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2019년 4월 ‘이달의 좋은 보도상’ 방송 부문에 KBS <뉴스9> 사회부의 <검역탐지견 ‘메이’ 죽음과 복제견 사업> 연속 보도를 선정했다.
2019년 4월 ‘이달의 좋은 보도상’ 방송 부문 심사 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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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부문 수상작 |
KBS <검역탐지견 ‘메이’ 죽음과 복제견 사업> 매체:KBS <뉴스9>, 취재:허효진‧김수연‧오대성‧최유경‧박장빈‧허수곤 기자, 보도일자:4/15~26 |
선정위원 |
김언경(민언련 사무처장), 엄재희(민언련 활동가), 이광호(전태일기념사업회 이사), 이봉우(민언련 모니터팀장), 임동준(민언련 활동가), 정수영(성균관대학교 연구교수) |
심사 대상 |
4월 1일부터 30일까지 KBS<뉴스9>, MBC<뉴스데스크>, SBS<8뉴스>, JTBC<뉴스룸>, TV조선<종합뉴스9>(주말<종합뉴스7>), 채널A<뉴스A>, MBN<뉴스8>에서 보도한 뉴스 |
선정 사유 KBS가 서울대 이병천 교수 연구실의 비윤리적 실험 정황을 고발해 검역견‧복제견 사업 자체의 문제점을 의제화했다. KBS는 이병천 교수 연구실에서 아사 직전 상태가 된 복제견 ‘메이’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 교수의 연구실이 그동안 비윤리적 실험을 위해 개농장에서 개를 수급했다는 사실도 KBS의 취재를 통해 드러났다. 또한 서울대 실험 윤리위원회가 비정규직 노동자 1명에게 1400개의 실험 계획서를 검토하게 했다는 점도 지적해, 서울대의 부실한 행정도 원인을 제공했음을 보여줬다. KBS는 검역견‧복제견 사업 전반의 부실함까지 짚었다. 지난해 농식품부 산하 기관은 일부 검역탐지견을 미국에서 업체의 2분짜리 홍보영상만을 믿고 구입하는 등의 결정을 내렸고 이를 통해 도입된 개들은 검역본부 내부에서 일반견보다 못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연구를 통해 기증된 복제견들의 대다수가 함량미달로 임무를 수행하지 못했다는 사실도 보도됐다. 보도 이후 서울대는 이병천 교수를 직무 정지와 함께 연구중단 조치를 취했고 실험 윤리위원장은 자진사퇴했다.
KBS의 보도는 오랫동안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진 ‘동물 실험 사업’의 실태를 점검하고 심각한 부실을 고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KBS를 통해 동물권 문제도 공론화가 됐고 서울대는 부랴부랴 후속 조치를 취해야 했다. 이는 사안을 큰 틀에서 바라봤던 KBS의 의제 설정과 치밀한 보도가 만들어낸 성과다. 이에 민언련은 KBS <검역탐지견 ‘메이’ 죽음과 복제견 사업>을 2019년 4월 ‘이달의 좋은 보도상’ 방송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
비윤리적 동물 실험은 현행법에서 동물보호법을 통해 엄격하게 규제되고 있으나 현실에서는 아무런 관리‧감독 없이 무차별적으로 이뤄진다는 지적이 관련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됐다. 그러나 언론에서는 제대로 다뤄진 적이 없었고 공론화된 바도 없다. 자연히 시민들의 관심에서도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KBS가 주목할 만한 단독보도로 비윤리적 복제견 실험을 고발했고 복제견 사업 전반의 부실까지 짚었다. 생소한 이슈임에도 불구하고 KBS가 폭로한 서울대 이병천 교수 실험실의 행태는 매우 충격적이었고 이로인해 복제견 사업의 부실은 물론, 동물권의 문제까지 공론화될 수 있었다.
아사 직전의 상태로 발견된 이병천 교수 실험실의 개들
KBS는 4월 15일 첫 보도 <단독/서울대 동물실험…앙상해진 복제견>(4/15 최유경 기자)에서 이병천 교수 연구실에서 벌어진 비윤리적 실험의 실태를 고발했다. 이병천 교수 연구실은 복제견 ‘메이’를 비윤리적 실험에 이용했고, 그 결과 메이는 “움푹 패인 허리, 앙상하게 드러난 갈비뼈”와 같이 아사 직전의 상태로 발견됐다. KBS가 공개한 영상에서 이 교수의 연구팀의 실험을 8개월 간 받은 메이는 “낮은 돌턱도 오르지 못하고 생식기는 비정상적으로 커져 있”는 상태였다. KBS는 실험 계획서를 입수해 그 원인을 “여러 차례 정자를 채취하고 교배를 시킨 것으로 추정”했다. KBS는 이병천 교수를 찾아가 상황설명을 요청했으나 이 교수는 묵묵부답이었다.
△이병천 교수 실험실의 비윤리적 실험 고발한 KBS <뉴스9>(4/15)
KBS는 메이뿐 아니라 또 다른 복제견 ‘동’도 이 교수의 실험실을 거쳐간 뒤 이상 증세를 보였고 결국 “지금은 마약 성분의 약을 먹으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런 비윤리적 실험이 밝혀진 배경에는 서울대학교의 은폐 및 방관도 있었다. KBS <단독/윤리위 점검 피해 외부에 맡겼다…>(4/15 오대성 기자)에 따르면 이 교수 실험실이 학내 점검에 앞서 비윤리적 실험을 숨기기 위해 외부에 메이를 맡겼고, 메이의 충격적인 상태가 영상을 통해 확인됐다. KBS는 이 상황을 “서울대 동물실험 윤리위원회는 동물 상태와 시설을 1년에 한 번씩 점검하는데, 문제가 될 걸 우려한 연구팀이 몰래 숨긴 것”이라고 짚었다. “‘비윤리적 실험’이 여러 차례 적발되면 실험실이 폐쇄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이 교수 실험실의 실험 은폐 배경으로 언급됐다.
