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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카부터 미국 만화까지, 채널A에겐 ‘한반도 전쟁설’의 근거
등록 2018.02.27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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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동계올림픽이 25일 폐막식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이번 올림픽은 북한의 참여와 대대적인 대화 공세로 그 어느 때보다 세계적 귀추가 주목된 대회였습니다. 개막식 당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 폐막식에 참석한 김영철 통일전선부장과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의 접촉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이기도 했습니다. 결국 북미 간 접촉은 없었으나 북측은 문재인 대통령에 방북을 요청하고 “북미대화 용의 있다”고 밝혔으며 한미 양국도 북한의 비핵화 노력을 전제로 한 대화에 수긍해, 긴장 완화의 계기가 됐다는 분석입니다. 


물론 여전히 과제는 많습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북한과 거래한 제3국 선박 및 기업까지 포함하는 역대 최대 규모 독자 제재를 선언하면서 “효과 없으면 2단계도 고려”라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그동안 반복됐던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과장 화법’이라는 평가도 있으나 미국이 여전히 고강도 대북 압박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한국 정치권에서도 잡음이 일고 있습니다. 특히 김영철 부장의 방남에 자유한국당 등 보수야권은 민감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자유한국당은 22일 논평을 시작으로 ‘체포 및 사살’을 요구하며 문재인 정부를 “무뇌아적 정부”라 맹비난했고 24일엔 북측 고위급 대표단 방남 경로인 통일대교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이에 민주당이 “2014년 남북 비공개 군사접촉 당시 김영철 부장이 북측 수석대표로 남측에 내려오자 자유한국당 전신 새누리당은 기대감을 표한 바 있다. 내로남불 논리”라 반박하며 논란은 정치권 갈등으로 번졌습니다. 

 

자유한국당의 ‘막말 비방’, 측면 지원하는 채널A
김영철 방남을 두고 여야가 갈등을 겪는 가운데, 언론 역시 양분됐습니다. 특히 조선일보는 23일 1면 톱보도를 “이번엔 ‘천안함 폭침 주범’이 평창 온다”는 제목으로 장식했고 26일 사설에서 “전시(戰時) 같으면 우리 군이 발견하는 대로 처단해야 할 대상”이라 힐난하는 등 자유한국당과 같은 입장에 섰습니다. 요컨대 자유한국당과 조선일보 등 이른바 보수세력의 주장은 ‘천안함 폭침 배후 김영철 방남을 허용한 문재인 정부 방침은 이적행위’라는 겁니다. 자유한국당은 “대한민국을 배신한 이적행위”, “주사파가 득세한 청와대”, “무뇌아적 정부” 등 원색적 용어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평화를 위한 유일한 경로인 남북 대화 및 북미 대화의 가능성이 가까스로 수면 위로 떠오른 상황에서 이런 비판은 공당의 공식 입장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2014년 10월 남북 간 비공개 군사접촉 당시에도 김영철 부장이 북측 대표로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 넘어온 바 있고 당시엔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 조선일보 등 이른바 보수언론 역시 모두 기대감을 표했기 때문에 모순이라는 반론도 있습니다. 


그러나 채널A는 보도·시사 프로그램을 동원해 사실상 자유한국당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채널A <정치데스크>(2/23)는 총 30여 분 간 ‘김영철 방남’을 다루면서 무려 17분을 자유한국당 주장에 할애하고 여권의 반론은 고작 5분만 다루면서 편파성을 노골화했습니다.

