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선거 기간 내내 '드루킹'만 보도, '깜깜이 선거' 부추기는 방송 언론
등록 2018.05.16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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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전국지방선거 미디어감시연대는 2018년 5월 4일부터 5월 10일까지 7일 간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4사와 보도전문채널 YTN‧연합뉴스TV까지 총 5개 방송사의 33개 시사토크 프로그램(YTN의 경우 뉴스 대담)이 다룬 선거 관련 주제를 분석했다. 양적 분석을 중심으로,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종편‧YTN 시사토크 프로그램이 어떤 이슈에 집중하고 있는지, 보도 태도에 편파성이나 왜곡은 없는지 살펴보기 위한 목적이다. 모니터 대상 프로그램은 아래 표와 같다.

 

방송사 모니터 대상 프로그램 프로그램 수
채널A <뉴스뱅크> <뉴스스테이션> <뉴스TOP10> <신문이야기 돌직구쇼+> <정치데스크> <토요랭킹쇼> <시사포커스> <선데이 모닝쇼> <일요매거진> 9
MBN <아침&매일경제> <뉴스와이드> <뉴스파이터> <뉴스BIG5> <뉴스&이슈> <시사스페셜> 6
TV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 <이것이 정치다> <뉴스현장> <보도본부 핫라인> 4
JTBC <뉴스현장> <정치부회의> 2
YTN <뉴스타워> <정찬배의 뉴스톡> <뉴스N이슈> <뉴스인> <뉴스Q> <뉴스통> <뉴스나이트> <뉴스와이드>(10, 12, 15, 18) 8
연합뉴스TV <뉴스20> <뉴스일번지> <뉴스포커스> <정정당당> 4
총 종편 4사 및 보도전문채널 YTN연합뉴스TV, 33개 프로그램, 201854~510일까지 7일 간

△ 종편‧보도채널 시사‧보도 대담 중 선거 관련 방송 분석 개요 Ⓒ민주언론시민연합

 

선거 방송 비중 제자리 찾았지만…여전히 ‘정책‧후보검증’ 없다
모니터 기간 중 지방선거 이슈를 다룬 시간은 총 2,167분이다. 총 방송시간 6,898분(프로그램 당 50분~1시간 10분) 중에서 선거 관련 이슈의 비중은 31.4%로 지난 주(4/25~5/3) 13.9%에서 2배 이상 증가했다. 남북 정상회담 일정이 포함되어 있었던 지난 주 분석(4/25~5/3)에서 정상회담 특집이 구성되고, 정상회담 보도 및 대담 비중이 대부분을 차지해 13.9%까지 떨어졌던 선거 방송 비중이 다시 제자리를 찾은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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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둘째 주부터 5월 둘째 주까지 한 달간 종편‧보도채널의 선거 방송 비중 변화를 보면 선거를 두달여 남겨뒀던 4월 2주차에 12%에 그쳤던 선거 이슈 비중은 드루킹 사건이 처음 보도된 4월 3주차에 36.5%로 치솟았고 이후 4월 4주차에도 37.4%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가 남북 정상회담이 포함된 5월 1주차에 다시 13.9%로 떨어졌다. 5월 2주차 분석에서는 선거 방송 비중이 다시 31.4%로 증가했고 이는 방송사들이 특별한 대형 이슈가 없는 한, 꾸준히 지방선거를 30%대 비중으로 다룬다는 의미이다.

 

선거 관련 방송시간  2,167 전체 방송시간 6,898 선거 비중 31.40%
지방선거 선거 관련 아이템 분석
주제 구분 시간 비율 내용
정당논란 정부여당 1,234 56.90% 김성태 드루킹 특검 요구 단식/ 김경수 경찰조사 등 드루킹 수사내용/ 은수미 운전기사 관련 논란/ 혜경궁 김씨 비판 광고 논란
야당 191 8.80% 홍준표 막말 논란/ 바른미래당 공천 갈등
여야 25 1.20% 각 당 후보자 논란/ 여야 공천 갈등
단순행보 여당 4 0.20% 최재성 이색 선거운동/ 민주당 지역별 결의대회 일정
야당 32 1.50% 자유한국당 선대위 구성/ 이완구 불출마 선언 후 행보/ 자유한국당 김태호 경남지사 후보 출정식/안철수 선대위 출범/ 민평당 민영삼 전남지사 후보 공천/ 바른미래당 손학규 선대위원장 위촉
여야 30 1.40% 경남도지사 후보 관훈 토론회
판세분석 여당     -
야당 18 0.80% 김문수-안철수 단일화 가능성/ 서울시장 야권 후보 여론조사/ 바른미래당 지지율 하락 추세
여야 75 3.40% 송파을 최재성-배현진 경쟁구 / 서울시장‧경남도지사 여론조사 추이/ 수도권 3자 대결구도/ 정상회담의 선거 영향/ 정당별 지지율/ 후보 사라진 선거 판세
정책‧공약 4 0.20% 보수후보들의 포퓰리즘 정책/ 충남지사 자유한국당‧더불어민주당 후보 공약 소개/ 정당별 지방선거 대표공약 유무(이상 JTBC)
개헌     -
기타 554 25.60% 김성태 단식 농성 중 폭행/ 5월 국회 파행 시 재보궐 선거 연기 가능성/ 역사교과서 이념 논란(자유한국당 보수 이념 논쟁)
2,167 100%  

