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미세먼지 보도에서 이렇게 다양한 문제점이 나오다니
등록 2019.03.15 17:13
조회 1779

지난 2월 22일 미세먼지 특별법 재정 이후 처음으로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3월 5일에는 관측상 최악의 초미세먼지 농도를 기록했고, 13일 국회에서는 미세먼지를 사회적 재난으로 분류하는 법안이 통과되었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처음으로 발령된 2월 22일부터 3월 10일까지의 8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의 미세먼지 관련 보도를 모니터했습니다. 동시에 8개 방송사의 보도를 주제별로 분석해 보도의 방향이 어떤 지점에 맞춰져 있었는지 분석했습니다.

 

1. 보도량 및 보도추이 분석

 

1) 보도량은 JTBC가 가장 많고 돋보여

3월에 쏠린 방송사 보도 속 ‘아젠다 키핑’ 돋보인 JTBC

8개 방송사의 보도량에서는 JTBC가 가장 많은 44.5건을 보도했습니다. 이어 SBS 34건, MBN 32건, KBS 31.5건, TV조선 29건, 채널A 28건, YTN 22건, MBC 19.5건 순이었습니다. JTBC(44.5건)는 관련 보도가 가장 적었던 MBC(19.5건)에 비해 2배 이상 차이가 났으며, 두 번째로 관련 보도량이 많았던 SBS와 비교해도 10.5건이나 차이가 있습니다.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YTN

2/22~28

5.5건

-

1건

10.5건

2건

2건

2건

1건

3/1~10

26건

19.5건

33건

34건

27건

26건

30건

21건

합계

31.5건

19.5건

34건

44.5건

29건

28건

32건

22건

△‘미세먼지’ 관련 저녁종합뉴스 보도량(2/22~3/10) *0.5건은 단신 ©민주언론시민연합

 

JTBC는 타사가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2월 22일부터 28일, 7일간 JTBC는 10.5건을 보도했습니다. 이 기간 중 KBS는 5.5건, TV조선‧채널A‧MBN 2건, SBS‧YTN 1건, MBC는 미보도였습니다. JTBC가 미세먼지 관련한 의제를 타사보다 빠르게 판단했고, 이 의제를 부가시키려 노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3월 보도량 역시 JTBC가 34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SBS 33건, MBN 30건, TV조선 27건, KBS‧채널A 26건, YTN 21건, MBC 19.5건순이었습니다.

 

JTBC를 제외한 7개 방송사들은 미세먼지가 직접적으로 심각해진 3월에서야 관련 보도를 진행했습니다. 관련 보도를 유난히 부실하게 낸 MBC는 같은 기간 북미정상회담, 클럽 버닝썬 등 기타 이슈에 치중했습니다.

 

‘상황 전달’, ‘미세먼지 여파’…불안감을 불러일으키는 보도가 48%

방송보도를 주제별로 분석해보면 관련 보도 240.5건 중 미세먼지 상황을 단순 전달하는 ‘상황 전달’ 보도가 39%(93.5건)로 가장 많았습니다.

 

그래프.JPG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YTN

합계

상황 전달

10.5건

9건

12건

19.5건

10건

9건

12건

11.5건

93.5건

정부 대책

6건

4.5건

11건

9.5건

8건

6건

6.5건

2.5건

54건

원인 분석

4건

1건

1건

6건

4건

7건

5건

4건

32건

실생활해결책

4건

1건

2건

2건

1건

-

3건

-

13건

미세먼지여파

3건

2건

2건

4건

4건

3건

1건

2건

21건

취약계층우려

2건

2건

3건

-

-

-

-

1건

8건

앵커논평

-

-

-

1건

1건

-

-

-

2건

가십성

-

-

-

-

-

2건

1건

-

3건

기타

2건

-

3건

2.5건

1건

1건

3.5건

1건

14건

합계

31.5건

19.5건

34건

44.5건

29건

28건

32건

22건

240.5건

△‘미세먼지’ 관련 저녁종합뉴스 주제별 보도량(2/22~3/10) ©민주언론시민연합

 

