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알려주지 말아야 할 내용은 알려주고 대책은 쏙 빼먹은 김주하 앵커
등록 2018.09.13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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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은 <뉴스초점/사생활이 생중계 되다니>(9/10 김주하 앵커)에서 CCTV 영상이 무단으로 송출되는 문제를 지적하며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습니다.

 

사실 이 내용은 MBN이 처음 제기한 것도 아니고 MBN이 자세히 살펴본 것도 아닙니다. 2년 전인 2016년 JTBC <국내 CCTV 800곳 해킹 ‘생중계’>(2016/1/20 https://bit.ly/2CK7Ydn)는 IP 카메라를 이용한 CCTV가 해외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송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JTBC <이슈플러스/‘몰카’ 된 국내 CCTV…해외 통해 ‘엿보기’ 여전>(9/9 https://bit.ly/2N7bOSA)는 여전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며 보도했습니다.

 

MBN은 전날 JTBC에서 다룬 이 사안을 김주하 앵커의 <뉴스초점>에서 다룬 것인데요. 김 앵커가 매우 힘을 주어 정부 대책을 촉구한데 비해서 MBN 스스로 이 사안에 대해 취재한 별도의 리포트는 없었습니다. 타사에서 분명히 제시한 시민이 할 수 있는 대책은 전하지도 않았고, 도리어 알려주지 말아야 할 내용을 덜컥 이야기하는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습니다.

 

시청자에게 문제의 사이트명을 알려준 부적절한 보도

김주하 앵커는 “한 인터넷 검색사이트에 '특정 검색어'라고 치면 수많은 CCTV 사이트가 뜨는데, 가정집 내부부터 실내 수영장까지 CCTV가 설치된 모든 곳의 일상을 볼 수 있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MBN에서는 ‘특정 검색어’, 다시 말해서 특정 홈페이지명 일부를 실제로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민언련은 유포를 방지하기 위해 그대로 옮기지 않겠습니다.

 

김주하 씨는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 이 검색어를 언급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방송에서 이처럼 과도한 정보를 제공하면 도리어 이 사이트를 일부러 찾아와서 보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입니다. 김 앵커 스스로도 이는 “일종의 몰카 범죄”라고 말했는데요. 한마디로 김주하 앵커는 범죄에 악용될 수 있는 위험성이 높은 사이트를 국민 누구나 찾아볼 수 있도록 알려준 셈이 된 것입니다.

 

방송심의규정 제38조(범죄 및 약물묘사) ②항에는 “방송은 범죄의 수단과 흉기의 사용방법 또는 약물사용의 묘사에 신중을 기하여야 하며, 이 같은 방법이 모방되거나 동기가 유발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라는 규정이 있습니다. 모방 또는 동기가 유발될 수 있는 각종 범죄 관련 방법, 은어, 구매방법 등은 방송에서 노출하지 않자는 취지입니다. 이 보도가 그 어떤 문제점을 고발하고 대책을 촉구했다 하더라도, 해당 검색어를 알려줬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이 보도는 즉각 삭제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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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의 사이트명 구체적으로 언급한 MBN <뉴스8>(9/10)

 

해결책도 설명하지 않고 정부 정책 비판만 한 김주하 앵커

MBN 보도에는 또 한 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MBN은 해결책 대신 정부 비판에만 힘을 쏟았습니다. 물론 정부가 무관심하다면 당연히 비판해야 합니다. 그러나 MBN은 이미 제시된 해결책들마저 무시한 채 정부만 겨냥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아쉽습니다.

 

김주하 앵커는 ‘불법 CCTV 사이트 접속 방식’을 안내한 후 정부 대책의 미비를 지적했는데요.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2년 전, 이미 해외에 서버를 둔 사이트의 국내 접속을 차단했지만 이를 비웃듯 해킹은 끝없이 계속되고 있”고,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부도 대책을 내놨지만, 딱히 달라진 건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대책을 만들려면 전국 CCTV 운영 실태에 대한 객관적 통계자료가 필요한데, 자료도 없죠. 또, 정부의 CCTV 점검 지침은 강제성도 없죠, 처벌을 위해 지난 2011년에 법도 따로 만들었지만 지난 7년간 이 법 위반으로 과태료가 부과된 건 1년 평균 5건도 안 됩니다”라는 주장입니다. 보도 말미에는 “너무 쉽게 설치되면서도 인권의 사각지대가 되고 있는 CCTV. 단속에 어려움이 많고, 당장 법도 고치기 힘들다면 적절하게 정비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요?”라며 문제를 정리하더니 “일방적으로 권리를 침해당해도 개인이 어쩌지 못한다면, 당연히 국가가 나서는 게 옳습니다”라며 재차 정부를 질타했습니다.

 

이렇게 MBN 보도만 보면 CCTV 불법 무단 송출 문제에 아무런 해결책이 없고 오로지 정부만이 키를 쥐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요?

 

JTBC가 보도한 근본적 문제점과 정부 대책은 전달하지 않은 MBN

JTBC <이슈플러스/‘몰카’ 된 국내 CCTV…해외 통해 ‘엿보기’ 여전>(9/9)에서는 “해당 사이트의 공개 대상은 비밀번호를 바꾸지 않고 사용하는 IP 카메라”라고 설명했습니다. 모든 IP 카메라가 범죄의 대상은 아니라는 겁니다. 이어 “IP 카메라는 인터넷에 연결해 실시간으로 영상을 송출하기 때문에 비밀번호를 설정하지 않으면 보안에 취약합니다”라며 비밀번호 설정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실제 해당 사이트에서도 비밀번호를 설정하면 영상이 송출되지 않는다는 내용을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쉽게 말해 IP 카메라로 CCTV를 사용하는 개개인이 비밀번호만 바꿔도 해킹 및 무단 송출을 상당 부분 방지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렇게 쉽고도 명쾌한 해결책이 제시됐으나 이상하게도 MBN은 이를 거론하지 않은 채 정부만 겨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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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본적 문제점과 정부 대책 전달한 JTBC <뉴스룸>(9/9)

 

이뿐만 아니라 JTBC는 “영상 유출과 해킹이 잇따르자 정부는 지난해 말 대책을 내놨습니다. 내년부턴 초기 비밀번호를 단말기마다 다르게 설정하거나 사용자가 바꿔야만 기기가 작동되도록 법도 개정했”다며 정부의 대책도 소개했습니다. 해당 사이트와 같은 악용사례를 막기 위해 정부가 마련한 대책을 설명한 것이죠. 이 역시 MBN이 보도하지 않은 내용입니다. MBN이 이미 개인적으로나 정부 차원에서나 대비책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무작정 정부만 비난한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대목입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8년 9월 10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평일)/<종합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뉴스8>

<끝>

문의 임동준 활동가 (02-392-0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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