△ 5월 둘째 주 종편 4사‧보도채널의 시사‧보도 대담 중 선거 관련 주제 분석(5/4~5/10) ⓒ민주언론시민연합

 

5월 2주차 분석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그간 1~7% 비중에 그쳤던 ‘기타’ 주제가 25.6%까지 폭증했다는 것이다. 이는 5월 5일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불의의 폭행을 당한 사건을 각 방송사가 집중적으로 다룬 영향이다. 


지난 한 달 간 방송사들이 꾸준히 유지했던 ‘여당은 논란, 야당은 행보’ 경향도 갈수록 옅어지는 추세다. 4월 3주차부터 4주차까지 2주 동안 드루킹 사건 및 김경수 의원의 연루 의혹을 중심으로 ‘정부‧여당 논란’만 80% 이상의 비중으로 다뤘던 방송사들은 정상회담이 있었던 5월 1주에 63.1%, 5월 2주엔 56.9%로 ‘정부‧여당 논란’ 비중을 점차 줄여가는 모양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봤을 때 여전히 ‘정부‧여당 논란’은 여타 수많은 선거 이슈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야당 논란’은 8.8%에 그쳐 차이가 컸다. ‘집권당 프리미엄’으로 여당이 집중 견제를 받을 수밖에 없고 드루킹 사건 및 은수미 성남시장 후보 운전기사 논란 등 파문이 컸던 논란이 모두 여당에서 발생했다는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한 배경을 감안하더라도 선거 보도‧대담의 대부분이 오로지 ‘정부‧여당 논란’ 중심으로만 이뤄지는 현실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자극적인 ‘정부‧여당 논란’만 다루면서 선거 보도의 필수 요소인 정책 이슈와 후보자 검증이 아예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이번 5월 2주차 분석에서도 ‘정책‧공약’은 단 4분에 그쳤으며 이마저도 JTBC 홀로 방송한 것이다. 이런 현상으로 인해 이번 지방선거가 ‘이슈 없는 선거’, ‘깜깜이 선거’로 전락할 가능성은 더 커지고 있다. 유권자‧후보자 중심으로 선거 이슈를 선도해야 할 언론의 역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TV조선이 압도적이었던 ‘정부‧여당 논란 편향성’, 이번엔 YTN
 방송사별로 선거 방송의 주제 구성을 살펴보면, 일정한 변화가 엿보인다. 그간 ‘정부‧여당 논란’ 비중에서 타사를 압도했던 것은 늘 TV조선이었으나 5월 2주차에서는 YTN이 단연 두드러졌다. TV조선은 4월 3주차부터 꾸준히 ‘정부‧여당 논란’, 특히 드루킹 사건을 80% 이상의 큰 비중으로 다뤘고 타사가 비중을 크게 줄인 5월 1주차에도 홀로 88.6%의 압도적 비중을 보인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분석에서는 YTN이 476분의 선거 방송 중 72.7%에 해당하는 346분을 ‘정부‧여당 논란’에 할애해 가장 비중이 컸고 그 346분은 모두 ‘드루킹 사건’이었다. TV조선은 90%에 달했던 ‘정부‧여당 논란’ 비중이 69.6%까지 떨어졌다. 물론 여전히 압도적인 비율이기는 하나 수치상으로는 20% 정도 감소한 것이다. 경찰 조사가 본격화되고 TV조선 스스로가 보도하고 있는 것 외에는 추가적인 의혹이 잦아들면서 TV조선도 드루킹 사건만을 다룰 수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YTN의 경우 비단 ‘정부‧여당 논란’의 비중만 눈에 띄었던 것도 아니다. YTN의 전체 선거 방송 주제 구성은 ‘정당 논란’과 ‘여야 판세분석’, ‘기타’ 항목으로만 이뤄졌다. ‘정당‧후보별 행보’나 ‘여야 별도의 판세분석’, ‘정책‧공약’은 아예 다루지 않은 것이다. 이렇게 선거 이슈의 다양성을 확보하지 않은 방송사는 YTN과 TV조선뿐이다. TV조선은 ‘정당별 논란’과 ‘기타’ 외에 아무 것도 다루지 않아 그나마 ‘여야 판세분석’이라도 30분 간 다뤘던 YTN보다 더 단편적인 태도를 보였다.