‘정부 대책’ 관련 보도가 22%(54건), ‘원인 분석’ 보도가 13%(32건), ‘미세먼지 여파’ 관련 보도가 9%(21건), ‘실생활 해결책’이 5%(13건)이었습니다. 이밖에 ‘취약계층 우려’ 보도가 8건, ‘가십성’ 보도가 3건, ‘앵커 논평’이 2건, ‘기타’가 14건 차지했습니다. 분류한 내용 중 ‘상황 전달’, ‘미세먼지 여파’는 미세먼지가 심각하다는 상황을 전하며 시민의 불안감을 불러일으키는 내용들입니다. 이런 보도가 총 보도 중 48%(114.5건)이었습니다. 반면 실질적으로 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해결책과 원인을 전달하는 ‘실생활 해결책’, ‘원인 분석’ 보도는 약 18%에 그쳤습니다. 채널A‧YTN은 시청자에게 가장 도움이 될 수 있는 ‘실생활 해결책’ 관련 보도가 없었습니다.

 

미세먼지가 국회를 통해 일상의 재난으로 인정되었고 실제 대다수의 국민들 역시 이로 인해 불편함을 겪고 있습니다. 8개 방송사의 보도는 이런 현상을 전하는 그 자체에만 초점이 맞춰져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언론은 문제의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이를 통한 해결책 제시, 그리고 환경적 이슈에 대한 국민의 공감대와 실천력을 키워나갈 수 있는 보도를 내놓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보도는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정부 대책’ 관련 보도의 대부분은 비판적 논조

3월 초 미세먼지가 점점 악화되면서 정부 역시 대책 마련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중국과의 인공강우 협력 의지를 피력했고, 일반 차량 2부제 도입 등 강력한 대책 도입도 언급됐습니다. 언론 역시 악화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대책과 관련된 보도들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그 내용은 방송사별로 조금씩 달랐습니다.

 

8개 방송사의 ‘정부 대책’ 관련 보도를 논조별로 분석한 결과 정부의 대책을 ‘전달’한 보도는 전체 54건 중 19건으로 약 35.2%였습니다. 반면 정부의 대책을 ‘비판’한 보도는 35건으로 약 64.8%였습니다. 8개 방송사 중 KBS‧MBC‧YTN은 ‘전달’이 ‘비판’보다 많았고, SBS‧JTBC‧TV조선‧채널A‧MBN은 ‘비판’이 ‘전달’보다 많았습니다. 특히 YTN은 ‘비판’ 보도가 없었고, TV조선은 ‘전달’ 보도가 없었습니다.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YTN

합계

전달

4건

2.5건

3건

2.5건

-

2건

2.5건

2.5건

19건

비판

2건

2건

8건

7건

8건

4건

4건

-

35건

합계

6건

4.5건

11건

9.5건

8건

6건

6.5건

2.5건

54건

△‘정부 대책’ 관련 저녁종합뉴스 보도(2/22~3/10) 논조 분석 ©민주언론시민연합

 

2) 재난 수준 미세먼지, 반드시 챙겨야 할 취약계층 걱정은 누가?

취약계층 관련 우려를 담은 방송은 지상파 3사, YTN

무엇보다 재난 수준의 문제가 발생하면 항상 더 큰 피해를 겪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언론은 이들에 대해 항상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이런 보도는 내놓은 방송사는 지상파 3사와 YTN입니다. 관련 보도는 △야외노동자에 대한 보도 △독거노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우려 △석탄발전 인근 주민에 대한 문제를 짚었습니다.

