24%에 달할 정도로 당시로서는 상당히 큰 돈을 우리가 받습니다. 그리고 그 돈을 가지고 고속도로를 놓고, 포철을 놓고, 이렇게 되는 거 아닙니까? 그렇다면 당시 65년 한일 협정에 대해서 수많은 국민들이 다 반대하는 이유가 다 있어요. 이걸로는 안된다. 일본이 명시적으로 그 전쟁 책임, 침략 책임, 식민지 책임을 구체적으로 하고 천황이 사과하고 해라. 이런 국민적 요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정부가 그런 여러 가지 국가안보적 사안까지 감안해서 65년에 협상을 한 겁니다.
고성국 씨가 박정희 독재정권을 옹호한 이유는 문재인 정부 비판에 이용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고 씨는 독재정권의 국교정상화를 합리화 한 뒤 문재인 정부가 이를 뒤집으려 한다며 비판에 힘을 쏟았습니다.
고성국 정치학 박사 : 그러면 지금의 문재인 정부는 그 박정희 정부의 연장선에 그 정권의 연속성을 가지고 있는 정부 아닙니까? 완전히 새로 독립한 나라입니까? 독립한 정부입니까? 저는 이 시점에서 청와대에서, 학자들은 그럴 수 있어요, 법학자들은. 또 외교 전문가들, 역사가들은 그렇게 얘기할 수 있으나 책임있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책임을 져야 될 청와대 비서들이 이런 방식으로 이 역사, 50년 전, 60년 전 역사를 뒤집자는 겁니까? 그러니까 이런 방식으로 문제를 접근하는 것이 매우 부적절한 것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고성국 씨의 주장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박정희 독재정권이 미국의 압력과 국내 상황 속에서 조율을 통해 만들어낸 한일기본조약 내용은 문재인 정부가 뒤집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고 씨는 독재정권의 한일기본조약이 매우 적절한 합의였고, 이를 현 정부가 억지를 쓰며 부정하는 듯 표현해 정부의 책임을 주장했습니다.
정부 비판을 위해서 독재정권의 굴욕적 조약까지 옹호할 것인가
고성국 씨의 주장은 시작부터 문제가 많습니다. 가장 먼저 고 씨가 “6‧3사태”라 칭한 6‧3항쟁은 박정희 독재정권의 만행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이미 쿠데타 이후 군 복귀 공약을 어기며 권력을 손에 쥔 박정희는 1963년 선거에서 대통령에 당선된 뒤 국민의 의사에 반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바로 굴욕적인 1965년 한일기본조약입니다.
당시 소련과 냉전을 이어오던 미국은 아시아 지역의 사회주의 국가를 견제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의 관계 정상화에 눈독을 들였습니다. 동시에 쿠데타로 정권을 이어온 박정희는 부정적인 국민여론을 뒤집기 위해 경제발전을 최우선으로 내세웠고 이를 위한 자금이 필요했습니다. 이런 상호 이해관계 속에서 1965년 조인된 한일기본조약은 가히 굴욕적인 내용들이 담겼습니다. 2005년 최초로 공개된 조약의 전문에서는 청구권을 포기하는 내용과 함께 일본에게 5억 달러 규모의 지원을 받는다는 조항부터 독도 인근 해안을 공동규제수역으로 지정하는 등 일본이 일제강점기에 대한 사과를 하지 않았음에도 우리 정부가 저자세로 일관한 협상 결과를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정부는 협상을 진행하던 과정에서 이 내용들을 비밀로 유지했고, 이로인해 국민들은 일본과 수교를 한다는 것도 모자라 그 내용까지 공개하지 않는 정부에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결국 1964년 2월 민주공화당은 3억 달러의 청구권 보상 등 국민여론에 반하는 내용이 담긴 한일 교섭안을 발표했습니다. 이어 3월에는 한일회담의 전과정을 5월까지 마친다는 방침을 내놓으며 반대여론에도 이를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표했습니다.
이에 당시 야당 정치인 윤보선을 의장으로 하는 ‘대일굴욕외교반대 범국민투쟁위원회’가 발족되었고, 6월 3일 3만명의 시민이 시위에 참가해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광화문을 지나 청와대 외곽으로 진출했습니다. 이런 시위는 당일 전국 각지의 대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 박정희 독재정권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보여줬고, 향후 이는 ‘6‧3항쟁’으로 기록됐습니다. 하지만 독재정권은 이런 국민들의 시위가 “공산세력이 국가 전복을 위해 선동한 것”이라며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시위를 주도한 대학생과 야당 정치인 등 1100명이 넘는 인원을 체포했습니다. 즉, 6‧3항쟁은 독재정권이 자신들의 집권을 정당화하기 위해 국익에 반하는 협정을 진행하고, 이에 반발하는 국민들을 계엄으로 폭압한 역사인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뿌리를 위해서는 일제 강제징용에 대한 사과와 응당한 배상을 요구해야한다
이런 항쟁의 역사를 고성국 씨는 “6‧3사태”라며 박정희 독재정권이 “1년 동안 고생고생 했다”고 표현한 것입니다. 이는 명백한 역사왜곡이자 정부 비판을 위해 박정희 독재정권까지 옹호하겠다는 고 씨의 의지가 담긴 표현이었습니다. 고 씨는 이런 왜곡된 역사관을 기반으로 현 정부의 대응을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현 정부의 대응은 강제징용이라는 명백한 국제법 위반에 대해 우리 대법원이 피해보상을 하라는 정당한 판결을 내렸음에도 이를 부인하며 수출 규제를 내세운 일본 정부에게 마땅히 했어야 할 조치였습니다. 과거 박정희 독재정권이 일제강점기에 대한 제대로 된 사과도 없이 한일기본조약을 맺은 과오를 이제라도 바로잡겠다는 의지입니다. 고 씨의 말처럼 현 정부는 이전 정부들의 연장선입니다. 이전 정부들에는 우리나라 헌법에 명시되어 있듯이 일제강점기 나라를 되찾기 위해 먼 타국에서 시작한 임시정부도 포함됩니다. 그렇다면 일본에게 부당한 수출 규제를 멈추고,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와 함께 합당한 배상을 요구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뿌리를 지키는 당연한 일로 평가되어야 합니다.
*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 모니터 대상 : 2019년 7월 22일 TV조선 <이것이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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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임동준 활동가(02-392-0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