 

  TV조선 MBN 채널A JTBC YTN 연합뉴스TV
전체 방송시간 1,150 1,770 1,434 703 1,326 515 6,898
선거 관련 방송 시간 349(30.3%) 531(30%) 423(29.5%) 204(29%) 476(35.9%) 184(35.7%) 2,167(31.4%)
정당 논란 243(69.6%) 202(38.1%) 240(56.7%) 94(46.1%) 346(72.7%) 109(59.2%) 1,234(56.9%)
17(4.9%) 42(7.9%) 52(12.3%) 14(6.9%) 43(9.0%) 23(12.5%) 191(8.8%)
여야   2(0.4%)   7(3.4%) 4(0.8%) 12(6.5%) 25(1.2%)
단순 행보     3(0.7%) 1(0.5%)     4(0.2%)
  5 (0.9%) 7(1.7%) 10(4.9%)   10(5.5%) 32(1.5%)
여야   3(0.6%) 8(1.9%) 19(9.3%)     30(1.4%)
판세 분석              
야    14 (2.6%) 2(0.5%) 2(1%)     18(0.8%)
여야   7(1.3%) 11(2.6%) 7(3.4%) 30(6.3%) 20(10.8%) 75(3.4%)
정책‧공약       4(2%)     4(0.2%)
개헌              
기타 89(25.5%) 256(48.2%) 100(23.6%) 46(22.5%) 53(11.2%) 10(5.5%) 554(25.6%)
349 531 423 204 476 184 2,167

△ 5월 둘째 주 종편 4사‧보도채널의 시사‧보도 대담 중 방송사별 선거 관련 주제별 분석(5/4~5/10) ⓒ민주언론시민연합 

 

또 ‘드루킹’? 지방선거 이슈는 ‘드루킹’ 뿐인가
‘정부‧여당 논란’의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는 하나, 여전히 그 비중이 타 이슈에 비해 압도적인 점, ‘정부‧여당 논란’의 대부분이 ‘드루킹 사건’으로 채워지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총선‧대선 등 비교적 대중적 인지도 및 관심이 지방선거보다 큰 선거의 경우, 대부분의 보도‧대담가 지지율 비교 등 단순한 판세분석 및 후보 행보로 채워져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그러한 판세분석‧후보행보마저 ‘드루킹 사건’이 완전히 잠식한 상태이다. 5월 2주차에 ‘정부‧여당 논란’의 대부분이 여전히 ‘드루킹 사건’이라는 사실은 ‘이슈 없는 지방선거’를 언론이 부추기고 있음을 방증한다. 


‘정부‧여당 논란’만 72.7%나 다뤄 비중이 가장 컸던 YTN의 경우 해당 주제의 모든 소주제가 ‘드루킹 사건’이었으며 이는 연합뉴스TV‧JTBC도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TV조선‧채널A‧MBN은 ‘정부‧여당 논란’에서 △은수미 성남시장 후보 운전기사 논란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 지지자 트위터 논란 △민주당 공천 갈등 등 다른 이슈를 조금씩이나마 다뤘다.

 

 

정부여당 논란

방송 시간

정부‧여당 논란주제 구성
TV조선 177 드루킹 의혹 경찰조사 및 여야 특검 갈등(김성태 단식 포함)
/ 은수미 운전기사 논란/ 08_hkkim 트위터 계정 논란
MBN 142 드루킹 의혹 경찰조사 및 여야 특검 갈등(김성태 단식 포함)
/ 민주당 공천 잡음/ 08_hkkim 트위터 계정 논란
채널A 240 드루킹 의혹 경찰조사 및 여야 특검 갈등(김성태 단식 포함)
/ 은수미 운전기사 논란/ 08_hkkim 트위터 계정 논란
JTBC 94 드루킹 의혹 경찰조사 및 여야 특검 갈등(김성태 단식 포함)
YTN 319 드루킹 의혹 경찰조사 및 여야 특검 갈등(김성태 단식 포함)
연합뉴스TV 105 드루킹 의혹 경찰조사 및 여야 특검 갈등(김성태 단식 포함)