‘식용개’까지…이병천 교수 실험실의 참담한 실태
연이은 보도를 통해 또 하나 새롭게 드러난 점은 이 교수 실험실이 ‘식용 개’를 지속적으로 실험에 사용해온 정황이다. KBS <단독/서울대 수의대, 여전히 ‘식용 개’ 실험 사용?>(4/16 김수연 기자)는 2년 전 불거졌던 식용 개의 실험 사용이 여전히 자행되고 있는 정황 증거를 찾아냈다. KBS는 “5달 전인 지난해 11월 서울대 수의대 이병천 교수 연구동 앞에서 촬영된 화물차”가 “오늘(16일) 취재한 개농장에 버젓이 주차돼 있”는 상황을 영상을 통해 공개했다. 실제 두 곳에서 촬영된 화물차는 차종과 색깔, 번호가 모두 일치했다.
같은 내용은 목격자의 증언을 통해 드러나기도 했다. 화물차를 수의대 앞에서 목격했다고 증언한 익명의 목격자는 KBS에 “사람이 (연구동) 뒷문 쪽에서 몰래 내려오더니 차에 딱 붙어서 도사견 같은 식용견, 큰 강아지, 개를 옮기는 걸 제가 몇 번 봤어요. 올해 1월 정도에도 봤었고, 작년 겨울에도 봤었고”라며 지속적인 식용 개 사용 의혹을 증언했다. 서울대 수의대학이 2년 전 식용개 사용을 부정한 바 있으나 실제로는 이병천 교수 실험실을 통해 식용 개를 실험에 사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드러난 것이다.
△이병천 교수 실험실의 식용 개 사용을 추적한 KBS <뉴스9>(4/16)
‘1400건 실험 계획서 검토’를 ‘비정규직 1명’이?
이렇게 ‘비윤리적 동물 실험’의 실태를 생생한 근거 자료로 보여준 KBS는 이러한 사태가 발생한 배경까지 짚었다. 바로 서울대 실험 윤리위원회라는 관리‧감독 기구의 구조적 부실이다. KBS <‘비윤리적 실험’ 의혹…윤리위원장 사임>(4/18 오대성 기자)는 “서울대의 연간 실험 건수는 1400여 건”에 달했지만 이 모든 실험 계획서를 검토하는 업무는 비정규직 노동자 1명에게 맡겨졌다고 전했다. 해당 업무를 맡았던 A씨는 KBS에 “9시부터 6시까지 정규근무시간에는 일들을 했는데 전화 민원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집에 가서 태블릿PC로 (새벽) 12시부터 3시까지” 업무를 지속해야했다고 증언했다. 그럼에도 실험 계획서에 기재된 내용을 확인하고 검증해야할 인력은 추가되지 않았다. 결국 “인력난을 이유로 계획서를 심사하는 전문 심사위원들은 지난해 하반기에야 구성됐”고 그 사이 비윤리적 실험에 대한 제보가 지속됐음에도 제대로 된 감시는 이뤄지지 않았다. KBS의 보도 이후 서울대 박재학 실험 윤리위원장은 사퇴했고, 서울대는 모든 동물실험 심사를 무기한 중단시켰다.
결과물 없이 끝난 검역견‧복제견 사업
서울대의 실태를 보도한 후 KBS가 초점을 맞춘 것은 검역견 사업과 복제견 사업 전반에 대한 검토였다. KBS는 이러한 동물 실험 관련 사업 자체가 사실상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고발했다. KBS <단독/수천만 원 ‘검역탐지견’ 알고 보니 ‘애완견’ 수준>(4/19 최유경 기자)는 공공기관에서 진행된 해외 검역견 도입의 허구성을 드러냈다. “지난해 농식품부 산하 기관이 수천만 원을 들여 검역견들을 수입했”지만 해당 견들은 현장 투입이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점을 보도한 것이다. KBS는 “당시 검역본부는 개를 사기 위해 미국까지 출장을 갔는데, 마땅한 개가 없자, 5마리 중 4마리는 업체 측의 2분 짜리 홍보 동영상만 보고 구매했”다며 부실한 검역견 검증을 원인으로 지적했다.
이뿐만 아니라 KBS <단독/“기대 컸는데”…복제견 도입 잇단 중단>(4/26 김수연 기자)는 복제견 사업도 “사실상 실패”라고 전했다. 지난 2012년 농촌진흥청은 “산악 실종자 수색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둔 인명구조견 ‘백두’를 복제한 개들”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두 마리 모두 훈련 도중 고관절 이상으로 탈락”했고 결국 “한 마리는 농촌진흥청에 반납됐고, 한 마리는 일반 가정에 분양됐”다. 황우석 박사의 민간 기업에서도 “소방청에 복제견 4마리를 기증했는데 이 가운데 두마리가 병사했고, 한마리는 훈련에 통과했지만 고관절 질환이 생겨 일반 가정에 분양됐”고 결국 “소방청의 복제견 도입은 중단됐”다는 사실도 KBS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KBS의 보도 이후 서울대는 이병천 교수의 직무를 정지하고 연구중단 조치를 취했다. 또한 이 교수 실험실의 복제견 메이를 통한 실험이 승인 없이 이뤄졌다는 점도 추가로 밝혀졌다. 이는 관심이 부족했던 영역의 부조리를 공론화하여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킨 KBS의 성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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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임동준 활동가(02-392-0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