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중앙일보, 작정하고 ‘이재명 욕설’ 띄우기
등록 2018.05.1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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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남경필 자유한국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기자회견을 열어 “이재명 후보가 자신의 친형과 형수에게 한 충격적 폭언이 담긴 음성파일을 들었다”며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상식 이하의 인격을 가진 이 후보를 선거파트너로 인정할 수 없다”, “공천을 철회하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후보의 욕설 논란은 2014년 지방선거와,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경선과정에서도 불거진 바 있습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유세차에 틀어놓으면 경기도민들 절대 안 찍는다. 3%도 못나온다”며 법률 검토 후 이 후보의 이른바 ‘욕설 녹음 파일’을 유세장에서 틀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남경필 후보도 “그냥 넘어가기에는 너무 큰 충격”, “보통 사람들이 평생에 걸쳐 한번도 내뱉지 않을 패륜적 극언”이라고 강조했지요. 


이에 이재명 후보는 페이스북에 <남경필 후보님, 정책대결의 장으로 돌아오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을 적어 “나름 친인척 비리를 막고 청렴시정 해보겠다고 하다가 형님부부와 원수가 되고 말았다”, “형님부부의 어머니에 대한 방화살해 협박, 어머니 신체를 칼로 어찌하겠다는 참혹한 패륜 막말, 심지어 구타폭행사건까지 벌어져 제가 격분한 상태에서 형님부부와 수차례 심하게 다퉜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인격수양이 부족해 형님부부의 패륜행위에 분을 못 참고 수차례 싸우다 욕설한 사실을 다 인정한다”, “공개사과도 수차례 드렸지만, 또 사과하라면 열 번이고 백번이고 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어 남경필 후보에게 “네거티브 진흙탕에서 나와 멋진 정책대결의 장으로 돌아오시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후보의 주장에 따르면, 성남시장 당선 후 셋째 형이 이권 개입을 시도했고, 인사 청탁을 하는 등 부적절한 행동해 견제하다 사이가 틀어졌고, 후에 형과 형수가 어머니에 대한 패륜적 행동을 했기에 이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것입니다. 어떤 이유에서이든지 형․형수를 향한 욕설은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잘못입니다. 자유한국당과 남경필 후보는 이 지점을 부각하고 나선 것입니다.

 

한겨레․한국일보, “남경필 후보의 네거티브 공세”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남경필 후보가 선거 전략 차원에서 이재명 후보의 욕설을 부각하고 비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언론이 그 행위 자체가 있었음이 분명히 드러났고, 당사자가 이를 거듭 해명한 사안에 대해서 반복해서 보도한다면, 그것은 차원이 다릅니다. 5월 14일부터 17일까지 신문이 이재명 후보의 욕설에 대해 다른 보도량을 보면 중앙일보가 5건, 조선일보가 3건입니다. 한겨레가 3건 한국일보가 1건이었고, 경향신문과 동아일보는 관련내용을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보도건수 뿐 아니라 내용에서도 신문사별로 차이가 드러났습니다. 

 

신문사 기사 제목
경향신문(0건) -
동아일보(0건) -
조선일보(3건) <남경필 “형․형수에 욕설 이재명, 상식이하 후보”…이재명 “역시 적폐후보답다”>(5/14)
<전날 사과 이재명, 하루만에 “허위비방글 삭제하라>(5/15)
<데스크에서/여 후보들의 토로 기피증>(5/16)
중앙일보(5건) <남경필 “이재명 욕설파일 충격…알고 공천했다면 비상식적”>(5/14)
<이슈도 인물도 없는 지방선거…북․미 정상회담에 묻혔다>(5/14)
<남경필 “이재명 갑질 우려” 이재명 “저질 네거티브”>(5/15)
<남경필 ‘이재명 욕설’ 비난…명예훼손 될까 안될까>(5/16)
<“이재명 욕설 너무 심했다” vs “남경필, 나의 가정사 왜 들추나”>(5/17)
한겨레(3건) <“후보 바꾸라”는 남경필의 ‘네거티브’>(5/14)
<남경필 ‘이재명 파일 공세’ 거센 역풍>(5/16)
<이재명, 남경필에 반격 나서>(5/17)
한국일보(1건) <남경필 “폭언 음성 파일 들어…상대 인정 못해” 이재명 “정책선거 공언하더니, 막말 늪에 빠져”>(5/14)