△ 종편‧보도채널의 ‘정부‧여당 논란’ 주제 구성 비교(5/4~5/10) ⓒ민주언론시민연합 
 

‘김경수 조사 후 귀가, 모텔서 영아 사체 발견’? 연합뉴스TV의 ‘황당 자막’
이렇듯 방송사들은 여전히 ‘드루킹 사건’으로만 지방선거 보도‧대담을 채우고 있는데, 그러다보니 방송 사고에 가까운 왜곡‧편파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여당 논란’을 모두 ‘드루킹 사건’으로 채운 3개 방송사 중 하나인 연합뉴스TV는 김경수 의원을 ‘영아 사체 발견 사건’과 나란히 보도하는 기행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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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5월 연합뉴스TV <뉴스17>의 김경수 후보 관련 보도 자막

 

연합뉴스TV <뉴스17>(5/5)은 김경수 의원 소환 조사 후 귀가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김경수, 조사 후 귀가…포항 모텔서 영아사체 발견>이라는 자막을 내보냈다. 완전히 별개인 사안, 심지어 지방선거 이슈를 모두 잠식한 ‘드루킹 사건 김경수 연루 의혹’을 ‘포항 영아 사체 발견 사건’과 병기한 것이다. 자막이 나간 후 뉴스 대담이 이뤄졌는데 ‘김경수 의원 조사 후 귀가’와 ‘포항 영아 사체 발견’은 함께 다뤄지거나 연이어 다뤄지지도 않았다. 김경수 의원 소환 조사 소식을 먼저 전한 서태강 앵커는 김수강 기자와 대담을 나눴는데, △김성태 단식 중 피습, △“비행기에 폭탄” 허위 신고 △광주 집단 폭행 ‘공분’ 확산을 주제로 대화를 나눈 뒤 마지막 꼭지에 이르러서야 포항 모텔서 영아 사체 발견 소식을 다뤘다. 연합뉴스TV의 이러한 보도 태도는 김경수 의원과 포항 영아 사체가 무언가 연관이 있다는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에 매우 부적절하다. 의도와 관계 없이 지방선거 특정 후보에 부정적 이미지를 덧씌우는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 이는 지난 4월 19일, 시청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던 YTN의 ‘김경수 압수수색 오보’만큼이나 황당한 사례이다. 

 

아직도 ‘십알단’을 ‘문 대통령 지지그룹’에 비유하는 TV조선
연합뉴스TV가 김경수 의원 소환 조사 등 새로 발생한 이슈로 왜곡 보도를 냈다면, TV조선은 4월 14일 ‘드루킹 사건 김경수 의원 연루 의혹’이 처음 보도된 시점에 많은 언론들이 쏟아냈던 왜곡 보도를 아직도 반복하고 있다. ‘드루킹 사건’에 김경수 의원이나 민주당 또는 문재인 대선 캠프가 연루되었다는 명확한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이 사건을 무조건 ‘십알단’ 등 범죄 혐의가 확인된 과거 사건과 동일시하는 것이다. 


TV조선 <이것이정치다>(5/10)은 드루킹 사건 관련 경찰의 발표 내용을 전하던 중 경찰이 확보한 USB가 ‘초뽀’라는 ID를 가진 경공모(경제적공진화모임) 회원이 ‘달빛기사단’(문재인 대통령 지지 그룹) 출신임을 거론했다. 이에 김미선 기자는 “달빛기사단으로 댓글을 달면 괜찮은거죠, 이걸 달면. 그러니까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단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스스로를 대통령을 지키는 기사단이라고 지칭하면서 온라인에서 강한 지지성향을 보입니다”라고 달빛기사단을 설명했다. 여기까진 문제가 없으나 다음 질문에서 대담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윤정호 앵커는 “댓글 단다든지 선플 단다든지 지지활동을 했던 그런 분들일텐데, 이전에도 또 있었죠. 우파라고 그럴까요? 그 쪽에서 좀 나오지 않았습니까?”라고 물었고 김미선 기자가 “그럼요. 계보가 있습니다. 바로 십알단”이라 답했다. 이어서 “지난 대선 전에 팟캐스트 나꼼수가 일부 대형 교회 교인들이 선교 활동이 아니라 보수 정치 공세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이 사람들은 십자군 아르바이트단, 십알단이라 부르자 이렇게 해서 십알단이 생겨났습니다”, “보수 성향 지지자들은 스스로 ‘십만 알리기 단이다. 그래서 우리는 십알단이다’라고하면서 십알단이라는 용어를 그때부터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TV조선 논리대로라면 온라인에서 대통령 지지만 해도 불법 
이는 명백한 왜곡이다. ‘십알단’과 ‘달빛기사단’을 ‘같은 계보’로 동일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십알단’의 경우 ‘달빛기사단’처럼 자생적인 온라인 지지 그룹이 아니라,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이 직접 임명장까지 수여하며 ‘댓글 활동’을 지원했던 불법 외곽조직이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십알단을 운영했던 윤정훈 목사에게 ‘불법 선거사무실’로 판단해 선거법 위반(유사기관 설치 금지) 혐의로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바 있다. 이와 달리 ‘달빛기사단’은 이렇다 할 실체도 없는 일련의 ‘온라인 지지자들의 자발적인 모임’이다. 


