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피아와 언론의 공모 폭로한 뉴스타파, 이달의 좋은 보도상 수상
등록 2017.10.25 13:40
조회 229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2017년 9월 ‘이달의 좋은 보도’를 선정했습니다. 민언련 9월 ‘이달의 좋은 보도’ 온라인 부문에 뉴스타파의 <목격자들/폭로! 원자력과 언론의 돈거래>(9/4)가, 온라인 부문 1인 미디어 특별상에 삼성 직업병 피해 노동자의 투쟁을 꾸준히 알린 ‘미디어뻐꾹’이 선정되었습니다.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 시상식은 10월 31일(화) 오후 7시 민언련 교육관(마포구 공덕동 110-22 3층)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취재 기자들과 함께 하는 간담회도 시상식 직후 진행됩니다. 관심 있는 분은 누구나 참여 가능합니다. 아래는 2017년 9월 이달의 좋은 온라인 보도 선정 사유입니다.

 

20179이달의 좋은‧나쁜 방송 보도심사 개요

좋은

온라인보도

<목격자들/폭로!원자력과 언론의 돈거래>(9/4) 매체 :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

남태재PD, 보도 일자 : 94

좋은

온라인보도1인 미디어 특별상

<삼성 반도체 노동자 투쟁 촬영 영상>, 매체 : 미디어뻐꾹(이병국)

보도 일자 : 918, 23일 

선정위원 김규명(민언련 활동가/신문 모니터) 김언경(민언련 사무처장), 배나은(민언련 활동가/방송 모니터), 이광호(전태일기념사업회 이사), 이봉우(민언련 상임활동가/종편 모니터), 정수영(성균관대학교 연구교수)(가나다 순) 
심사 대상  91일부터 30일까지 일간지 및 방송 뉴스를 제외한 모든 온라인 매체의 보도

 

9월 ‘좋은 온라인 보도’. ‘핵피아’와 언론의 공모 드러낸 뉴스타파

 

지난 20일,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는 모든 공론화 절차를 마무리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공론화위은 대정부 권고안에서 “현재 일시 중단 중인 신고리 5‧6호기의 건설을 재개할 것”을 권고하면서 최종 조사결과에서 건설재개를 선택한 비율이 59.5%로 건설 중단을 선택한 40.5%보다 19.0%p(95% 신뢰수준, 오차범위 ±3.6%p) 더 높았다고 밝혔다. 다만 원자력발전 자체의 축소를 선택한 비율이 53.2%로 원자력 발전 유지 35.5%, 확대 9.7%에 비해 월등히 높아 ‘원전 축소’라는 정부의 본래 기조는 조속히 계획을 마련해 추진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큰 부담을 떠안은 공론화위가 묘수를 내 사상 첫 숙의 민주주의 절차를 잘 마무리했다는 호평도 나오지만 ‘기울어진 운동장’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다. 찬핵 세력에서는 업계는 물론 학계와 보수야당까지 동원하여 여론전에 총력전을 폈지만 반핵 쪽에서는 여당이 사실상 기계적 중립에 머무르면서 시민단체와 일부 주민들이 고립됐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민주적 결정’이라는 미명 하에 찬핵 측의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무더기로 공론장에 유입됐다는 평가이다. 


이런 우려는 지난 7월 공론화위가 발족할 때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문재인 정부가 반핵 공약을 내걸 때부터 이미 찬핵 측의 여론전이 시작됐고 특히 언론에서 찬핵 보도가 쏟아져 정보의 균형추가 깨졌다는 것이다. 오래 전부터 언론이 업계와 핵발전 관련 정부 기관으로부터 돈을 받고 찬핵 기사를 쓴다는 의혹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의혹은 식지 않았다. 바로 이 시점에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이하 뉴스타파)가 수억 원이 오가는 ‘찬핵 협찬 기사’의 정체를 폭로했다. 비록 공론화 절차는 신고리 원전 공사 재개로 결론이 났지만 이 결과를 이끈 주역인 언론 보도의 탈법적 행태가 드러났다.

