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모니터_
전광훈 목사 막말에 침묵한 조선일보, 두둔한 일부 기독교 언론
등록 2019.06.14 18:17
조회 648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전광훈 목사의 막말이 연일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지난 5일에는 시국선언문을 내고 기자회견을 열어 문재인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했습니다. 문 대통령을 히틀러에 비유했고 차마 옮기기 어려운 혐오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전 목사는 최근 설교 자리에서도 “4월 15일 총선에서 빨갱이 국회의원 다 쳐내야 한다” 등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고 지난해에는 선거법 위반으로 구속되기도 했습니다. 한기총 내부에서 사퇴 요구와 비판이 쏟아질 정도로 전 목사의 행보는 목회자로서 부적절함을 넘어 괴이합니다. 이 때문에 언론에서도 그의 발언에 주목한 보도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전광훈 목사 막말’엔 침묵, 조용히 광고 실어준 조선일보

전 목사의 발언에 대해서 5개 주요 일간지 중 유독 조선일보는 침묵했습니다. 동아일보‧중앙일보‧한겨레는 1~2건의 보도를 냈습니다. 동아일보는 전 목사를 비판한 정치권 소식만 <한국당 뺀 4당 ‘한기총 회장 대통령 하야 발언’ 성토>(6/7)에서 440자 분량으로 짧게 전했습니다. 중앙일보는 기자칼럼인 <취재일기/ '총선 4수생' 전광훈 한기총 목사의 막말>(6/10)에서 비판적 목소리를 냈습니다. 한겨레는 정치권의 비판 1건, 비판 사설 1건으로 역시 비판적 기조로 2건을 냈습니다. 6월 1일부터 13일까지, 유일하게 조선일보만 전 목사 관련 보도를 단 1건도 내지 않았습니다.

 

경향

동아

조선

중앙

한겨레

전광훈 막말 사태

5

1

-

-

1

비판적 사설‧칼럼

2

-

-

1

1

보도량

7

1

0

1

2

△ 5대 일간지에서 ‘전광훈’ 언급된 기사량(6월 1일~13일) Ⓒ민주언론시민연합

한편 조선일보는 6월 11일자 오피니언지면 하단을 통해 전 목사를 지지하는 보수기독교단체들의 성명을 광고로 실었습니다. 광고 역시 편집의 연장이라는 점을 생각했을 때 이번 사태에 대한 조선일보의 입장이 어느 쪽인지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noname01.jpg

△ 기독교 단체들의 전광훈 지지성명 광고란에 실은 조선일보

 

 

7건 보도로 집중 비판한 경향신문

경향신문은 이 사안에 대해서 7건을 할애해 강한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습니다. 경향신문 <사설/한기총 전광훈 목사의 괴기스러운 망발, 성직자 맞나>(6/10)은 “전 목사 같은 일부 극우 목회자들의 선동질은 종국에 공동체를 좀먹는 재앙이 되기 십상”이라고 강력히 성토하기도 했습니다.

noname02.jpg

△ 전광훈 막말논란 가장 많이 보도한 경향신문의 기사제목 모음 Ⓒ민주언론시민연합

그러나 경향신문의 보도 중 일부가 <전광훈 “문재인 저 X 끌어내자”> <전광훈 목사, 이번엔 문 대통령을 ‘히틀러’ 비유>과 같은 제목을 뽑아서 전 목사의 발언의 문제점이 아니라 그의 막말 그 자체를 강조한 것이어서 아쉽습니다. 정치권에서 막말은 적을 규정하고 혐오발언을 함으로써 아군의 결집을 도모하는 수단으로 악용된 만큼 그런 발언을 전하는데 치중하기보다는, 그 발언의 문제를 지적하는데 초점이 맞춰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일부 기독교언론은 전광훈 목사 적극 비호하기도

한편, 기독교계 언론들도 대부분 전 목사와 선을 그었지만, 그렇지 않고 전 목사에 힘을 싣어주는 곳도 있었습니다.

교회연합신문은 현 정부를 ‘좌파정권’으로 지칭하면서 “정부 정책에 저항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사설을 실었습니다. 교회연합신문 <사설/돌들이 소리치리라>(6/12) 은 “사실 문재인의 좌파정권이 들어선 이후 한국교회는 정부가 복음선교에 해악을 끼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의심해 왔다. 종교인 소득세 문제, 공영방송들의 대형 교회 매도, ‘소주성’으로 대표되는 사회주의 경제정책 등이 그것이다. 교회가 이러한 정부정책에 저항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오히려 거기에 저항하지 못하고 불평만 하고 ‘기도하자’고만 하는 것은 나약한 모습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크리스천투데이 역시 <기자의 눈/전광훈 목사의 하야와 홍정길 목사의 하야”>(6/7 김진영 기자)에서 과거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주장했던 종교인들의 사례를 들어 전 목사의 발언도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논조의 기자 칼럼을 실었습니다.