 

보도·대담 제목(자막) 보도·대담 주요 내용 대담 세부 내용 시간
<이방카, 대한항공 타고 인천공항 도착> 이방카 입국 현장 및 방한 일정 현장 연결 25
<보수 야당, 북한 김영철 방남 저지 총공세> 김영철 방남 관련 야당 입장 김성태·김무성 발언 영상 17분
김영철 도발 행각 및 과거 위협 발언
통일부 입장 관련 비판 여론
천안함은 북한 폭침
천안함 유족 인터뷰
<민주당 김영철 환영”> 김영철 방남 관련 여당 입장 추미애‧우원식 발언 영상 5분
여당 입장 비판 및 반박
<조명균, 김영철 미 제재 오른 것 파악 못해> 22일, 국회 전체회의에서 이주영 자유한국당의 통일부 비판   7분
<문 대통령, 과거 천안함 침몰이라 표현> 문 대통령 천안함 관련 표현 변화  
<이방카와 함께 트럼프 메시지들고 온 2?> 이방카 수행원 및 방한 일정 현장 연결 4

△ 채널A <정치데스크>(2/23) 보도·대담 내용 요약 ⓒ민주언론시민연합

 

채널A는 여야 입장 외에 다른 이슈에서도 ‘자유한국당의 통일부 비판’, ‘문재인 대통령 과거 천안함 침몰 표현 논란’ 등 현 정부‧여당을 비판하는 내용을 7분 추가해 사실상 방송 내내 자유한국당을 대변했습니다. 또 하나 특이한 점은 채널A 기자들이 유독 여당 입장을 전할 때는 비판과 반박을 덧붙였다는 겁니다. 자유한국당 입장을 다룰 때는 볼 수 없는 장면입니다. 채널A는 자유한국당 입장을 다루면서 ‘2009년 7월 디도스 공격, 2009년 11월 황장엽 암살’ 등 김영철 부장의 도발 행각 및 대남 위협 발언을 영상으로 보여주고, 천안함 폭침의 배후에 김영철 부장이 있다는 점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주장하는 등 그 논지를 강화하는 데 역점을 뒀습니다. 

 

“2014년과 지금은 다르다”? 조선‧동아의 ‘궤변 콜라보’
이렇게 일방적으로 자유한국당을 대변한 채널A <정치데스크>(2/23) 보도‧대담 내용 중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여당 입장을 반박하는 부분입니다. 


앞서 자유한국당의 입장을 전할 때 진행자 이용환 앵커와 하종대 동아일보 부국장은 “(천안함 사건이)북한의 소행이고 대남총책, 모든 도발의 총책을 (김영철이)맡고 있었다”는 것만이 “주범이라는 추정의 근거”임을 말하면서도, 결국 “그 사람이 주범이라고 보는 건 일반적인 상식적인 차원에서 맞다”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이는 자유한국당 등 ‘북한의 천안함 폭침’을 주장하는 세력의 입장일 뿐, ‘김영철이 주범’이라는 명확한 근거는 없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민군합동조사단 역시 천안함 사건을 누가 주도했는지 적시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여전히 논란이 있는 사안이지만 채널A는 사실로 대략 얼버무리며 넘어갔고, 이어서 “2014년도에 김영철이 회담했을 때는 자유한국당이 환영한다고 해놓고 왜 지금은 반대합니까? 이른바 내로남불 아닙니까?”라는 여당의 반론을 다뤘습니다. 자유한국당 입장을 다룰 때는 천안함 사건 관련 논란이나 자유한국당 ‘막말’의 문제점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던 채널A가 여기서는 갑자기 격렬한 비판론자가 됩니다. 이용환 앵커가 “2014년과 지금은 다르죠. 2014년에는 판문점 우리 측 평화의 집이었고요. 이번에는 아예 남한땅 깊숙히 들어오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목적, 2014년에는 남북 군사회담이었고요. 이번에는 올림픽 폐회식 참석을 합니다. 국제적인 행사에 참석하는 것이고 그때는 김영철이 제재 대상이 아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김영철이 한국과 미국을 포함해서 31개국을 통해서 지금 제재에 올라 있더라고요. 좀 다른 점도 있어 보입니다”라고 반박한 겁니다. 