△ 이재명 욕설 녹음 파일 논란을 다룬 주요 일간지 기사(5/14~5/17)

 

한겨레 <“후보 바꾸라”는 남경필의 ‘네거티브’>(5/14 https://bit.ly/2rHkxxc)는 남 후보의 주장을 ‘네거티브 공세’로 규정했습니다. <남경필 ‘이재명 파일 공세’ 거센 역풍>(5/16 https://bit.ly/2L574YN)이라는 기사를 내고 “‘합리적 보수’를 자처했던 남경필 자유한국당 경기지사 예비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의 ‘비극적 가족사’를 들춰내며 네거티브 공세를 편 이후 ‘된서리’를 맞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홍우 정의당 경기지사 예비후보를 비롯해 남 후보의 ‘연정 파트너’ 강득구 전 경기도 연정부지사, 김현삼 전 경기도의회 전반기 원내대표 등이 남 후보의 ‘네거티브’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덧붙였습니다. 한겨레 <이재명, 남경필에 반격 나서>(5/17 https://goo.gl/MKijQm)에서도 “남 후보에게 ‘형수 욕설 논란’으로 공격을 받던 이 후보가 도정을 놓고 역공을 펴는 모습”이라며 “남 후보가 주장한 경기도 채무 제로 선언이 거짓말이라 선거법 위반”이라는 이 후보의 주장을 담았습니다.


한국일보도 <남경필 “폭언 음성 파일 들어…상대 인정 못해” 이재명 “정책선거 공언하더니, 막말 늪에 빠져”>(5/14 https://bit.ly/2Kr820n)에서 남 후보가 이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를 전격 개시했다”면서 “이 후보의 아킬레스건인 가족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해 쟁점화하면서 선거전이 치열하게 불붙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남 후보의 공세에 이 후보 측은 일단 무대응 전략을 택하고 있다”며 “이 후보의 친형․형수와의 폭언 논란은 이 후보가 선거를 치를 때마다 제기된 단골 소재”라고 덧붙였습니다.

 

중앙일보, 4일 내내 ‘이재명 욕설’ 부각
중앙일보는 이 후보의 ‘욕설 녹음 파일’을 쟁점화 하려는 자유한국당과 남 후보의 입장을 대변하듯 ‘욕설 논란’을 부각했습니다. 중앙일보는 3일 내내 <남경필 “이재명 욕설파일 충격…알고 공천했다면 비상식적”>(5/14 https://bit.ly/2rKGo7I), <남경필 “이재명 갑질 우려” 이재명 “저질 네거티브”>(5/15 https://bit.ly/2IlJkSv),<남경필 ‘이재명 욕설’ 비난…명예훼손 될까 안될까>(5/16 https://bit.ly/2jY2nDS)에서 이 후보의 ‘욕설 녹음 파일’을 주요 주제로 삼아 기사를 냈는데, 기사에는 남 후보와 홍 대표 등이 이 후보를 비난하는 말을 반복해 실었습니다. 
가령 14일 기사에서는 “(이후보가) 지사가 된다면 얼마나 많은 도민에게 갈등과 분노의 갑질을 일삼을까, 공적인 분노가 치밀어”(남경필), “자기 형님이나 형수에게 입에 담지 못할 쌍욕을 하는 사람”, “이 후보 인격의 실체를 알고 나면 도저히 찍어 줄 수가 없을 것”(남 후보 캠프 관계자)를 실었고, 15일 기사에서는 “(이 후보의)생각과 말과 행동이 정상적으로 보기가 참 어렵다”(남경필), 16일 기사에서는 “형사고소 운운하는걸 보니 (욕설이)사실은 사실인 모양”, “쯔쯔쯔, 다급하긴 했나보다”(홍준표)를 그대로 실었습니다. 
지방선거 판세에 대해 소개한 14일 <이슈도 인물도 없는 지방선거…북미 정상회담에 묻혔다>(5/14 https://bit.ly/2wQPvsm)에서는 남 후보의 기자회견 소식과 함께 “그 파일 내용은 인간성 말살, 여성에 대한 폭력, 권력 갑질의 전형으로 민주당은 후보를 당장 교체하라”는 남 후보 주장을 그대로 실었습니다. 이들 발언은 사실성․객관성․공정성 등을 기자가 검증한 것이 아니라, 선거에 나온 한 진영이 반대 진영을 향해 뱉는 공격발언입니다. 