 

먼저 MBC‧SBS‧YTN은 마스크도 없이 일을 하고 있는 야외노동자들에 관해 보도했습니다. MBC <엉뚱한 마스크 쓰고 ‘헉헉’…야외근로자 ‘직격탄’>(3/5 임상재 기자)는 고속도로 휴게소 식음료 상가를 찾아 “외부 공기에 그대로 노출된 실외 작업이지만, 미세먼지 마스크가 아니라 조리사용 위생 마스크를 쓰고 있습니다”라며 상황을 전달했습니다. SBS <문 열고 일하는데…“개인 마스크도 쓰지 마라”>(3/4 장세만 기자)는 대형 커피전문점 스타벅스 직원들이 마스크 없이 일하고 있는 현장을 고발했습니다. SBS <숨쉬기 힘든데…“보기 안 좋으니 마스크 쓰지마”>(3/5 배준우 기자)도 화장품 매장 앞 판촉원과 경비원 등 야외 근로자의 상황을 전달했습니다. YTN <야외 근무 노동자들 미세먼지와 사투>(3/5 부장원 기자) 역시 자영업자와 배달원들의 상황을 보여주며 “마스크도 제대로 못 쓰는 야외 노동자들은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라며 문제를 전달했습니다.

 

 KBS‧SBS는 저소득층이 미세먼지에 방치되어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KBS <비싼 마스크 ‘언감생심’…보호막 없는 취약계층>(3/6 김진호 기자)는 저소득층에게는 미세먼지 마스크조차 부담이라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약국 가서 사도 쓸만한 건 최하가 2천 원이에요. 한 번 쓰고 버려야 되는데 우리 생활엔 그게 안 되더라고요”라는 한 쪽방촌 주민의 하소연을 담기도 했습니다. KBS는 이와 같은 상황을 보여준 뒤 정부의 구체적인 보호 대책마련을 촉구했습니다. SBS <“마스크값도 부담”… 미세먼지에 무방비 노출>(3/10 배준우 기자)도 저소득 노년층이 미세먼지에 취약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다만 SBS는 “고령층일수록 미세먼지 영향이 치명적일 수 있어서 정책 대상에서 우선순위에 놓여야 합니다”라며 정부 정책에서 유치원 등 아동시설에 우선순위로 배정된 예산들이 변경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부분이 KBS와의 차이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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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에 방치된 저소득층의 현실 보여준 KBS <뉴스9>(3/6)

 

한편, KBS <앵커의 눈/전력 생상 충남 편중…“못 떠나서 산다”>(2/22 손서영 기자)에서는 석탄 발전소가 밀집해 있는 충남지역을 찾아 “주민들에게 ‘검은 먼지’는 이미 일상이 됐”다며 주민들의 피해상황을 전달했습니다. 이어 “특정 지역에 발전소를 밀집해 짓고 장거리 송전 방식으로 대도시에 전기를 공급”하는 방식이 근본적인 원인임을 지적하며 “대형 발전 대신 신재생 에너지 등을 소규모로 지역별 분산하는 것이 대안”이라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종편4사에서는 이처럼 주요한 문제제기를 전혀 보도하지 않은 것은 아쉬운 점입니다.

   

3) 그 와중에 미세먼지 제품 장사하는 황당한 방송사는 누구?

미세먼지로도 가십성 보도를 만들어낸 채널A‧MBN

채널A‧MBN은 미세먼지 관련 보도에서도 가십성 보도를 진행했습니다. 두 방송사의 공통점은 미세먼지를 이용해 특정 상품을 홍보해줬다는 점이었는데요. 먼저 채널A <“미세먼지 출입금지”…똑똑한 아파트>(3/6 홍유라 기자)는 아파트를 그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홍유라 기자는 “내집 현관부터 거실까지 공기청정 시스템이 연달아 가동돼 미세먼지를 없애는 구조”라며 한 아파트를 보여주더니 직접 제품을 시연하기도 했습니다. 이어 건설사 관계자의 인터뷰를 보여준 뒤 “아파트에 추가되는 시설이 늘어날수록 소비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며 “재난 수준의 미세먼지에 대한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국민들의 경제적 부담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정부 대책을 비판하며 보도를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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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의 아파트 홍보하며 정부 비판한 채널A <뉴스A>(3/6)

 

MBN <홈 IoT도 미세먼지>(3/6 이상은 기자)는 미세먼지와 관련된 가전제품들에 주목했습니다. 이상은 기자는 “TV 모니터에 실내 미세먼지 상태가 뜨고 TV 리모컨을 눌러 공기청정기를 작동시킵니다”라는 등 각 제품마다 작동구조를 설명하고 일부 제품은 시연장면을 보여줬습니다.