요컨대 2014년 방남과 이번 방남은 △장소 △목적 △제재 여부가 다르기 때문에 여당의 주장은 부적절하다는 겁니다. 이런 주장은 조선일보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조선일보는 <김영철 방남 노림수 김정은 계산대로 흘러가나>(2/24 https://bit.ly/2CHmAF3)에서 “김영철이 북측 군 고위 관계자로서 판문점 남북 군사 회담에 참석한 것과, 스포츠와 아무 관련이 없는 그가 우리 주최 올림픽에 주빈으로 초대받아 2박 3일 동안 우리 땅을 휘젓고 다니는 것을 같은 줄에 놓고 비교한다는 얘기”라며 여당을 맹비난했습니다. 이는 매우 설득력이 떨어지는 주장입니다. 조선일보나 채널A, 그리고 자유한국당은 김영철 부장이 ‘천안함 폭침의 배후’라는 이유로 방남을 극렬히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와서 장소와 방남의 성격 및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자유한국당과 조선일보 스스로 환영했던 2014년 회담은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방남 목적이 ‘군사회담’이고 장소가 ‘판문점 남측’이면 ‘천안함 폭침 배후’라는 혐의가 벗겨지기라도 하는 것인지, 전혀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연합뉴스TV가 독주하던 ‘한반도 전쟁 방송’, 채널A도 합류
올림픽이 폐막에 다다르자 채널A에서 또 하나의 문제적 논조가 엿보입니다. 바로 연합뉴스TV가 올림픽 개막을 전후로 줄기차게 주장했던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설’입니다. 채널A 역시 온갖 추정과 주관적 판단으로 ‘한반도 전쟁’을 가시화했습니다. 채널A <뉴스TOP10>은 2월 20일, 21일 양일간 보도 및 대담의 대부분을 ‘미국의 대북선제타격’에 할애했습니다.

 

보도·대담 제목(자막) 보도·대담 주요 내용 주요 발언
<‘하늘의 암살자’ 상시 배치> 미군 공격 무인기 및 강습 전단 배치 “미국이 코피작전의 지상전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신인균)
“전쟁이 모 두 끝난 이후에 마무리까지 지금 구상하 고 있다”(황순욱)
<국회에서 찢긴 ‘미남 가면’> 북 응원단 가면 논란 및 북한의 핵위협 “북한에서 미남 그리면 반드시 김일성”(김정봉)
<이방카도 탈북여성 만난다> 이방카 고문 탈북여성 만남 가능성 “미국이 북한 정권 반드시 무너뜨려야 되겠다는 의지 표명”(김정봉)
탈북자 슈퍼 히어로 ‘아쿠아맨’
<팀추월 불화, 오해와 진실> 평창 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팀워크 논란 등 올림픽 소식  
<양반다리 식사, 요가 수행?>
<, 0.01차숑의 반란>
<민유라 겜린, 감동의 아리랑>
<응원단, 선물 손도 안 댄 이유>
<김여정 임신설 미스터리>
<간판 되찾은 사리원 불고기> 사리원상표권 분쟁  

△ 채널A <뉴스TOP10> 주요 보도·대담 요약(2/20) Ⓒ민주언론시민연합

 

먼저 20일, 채널A <뉴스TOP10>은 톱보도부터 3번째 보도까지 모두 북한이나 한반도 외교 정세 소식을 다뤘고 제목과 관계 없이 결론은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으로 귀결됐습니다. △미군의 무인기·강습상륙함 한반도 주변 배치 △북한의 핵위협 △이방카 고문의 탈북여성 만남 가능성 △미국 ‘DC코믹스’가 만든 탈북자 히어로 만화 ‘아쿠아맨’까지 그 근거도 각양각색입니다. 이런 양상은 다음날인 21일에도 반복됐습니다.

