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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행복하다’ 문자에 ‘나라걱정이나 하라’ 쏘아붙인 조선26일 조선일보는 문재인 후보가 민주당 대의원들에게 보낸 격려문자 속 ‘행복하다’는 구절을 트집 잡았습니다. 동아일보는 이틀 연속 ‘권양숙 여사 친척 채용 특혜 의혹’을 지면을 통해 소개했습니다.
1. 오늘의 유감 선거 보도 ① 문재인 ‘대의원 격려문자’에까지 시비 거는 조선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지난 24일 대의원들에게 “요즘 행복합니다. 동지애가 눈에 보이고 소리로 들린다” “당이 당으로 느껴지고 승리가 피부로 느껴진다. 승리를 확신한다” “애써주시는 노고가 눈물겹다” “땀과 눈물, 헌신에 감사드린다” “남은 15일, 하루하루 긴장하고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는 내용의 격려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합니다. 사실 선거를 앞둔 캠프에서 대선승리를 다짐하고, 고생하는 구성원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것은 특별한 일은 아닙니다.
△ 문재인 후보가 민주당 대의원들에게 보낸 ‘행복하다’는 문자에
뜬금없이 ‘지금이 행복할 때냐’고 트집 잡은 조선(4/26)
그런데 이에 대한 조선일보의 반응이 좀 흥미롭습니다. 조선일보는 26일 무려 해당 사안을 지적하는 사설을 내놓았는데요. <사설/문 후보, 행복해하기 앞서 나라 걱정에 밤잠 설치길>(4/26 https://goo.gl/JirCZ3) 속 주장은 ‘지금이 행복하다는 말이나 할 때냐’는 것으로 요약됩니다. 일단 “당선이 유력한 대선 후보가 행복한 기분을 공개 표명할 정도로 나라 안팎 사정이 여유롭지 않”고 “(문 후보에 대해)불안감을 가진 국민이 여전한데 문 후보가 ‘행복하다’고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지요. 해당 사설은 “국민은 대선 후보로부터 ‘행복하다’가 아니라 빈말이라도 ‘나라 걱정에 밤잠을 설친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 문 후보는 지금부터라도 언행 하나하나에 신중하길 바란다”는 지적으로 마무리됩니다.
문 후보가 국민 전반을 향해 ‘대통령이 될 것 같아서 행복하다’고 외친 것도 아니고, 민주당 대의원들의 헌신적 지원에 대한 일종의 감사 표현으로 ‘행복하다’는 문자를 보낸 것인데 이를 두고 ‘나라 걱정이나 하라’ 지적하는 것은 과도한 트집잡기일 뿐이지요. 조선일보야 말로 나라 안팎 사정이 여유롭지 않은 이 시점에 사설로 이런 지적이나 하고 있어서야 되겠습니까?
2. 오늘의 유감 선거 보도 ② ‘3당 반문연대’, ‘연정 연습’으로 치라는 동아
문재인 후보 집권 저지를 위한 ‘3당 연대’에 대해, 현재 동아일보는 그 어떤 매체보다 노골적인 응원을 보내고 있습니다. 26일만 해도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각각 5건, 경향신문 4건, 한겨레와 한국일보는 각각 3건의 기사에서 ‘단일화’를 언급했는데요. 동아일보는 이날 1면 머리기사인 <‘반문 단일화’ 복잡한 3차 방정식>을 포함해, 총 7건 기사에서 ‘단일화’를 언급하며 해당 사안에 큰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특히 사설 <사설/보수중도 단일화 논의에서 짚어봐야 할 것들>(4/26 https://goo.gl/DuLPxD)에서는 그야말로 ‘필사적으로’ ‘연대 명분’을 제시하려 했는데요. 동아일보는 “보수·중도 단일화 논의가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정치현상”이라는 주장이나 “유권자 사이에 이런(문재인 후보 안보관에 대한) 불안이 엄존하는 한 3당은 이에 반응해야 할 정치적 의무가 있다”는 주장을 넘어, “누가 당선돼도 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단일화 논의를 통해 ‘연정 연습’을 하는 것이 대선 이후 국정 안정을 위해서도 나쁘지 않”다는 주장까지 펼쳤습니다.
