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좋은 보도상_
‘엉터리 석면지도’의 위험성을 지적한 MBC
등록 2019.04.22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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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2019년 3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 방송 부문에 MBC <뉴스데스크> 탐사기획팀의 ‘엉터리 석면지도 학교는?’을 선정했다.

 

2019년 3월 ‘이달의 좋은 보도상’ 방송 부문 심사 개요

방송 부문

수상작

MBC <뉴스데스크> ‘엉터리 석면지도 학교는?’

매체:MBC, 취재:백승우‧정동훈‧서유정‧지영록 기자, 보도일자:3/18~20

선정위원

김언경(민언련 사무처장), 엄재희(민언련 활동가), 이광호(전태일기념사업회 이사),

이봉우(민언련 모니터팀장), 임동준(민언련 활동가), 정수영(성균관대학교 연구교수)

심사 대상

3월 1일부터 31일까지 KBS<뉴스9>, MBC<뉴스데스크>, SBS<8뉴스>, JTBC<뉴스룸>, TV조선<종합뉴스9>(주말<종합뉴스7>), 채널A<뉴스A>, MBN<뉴스8>에서 보도한 뉴스

선정 사유

MBC는 전국의 초중고교 석면 지도가 제대로 작성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발했다. MBC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문제가 있다고 밝혀낸 학교는 400여 곳에 달했다. 이중 엉터리 석면지도를 기반으로 냉난방기 공사 등을 진행해 개학이 늦춰진 경우까지 있었다. 보도에서는 석면 공사 현장에서 규정을 지키지 않는 엉터리 공사가 진행된 정황도 고발했다. MBC 보도는 1군 발암물질인 석면을 제거하기 위해 만든 지도가 역으로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이런 엉터리 지도가 만들어진 배경에 조사업체들이 눈대중으로 석면 위치를 파악하는 등의 졸속 진행이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조사대상 학교는 많고 업체는 적어 엉터리 지도가 나올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업체를 선정한 노동부와 관리감독을 했어야 할 교육부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 바빴다. MBC는 2015년부터 감사원 감사를 통해 드러난 문제가 책임공방에 밀려 4년째 해결되지 않고 있음을 지적했고, 문제가 드러난 학교들의 명단을 홈페이지에 공개해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켰다. 이에 민언련은 MBC <뉴스데스크> ‘엉터리 석면지도 학교는?’ 보도를 2019년 3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 방송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석면을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인 ‘1군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석면의 위험성이 지적되자 2012년 정부는 전국의 각 학교에 석면이 사용된 구역을 조사해 2015년까지 지도를 만들도록 의무화했다. 하지만 이렇게 작성된 석면지도는 작년부터 교육부가 재조사 과정에 들어갔다. MBC는 정보공개청구 등의 방법을 통해 전국의 397개 학교의 석면지도가 엉터리로 작성되었다는 점을 확인하고 이를 연속 보도했다.

 

엉터리 지도로 이뤄진 공사…학교 속 석면에 노출된 아이들

MBC <단독/아이들 코 앞 ‘침묵의 살인자’…지도엔 “안전”>(3/18 백승우 기자)는 일부 학교가 엉터리 석면지도로 보수공사를 진행했고 이로 인해 공사과정에서 석면이 그대로 노출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서울 창신초등학교는 2013년에 작성한 엉터리 석면지도를 기반으로 “멀쩡한 천장인줄 알고 재작년 겨울방학 땐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석면천장을 뜯어냈”다. 하지만 석면 구역을 재확인한 결과 “추가로 드러난 석면자재만 본관동 지상층 전체와 창고동 국악실까지 7,700제곱미터가 넘”었다. 엉터리 지도를 기반으로 한 공사가 석면 노출의 위험을 만든 것이다. 이런 학교는 한 곳이 아니었다. 서울 등서초등학교 역시 엉터리 석면지도를 기반으로 공사 진행을 추진했고 시작 직전에서야 중단됐다.