 

보도·대담 제목(자막) 보도·대담 주요 내용 주요 발언
<현무 닮은 북 미사일의 비밀> 북한의 한국군 해킹 의혹 “북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미사일이 우리의 현무-2 미사일일 수 있다는 문제제기, 일리 있다”(황순욱)
<4월 위기설 뜯어보니> 한반도 4월 위기설 제기 “미국 정부 내에서의 군사작전과 관련한 시나리오들의 준비가 이미 다 끝났다는 암시”(심정숙)
<미, 쌍코피 작전 준비?> 신동아 보도 및 미 공화당 의원 발언, ‘한반도 전면전’ 암시
<김여정 흔적 안 남긴 이유> 5개 뉴스 평창 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팀워크 논란 등 올림픽 소식  
<조민기, 루머라더니 사과> 배우 조민기 성추행 폭로  

△ 채널A <뉴스TOP10>(2/21) 주요 보도·대담 요약 Ⓒ민주언론시민연합

 

21일에는 톱보도부터 3번째 보도까지 ‘북한의 위협’과 ‘한반도 4월 위기설’, ‘미국의 쌍코피 전략’ 등 더 노골적인 ‘한반도 전쟁’ 관련 주제가 다뤄졌고 역시 결론은 ‘미국의 선제타격’입니다. 이번에는 △북한의 해킹 △신동아 보도 △제임스 리시 미 공화당 의원(정보위‧외교위) 발언 등 비교적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채널A의 보도와 대담을 뜯어보면 이 역시 ‘아전인수’에 가깝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미군은 “공격 아닌 정찰임무”, 채널A는 “지상전도 고려”?
먼저 채널A <뉴스TOP10>(2/20)이 톱보도로 ‘한반도 전쟁설’의 근거로 택한 공격 무인기 등 미군의 전력 배치를 살펴보겠습니다. 실제로 주한미군은 21일 최신형 무인 정찰기인 ‘그레이 이글’ 중대 창설식을 비공식으로 거행했고 그레이 이글 12대, 1개 중대가 편성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형 무기가 배치되자 북한과 관련해 ‘참수작전’ 등 특별한 의도가 있는 것인지 의문이 일었고 주한미군은 “현 안보상황과 무관하다”, “정찰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지 공격형 무인기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는 연합뉴스, 한겨레, 서울신문 등 대다수 매체가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채널A의 판단만 다릅니다. 채널A는 똑같은 사안을 근거로 ‘지상전’까지 거론했습니다. 진행자 황순운 앵커는 “계속 선제타격을 거론하면서 이야기 나오는게 코피 터뜨리기 작전. 블러디 노즈 작전 또는 참수작전이 논의 되고 있지 않습니까? 거기에 혹시 투입이 되는 무기인가요?”라고 물었고 신인균 자주국방내트워크 대표는 “아니라고 봅니다”라며 선을 긋는 듯 했으나 이내 “우리가 지금 코피작전만 이야기하는데 북한의 반응에 따라서 미국의 작전이 코피작전이 아니라 ‘전면전까지도 가겠다. 전면전 이후까지도 염두에 두겠다’하는 그런 포석”이라는 더 극단적인 주장을 펼쳤습니다. 주한미군의 공식입장은 ‘공격 무기도 아니다’라는 것인데 채널A는 ‘지상전까지 고려한다’라고 해석한 겁니다. 


그러자 김정봉 전 국정원 실장은 “참수작전을 미국이 결심만 한다면 쓸 수 있고, 그래서 앞으로 김정은이 열병식에 마음 놓고 대중 앞에 나서기 힘들어질 것”이라 맞장구쳤습니다. 물론 21일 나온 주한미군의 입장을 20일 채널A 방송이 미리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주한미군의 입장도 듣지 않고, 다른 방면의 취재 및 근거도 없이 일부 패널의 주관적 판단을 보도로 전한 채널A의 행태는 분명 사실관계를 무시한 겁니다.

