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안병길 사장은 하루빨리 부산일보에서 물러나라
등록 2018.10.02 16:09
조회 86486

전국언론노동조합 부산일보지부(이하 부산일보지부)가 9월 30일부터 10월 1일까지 편집권 독립과 임·단협 결렬에 대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했고, 82.4%의 찬성률로 가결됐다. 이에 따라 부산일보지부는 2일 출정식을 열고 지부장이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하는 등 본격적인 쟁의 행위에 돌입했다. 부서별 지명파업은 물론 총파업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한다. 

 

부산일보지부와 안병길 사장의 갈등은 지난 5월 사장 배우자 박문자 씨가 6·13 전국지방선거에 시의원 후보로 출마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박 씨의 부산해운대 제1선거구 시의원 출마가 공식화 된 이후, 부산일보지부는 언론사의 공정성은 물론 신뢰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안 사장은 사내 홈페이지에 ‘선거 불개입’, ‘임직원들의 선거 중립’ 등을 약속하며 노조와 시민단체의 우려를 묵살했다. 


그러나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안 시장은 선거운동 기간 중‧고등학교 동문 등 지인들에게 출마한 배우자에 대한 지지 요청 문자를 보내면서 자신의 이름과 함께 부산일보 사장이라는 직함을 넣었다. 이밖에도 안 사장은 자신의 동문과 부산일보 문화 사업에 참여했던 이들의 개인 정보를 선거에 활용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언론사는 정치권력을 비판하고 감시하는 역할이 주어지는 만큼 많은 정보력이 있고 공신력이 주어진다. 언론사 사장이 그 영향력과 공신력을 이용해 자신의 배우자 선거에 지지를 호소하는 등 개입하는 것은 그 자체로도 부적절하며 비윤리적이다. 공정성을 생명으로 하고 있는 언론인으로서의 기본 자격조차 없다. 게다가 부산시 선관위마저 이 행위가  불법 선거운동이라고 판단해서 안 사장은 준법 촉구 조치라는 행정처분을 받았다. 이에 7월 19일 부산일보지부와 언론공공성지키기부산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안 사장을 불법 선거 운동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안 사장은 “행정처분은 사법처분이 아니다”며 도리어 노조를 비난하고 있다고 한다. 


안 사장의 문제는 비단 배우자 출마와 관련된 것뿐이 아니다. 안 사장은 2015년 2월 부임한 이후 지면을 사유화하고 부당하게 편집권에 개입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부산일보지부가 밝힌 바에 따르면 안 사장과 재단 그리고 안 사장 부인 사진이 부산일보 지면에 들어간 적도 있다고 한다. 실제 안병길 사장과 김삼천 정수장학회 이사장이 한 아마추어 골프대회에서 함께 골프를 치고 있는 사진이 <부산 아마 골퍼 최강자는>이라는 제목을 달고 지난해 6월 16일자 부산일보 1면에 게재된 바 있다. 기사 제목을 바꾸라거나 내리라는 압박을 받았다는 증언 역시 나왔다. 부산일보지부와 부산일보 기자협회가 실시한 ‘공정보도 훼손·편집권 침해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응답자 63.2%가 침해 정도가 ‘매우 심하다’ ‘심하다’는 대답을 내놓았다. 


이게 다가 아니다. 부산일보에는 수익 상승에 따른 성과급·특별보수규정이 없다. 그런데도 부산일보지부에 따르면 안 사장은 올해 3월 부산일보의 지난해 수익이 전년도 대비 3배 정도가 늘었다는 이유를 들어 성과급을 임원진에 지급했다고 한다. 심지어 이 과정에서 이미 퇴사한 임원에게 성과급이 지급되거나 2017년 임원 대우였던 인사들 중 일부에게만 성과급이 지급되는 등의 문제가 불거졌다. 이에 부산일보지부는 안 사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이 외에도 안병길 사장은 법적으로 문제없는 부산일보지부의 상경 기자회견을 불법으로 규정하거나, 부산일보지부의 상급단체인 언론노조가 임단협 교섭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는 생떼를 부려 결과적으로 임단협을 결렬시키기까지 했다. 


이 사태는 공정한 진실보도라는 언론의 기본정신을 져버리고 부적절하게 선거에 개입한  안병길 사장 하나가 몽니를 부리고 버티면서 시작된 투쟁이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정론직필을 위해 애쓰고 있는 부산일보지부의 언론노동자들에게 지지와 격려를 보낸다. 더불어 편집권 훼손과 부당노동행위, 갑질 경영으로 부산일보를 농단한 안병길 사장은 이제라도 모든 책임을 통감하고 속히 물러나기를 촉구한다. 부산일보 지분 100%를 소유한 대주주 정수장학회 역시 이 상황을 방관하지 말고 상응하는 조처를 취해야 한다. 그것이 부산일보 정상화의 첫 걸음이다. <끝>

 

10월 2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

commemt_20181002_61.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