 

돈 받고 일방적 찬핵 주장 홍보해주는 언론들, 처음이 아니다
뉴스타파 <목격자들/폭로! 원자력과 언론의 돈거래>(9/4 https://bit.ly/2ye7PuC)은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의 정보 공개 자료와 국회 제출 자료를 비교 분석해, 2014년부터 2017년 7월까지 국내 언론사 35곳이 재단으로부터 7억 3460만 원의 돈을 받고 찬핵 기사 123건을 게재했다고 폭로했다. 뉴스타파는 언론사들이 분명 돈을 받고 쓴 광고성 기사임에도 불구하고 협찬 사실을 전혀 고지하지 않았다는 점에 착안해, 이런 행태를 ‘기사 매매’로 규정했다. 


언론의 이런 행태가 알려진 것은 처음이 아니다. 뉴스타파는 지난 2014년 10월에도 똑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뉴스타파 <기사 1건에 천만 원…핵마피아에 기생하는 신문>(2014.10.11. https://newstapa.org/19787)은 조선일보가 2012년 3월 20일 천병태 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을 인터뷰 했던 기사가 1100만 원짜리 협찬 기사였고 같은 해 4월 20일 특집 섹션으로 보도한 <원전 강국 코리아>의 경우 5500만 원짜리 홍보 보도였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사례가 차고 넘쳐 당시에도 2012년과 2013년 2년 간 14개 신문사에만 협찬금 3억 6천 만 원이 집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의 공공기관으로서 “원자력에 대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정보를 올바로 전달”한다는 설립 취지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뉴스타파의 보도에 따르면 드러난 자료만으로도 2012년부터 꾸준히 수 억 원의 혈세를 ‘협찬’ 명목으로 언론사에 지급하며 공식 홍보와 별도로 ‘찬핵 기사’를 매수하고 있다. 심지어 재단은 이를 문제로 인식하고 있지도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재단 관계자는 이러한 간접 홍보 방식은 관행으로서 불법 여지가 없다며 “재단이 언론사에 특정 주제의 기사 게재를 제안하고 언론사가 이를 수용할 경우 협찬 기사 작성이 진행된다”는 ‘찬핵 기사 매매’ 과정까지 친절하게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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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타파 <폭로! 원자력과 언론의 돈거래>(9/4)

 

원자력문화재단이 산 기사는 과연 ‘객관적인 정보’를 ‘올바르게 전달’했나
협찬 명목으로 보도를 샀다는 점에 법적 문제가 없다고 차치하더라도 여전히 본질적인 문제가 남아있다. 문제의 핵심은 ‘기사 매매’ 자체가 아니라 재단이 돈을 주고 산 보도의 부당함이다. 일단 재단의 협찬금으로 만들어진 기사 모두 협찬 받은 기사라는 사실을 고지한 사례가 없다. 대신 단순 홍보성 기사의 경우 대부분 기사 본문에 원자력문화재단의 로고를 표기했다고 한다. 반면 자세한 정보를 담은 기획성 기사는 기사 본문에 로고라도 싣거나 ‘원자력문화재단과 공동으로’라는 표현을 통해 협찬 기사를 암시라도 한 사례가 2건에 불과했다. 뉴스타파는 “대다수 기사들은 돈을 받고 작성했음을 암시할만한 어떤 정보도 밝히지 않고 있었다”다면서 “협찬 표시를 하지 않으면 돈을 받고 기사를 작성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어렵다. 자칫 독자들에게 일방적이고 잘못된 정보를 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독자들에 대한 기만에 가깝다는 의미이다.