 

결국 취소된 ‘이방카-탈북자 만남’, 채널A는 “북한 붕괴”
미군의 입장은 물론, 사실과도 다른 채널A의 ‘전쟁 집착’은 또 다른 촌극을 빚었습니다. 채널A <뉴스TOP10>(2/20)는 23일 방한한 이방카 고문이 탈북여성을 만날 가능성을 다뤘는데요. 이 주제 역시 채널A에게는 ‘미국의 선제타격’의 근거로 보인 모양입니다. 황순욱 앵커가 먼저 “탈북 테마로 북한을 계속 압박하겠다는 뜻”이라 운을 떼자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CIA에 코리안 미션센터가 생겨서 거기에 사람을 채용하기도 하고 휴민트 가동하기도 하고, 이런 메시지가 결국 북한과의 대립각, 북한의 인권 문제를 지금 계속 쌓고 있는 것”이라 분석했습니다. 그러자 김정봉 씨는 “대북 공작이라는 것은 미국 사람 이 백인이 직접 북한에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대부분 다 대북 공작은 탈북자를 허용할 겁니다. 아마도 충분히 현재 CIA의 코리아미션센터가 탈북자들하고 깊은 연계를 가지고 활동하고 있을 겁니다”라고 연신 추정을 쏟아내더니 “그렇게 북한 인권문제를 걸고 들어가는 것이 어떻게 보면 ‘북한 정권을 무너뜨려도 되겠다. 또 반드시 무너뜨려야 되겠다’라는 의지를 표명하는 것 같고. 그래서 그 방법으로서 강력한 제재를 통해서 ‘혹시나 부작용으로 북한에 아사자가 나거나 하는 부분도 감수하겠다’, 또 하나는 공격을 통해서 북한 체제를 붕괴시켜도 이게 바로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맞다는 명분을 축적하는 게 아닌가”라는 어마어마한 추측에 도달했습니다. 


채널A가 전한 일련의 주장, 즉 ‘△CIA도 코리안미션센터로 북한 인권 문제 개입 △이렇게 탈북 문제에 집중하는 것은 북한 정권을 공격을 통해 무너뜨리겠다는 것’이라는 논리는 온통 김정봉 씨의 추측으로만 구성된 겁니다. 특히 북한 인권 문제 해결을 강조하는 미국이 아사자 발생까지도 감수하는 것이라는 발상은 추측을 넘어 망상에 가깝습니다. 무엇보다 이 모든 ‘추정’의 근거였던 ‘이방카 고문 탈북자 만남’은 놀랍게도 실제로는 취소됐습니다. 발생하지도 않은 사건을 빌미로 채널A가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을 주장한 겁니다. 

 

자매사 보도 이용한 ‘전쟁설’…시청자는 속지 않는다
채널A <뉴스TOP10>(2/21)이 내세운 ‘한반도 전쟁설’의 근거 중 두드러지는 것은 채널A 자매사인 ‘신동아’ 보도를 인용한 대목입니다. 채널A는 여기에 <4월 위기설 뜯어보니>, <미, 쌍코피 작전 준비?> 등 2개의 대담 주제를 모두 할애했습니다. 그만큼 비중 있게 다뤘다는 겁니다. 