그러나 대선은 유권자로부터 심판과 선택을 받기 위해 열리는 것이지, 정치세력들이 이후 ‘집권을 위한 이합집산 연습’을 하기 위해 열리는 것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정책과 지지기반이 모두 다른 세 정당이 ‘문재인 당선을 막겠다’는 목표 하에 일시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대체 이후 연정에 무슨 연습이 된다는 것인지 의문인데요. 유권자를 어지간히 우습게보지 않고서야 이런 말을 할 수는 없는 것이겠지요.
중앙일보 강찬호 논설위원은 <대선읽기/대선의 마지막 남은 변수>(4/26 강찬호 논설위원 https://goo.gl/Z49ONc)를 통해 “안철수의 살 길”이라며 “적어도 탄핵에 찬성한 개혁보수인 바른정당과는 집권 시 연대할 수 있다는 의지를 공식 표명해야 한다”고 종용했는데요. 명분은 “정치는 이상과 현실의 조화다. 현실감각 없이 보수의 마음을 얻기는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중앙일보는 또한 <사설/보수 후보 단일화에서 원칙과 명분 있어야>(4/26 https://goo.gl/3aQ0zA)에서는 “단일화 주장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지금 보수층은 문 후보의 대북·안보관에 큰 불안감을 보이고 있다”고 단일화 논의의 정당성을 강조한 뒤 짐짓 “단일화에도 원칙과 명분이 있어야 하며” “최종 선택은 후보 본인에게 맡겨야 한다”는 단서조항을 달았습니다.
조선일보의 경우 <사설/대선 막판에 다시 떠오른 ‘단일화’ 문제>(4/26 https://goo.gl/DESRac)를 통해 “친노·친문 세력으로 상징되는 배타적 증오 정치와 패권주의를 반대한다는 것은 중요한 명분일 수 있지만 이것 하나만으로 후보 단일화를 한다면 국민이 고개를 끄덕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중앙일보와 마찬가지로 ‘명분’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최소한 사드, 북한 정권과 남북 관계에 대한 인식, 대북 제재 등 안보 핵심 주제에 대한 이견 조정이 선행되지 않으면 ‘억지 단일화’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지요.
조선일보는 사설 말미에는 “차라리 국민의 지지를 얻는 데 각자 최선을 다하고 단일화는 국민이 투표로 하는 것이란 자세를 갖는 것이 더 당당할지 모른다”는 지적을 덧붙이기도 했는데요. 전날 김대중 고문이 “보수가 합치는 것은 해볼 가치가 있다” “이것을 위해 양당의 리더들이 막후에서 만나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는 ‘명분을 잘 만들어서 단일화하라’는 주장의 ‘강한 표현’ 정도로 보입니다. 혹은 3당 단일화가 실패로 돌아간다고 해도 보수 후보들에게 ‘단일화 실패’라는 딱지가 붙지 않도록 ‘여지’를 남겨두려는 작은 배려일 수도 있겠지요.
반면 경향신문과 한겨레, 한국일보는 이날 일제히 사설을 내고 3당 연대 논의 자체를 거세게 비판했는데요.
이를테면 경향신문은 <사설/후보 사퇴시키고도 도로 한국당과 합치자는 저질 정치극>(4/26 https://goo.gl/ypqwtX)에서 “김무성 의원과 바른정당은 단일화 협잡을 중단해야 한다. ‘반문재인 연대’의 재추진은 정치적 자살행위다. 표는 유권자가 갖고 있고, 유권자는 우둔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고요.