 

미세먼지가 걷히면 에버랜드 가라는 채널A

가장 황당한 보도는 채널A <미세먼지 걷히면… 튤립 100만 송이 축제>(3/10 이현용 기자)입니다. 1분 37초간 이어진 이 보도에서 미세먼지라는 표현은 제목과 앵커멘트에 등장하는데, 사실 이 보도는 미세먼지 관련 보도는 아닙니다. 미세먼지가 걷히면 이곳을 가라는 일종의 광고성 보도였기 때문입니다. 김종석 앵커는 “미세먼지가 걷히고 날씨도 조금씩 풀리면서, 꽃 축제도 하나 둘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백만 송이 튤립을 위해 꼬박 1년을 준비하는 축제도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현용 기자 역시 리포트에서 “튤립 축제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꼬박 1년이 걸립니다. 미리 내년의 꽃 축제 테마와 콘셉트를 정하고, 10월쯤 네덜란드에서 알뿌리를 수입합니다” 등 축제에 사용된 튤립의 재배기간, 준비과정과 기간 등을 매우 자세하게 설명했습니다. 놀이공원 직원의 인터뷰도 담깁니다. 보도에서는 이 곳이 에버랜드라고는 말하지 않습니다. 그저 꽃을 키우는 농장을 보여주면서 “놀이공원”이라는 기자의 멘트와 ‘경기 용인시’라는 자막만 있었을 뿐입니다. 그래도 화면을 보면 웬만한 시청자는 다 알 것입니다. 이것은 ‘에버랜드’이고, 이 보도는 사실상 ‘광고’나 마찬가지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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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로 특정 놀이공원 튤립 축제 홍보해준 채널A <뉴스A>(3/10)

 

2. 미세먼지 관련 팩트체크

 

1) 한국 정부는 중국에 대해 왜 강경대응하지 않냐. 싱가포르는 하는데…

TV조선, 싱가포르처럼 싸워서 해결하라고 요구

8개 방송사의 ‘정부 대책’ 관련 보도 중 ‘비판’ 논조의 보도들과 ‘원인 분석’ 보도에서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단어는 ‘중국’이었습니다. 연이은 미세먼지 악화에 근본적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중국을 언급한 것입니다. 그 중에서 TV조선은 유달리 중국의 책임론을 강조하며 중국 정부에 대한 우리 정부의 태도를 지속적으로 비판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TV조선 <따져보니/효과없는 ‘비상조치’ 이유는?>(3/5 강동원 기자)입니다. 이 보도는 정부의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먼저 문제삼은 뒤 신동욱 앵커가 “사실 우리의 경우에는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보다 중국에서 건너오는 것, 이게 더 문제 아닙니까?”라며 강동원 기자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에 강 기자는 해외 사례 중 싱가포르를 우리와 유사한 사례라며 소개했습니다.

 

강동원 기자 : 실제 우리나라처럼 다른 나라로부터 날아오는 미세먼지 때문에 대기 오염 문제를 겪고 있는 나라가 또 있는데요. 바로 싱가포르입니다. 싱가포르는 이웃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산불로 자국의 공기질이 나빠지자 산불 원인으로 지목된 인도네시아 기업들에게 직접 경고문을 발송하기도 했고요. 2014년엔 법까지 만들었습니다. 자국 영토 바깥에서 싱가포르 공기를 오염시킬 경우 처벌하는 '월경성 연무 오염법' 인데요. 하루 최대 10만 싱가포르달러, 우리 돈으로 약 8500만원의 벌금을 물릴 수 있습니다. 자료를 통한 외교적 압박도 병행하고 있는데요. 싱가포르는 미국의 세계자원연구소와 함께 미세먼지 유입 경로와 농도를 산출해 세계보건기구인 WHO 등에 보고하는 방식으로 인도네시아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싱가포르는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를 2010년에 21.3마이크로그램이었던 것을 2017년에 19.7마이크로그램으로 줄여나가고 있습니다.