문제는 이에 그치지 않는다. 돈을 받았다는 사실을 숨긴 기사들이 사실과 다른 정보를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스타파는 김혜정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과 협찬 기사들을 분석했다. 그 결과 많은 찬핵 기사들이 정보의 왜곡이나 허위 정보를 담고 있었다. 예를 들어 2017년 3월 14일 동아일보의 <원전 멈춘 일, 화전 온실가스 배출 4년 새 22% 증가>(https://bit.ly/2z15bKb)는 원자력문화재단으로부터 1천 100만 원을 받고 작성된 협찬기사인데,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자력발전소 가동을 중단한 일본이 화력발전을 늘리면서 2010년 대비해 2014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22%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뉴스타파는 원자력문화재단의 해당 자료를 확인한 결과, 2010년에 비해 2014년 일본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2012년을 기점으로 전년 대비 배출량이 계속 감소했다고 반박했다. 조선일보의 2016년 7월 22일자 <원자력 안전 Q&A>(https://bit.ly/2gClHIM)는 “한 지역에 여러 개의 원전이 모여 있더라도 위험성이 증가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는데 그 근거가 없다. 이것도 1100만 원짜리 기사이다. 뉴스타파는 “한 지역에 여러 개의 원전이 모여 있을 때 위험성이 더 증가된다는 사실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통해 확인된 바 있다. 또 2013년 캐나다는 원전이 밀집한 경우 방사능 유출 피해나 사고위험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다수 원자로 위험성 평가기준을 새로 만들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결국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이 협찬금을 주고 산 보도들은 객관적이지 못한 정보를 부당한 방식으로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재단의 설립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태이다. 

 

독자들이 돈 받고 쓴 기사라는 사실 알아야…‘기사 매매’의 현실 고발한 뉴스타파
뉴스타파가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의 협찬금 집행 내역을 2017년 7월까지 조사했기 때문에 여기에는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공론화 절차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쏟아진 찬핵 기사들이 상당 부분 포함되어 있다. 즉, 핵발전과 직접적 이해관계가 얽힌 공공기관이 언론 보도를 거액으로 매수하면서까지 찬핵 여론전을 펴고 있었다는 의미이다. ‘숙의 민주주의’ 절차가 과연 정말 공정한 숙의의 과정으로 이뤄졌는지 반성해볼 대목이다. 


뉴스타파가 고발한 현실에는 더 근본적인 문제가 내재되어 있다. 바로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보도를 사고 파는 기관과 언론의 공모 관계이다. 뉴스타파는 협찬금이 집행된 광고성 기사를 시민들이 일반 기사와 구분할 수 있는지 직접 실험했다. 모든 언론사가 협찬 사실을 고지하지 않고 일부 반론과 인터뷰를 싣는 등 정상적인 기사처럼 보도를 냈기 때문에 단 1명의 시민도 ‘돈을 받은 기사’를 모두 맞추지 못했다. 정답률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결국 광고 기사를 광고가 아닌 것처럼 게재하여 시민들을 속이고 있는 것이다. 돈을 받은 광고성 기사는 반드시 그 사실을 고지해야 시민이 객관성 여부를 구분할 수 있다. 언론의 생명인 객관성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 법적 규정이 미미하고 관계 기관이 현황 조사조차 한 적이 없기 때문에 이 문제는 사실상 방치되어 있다. 뉴스타파는 바로 이런 현실을 고발하면서 여론을 환기시켰다. 뉴스타파가 탈핵 이슈를 넘어, 언론 환경의 구조적 병폐를 알렸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크다. 

 

9월 ‘좋은 온라인 보도 특별상’. 삼성 직업병 피해자의 곁을 지킨 미디어뻐꾹

 