이는 전 목사를 비판한 기독신문, CBS노컷뉴스 등 여타 기독교계 언론과 대조적입니다.

매체명

<제목>(일자) 보도 내용 중 일부

교회

연합신문

<돌들이 소리치리라>(6/12 사설) 사실 문재인의 좌파정권이 들어선 이후 한국교회는 정부가 복음선교에 해악을 끼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의심해 왔다. 종교인 소득세 문제, 공영방송들의 대형 교회매도, ‘소주성’으로 대표되는 사회주의 경제정책 등이 그것이다. 교회가 이러한 정부정책에 저항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오히려 거기에 저항하지 못하고 불평만 하고 ‘기도하자’고만 하는 것은 나약한 모습이다.

크리스천 투데이

<기자의 눈/전광훈 목사의 “하야”와 홍정길 목사의 “하야”>(6/7 김진영 기자) 지난 2016년 "박근혜 대통령님의 하야는 국가를 위한 최선"이라고 공개서한에 썼던 홍정길 목사(기윤실 이사)의 그것은 무엇인가? 같은 해 "내 보기엔 박(근혜) 대통령은 혼에 병이 들었다. 죄송하지만 박 대통령은 금치산자 같아 보인다"며 "자기 행위의 결과를 판단할 능력이 없으신 분 같아 보인다. 하야하시면 좋겠다. 하야하시게 하면 좋겠다"고 SNS에 올렸던 김동호 목사(높은뜻연합선교회)의 그것은 또 무엇인가?

국민일보

<한마당/기독교인들 부끄럽게 하는 전광훈 목사>(6/10 신종수 기자) 독일처럼 기독교가 정치 참여를 할 때는 기독교적 가치에 기초해야 한다. 사랑과 공의, 평화처럼 모든 사람이 수긍하는 가치다. 기독교를 팔아 극우 정치를 하는 것은 기독교를 욕되게 한다. 많은 기독교인들은 전 목사의 언행에 부끄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독신문 

<사설/전광훈 목사,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6/11 사설) 목회자는 물론이요, 한국교회 성도들까지 욕되게 만드는 전 목사는 목회자로서 품격을 이미 잃었다. 다시 말해 기독교를 대표하는 지도자는 정녕코 아니다.

기독교

신문 

<한기총, 냉철한 현실인식이 필요하다>(6/11 사설) 단지 문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통혁당 관련자 신영복을 존경한다는 말을 비롯해 몇몇 발언만을 가지고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간첩으로 몰아가는 것은 현실과는 큰 괴리가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CBS

노컷뉴스 

<'한국 교회 대표'라는 말에 놀아나서는 안된다>(6/7 구성수 논설위원) 건전한 신앙생활을 하는 대부분의 일반 기독교인 입장에서는 자신이 속하지도 않은 기독교 단체 대표의 망언으로 도매금으로 넘어가 욕을 먹는 피해를 당하고 있다. 인터넷 댓글에서는 많은 기독교인들이 ‘부끄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아이굿

뉴스 

<기자수첩/교회의 본 모습은?>(6/11 이성중 기자) 기독교의 본질은 구원과 선교이다, 설사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낸다고 하더라도 세상과 정권의 타락을 경고하고 바른 길로 이끌어가는 목소리를 내는 것이 마땅하지만 편향적이거나 누군가를 겨냥하게 되면 순수성이 결여되고 결국은 목소리에 힘을 잃는다.

한국기독

공보

<기자수첩/도 넘은 막말...기독교 이미지 훼손 우려>(6/10 표현모 기자) 최근 전 목사의 막말 등은 한기총이 수년 전 지도층이 전횡을 일삼고, 일부 이단들을 받아들일 때 한국교회가 자정 능력을 보이지 못한 채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게 한 것에 대한 쓰디쓴 결과라는 점에서 한국교회는 반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 오피니언으로 ‘전광훈 사태’ 다룬 기독교계열 언론들 Ⓒ민주언론시민연합

 

※ 모니터 대상 : 6/1~6/13 경향신문‧동아일보‧조선일보‧중앙일보‧한겨레(지면에 한함), 일부 기독교계 언론 인터넷판

※ 썸네일 출처 : 오마이뉴스

<끝>

문의 이봉우 활동가(02-392-0181) 정리 박철헌 인턴

 

monitor_20190614_213.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