이 대담을 시작할 때 채널A는 영상을 통해 “미군, 북한과의 전쟁을 최후의 수단으로 조용히 준비하고 있다”는 뉴욕타임즈 기사 등 외신 2개를 보여줬고 “미 언론서 다시 고조되는 한반도 4월 위기설”이라는 자막도 띄웠습니다. 영상 내내 비장한 음악이 흘러 전시를 방불케 했습니다. 심정숙 기자는 “4월 한반도의 긴장이 굉장히 고조될 수 있다 그래서 위기설이 지금 확산이 되고 있습니다. 미국 본토에서 군사훈련을 하는 장면이 곳곳에서 포착이 되고 있는데 최근에 노스캐롤라이나에 있는 기지에서는 헬기 수십 대가 동원돼서 부대와 장병들을 아주 신속하게 재빠르게 작전에 대비하는 것 같죠”라며 역시 미국 외신 보도를 재차 강조했습니다. 이후 신인균 씨는 미국 정찰기의 ‘휴일 DMZ 정찰 비행’을 거론하며 “이게 항공기 추적 어플에 포착됐다. 은밀한 군사 작전인데 소속과 위치를 어플에 알려줬다. 북한도 어플을 가지고 있겠죠. 이거는 ‘이번 주에는 전쟁할 마음이 없다. 그렇지만 우리는 준비를 다 하고 있다’는 (미군의) 과시, 일부러 알려주는 역정보”라는 황당한 주장을 했습니다. 채널A는 미국의 ‘전쟁 전략’을 ‘관심법’으로 꿰뚫고 있습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자매사 신동아 보도가 핵심이 됩니다. 황순욱 앵커는 “미국 정부에서 최근에 한국에 파견되는 미군들에게 가족 동반 금지령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이 보도가 됐고 이 에 대해서 미국 정부는 아니라고 부인하기도 했습니다”라고 말했고 허만섭 신동아 팀장이 구체적으로 답했습니다. 주요 내용을 보면 △“신동아 3월호가 주한미군에 근무 중이던 미군 병사의 사위가 신동아 필진에게 ‘가족 동반 금지령’을 전했다” △“미국은 지금 북한에 대한 무력 준비를 네 단계로 하고 있다. 첫째 해상 차단, 둘째 제한적 선제타격, 셋째 북한 지도부 및 핵전력 제압, 넷째 UN군사령부체제 선택이다. 이는 UN군사령부에서 근무했던 육사 출신의 필자가 취재한 것”입니다. 이에 김정봉 씨는 “한미연합사령관 자격으로는 한국 정부가 동의하지 않으면 전쟁을 할 수 없죠. 그런데 UN군사령관이라면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UN군사령관이라면 얼마든지 전쟁을 할 수도 있죠”라며 신동아가 보도한 ‘미군의 네번째 전략’을 강하게 옹호했습니다. 이를 근거로 채널A 심정숙 기자는 “미국 정부 내에서 군사작전 관련 시나리오는 준비가 이미 끝났다는 암시”라 결론지었습니다. 

 

‘카더라’의 ‘카더라’가 근거? 채널A의 보도 기준 ‘의문’ 
채널A가 상당히 공을 들여 ‘미국의 전쟁 기도’를 기정사실로 만들었으나 이상한 점이 한 두 군데가 아닙니다. 일단 ‘주한미군 가족 동반 금지령’의 경우 채널A 스스로도 말했듯 미국이 부인했습니다. 더 황당한 것은 신동아의 ‘주한미군 가족 동반 금지령’ 보도 출처는 무려 ‘주한미군 병사의 사위가 필진에게 준 전언’입니다. ‘병사-병사의 사위-필진’이라는 과정을 거친 ‘전언’의 전언, 복잡하게 말할 필요 없이 ‘카더라’입니다. 이런 근거로 보도를 쓰는 신동아나, 이걸 가져다 10분 간 거창하게 인용 보도하는 채널A나 시청자를 우롱하는 수준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채널A가 신동아 보도에 앞서 전달한 뉴욕타임즈 등 외신과 ‘미군의 DMZ 휴일 정찰’은 사실 신동아 보도를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채널A는 신동아 보도 내용과 동일하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고 ‘주한미군 가족 동반 금지령’에 이르러서야 신동아를 거론했습니다. 이것도 시청자를 속인 겁니다. 


신동아 <트럼프의 ‘조용한 전쟁 준비’…“주한미군의 가족동반 금지됐다”>(2/18 https://bit.ly/2ERwqdb)에 따르면 채널A가 힘주어 주장한 ‘미국의 대북 타격 4단계’의 정보원도 “필자가 접한 한국과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일 뿐입니다. ‘해상봉쇄’부터 ‘선제타격 및 지도부 처단’까지 포함한 엄중한 ‘전쟁 시나리오’의 근거를 단지 ‘익명의 전문가들’로 갈음한 겁니다. 


이런 식으로 보도한다면 ‘대북 선제타격’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도 보도할 수 있습니다. 지난 16일, 백악관 고위관계자는 미국 상원에 출석해 “‘코피 전략’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고 국무부에서 북핵을 담당할 동아태차관보 지명자도 청문회에서 같은 입장을 견지하는 등 미국 내에는 ‘대북 타격 반대론자’도 상당히 많기 때문입니다. 채널A와 신동아가 굳이 ‘전쟁 가능성 견해’를 보도하고자 했다면 이러한 반론도 덧붙여야 보도의 기본을 충족하는 겁니다. 