 

 강 기자의 설명에 이어 보도 말미에는 신 앵커가 “그런데 우리 정부도 왜 이렇게 중국 눈치만 보고 있는지 참 이해하기 어렵습니다”라며 다시 한 번 정부를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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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사례 왜곡한 TV조선 <뉴스9>(3/5)

 

이뿐 아닙니다. TV조선 <중 책임 회피에도 환경부 장관은 침묵>(3/9 최지원 기자)에서는 한중 환경 장관 회의에서 조명래 장관이 중국발 미세먼지를 강하게 비판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TV조선의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최지원 기자 : 지난달 열린 한중환경장관회의에서 리간제 중국 생태환경부 부장이 조명래 환경부 장관에게 “중국발 미세먼지를 과대하게 보도하는 한국 언론보도가 문제”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보도될 필요가 있다”며 “미세먼지가 중국 탓이라는 한국 언론 보도는 정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는 겁니다. 조 장관은 “정치의 문제가 아니라 과학의 문제이므로 양측 과학자들이 협력하자”고 답했을 뿐 별도의 반박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TV조선이 주장하는 싱가포르-인도네시아 사례는 사실과 달라

TV조선 강동원 기자가 설명한 인도네시아의 연무 문제는 동남아시아의 대표적인 대기오염 갈등입니다. 인도네시아에 위치한 제지업체들이 개간을 위해 불법으로 화재를 일으키면서 생긴 연무가 주변국들에게 날아가 피해를 입히는 현상이 매해 건기마다 반복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TV조선은 이 문제를 싱가포르가 강력한 제재로 해결한 듯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경향신문이 현지를 취재해 본 결과는 TV조선의 설명과 달랐습니다.

 

경향신문 <파란 하늘을 찾아-미세먼지 해외견문록/인니서 날아온 ‘공포의 연무’…법 만들었지만 상징효과뿐>(2018/10/4)는 TV조선이 언급한 ‘월경성 연무오염법’에 대해 “연무법은 현실적으로는 ‘상징적 조치’일 뿐이었다. 연무법에 따른 기소는 지금까지 단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TV조선의 설명과 달리 싱가포르의 조치는 강제성을 띄지도 않았고 강력하지도 않았던 것이죠.

또한 TV조선이 언급한 자료공개 역시 싱가포르 정부가 아닌 민간단체들에 의해서 이뤄진 것입니다. 경향신문의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싱가포르에서는 현실적 대안을 찾아 나섰다. 시민들에게 연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SIIA(민간 싱크탱크 싱가포르국제문제연구소)가 올해 개설한 ‘헤이즈 트래커(Haze Tracker)’를 통해서다.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현재 대기오염지수와 함께 화재와 관련한 동남아 지역 정보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중략)

 

이런 웹페이지를 왜 환경청이 직접 운영하지 않을까. 리 국장 설명에 따르면 정부가 직접 운영할 경우 ‘중립성’에 의심을 받을 가능성이 커서다. “헤이즈 트래커는 인도네시아 정부를 규탄하기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닙니다. 정보를 모아 주변국 어디서나 볼 수 있게 제공하는 것이죠.” SIIA는 인도네시아의 NGO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정부가 만든 이탄지대복원기구(BRG)와도 활발히 교류한다. “국경을 넘어 공통의 목표를 가진 NGO, 무역협회, 지방정부, 지역 공동체, 전문가, 기업 등 이해관계가 닿는 모든 곳과 협력해야 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싱가포르국제문제연구소의 리첸첸 국장은 경향신문에 “연무는 사실 그 누구보다 인도네시아의 사람과 환경, 경제에 가장 큰 해악을 끼칩니다. (문제를 일으킨) 당사국이 이를 깨닫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그 다음은 우리가 당사국을 도와 같이 문제 해결을 해나가는 것이고요”라며 갈등의 방법이 아닌 공동 해결의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TV조선은 싱가포르의 초미세먼지 수치가 감소된 이유가 싱가포르 측의 강경대응으로 설명했지만, 경향신문은 이에 대해서도 다르게 설명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조코 위도도 대통령 취임(2014년 10월) 이후 연무 문제에 대한 태도를 바꿨다”고 전했고, 인도네시아가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고 민간단체 등에서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음을 강조한 것입니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 봤을 때 TV조선은 실제 사례에서 본인들이 원하는 사실들을 짜깁기하고 이를 토대로 정부를 비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갈등 조장’이 아니라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