 

MBC <광산 근처도 안 갔는데 평생 ‘콜록콜록’…범인은?>(3/18 정동훈 기자)는 “저희가 이 문제에 주목하는 건 결국 건강 때문”이라며 “석면으로 인한 환자나 사망자 중 20대는 11명”, “교사 출신도 18명”이라는 점을 토대로 “석면의 잠복기가 10년 이상인 걸 감안하면 초중고등학교 때 노출이 의심”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문제는 실제 엉터리 석면지도와 함께 나타났다. 서울 경복초등학교는 “지난 2015년 석면을 다 제거하고 무석면학교가 됐지만, 애초 석면지도에 없던 석면이 지난해 2천 제곱미터 넘게 확인됐”고 “그것도 석면 중에서 가장 위험하다는 분무재”였다. MBC는 정부의 매뉴얼을 설명하며 분무재가 “약간의 충격에도 석면이 날릴 수 있고 석면 농도가 높아 상대적인 위험성이 매우 커 우선 제거 대상”임에도 “본관 2, 3, 4, 5층 교실 아이들 머리 위에 4년 넘게 방치됐”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무석면학교로 잘못 인증받은 학교는 부산 내성초, 인천 건지초, 대전 유성초, 강원의 남산, 대포초 등 현재까지 확인된 곳만 45개”에 달했고 해당 교육청은 무석면 학교 인증을 줄줄이 취소했다. MBC는 결과적으로 “무석면이었다 석면이었다 오락가락하는 사이 아이들은 석면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됐”다며 문제를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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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로 작성된 석면지도의 문제점 지적한 MBC <뉴스데스크>(3/18)

 

문제의 시작점은 지도를 만든 과정에서 벌어진 졸속 행정

MBC는 이런 문제가 생긴 근본적 원인이 졸속으로 진행된 석면 검사에 있다고 지적했다. MBC <하루 학교 2곳 ‘초치기’…“석면 없는 걸로 합시다”>(3/19 정동훈 기자)에서는 서울윤중초등학교의 경우 “올해 고친 지도를 보면 4학년 1반 천장 한 곳만 시료를 떼어냈는데도 석면이 나와, 같은 자재로 된 교실 전부를 빨갛게 빗금 쳤”지만 “엉터리 지도 때는 403, 407, 교실 두 곳이나 조사했는데도 석면을 잡아내지 못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MBC가 해당 조사업체에 문의한 결과 “석면이 없는 복도를 조사한 뒤, 눈대중으로 교실도 그렇다고 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심지어는 “문이 (잠겨)있으면 못 보잖아요. 알 수가 없잖아요. 주로 시청각실이라든지, 창고… 못 봤으니까 석면이 있는 걸로 해요”라며 조사를 건너뛰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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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석면지도의 시작점을 찾은 MBC <뉴스데스크>(3/19)

 

이런 엉터리 조사가 진행된 배경에는 졸속으로 조사를 진행해야 했던 상황이 있었다. “2012년 4월 석면안전관리법이 시행되면서 3년 뒤인 2015년까지 석면 조사와 지도 작성이 의무화됐”지만 “학교는 2만 개가 넘는데, 조사업체는 2백 개 정도인 상황”이었다. MBC는 “교육청별로 석면 조사업체와 맺은 계약서를 보면 60일(충남), 118일(울산), 150일(광주) 등 몇 달 만에 학교 수백 개씩 조사하는 조건이라 엉터리 지도는 예견됐다는 반응도 있”었다며 석면지도가 제작되는 과정부터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문제 해결 대신 책임공방만 늘어놓은 교육부-노동부

MBC <“엉터리 석면지도, 방치”>(3/18 백승우 기자)는 엉터리 석면지도 문제가 처음 제기된게 아니라고 지적했다. 백승우 기자는 교육부가 석면지도에 대해 들여다보는 이유가 “감사원이 학교 백여개를 뽑아서 석면지도를 검증했더니 한 20% 정도가 오류였”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그런데 “4년 전인 2015년에도 교육부가 용역을 통해 검증했는데, 그때도 비슷한 결과가 나온 사실이 드러났”다며 이미 4년 전부터 문제가 제기 되었음에도 해결이 되지 않았다는 점을 공개했다.

 

하지만 이런 문제에도 교육부는 노동부에게, 노동부는 교육부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상황 해결에는 뒷전이었다. MBC <아무도 책임 안 진다…교육부‧노동부 서로 ‘탓’만>(3/19 백승우 기자)는 교육부가 문제를 지적받은 뒤 교육청에 오류 가능성을 알렸다고 했으나 “엉터리 석면 지도가 확인된 21곳 가운데 서울 반포중, 경기 가람중 등 18개 학교는 오류 사실조차 통보받지 못했”고 심지어는 이를 기반으로 공사를 진행한 학교도 있었다.