드루킹의 경우 상근자까지 두고 급여를 주며 댓글활동을 벌인 정황이 포착되어 많은 언론이 ‘십알단’과 비유하지만, 민주당이나 김경수 의원의 개입이 드러나지 않는 이상 새누리당 선대위가 임명장까지 뿌렸던 십알단과 동일시 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요컨대 TV조선은 경공모 회원 중 한 명이 ‘달빛기사단’ 활동을 했다는 단편적 근거 하나만으로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수많은 시민들을 ‘불법’의 상징인 십알단으로 매도한 것이다.

 

‘김경수 옷이 파란색이니 황제 출두’? 채널A의 기상천외한 ‘의혹 부풀리기’ 
새로운 의혹보다는 경찰의 조사 결과로 사태가 진행되는 추이로 들어서자 황당한 논리로 억지 주장을 펼치는 방송도 발견됐다. 채널A <정치데스크>(5/4)는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 소환 조사를 받은 김경수 의원의 의상 색깔을 ‘황제 출두’라는 자유한국당 비판과 연결시켰다. 실로 마법과 같은 논리이다. 


채널A 강병규 기자는 “김경수 의원의 옷을 좀 보면요. 검은색이 아닙니다. 파란색 옷을 입고 나왔는데 보통 참고인이든 피의자든 어떤 검은 옷을 입으면서 나오잖아요. 그러니까 색깔을 파란색으로 그러니까 어떤 당색, 당의 색깔이기도 하고 성공을 의미하는 뜻이기도 하니까 그 동안의 그런 전형적인 그런 출석의 의상을 좀 벗어난 의상을 입고 나왔다”라고 운을 뗐고 이어서 “한 번도 고개를 숙이지 않은 상태로 말을 이어갔고 기자가 먼저 질문을 하니까 그 말을 자르고 ‘제가 먼저 말씀해도 되겠습니까’라면서 오히려 먼저 선제적으로 말을 하는듯한 당당한 모습을 보였는데 장제원 자유한국당 대변인이 이런 논평을 냈습니다. ‘오만방자한 황제출두다. 본인이 개선장군이 아니라 여러 의혹을 받고 있는 당사자인데 이렇게 당당하게 오히려 말까지 잘라가면서 출두를 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라고 덧붙였다. 강병규 기자의 논리 흐름을 보면 “△김경수 의원의 옷이 성공을 의미하는 파란색이라 이례적이다 → △김 의원이 고개도 숙이지 않고 기자 질문도 잘랐다 → △이에 자유한국당은 ‘황제 출두’라 비판했다”로 요약할 수 있다. 


채널A의 이런 보도 태도는 아마추어적인 짜깁기에 가깝다. 일단 김경수 의원이 파란색 옷을 입었다는 지적은 무의미한 ‘비판을 위한 비판’이다. 김경수 의원 뿐 아니라 박근혜 전 대통령도 지난해 검찰 출석 당시 파란색 의상을 입은 바 있다. 검경의 조사 시 반드시 검은색 옷만 입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 것도 아니다. 또한 자유한국당은 김 의원을 강하게 비판하며 ‘황제 출두’라는 용어도 썼으나 채널A가 주장한 ‘파란색 옷’은 거론한 적이 없다. 채널A가 스스로 발명한 ‘비판 논거’를 자유한국당도 주장한 것처럼 끼워 넣은 것이다. 결과적으로 채널A는 자유한국당이 내놓지도 않은 ‘김경수 의원 파란 옷 입었으니 황제 출두’라는 황당 주장을 자유한국당의 입을 빌려 펼친 것이다. 

 

*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끝>
문의 이봉우 활동가(02-392-0181) 
정리 김규명‧엄재희‧임동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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