물론 중국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우리 대기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은 구체적인 수치와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습니다. 지난 1월 KBS <앵커의 눈/단독/한중일 연구로 드러난 ‘미세먼지 국적’>(1/11 이정훈 기자)는 한중일 세 나라가 2000년부터 진행한 대기오염 공동 연구 보고서의 내용을 설명하며 “2013년 국내 초미세먼지를 분석했더니 46%는 자체 발생, 41%는 중국발, 나머지 13%는 북한 등의 영향이었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KBS <단독/‘최악 미세먼지’ 절반 이상 중국 영향>(1/24 신방실 기자)는 서울대 대기화학 실험실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유입 경로를 역추적해 봤더니 중국에서 날아온 오염물질이 50~60%”라는 점을 보도했습니다.

 

이와 같은 현실 속에서 중국과 갈등을 빚는 것은 미세먼지 해결에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습니다. TV조선의 주장처럼 국내 미세먼지의 큰 원인이 중국이라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역시 중국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선시되어야 할 것은 중국 정부가 미세먼지의 가장 큰 피해자는 중국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양국이 노력하는 것이지 갈등을 양산하는 것이 아닙니다. 언론 역시 정부의 태도만을 지적하며 양국의 갈등을 조장하기보다는 문제에 대한 근본적 원인을 원만히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해야 합니다. TV조선과 같이 과도하게 중국의 책임론만을 부각하고 정부가 중국을 비판하지 않는 점을 강조하는 것은 양국 사이의 관계를 악화시킬 뿐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습니다.

 

미세먼지의 출발점을 찾은 KBS

 몇몇 방송사에서는 미세먼지의 원인을 다각화해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TV조선처럼 모든 원인을 중국에게 돌리지 않고 상황에 따른 분석을 진행한 것입니다. KBS <한반도 기압배치…오염물질 유입>(3/5 신방실 기자)는 지난 5일 미세먼지의 발원지를 분석했습니다. 신방실 기자는 “몽골에서 시작해 북한을 통과한 경우와, 중국 서북부에서 발생해 각각 베이징과 산둥반도를 거친 미세먼지 등, 크게 세 갈래로 오염물질이 밀려온 것”이라며 국외 발원지를 설명했고 이어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내에서 배출된 미세먼지까지 더해지면서 최악의 공기 질이 이어지고 있”다며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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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 미세먼지의 유입경로 추적한 KBS <뉴스9>(3/5)

 

2) 자유한국당 발 억지 선동 확인없이 전하는 불공정 보도

미세먼지에도 탈원전 들이민 채널A

3월 5일 관측상 최악의 미세먼지가 기록되자 자유한국당과 일부 보수언론에서는 그 원인을 ‘탈원전 정책’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채널A <원전 줄어 계획 꼬였나…석탄 발전 ‘쑥쑥’>(3/6 김지환 기자) 역시 그 중 하나였습니다. 채널A 김승련 앵커는 “국민들 숨은 턱턱 막히는데 미세먼지 주범 가운데 하나인 석탄발전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습니다. 정부가 '석탄발전을 줄이겠다'고 선언했는데도 늘고 있어서 의아합니다”라며 정부가 석탄발전소 관련 정책에 의문을 던졌습니다.

