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방통위 공영방송 이사 선임, 투명성 담보 위한 후속 조처 필요하다
등록 2018.07.03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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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KBS·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 선임 계획을 발표하고 후보자 공모에 들어갔다. 방통위가 이번 공모에 앞서 밝힌 주요 원칙은 ‘후보자 정보 공개’와 ‘국민 의견 수렴’이다. 그간의 공영방송 이사 선임 절차가 후보 공모부터 선정까지 모두 밀실에서 ‘깜깜이’로 진행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방통위의 이번 계획은 이사 선임 과정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시민사회의 요구를 일부나마 수용하려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의 요구는 정치권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고 독립된 공영방송 만들기였다. 이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선 방통위가 이번에 마련한 공영방송 이사 선임 절차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후속 조처가 필요하다.

 

방통위는 후보자 정보 공개 원칙을 수립하고서도 추천인(추천단체)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지금까지 방통위는 방송법 어디에도 적혀 있지 않은 정당과 정치권의 추천을 관행이란 이름으로 수용해왔다. 이 탈법적 관행으로 인해 공영방송은 청와대와 여야 정당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정치 종속적 형태로 이어져왔고, 그 결과가 바로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의 공영방송 장악 역사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을 비롯한 시민사회는 이런 탈법적 관행에서 완전히 탈피하기 위해 후보자 공모부터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방통위는 국민들이 볼 수 있는 국민의견수렴형 지원서에서는 추천인(추천단체)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국민들은 지원자가 정당이나 정치권의 추천을 받았는지 알 수 없으며 국민들이 모르는 사이에 정치권이 개입하여 나눠먹기를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

티끌만큼의 의혹도 남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방통위는 공영방송 이사 후보자 공모와 선정 과정에서 누가 어떤 사유로 추천했는지 숨김없이 공개해야 한다. 또 국민의견을 실질적으로 수렴하고 인사의 객관성·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후보자를 평가하기 위한 세부기준을 수립하고 공표해야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방통위는 후보자를 공모하고 국민 의견을 수렴하며 최종적으로 이사를 추천(KBS)·임명(방문진)하는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만일 후보자 개인의 신상이나 여론몰이 등의 우려로 과정 상 공개가 어렵다면 모든 선임 절차를 종료한 후 즉시 공개해야 한다는 원칙을 수립해야 한다.

 

여야 정치권도 방통위의 공영방송 이사 선임 전 과정에 일체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야 한다. 공영방송의 진짜 독립과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정치권은 손을 떼라는 게 촛불 시민들의 명령이었음에도 여야 정당은 그간의 과오에 대한 반성은커녕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법 개정을 정쟁의 수단으로만 삼았다. 그로인해 촛불시민들 과 공영방송 언론인들은 공영방송 정상화를 짊어져야 할 이사진과 사장을 구시대의 법으로 선임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여야 정치권은 대의기관으로서 책무를 다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이번 이사 선임 과정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함으로써 최소한의 반성이라도 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방송독립시민행동과 함께 공영방송 이사회를 제대로 구성해 공영방송을 국민의 품에 되돌려주는 데 앞장서겠다. <끝>

 

7월 3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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