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후보간 의혹 제기, 스피커 노릇 그만하고 검증 역할하라
등록 2018.05.31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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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 기간 : 2018년 5월 21일(월)~27일(일)
○모니터 대상 : KBS부산, 부산MBC, KNN 메인뉴스 선거보도(*경남은 경남도지사 선거만 포함)

 

5월 24~25일 후보등록 기간을 거쳐 제7회 지방선거 후보가 모두 확정됐다. 각 당 대표가 잇따라 부산을 방문하며 지지유세에 나섰고, 공약도 연이어 발표했다. 지난 주에 이어 부산시장 서병수 후보측의 오거돈 후보에 대한 의혹 제기가 또다시 있었고 오 후보측은 반박하는 한편, 서 후보에 대한 의혹을 역으로 제기하기도 했다. 지역방송은 ‘진흙탕 싸움’, ‘정책선거 실종’을 걱정하면서 도, 검증보다는 공방 전달에 나섰다. 한편, 기초자치단체장과 부산시장 후보의 공약을 비교하는 기획이 있었고 교육감, 비례대표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는 보도도 눈에 띄었다.

 

네거티브로 인한 진흙탕 싸움, 비판만 말고 언론이 검증 나서야

자유한국당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 캠프가 5월 2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 일가의 가덕신공항 인근 부지에 대한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검증 시리즈' 라며 22일에는 주식 거래 의혹, 27일에는 부산은행 사외이사로 엘시티 특혜대출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에 오거돈 후보측은 의혹 제기를 반박하는 한편, 23일 서후보 주변 인물이 엘시티 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서 후보와 오 후보는 서로를 검찰 고발한 상태이다.

 

지역방송은 서병수 캠프의 의혹제기와 오거돈 캠프의 반박을 주로 보도했고, 상호비방전 가열로 선거가 진흙탕 싸움으로 흘러갈 것을 우려했다. 후보들은 의혹을 제기해 검증을 시도할 수도 있 고, 부산시장 후보에 대한 검증은 반드시 필요한 사항이다. 그런데 지역방송은 사실 확인과 검증 시도는 없이 일방적인 의혹 제기를 전달했다. '상호비방전'이라며 싸잡아 비판할 뿐 의혹을 검증 하는 노력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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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부산 5월 21일 뉴스9                                                     △부산KBS 5월 22일 뉴스데스크

 

특히 부산MBC가 후보간 공세를 주요하게 다뤘다. 5월 21일 <홍준표 또 부산 방문..드루킹 공세>에서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문재인 대통령도 드루킹을 알았을 것’이라는 인터뷰를 실었고,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가 오거돈 후보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철저한 검증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22일 <부산시장 선거 진흙탕 싸움 시작?>에서는 ‘가덕신공항 공약은 오거돈 후보 가족기업인 대한제강 일가의 재산증식이 목적’ ‘가덕신공항시 대한제강의 부품 독점공금 예상’된다는 서 후보측의 주장을 보도했고 오거돈 후보측이 흠집내기용 가짜뉴스 생산이라고 밝힌 입장도 보도했다. 보도에서는 ‘결론없는 진실공방으로 인한 후유증’을 걱정하며 ‘정치권의 진흙탕 싸움에서 유권자의 냉정한 판단이 요구된다’고 유권자를 향해 당부했지만, 같은 날 <지난 해만 4억 3천만원 벌어>에서 서병수 캠프의 오거돈 후보 주식 관련 의혹 제기를 추가로 보도했다. 5월 27 일에는 <‘엘시티 특혜대출 의혹’ 서병수‧오거돈 후보 공방>에서 서 후보측의 추가 의혹을 실었다. 부산시장 선거가 진흙탕 싸움 같다는 지적이 무색하게 하루에 2건의 의혹제기를 전달해 언론이 진흙탕 싸움판을 만들어 주는 건 아닌가 의문이 들었다.

 

KBS부산은 5월 21일 <상호비방전 가열...정책선거 실종될라>에서 서병수 캠프 측의 가덕신공항 인근 부지 투기 의혹 제기를 상세히 보도했고, 오 후보측도 상대 후보를 자극했다며 선거초반 보 도자료에서 서 후보를 ‘범죄소굴 수장’이라고 한 것을 전하며 선거가 정책 검증이 아니라 상호 비방에 치우쳐 가는 현상을 지적했다. KNN은 5월 22일 <서병수 캠프, 오거돈 후보 주식 거래 의혹 제기>에서 대한제강의 주식 매각 과정에서 미공개 내부정보를 이용하지 않았냐는 서병수 캠프의 주장을 실었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 보도에서는 ‘팩트체크’가 주목을 받았다. 무분별한 의혹제기를 언론이 취재해 확인함으로써 유권자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근거없는 가짜뉴스를 가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런 데 지역방송의 이번 선거보도에서는 ‘팩트체크’를 볼 수가 없다. 오히려 일방적인 의혹을 전달하 면서 후보간 공방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런 보도는 유권자의 정치혐오만 키울 뿐이다. 동시에 언 론에 대한 불신도 덩달아 커진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기초자치단체장‧부산시장 공약 비교 기획 늘어나

모니터기간 기초자치단체장과 부산시장 후보들의 공약을 비교하는 기획이 보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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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부산 5월 <기초단체장 후보 이것이 내 공약>. 기초자치단체장이 갖는 권한을 설명하고 있다.