 

그럼에도 교육부는 “고용노동부 장관이 정한 기관이 관련되는 제도에 따라서 조사를 했는데 학교에서는 그걸 믿을 수밖에 없는 거잖아요”라며 책임을 노동부로 돌렸고, 노동부는 “당연히 학교든 교육청이든 거기서 제대로 된 석면 조사를 하게끔 해야 되는 거죠. 제대로 된 검수를 한다든지”라며 책임을 다시 교육부로 돌렸다. MBC는 그 사이 “다시 조사해달라고 요청해도 이미 폐업했거나 못한다고 버티는 업체도 있어 또 돈을 들여야 할 상황이지만, 교육청마다 재정 형편이 달라 검증이 순탄치만도 않”다는 현실을 지적했다.

 

석면 ‘조사’도 모자라 ‘제거’도 엉터리로 진행

석면이 있는 지역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것도 모자라 제거 작업 역시 엉터리로 진행된 정황도 드러났다. MBC <단독/어설픈 ‘제거’ 공사가 더 무섭다…“수치도 조작”>(3/20 정동훈 기자)의 취재결과 서울 잠실고등학교의 경우 “지난 2월, 기준치를 20배가 넘는 고농도 석면이 공사장 밖에서 검출됐”고 강원 대화고등학교는 “석면 가루 유출을 막도록 감싸는 비닐이 곳곳에 뚫려있는데도 방치돼 있거나, 사람이 드나들 만큼 일부러 찢어놓은 채 작업 중”이었다.

 

일부 학교에서는 “오염된 공기가 밖으로 새나가는 걸 막는 음압기가 엉뚱한 데 놓여 제대로 작동하지 않자 기록까지 조작하는가 하면, 자리를 비운 현장 책임자가 단속에 걸린 학교 공사현장도 있었”다. MBC는 “이번 겨울방학 동안 석면제거 공사를 한 학교는 9백여 곳, 59개 업체가 과태료 처분을 받거나 형사입건됐”다며 석면지도뿐만 아니라 제거 공사도 엉터리였다고 지적했다.

 

이번에도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명단을 공개한 MBC

MBC는 작년 10월 큰 논란을 만들었던 ‘비리 유치원’ 보도를 진행하며 문제의 유치원들의 명단을 국민 모두가 확인할 수 있게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또한 작년 12월에는 당선 무효가 된 정치인들이 선거비용을 반납하지 않는 문제를 지적하며 해당 정치인의 명단을 공개했다. 이번에도 MBC는 엉터리 석면지도가 드러난 학교들의 명단을 공개했다.

 

MBC <엄마들만 모른다…‘엉터리 지도’ 학교 공개합니다>(3/18 서유정 기자)는 “석면 지도가 엉터리인 학교가 수두룩한데, 정작 학생도 학부모도 알 수가 없”고 “학교가 의무적으로 알려야 하지만 그러지 않고 있고 공개한 것도 ○○학교, △△학교”로 기록되어 있어 정확한 정보를 확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해당 학교의 석면안전관리인도 공개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는 점을 몰랐다. 인천용유초등학교의 석면안전관리인은 MBC에 “지도를 홈페이지에 올려야 된다는 규정이 있어요?”라며 규정을 역으로 물어보기도 했다. 이에 MBC는 취재를 통해 확보한 397개 학교의 명단을 문제가 된 내용과 함께 실명으로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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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397개 초중교의 엉터리 석면지도 학교 실명을 공개한 MBC <뉴스데스크>(3/18)

 

MBC는 4년째 해결되지 않고 있는 석면 지도 문제를 공개했고, 그 원인을 짚었다. 정부 부처의 책임공방 속에 아이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석면이 학교에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는 사실도 꼬집었다. 또한 취재를 통해 확보한 명단을 실명으로 공개해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켰다. 이에 민언련은 MBC <뉴스데스크> ‘엉터리 석면지도 학교는?’ 보도를 2019년 3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 방송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끝>

문의 임동준 활동가(02-392-0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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