 

중앙일보_남경필 “이재명 욕설파일 충격 … 알고 공천했다면 비정상적”_2018-05-14.jpg

△ 5월 14일자 중앙일보 8면 기사

 

더 나아가 <“이재명 욕설 너무 심했다” vs “남경필, 나의 가정사 왜 들추나”>(5/17 https://goo.gl/VBW9w5)에는 ‘동두천-평택 1호선 민심르포’를 한다며 시민들의 목소리를 다뤘는데, 제목부터 내용까지 이재명 후보의 ‘욕설 녹음 파일’ 논란을 부각하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 구성원의 목소리로 내던 비난을 ‘시민’으로 옮겨 담아낸 것입니다. 중앙일보가 담은 시민 목소리에는 ‘욕설논란’을 들고 온 남 후보를 비난하거나, 이 후보를 비난하는 식의 인터뷰가 반복되었습니다. 중앙일보는 3일 내내 이 후보의 ‘욕설 녹음 파일’ 논란을 자유한국당 입장으로 이슈화 시키더니, 4일째엔 ‘시민의 목소리’라며 또 다룬 것입니다. 한두 번 경향을 소개하는 정도가 아니라, 4일내내 같은 류의 발언을 반복해 다루는 중앙일보에게 의도를 물어야 합니다.

 

조선일보는 14일 <남경필 “형․형수에 욕설 이재명, 상식이하 후보”…이재명 “역시 적폐후보답다”>(5/14 https://bit.ly/2IIQHmG)에서 남 후보의 기자회견을 다루면서 민주당 일부 친문 지지자도 이 후보를 반대하고 있다는 내용을 언급하며 “강경 반대파는 오는 23일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노무현 대통령 9주기 추도식에 이 후보가 참석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음날에는 <전날 사과 이재명, 하루만에 “허위 비방글 삭제하라”>(5/15 https://bit.ly/2rM0IoE)에서 “(이 후보가)13일 밤 원고지 22장 분량 해명문으로 과거 친형․형수와의 ‘욕설 통화’에 대해 사과했다가, 하루 만에 허위 비방글에 법적 대응하겠다고 경고메시지를 날렸다”면서 “하루 만에 공세로 전환했다”고 다뤘습니다. 조선일보는 14일, 15일 기사 말미에 이 후보가 인천경기기자협회가 주최하는 경기지사 토론회에 불참한다는 내용을 밝혔는데, 16일 <데스크에서/여 후보들의 토로 기피증>(5/16 https://bit.ly/2L4wENC)이라는 기자 칼럼에서 “민주당 후보들은 ‘부자 몸조심’하듯 토론회를 기피하고 있다”면서 “이 후보는 ‘혜경궁 김씨 의혹’ ‘형수 욕설 파문’ 등이 거론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이 역력하다”고 언급했습니다.


경향신문과 동아일보는 해당 내용을 모니터 기간 내에 다루지 않았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8년 5월 14일~5월 17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끝>
문의: 유민지 활동가(02-392-0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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