 

KBS부산은 5월 23일부터 ‘기초단체장 후보 이것이 내 공약’이라는 기획으로 기초자치단체장의 대표 공약을 소개했다. 특히 본격적인 공약 소개에 앞서 <구청장, 군수 왜 잘 뽑아야 할까>를 통 해 기초자치단체장이 운영하는 예산과 각종 권한을 설명해 눈에 띄었다. 보도에서는 16개 구군 한 해 전체 예산이 무려 5조 2천 2백억 원이 넘고 16개 구군의 장은 공무원 1만 2000여명의 인 사권을 가지고 있고 각종 개발행위에 대한 허가권을 가지고 있는 등 구청장이나 군수에게 부여된 권한이 막강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우리동네 일꾼은?>에서는 기초자치단체 후보별 대표공약을 중심으로 소개했다. KBS부산 기획은 개별 후보에 대한 정보와 공약 전달도 중요하지만 상대적으로 잘 알지 못하는 기초자치단체장의 역할과 권한을 알려줌으로써 유권자에게 투표 의미를 강조한 점이 돋보였다.

 

부산MBC는 5월 둘째주 14일부터 ‘우리동네 구청장(군수, 시장) 예비후보를 만나다’ 라는 코너를 시작해 강서구, 영도구, 기장군, 동구, 북구, 양산시 등 격전지 기초자치단체의 후보와 공약을 보 도했고, 25일 해운대구를 끝으로 마무리했다. ‘나에게 OOO란?’ 공통질문으로 지역에 대한 생각 을 물었고, 후보별 주요 공약, 후보의 다짐 등을 보도했다.

 

KBS부산, 부산MBC의 기초자치단체장 기획보도는 조명받지 못한 구·군 구청장 후보를 소개했다 는 점에서 반가운 보도이다. 하지만 아쉬움도 크다. 후보가 내놓은 대표 공약을 나열하는데 치중 해 후보간 차이를 알 수 없었다. 해당 지역의 현안과 쟁점을 찾아 후보에게 묻고, 답을 비교하는식의 검증이 없어 아쉬웠다.

 

한편 KNN은 5월 22일부터 부산시장 후보들의 공약을 비교하는 기획 보도를 시작했다. 첫 순서 로 <부산시장 공약 비교, 먹는 물 해법은?>에서 부산의 ‘먹는 물 문제’에 대한 공약을 소개했다. 먹는 물 확보방안으로 남강물 활용 여부, 물이용부담금 사용 방안, 기장해수담수화 활용에 대한 후보별 입장을 비교했다. 5월 26일 <동서격차 해소-문화의료시설에 방점>(아침방송 ‘뉴스와이드’ 에서 방송), 5월 27일 <전국 최악 미세먼지 대책 공약은?>에서 해당 분야에 대한 후보들의 공약 을 비교한 것도 돋보였다. 지역 현안에 대한 후보 공약을 들을 수 있어 유익한 보도였다. 하지만 공약의 변별성이 잘 드러나지 않았고 공약 실행가능성에 대한 평가는 부족했다.

 

KNN 비례대표 1번 소개, 부산MBC 교육감 선거 환기

부산시장 선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KNN 5월 22일 <부산 비례대표 1번, 4인 4색>, 부산MBC 5월 27일 <교육감 선거, 올해도 무관심?> 보도가 비례대표와 교육감 선거에 대한 관심 을 환시시켜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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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N 5월 22일 뉴스아이

 

먼저 KNN <부산 비례대표 1번, 4인 4색>는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정의당의 부 산시의회 비례대표 1번 후보들의 경력과 주요 정책을 보도했다. 비례대표 1번 후보의 주요 경력 과 본인의 전문성과 연결시킨 정책들을 소개했다. 이후에는 개별 후보 소개 외에도 비례대표의 역할과 비례대표제도에 대해 설명하는 보도로 이어졌으면 한다.

 

부산MBC <교육감 선거, 올해도 무관심?>는 시민들을 직접 만나 교육감 투표, 교육감 후보에 대 한 잘 모르는 현실을 보도했다. 교육과 직접 연관성이 없거나 정당 투표가 아니라 시민들의 무관 심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산교육감은 학생과 교원 등 40만명을 돌보며 3조 9천억원의 예산 으로 부산 교육을 책임지는 막중한 자리인 만큼 유권자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시의적절했 다. 

 

[발간본]방송_5월4주.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