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방통심의위 출범을 촉구하는 민언련 성명

청와대는 당장 4기 방통심의위원 위촉에 나서야 한다
방통위, 종편 재승인 조건 이행 점검 시한 늦춰 부실 심의 차단해야
등록 2017.10.18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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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 구성이 기약 없이 미뤄지며 심의 공백이 129일째(10월 18일 기준) 이어지고 있다. 방통심의위 출범 이후 최장 기간 공백이다. 방통심의위를 넉 달째 개점휴업 상태로 방치해 대한민국 방송·통신 심의를 사실상 마비시킨 핵심 책임은 자유한국당에 있다. 방통심의위는 대통령과 여당에서 6인의 위원을, 야당에서 3인의 위원을 추천해 구성하는데, 자유한국당이 자당의 추천 몫 1인에 더해 여당 추천 몫 1인까지도 자신들에게 더 달라고 주장하며 4기 방통심의위 구성을 발목 잡고 있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이 생떼를 부리며 방통심의위가 제 기능을 못하게 만든 사이에도 민원은 계속 쌓이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현재(10월 13일 기준) 안건 상정을 기다리는 민원이 방송 3710건, 통신 13만 5000건을 넘어섰다. 이와 같은 방송·통신 심의 마비의 피해자는 시청자와 국민이다. 방통심의위의 심의 결과가 방송 재승인․재허가 심사에 반영돼 불량방송 제재로 이어져야 하는데 그것이 안 되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오는 11월 30일과 12월 31일 각각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MBN에 대한 재승인과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사에 대한 재허가 결정을 앞두고 있다.

 

특히 내년 종편 재승인 조건 이행 점검이 부실해질 가능성이 크다. 방통위는 지난 3월 재승인 기준 점수에 미달한 ‘낙제 방송’ TV조선은 물론, 함께 재승인 심사를 받은 채널A와 JTBC에 올해 4월 1일부터 12월 31일 사이 방송심의규정 위반에 따른 법정제재를 4건 이하로 유지하라는 조건을 붙였다. 게다가 TV조선은 1년 동안 동일 프로그램이 법정제재를 3회 이상 받을 경우 프로그램을 폐지해야 하며, 다른 종편 프로그램에서 제재를 받은 진행자와 출연자를 방송에서 배제하는 등의 조건도 추가 이행해야 한다.

방통위가 TV조선 등의 종편에 일련의 조건을 부과한 배경엔 출범 이후 수많은 논란에도 시정되지 않은 오보, 막말, 편파방송 등이 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개점휴업 상태가 계속되고, 더 많은 시간이 흐른 후 4기 방통심의위를 출범시킬 경우 시간에 쫓겨 졸속·부실 심의로 귀결되기 십상이다. 방송심의규정(제3조 2항)에 따라 방통심의위는 허위·왜곡으로 확인되지 않는 이상 원칙적으로 방송 후 6개월이 지난 프로그램 심의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반사이익을 얻는 건 심의규정 위반에 따른 제재 건수가 많은 방송사다.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TV조선은 지난 2016년 112건, 올해 상반기 41건으로 종편 4사 중 최다 심의 제재를 기록하고 있다. ‘위법’을 불사하며 마구잡이 종편의 산파 노릇을 했던 자유한국당이 방통심의위 구성 지연작전으로 불량 종편 TV조선의 생명 연장을 꾀하고 있다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중요한 것은 정치권의 밥그릇 챙기기가 아니라 심의공백으로 인한 시청자들의 피해를 하루 속히 해소하는 일이다. 따라서 방통심의위 정상 가동이 더 이상 미뤄져서는 안 된다. 지금이라도 문재인 대통령은 현재까지 인선을 완료한 대통령, 국회의장 추천 몫의 6인 위원을 먼저 위촉해 방통심의위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지난 13일 국정감사에서 “종편 재승인 조건 이행을 철저히 살피겠다”고 약속했다. 현실을 무시하고 무더기 종편을 만들어 특혜로 키우는 일에만 골몰했던 방통위가 이제라도 관리·감독의 제 역할을 하겠다고 나서 다행이다. 하지만 의지 표명만으로 책임을 다 할 순 없다. 방통위는 방통심의위 늑장 출범으로 발생할 종편 부실 심의 논란을 차단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 마련에 나서라. 방통심의위 공백 기간만큼 종편 재승인 조건 이행 점검 시한을 연장하는 것은 물론 종편에 대한 관리․감독이라는 원칙을 제대로 이행할 제대로 된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그것이 결자해지의 첫 걸음이다. <끝>

 

2017년 10월 18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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