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방통심의위는 민원인 정보 유출에 대해 즉각 진상조사하고 책임 물어라
등록 2019.03.08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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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3월 8일) 오전 10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 통신심의소위원회(이하 통신소위)에서는 5․18 왜곡 폄훼 유튜브 영상 삭제 관련 심의가 진행되었다. 그런데 바로 전날(3월 7일)에 극우 인터넷매체로 알려진 <뉴스타운>(대표이사/회장/발행인/편집인 손상윤)에 황당한 기사가 게재되었다. <방송통신 심의위원회, 또 30건의 영상삭제 심의>란 제목의 보도는 3월 8일 방통심의위에서 5․18 왜곡 유튜브 영상 삭제 관련 심의를 하니, 방청신청을 통해 심의위원들에게 ‘존재감’을 표해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이 기사에는 다음날 심의할 대상이 무엇인지와 어떤 조항을 적용한 것인지 등을 담은 방통심의위 안건지 내용이 고스란히 들어있고,  “삭제요청자 : 민언련”이라는 민원인 정보까지 공개되었다. 


이번에 유출된 정보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해당 업무담당자와 심의를 담당하는 통신소위원회 위원만이 알 수 있는 것이다. 실제, 3월 7일, 민언련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통신심의에 문의한 결과, 해당 자료를 통신소위원회 위원들(전광삼 위원장, 허미숙‧이상로‧김재영‧이소영 위원)에게만 제공했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렇다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누군가가 심의자료를 심의 이전에 극우단체 측에 제공한 것이며, 절대로 외부에 공개되어서는 안 될 민원인 관련 정보까지 포함된 것이다. 어떤 민원인이 어떤 민원을 냈는지 심의가 이루어지기도 전에 외부에 유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문제내용을 담은 방송이나 컨텐츠를 본 사람이면 누구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민원을 제출할 수 있지만 민원인의 정보가 쉽게 유출된다면 누가 민원을 넣을 수 있겠는가? 이번 사태는 방송통신 심의 민원을 넣을 국민의 권리를 위축시킬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이는 명백한 법 위반이기도 하다.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규정> 제 4장 보칙, 제23조(심의자료의 공개 등)에 따르면 “① 위원회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심의 관련 자료를 공개할 수 있다. ② 위원회는 심의관련 자료를 외부에 공개 또는 제공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개인정보를 노출하거나 특정인을 식별할 수 있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 제7조(정보 보호)에서는 “행정기관의 장은 민원 처리와 관련하여 알게 된 민원의 내용과 민원인 및 민원의 내용에 포함되어 있는 특정인의 개인정보 등이 누설되지 아니하도록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하며, 수집된 정보가 민원 처리의 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되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적시되어 있다.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조 제2항에 따르면 “행정기관의 장은 위에 따른 확인·점검 결과 법령위반 사실을 발견하거나 정보 보호 조치가 미흡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이를 시정하고, 담당자에 대해 징계 또는 그밖에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더구나 이번 사태는 단순한 정보 유출 사건으로만 볼 수도 없다. 극우세력들에게 방청을 요청하는 기사내용은 외부의 힘을 빌어서 심의위원들에게 심리적인 압박을 가하고 심의에 영향을 미치려고 한 것으로 의심된다. 만약 그러한 의도로 심의위 내의 누군가가 정보를 유출한 것이라면 심의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것으로 스스로 심의 업무에 관여할 자격이 없음을 드러낸 것이다. 


 방통심의위는 누가 어떤 의도로 왜 유출했는지 즉각 진상을 조사하라! 그리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라!
특히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이번에 불법 유출된 ‘통신심의 민원’의 당사자로서, 방통심의위의 명확한 진상규명과 관련자에 대한 조치 그리고 재발 방지책을 요구한다.  <끝>

 

 

2019년 3월 8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