한겨레는 <사설/창당 정신 무너뜨린 바른정당의 ‘단일화’ 제안>(4/26 https://goo.gl/m7Cbxe)에서 “명분도 실리도 가능성도 별로 없는 얄팍한 노림수일 뿐” “결과적으로 난파 직전의 배에서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각자도생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한 꼴”이라는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한국일보 역시 <사설/바른정당, 의원직 내놓고 보수단일화 얘기하라>(4/26 https://goo.gl/Sdui3Q)에서 “이념이나 정책의 공감대 없이 오직 ‘반문, 반좌파’라는 정치공학적 고려에 의해 이런 논의가 진행되는 것은 설득력이 없고 실현가능성은 더더욱 없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라며 “아무리 처지가 어렵다고 해도 이런 논의를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전개하는 것은 유권자에 대한 예의도 아니”라는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3. 오늘의 유감 선거 보도 ③ 권양숙 여사 관련 의혹 반복하는 동아
동아일보는 국민의당 측이 24일 제기한 ‘권양숙 여사의 9촌 친척으로 추정되는 권모 씨 등에 대한 고용정보원 특혜 채용 의혹’을 6개 일간지 중 유일하게 25일과 26일 연속으로 지면에 다룬 매체입니다. 국민의당 측의 일방적인 의혹을 부각한 25일자 보도의 문제점은 지난 브리핑에서 이미 짚어보았는데요. 26일자 보도는 여기에 노무현 재단과 민주당 측이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을 덧붙여 놓았을 뿐, 그 외에는 사실상 같은 내용을 반복해 말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동아일보는 25일자 기사 <“고용정보원, 권양숙 친적 등 10명도 특혜채용”>(4/25 장관석 기자 https://goo.gl/hGdPEL)에서 “본보는 휴대전화로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권 씨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고용정보원 관계자는 ‘권 씨는 출장 중이다. 그가 권 여사의 친척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말했는데요. 26일자 기사 <국민의당-노무현재단 ‘채용특혜 의혹’ 충돌>(4/26 장관석 기자 https://goo.gl/YjS9Ra)에서도 동아일보는 “고용정보원 관계자는 ‘권 씨가 나는 권 여사의 친척이 아니다라고 했다’고 전했다. 권 씨는 휴대전화를 꺼두거나 응답하지 않았다”며 이미 전날 기사에서 했던 말을 그대로 반복했습니다.
동아일보는 권재철 전 고용정보원장이 전화 통화를 통해 의혹을 부인했다는 사실도 이틀 연속으로 반복해 말했습니다. 25일 기사 속 “권 전 원장은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제 양심을 걸고 말할 수 있다. (의혹이 제기된) 권 씨는 권 여사의 친척이 아니다’며 ‘이름이 거명된 인사들이 법적 대응을 검토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구절이나 26일 기사 속 “권 전 원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이 사건의 본질은 (준용 씨) 아버지하고 제가 근무를 같이 했다는 것일 뿐’이라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는 구절은 결국 ‘권 전 원장은 이번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는 것으로 요약되는데요. 이는 사실상 전날 기사를 복사해서 붙여놓은 뒤, 살짝 표현만 바꿨다는 인상을 줍니다.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이틀 연속 보도해야 할 이유가 있는 것인지 의문인데요. 이는 결국 일종의 흑색선전이라고 생각될 뿐입니다.
4. 오늘의 미보도
■ TV토론회 속 ‘동성애 찬반 공방’, 중앙만 미보도
25일 한국정치학회와 JTBC·중앙일보가 주최한 대선 후보 합동토론회에서 홍준표 후보가 문재인 후보에게 “동성애에 반대하는 것이냐”는 질문을 내놓았는데요. 이에 대해 문재인 후보가 “반대한다”고 답변해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이를 지면에 보도하지 않은 것은 중앙일보뿐입니다. 토론회 당시 심상정 후보는 해당 공방에 대해 “동성애나 성적 지향은 찬성과 반대하는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정체성이다”라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는데요. 조선일보는 홍준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공방만을 전달했을 뿐, 삼상정 후보의 일침은 소개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