2003년, 고교 졸업 직후 삼성전자에 입사해 반도체 공장에서 라인 업무를 맡았던 황유미 씨는 입사 2년 만에 급성 골수성 백혈병 판정을 받았다. 결국 다시 2년 만인 2007년 3월, 황유미 씨는 세상을 떠났고 유가족은 산업 재해 인정을 삼성과 법원에 요구했다. 그러나 모두 거부했고 삼성은 자체 역학조사 후 아버지 황상기 씨에게 10억 원을 제안하며 합의를 요구했다. 황 씨는 거부했고 바로 이때부터 황상기 씨의 투쟁이 시작됐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이하 반올림)은 삼성 반도체‧LCD 공장에서 일하다 급성 백혈병이나 뇌종양 등 치명적인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노동자들의 권익 보호를 요구하고 있다. 거대 글로벌 기업 삼성을 상대로 한 싸움은 2008년부터 시작됐고 2015년에도 삼성이 산재 인정을 거부하면서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올해 10월 4일까지 집계된 결과 삼성전자 반도체‧LCD 공장에서 황유미 씨와 같은 사례로 제보된 사건만 236건에 달하고 이 중 80명의 노동자가 이미 사망했다. 황유미 씨 사례로 이슈화가 되기 전까지 삼성 반도체‧LCD 공장의 화학 유해 물질 문제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고, 황유미 씨 역시 1심까지는 산업재해가 인정되지 않았다. 2011년 황유미 씨가 겨우 산재로 인정받은 이후에도 지금까지 고작 22명만이 산업재해를 인정받았고 여러 노동자들이 여전히 삼성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노숙농성장에는 삼성에 고용된 용역이 수시로 감시망을 펴고 있고 간혹 극우 단체가 찾아와 욕설을 퍼붓는 등 핍박도 이어지고 있다. 미디어뻐꾹은 바로 그 노숙농성장을 지금까지 지키고 있는 유일한 1인 미디어이다. 

 

700일 넘긴 반올림 삼성사옥 농성장, 그곳에 미디어뻐꾹이 있다
지난 9월 14일, 강남역 8번 출구 앞 서초동 삼성 사옥 앞에 자리 잡은 반올림 농성장이 분주해졌다. 노숙 농성 700일을 넘긴 피해자 가족들과 활동가들은 처음으로 농성장 파렛트까지 닦아내는 대청소를 진행했다. 2015년 10월 시작된 노숙 농성은 어느덧 2주년을 눈앞에 두게 됐고 그 사이 삼성은 ‘9년 만에 문제를 해결됐다’며 독단적인 보상과 사과 절차를 강행하기도 했다. 노숙농성을 그 시작부터 함께한 미디어뻐꾹은 농성장 대청소 풍경을 화면에 담았다. 반올림의 대부 황상기 씨는 “삼성을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 삼성은 노동자들을 보호해야 하고 반올림과 대화해 이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요구했다. 삼성 LCD 공장에서 일하다 급성 뇌종양에 시달리고 있는 한혜경 씨도 대청소에 함께 하며 “이 청소가 마지막이고 싶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렇듯 미디어뻐꾹은 삼성과 힘겨운 투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 직업병 피해자들과 늘 함께 하고 있다. 대청소와 같은 장면은 미디어뻐꾹이 담은 화면 중 그나마 긍정적인 축에 속한다. 9월 21일, 대청소를 한 지 일주일만에 반올림 농성장으로 태극기와 성조기로 무장한 박근혜 지지자들이 들이닥쳤다. 이들은 농성장의 기물을 파손하려고 했고 피해자들을 향해 갖은 욕설을 퍼부었다. 충돌을 막기 위해 배치된 경찰들에게도 욕설이 난무했고 기물 파손을 막으려 제지에 나선 활동가를 국기봉으로 가격하기도 했다. 주기적인 이런 폭력에 피해자들과 활동가들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미디어뻐꾹이 아니었다면 접하지 못했을 극우세력의 횡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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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뻐꾹 8월 7일 방송분 캡쳐

 

이재용 재판 찾아간 한혜경 씨, 입에 담지 못할 친박세력의 폭언
미디어뻐꾹은 지난 9월뿐 아니라 꾸준히 반올림과 삼성 직업병 피해자들의 수난을 화면에 담았다. 대중에 가장 잘 알려진 미디어뻐꾹의 영상 중 하나는 지난 8월, 삼성LCD 공장 직업병 피해자 한혜경 씨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을 방청하기 위해 법원을 찾아갔던 장면이다. 8월 7일 이재용 부회장의 결심공판이 진행됐고 수많은 사람들이 새벽부터 방청 대기열을 채웠다. 여기에는 삼성전자 간부와 수많은 박근혜 지지자들도 있었다. 미디어뻐꾹은 별도로 배정된 삼성 직원들의 자리가 있음에도 시민들의 방청 자리를 빼앗은 삼성 간부들의 모습을 먼저 고발했다. 윤종덕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홍보팀 상무는 “어째서 여기서 일을 하고 계시냐”는 이상수 반올림 활동가의 질문에 “시비 걸지 말고 저리 가라”고 신경질적으로 반응했다. 주변의 박근혜 지지자들은 미디어뻐꾹을 향해 “이걸 왜 찍냐. 쓰레기 방송 당장 꺼져라”라고 폭언을 했다. 