 

이어 김지환 기자는 “이미 허가한 석탄발전소 7기가 계속 건설되는 데다, 값싼 석탄발전을 줄이면 전기요금이 오를 수 있어 폐쇄나 전환이 쉽지 않습니다”라며 석탄발전소의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이후에는 “정부의 에너지수급정책 자체가 꼬였다는 지적도 나옵니다”라며 “원전을 줄이는 정책을 시도하다가 (전력) 예측이 안 되니까 전에 있던 장기계획을 남겨 놓은 거예요. 미래 계획이 다 비뚤어져 버린 거예요”라는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는 이덕환 서강대 교수의 발언을 인용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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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정책에 미세먼지 책임 물은 채널A <뉴스A>(3/6)

 

자유한국당 나경원 대표 발언 사실관계 확인 없이 그대로 받아써준 MBN

MBN <“탈원전 폐기해야”>(3/7 이정호 기자)는 지난 7일 나경원 원내대표의 발언을 사실관계 확인도 없이 나 원내대표의 발언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습니다. 나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미세먼지 대책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이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는 것”이라며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고 환경단체들에 대해서도 ‘이념 환경’ 운운하며 비판했습니다.

 

야당 원내대표가 한 발언을 전달하는 것이야 당연한 일이지만, 이 내용이 사실인지는 분명히 짚었어야 합니다. 그러나 MBN은 이 발언에 대한 자체의 설명 없이 “탈원전 정책과 최근의 미세먼지를 연계 짓는 건 논리적인 비약이라는 입장”라는 정부여당의 반대 입장만을 간단하게 붙였습니다. 이렇게 한마디 정부여당의 입장을 전하는 것은 기계적인 균형조차 맞추지 않은 전형적인 불공정보도이며, 무책임한 태도입니다.

 

채널A <황세먼지 문세먼지>(3/9 김철중 기자)는 MBN과 마찬가지로 자유한국당의 주장을 그대로 전했습니다. 하지만 채널A는 “2009년 이명박 정부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다는 이유로 경유차 주차료 할인 등 각종 감면 혜택을 주는 '클린디젤' 정책을 펼쳤”고 “이명박 박근혜 정부는 9년 동안 총 27기의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허가하기도 했”다며 더불어민주당의 비판지점을 전달했습니다. 물론 채널A 역시 해당 사안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억지주장을 양비론을 통해 타당화시켰지만 적어도 기본적인 반론은 보장한 것이죠.

 

청와대의 반론은?

자유한국당과 일부 보수언론의 주장과는 달리 미세먼지와 탈원전 정책은 관련이 없다는 사실은 지속적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특히 채널A와 같이 정부가 석탄발전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미세먼지가 심해졌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청와대의 반론이 나왔습니다. 지난 13일 청와대는 ‘석탄발전, 이렇습니다’를 통해 “2008년부터 2017년 4월까지 총 22기가 새로 인허가를 받았습니다만 우리 정부는 한 곳도 허가하지 않았습니다”라며 석탄발전소 허가 현황을 공개했습니다.

 

또 청와대는 “이미 서천 1,2호기 등 4기를 이미 폐쇄했고 올해 12월 폐쇄 예정인 삼천포 1,2호기 등 6기의 폐쇄 일정을 모두 앞당기기로 했”고 “이미 허가한 석탄발전 2기와 현재 운영중인 4기를 과감하게 LNG로 전환” 등 노후 석탄발전의 폐쇄와 기존 석탄발전을 LNG로 전환할 것이라 밝히기도 했습니다. 석탄발전으로 인한 미세먼지에 대해서는 “최근 3년 이전 정부에서 인허가된 석탄발전 11기가 가동되면서 발전량은 조금 늘었”지만 “석탄발전으로 인한 미세먼지 발생은 2016년 대비 25% 줄였”다며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이 미세먼지를 줄여나가고 있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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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공개한 신규 석탄발전 허가 현황

 

채널A가 만약 석탄발전으로 인한 미세먼지를 지적하고 싶었다면 이를 22기나 허가해준 지난 정부들의 문제를 지적했어야 합니다. 또한 정부가 발표한 것과 같이 LNG로의 전환 등을 설명하며 문제의 해결방법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설명했어야 합니다. 이런 부실한 취재로 만들어진 보도에 김승련 앵커는 “정부가 ‘석탄발전을 줄이겠다’고 선언했는데도 늘고 있어서 의아합니다”라며 정부의 정책에 의문을 표했습니다. 김승련 앵커가 의문을 표해야 하는 대상은 정부가 아닌 취재가 부실한 자사기자가 아닐지 의문이 듭니다.