 

평창올림픽 말미에 ‘전쟁설’ 올인한 채널A, 의도가 뭘까
이렇듯 채널A는 이틀간 동원할 수 있는 모든 편향적 근거와 추측을 쏟아부어 ‘한반도 전쟁설’을 부추겼습니다. 앞서 소개한 보도 사례 외에도 미국 ‘DC코믹스’의 ‘슈퍼히어로 만화’도 ‘미국 내 대북선제타격론’을 방증하는 근거로 제시됐고 18일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해 ‘대북 무력사용’을 암시한 제임스 리시 미 공화당 의원의 발언도 빌미가 됐습니다. 민감한 한반도 안보 상황과 관련해 다양한 분석이 가능하지만 이렇듯 빈약한 근거로 일방적인 ‘전쟁론’을 설파하는 언론은 유례를 찾기 어렵습니다. 김영남 방남과 관련해 ‘천안함 폭침 주범을 체포하라’는 자유한국당 입장을 노골적으로 대변한 사례와 함께 고려하면 채널A가 얼마나 남북 대화 및 한반도 평화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도대체 이렇게까지 파국을 설퍼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심히 우려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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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만화까지 ‘한반도 전쟁설’에 이용한 채널A <뉴스TOP10>(2/20)

 

‘현무-2 해킹설’? TV조선‧채널A의 ‘가정형 보도’ 중 하나일 뿐
한편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2/21)에서도 왜곡이 엿보였습니다. TV조선 역시 평창 올림픽 관련 한반도 외교 정세를 집중적으로 다뤘는데요. 특히 20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이 제기한 ‘북 열병식에 한국 현무-2 미사일 등장 의혹’을 부각했습니다. 정 의원은 송영무 국방부장관 질의에서 “북한 열병식 광장에 우리의 현무 미사일이 등장했다”, “북한이 현무 미사일 개량형을 공개하고 우리를 향해 조롱의 퍼레이드를 벌인 것” 등 맹공을 퍼부었고 송 장관은 “세계 모든 유도탄의 외형이 비슷하다. 북한이 열병식에 현무-2를 갖다놨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했습니다. TV조선은 이 장면을 전하면서 “왼쪽이 북한 거, 오른쪽이 우리 현무2. 비슷하게 생겼네 진짜”(엄성섭 앵커), “얼핏 봐서는 비슷하기도 한 것”(문승진 기자) 등 연신 의혹을 부추겼습니다. 또한 “북한이 해킹 기술이 좋으니까 이걸 해킹해 간 것 아니냐”는 ‘해킹설’도 제기했는데 이 역시 야권에서 제기된 의혹입니다. 


채널A <뉴스TOP10>(2/21)도 마찬가지입니다. 진행자 황순욱 앵커는 “북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미사일이 우리의 현무-2 미사일일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한 것. 어떻게 봐서는 좀 일리가 있어 보이기도 합니다”라며 의혹에 신뢰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허만섭 신동아팀장의 경우 과거 북한의 해킹설을 열거하더니 “이번 현무 미사일도 해킹됐지 않느냐는 부분이 전혀 근거가 없지는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채널A나 TV조선 모두 북 열병식에 등장한 미사일과 우리 현무-2의 외형 사진 외에는 ‘현무-2 등장 및 해킹’에 아무런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실제로 객관적 근거가 없기 때문입니다. 국방부 역시 모든 의혹을 부인했으며 과거에도 국방부 해킹, 농협 해킹 등 주요 해킹 사건이 있을 때마다 북한 소행이라는 추정이 있었으나 아직 명확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아무리 북한의 혐의가 짙다고 해도 직접적 근거가 없는 이상 ‘의혹에 일리가 있다’, ‘진짜 비슷하게 생겼다’와 같은 주관적 인상을 함부로 보도에 올려서는 안 됩니다. 

 

*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시민 여러분들의 제보를 토대로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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