충격적인 장면은 이후에 나왔다. 한혜경 씨와 그 어머니 김시녀 씨도 이재용 공판을 보기 위해 줄을 서 있었는데 박근혜 지지자들은 “김정은에게 니 XX를 갖다 바쳐라”, “인천 앞바다에 뛰어들어 죽어라”, “자식들을 10억 원에 팔아넘기고도 여기 와있냐”, “고용노동부로 가면 잘 해주는데 왜 (박근혜) 정권을 탄압하냐”, “XX하고 있네” 등 입에 담을 수 없는 폭언을 퍼부었다. 결국 한혜경 씨와 김시녀 씨는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고 이 모든 과정이 고스란히 화면에 담겼다. 뇌종양 후유증으로 눈물이 나지 않는 한혜경 씨는 온몸으로 오열했다. 매체력에 한계가 있는 1인 미디어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이 영상은 파급이 컸다. 박근혜 지지자들에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일었고 현장에 함께 있던 취재진들도 상당히 분노했다는 후문이다. 

 

삼성의 여론전에 묻힌 반올림의 진실, 더 많은 뻐꾸기가 필요하다
미디어뻐꾹은 지난 2014년부터 반올림의 투쟁을 전하기 시작했고 2015년 노숙농성이 시작되자 본격적으로 합류하여 동고동락을 함께 하고 있다. 산업 재해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자회견부터 삼성의 무책임한 태도를 비판하는 집회까지, 시민들의 응원부터 박근혜 지지자들의 횡포까지, 지난 2년의 역사가 미디어뻐꾹 유투브 채널(https://bit.ly/2i2FDRE)과 페이스북 채널(https://bit.ly/2z1OzSh)에 기록되어 있다. 


미디어뻐꾹과 반올림이 삼성의 무책임하고 부당한 태도를 꾸준히 지적하고 있지만 거대한 자본력을 앞세운 삼성의 여론전에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현재 삼성의 공식적인 입장은 삼성 직업병 논란이 끝났다는 것이다. 지난해 1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삼성전자, 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 반올림 등 3주체가 합의해 조정위원회 권고안을 따르기로 한 바 있다. 이때 재발방지대책에 대해서만 3주체가 합의를 했고 보상과 사과에 있어서는 이견이 여전해 조정위는 사회적 기구를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독자적인 보상 및 사과 절차를 강행했고 이에 일부 가대위가 동의하면서 반올림은 고립됐다. 삼성전자는 곧바로 “조정의 3대 쟁점(재발방지, 사과, 보상)이 모두 해결됐다”고 선언했고 신문, 방송, 경제지 등 모든 언론이 삼성의 입장을 그대로 받아썼다. 이 때문에 삼성이 상당수 피해자들을 배제하면서 구색 맞추기에 불과한 보상 작업을 진행했다는 진실이 묻혔다. 삼성은 보상의 대상 질병 중 유산과 불임을 임의로 배제했는데 조정위의 권고안과 반올림 요구안은 모두 유산과 불임도 보상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또한 삼성은 재직 중인 노동자와 일부 협력업체 노동자를 배제했는데 이 역시 조정권고안에서는 소속을 불문하고 배상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반올림과 미디어뻐꾹은 꾸준히 이런 점을 지적했지만 주류 언론은 지금도 외면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반올림은 상당히 고립되어 있고 주기적으로 찾아와 행패를 부리는 친박 세력으로 인해 지쳐가고 있다. 미디어뻐꾹은 이런 현실을 알리는 거의 유일한 매체이다. 주류 언론이 해야할 일을 1인 미디어 홀로 떠맡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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