 

자유한국당의 허망한 주장 팩트체크한 JTBC

자유한국당이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며 한 발언들도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6일 황교안 대표는 당 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정부의 막무가내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가동을 줄이다보니까 어쩔 수 없이 화력 발전을 더 돌릴 수밖에 없게 된다. 이것이 결국 미세먼지 증가를 불러오고 있는 것이다. 또한 나무 한그루라도 더 심는 것이 장기적으로 좋은 정책일진데 태양광 한답시고 그나마 있는 숲들도 밀어버리고 있다”며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미세먼지를 악화시켰고 태양광 사업으로 환경이 파괴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 내용은 사실과 달랐습니다. JTBC <팩트체크/태양광 설치로 숲 밀어 미세먼지 악화?>(3/6 오대영 기자)는 황교안 대표의 발언 중 태양광 관련 발언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했습니다. JTBC의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태양광 설치 허가가 난 산림 면적을 한번 보겠습니다. 2014년에 176ha, 2015년 522ha로 늘었습니다. 2016년에 529ha, 그리고 2017년에 1435ha, 2018년 지난해 2443ha로 더 늘었습니다. 하지만 전체 산림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따져봤습니다. 극히 미미합니다. 0.002%~0.039% 수준입니다.

 

전 국토의 나무 부피를 나타내는 '임목축적'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2014년 9억 181만㎥, 2015년에 9억 2480만㎥, 2016년에 9억 5048만㎥, 그리고 2017년에 9억 7359만㎥로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도로나 택지 개발로 1년에 사라지는 나무가 평균 0.1% 정도입니다. 반면에 나머지 99.9%의 나무는 더 울창하게 자랍니다.

 

도심에 있는 숲도 일정 규모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1인당 도시림 면적'을 살펴봤습니다. 2011년 245㎡, 그리고 2017년 256㎡입니다. 국토 전체로 보든, 도심으로 좁혀서 보든 현재로서는 태양광 때문에 미세먼지가 악화된다고 볼 근거가 없습니다.

 

이뿐만 아닙니다. JTBC <팩트체크/탈원전으로 미세먼지 늘었다?>(1/14 오대영 기자)는 앞서 ‘탈원전으로 인한 미세먼지 증가설’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짚었습니다. 오대영 기자는 “석탄 발전 비중은 오히려 줄었”고 “석탄 발전으로 생긴 미세먼지도 주는 추세”라며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했습니다. 실제 석탄 발전 비중은 2018년 1~11월 42.4%였고, 같은 기간 2017년에는 43.7%였습니다. 또한 석탄 발전으로 인해 생긴 미세먼지는 “2016년 1분기 7951톤이었습니다. 2017년 같은 기간 7746톤으로 줄었고, 2018년 1분기엔 6521톤”으로 점차 줄어들었다는 점이 입증됐습니다.

 

같은 기간 자유한국당이 “미세먼지를 해결하겠다면서 에너지 정책은 미세먼지를 도리어 늘리는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라며 탈원전으로 인한 미세먼지 증가를 주장한 점 역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에 대한 JTBC의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탈원전 정책은 이제 시작단계입니다. 2030년까지 석탄 발전 비중이 23%까지 내려갑니다. 탈원전 정책 전인 2015년 정부 계획보다도 3.8%p 낮습니다. 원전은 2022년까지 늘었다가 이후 줄어듭니다. 이를 친환경에너지가 대체합니다. 따라서 탈원전 정책으로 미세먼지가 느는 방향으로 간다, 라는 주장도 사실과 거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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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와 탈원전 정책의 무관함 팩트체크한 JTBC <뉴스룸>(1/14)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9년 2월 22일~3월 10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평일)/<종합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뉴스8>, YTN <뉴스Q>(1부)

<끝>

문의 임동준 활동가 (02-392-0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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