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공동 규탄 논평] 장애인 비하하고 성폭력 피해자를 모욕한 TV조선은 즉각 사과하고 관계자 징계하라
등록 2018.08.24 17:48
조회 2422

TV조선이 지적장애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사건을 전하며 피해자를 모욕하고, 전문 진행자인 김광일 앵커가 장애인 비하용어를 사용한 방송을 내놓았다.  


지난 20일 채널A 단독 보도로 강원도의 작은 마을에서 주민인 70~80대 남성 7명이 같은 마을에 사는 지적장애 여성을 2004년부터 상습적으로 성폭행해 왔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22일, TV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은 이 사건을 전하며 가해자를 감싸고 피해자를 모욕하는 해당 마을 주민 인터뷰를 그대로 내보냈다. ‘가해자들은 피해자에게 속은 것 같다’는 요지의 주민 발언은 그대로 옮기기조차 민망한 내용이었다. 이는 장애여성과 그 가족을 두 번 세 번 죽이는 발언이고, 명백한 피해자 인권 침해이며, 2차 피해를 주는 발언이었다. 성폭력 사건 보도에서 이처럼 피해자의 인권을 침해하는 주변인의 발언은 반드시 걸러져야 할 내용이다.   


게다가 진행자 김광일 씨는 본인의 속마음을 이야기하는 <속마음셀카>라는 코너에서 장애인 비하용어를 서슴없이 사용했다. 김광일 씨는 “옛날 저희 시골마을에서는 반편이라고 불렀던 그런 남성이나 여성이 마을마다 한둘쯤 있었습니다. 요즘은 쓰지 않는 말입니다. 지적 능력이 다소 떨어졌던 장애인을 그렇게 말했죠. 아이들도 그 시절에는 예사로이 이런 사람들을 놀려 먹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이런 여성에게 여럿이 오랫동안 성폭행을 하는 몹쓸 짓을 하는 경우가 왕왕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성적 악귀가 마을에 들어오지 말라고 천하대장군을 세워놓는 그런 마을도 있었죠. 아직도 이런 일이 있나. 이런 사건을 들을 때마다 참 가슴이 먹먹합니다”라고 말했다. 


두말 할 것도 없이 ‘반편이’는 명백한 장애인 비하용어이다. 이런 부적절한 용어를 전문 방송인인 앵커가 ‘장애인 성폭력 사건’을 다루면서 이런 비하 용어를 사용한 것이다. “예전에는 놀려 먹기도 했다”, “몹쓸 짓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는 묘사도 ‘장애인 성폭행’을 마치 ‘옛날에는 일상적이었던 추억’ 쯤으로 일축한 것이다. ‘성적 악귀’, ‘몹쓸 짓’ 따위의 표현 역시 성폭력사건의 심각성을 축소하고 문제의 본질을 흐린 것이다. 

 

이날 방송 내용은 명백히 심의 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30조(양성평등) 4항은 방송이 “성폭력, 성희롱 또는 성매매, 가정폭력 등을 정당화할 우려가 있는 내용을 방송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정하고 있다. 또한 제21조(인권 보호) 2항은 “방송은 심신장애인 또는 사회적으로 소외받는 사람들을 다룰 때에는 특히 인권이 최대한 보호되도록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러한 방송 참사에도 TV조선은 침묵을 이어나가고 있다. 방송의 공적 책임과 역할을 철저히 외면하는 행태다. TV조선이 장애인 인권 및 장애여성이 입는 성폭력 피해에 최소한의 고민이라도 하고 있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TV조선이 이런 낮은 인권 감수성으로 매일 매일 방송을 내놓는다는 것은 사회적 해악이다. TV조선은 시청자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는 물론이고 프로그램 폐지, 관계자 징계를 비롯한 강력한 재발방지 대책을 즉시 마련하라. <끝>

 

2018년 8월 24일
 
#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 강남여성회부설 성폭력상담소, 경남여성단체연합, 경남여성연대,

경남여성장애인연대, 경남여성장애인연대 부설 성폭력상담소, 경남여성회, 경주여성노동자회,

계명대학교 여성학 대학원 총동문회, 광주여성노동자회, 광주여성노동자회, 김해여성의전화, 김해여성회,

김홍미리, 대구여성노동자회, 대구여성회, 디딤장애인성인권상담센터, 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민주언론시민연합, 부산여성회, 부천여성노동자회,

서울대학교 페미니즘 모임 <지금, 여기:관악의 페미들>, 서울대학교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

서울여성노동자회, 서울여성회, 서울여성회 페미니스트 대학생연합동아리,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수원여성노동자회, 안산여성노동자회, 울산여성회, 인천여성노동자회,

전교조 여성위원회, 전국여성노동조합, 전북여성노동자회, 진해여성의전화,

진해여성의전화부설성폭력상담소, 창녕성건강가정상담소, 창원여성살림공동체, 창원여성의전화,

창원여성의전화 부설 창원성폭력상담소, 페미당당, 펭귄프로젝트, 포항여성회,

학비노조경남지부,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여성장애인연합

 

commemt_20180824_51.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