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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5․18보고서․국정 교과서 여론 조작, 모두 ‘외면’한 방송사는?
등록 2017.10.12 17:45
조회 633

1. 경찰 첫 5․18 보고서, MBC․채널A 미보도
전남경찰청이 11일 ‘5·18 민주화운동 과정 전남 경찰의 역할 조사 결과’ 공식 보고서를 발표하고 북한군 개입설을 포함한 5가지 조작·왜곡 사례를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우선 지금까지 신군부는 ‘5·18 직전 광주 학생들 과격 시위’에 대해 학생시위로 무질서와 혼란이 극에 달해 군의 개입이 없어서는 안 될 상황이었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러나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광주시내의 상황은 타지역과 마찬가지로 시대적 요구에 따른 민주화, 학원자율화 등을 주장하는 학생 시위만 진행되고 있었으며, 경찰과 학생들 사이에는 상시 대화 채널도 가동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또 전두환 등 신군부 측 인사들은 학생과 시민의 선제공격에 흥분한 공수부대가 우발적으로 과격진압에 나선 것이라 주장하고 있으나, 이번 조사 결과 신군부는 경찰과 협의도 없이 공수부대를 광주시내 작전에 투입해 1∼2시간 만에 300여명이 넘는 시민을 검거하고, 무차별적 폭행을 자행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시민들이 총기를 탈취해 무장하고 발포함에 따라 자위권 발동이 불가피했다는 신군부의 주장 역시 경찰은 시민들의 최초 무기실탄 피탈은 5월 21일 오후 1시 30분께 이뤄졌으며, 계엄군의 도청 앞 집단 발포가 이뤄진 5월 21일 오후 1시 전까지는 시민군의 총기발사가 없었기에 설득력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특히 신군부 주장을 뒷받침해 온 전남도경 상황일지의 경우 아예 조작된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또 북한군 개입설은 5·18 당시에는 북한군 개입설 자체가 언급된 적이 없으며, 당시 작성된 군과 정보기관 서류에도 없는 내용이라 지적하는 한편, 당시 광주에는 정보·보안 형사 130여명이 활동했으며, 시내 주요지점 23개소에는 정보센터가 촘촘하게 운영됐는데 경찰의 감시망을 피해 수백 명의 북한군이 활동했다는 것은 ‘상식 밖의 주장’이라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계엄군 철수 이후 광주를 ‘무법천지’인양 묘사한 국방부와 국가안전기획부 기록,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조작되었다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는데요. 애초 광주에서 1980년 5월 18∼27일까지 열흘간 경찰 강력사건 기록은 서부서 관내 2건뿐이었고 당시 강력사건 재판 기록 역시 3건뿐이었다고 합니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신군부 측의 일방적인 주장에 대해, 국가기관이 각종 증거와 자료 검증 등을 통해 첫 공식 반박을 내놓았다는 측면에서 매우 의미 있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MBC는 국감 ‘기업인 증인 신청’ 비판, 채널A는 ‘청와대 그림’에 더 집중
그런데 아예 이 소식을 전하지 않은 방송사가 있습니다. MBC와 채널A입니다. 대신 이날 MBC는 국회가 기업인들을 국감에 무더기로 불러 ‘겁박’해왔다는 지적을 담은 <이슈클릭/기업감사? 또 무더기 증인 신청>(10/11 https://goo.gl/Ry7GUs)이나 KBS 김경민 이사의 사퇴가 노조와 정권의 압박때문인 것처럼 설명한 <김경민 이사 사퇴…“정권 실세 개입 의혹”>(10/11 https://goo.gl/Gi5A5Q) 등의 보도를 내놓았습니다. 


채널A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직접 사서 청와대에 걸어 놓았던 그림을 MB가 치웠는데, 최근 문 대통령 지시로 이 그림이 다시 청와대에 걸리게 되었다는 내용을 담은 <MB 때 뗐던 노의 그림 ‘통영항’ 걸려>(10/11 https://goo.gl/tLrPi2)나 서울의 한 외국어고등학교에서 중간고사 시험문제가 학원으로 유출됐다는 의혹을 담은 <중간고사 문제 미리 받은 ‘족집게 학원’>(10/11 https://goo.gl/MfzfZQ) 등의 보도를 ‘5·18 민주화운동 과정 전남 경찰의 역할 조사 결과’ 공식 보고서보다 보도 가치가 높은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보도유무

X

X

보도순서

12

-

9

5

15

-

10

보도시간

01:47

-

01:43

01:53

01:48

-

02:01

△ 경찰 5·18 자체 보고서에 대한 보도 여부(10/11) ⓒ민주언론시민연합

 


JTBC는 관련 보도로 ‘광주 기록 조작’ 단독도 내놔
보도를 내놓은 매체 중에서는 JTBC의 활약이 돋보였습니다. 우선 보도 순서만 봐도 TV조선은 15번째, KBS는 12번째, MBN은 10번째, SBS는 9번째 꼭지로 이 소식을 전한 반면, JTBC는 5번째 꼭지로 해당 이슈를 다뤘습니다.

 

또한 JTBC는 이 보도 뒤에 바로 연이어 <‘511분석반’ 광주청문회 앞두고 은폐 공작>(10/11 https://goo.gl/LCSFsG)과 <가위질당한 ‘군 광주사태 체험수기’>(10/11 https://goo.gl/o1UkKJ) 보도를 내놓기도 했는데요. 이 보도들은 전두환 정권 뿐 아니라 노태우 정권도 1988년 광주청문회를 앞두고 '511분석반'이라는 것을 설치하고 본격적으로 관련 자료 은폐 공작에 나섰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반면 그 외 방송사들은 계엄군 발포 전에 시민들이 무장을 했다는 기록이 조작되었다는 사실 등을 한 건의 보도로 소개하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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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8년 광주 특위 청문회를 앞두고 보안사령부 주도로 만들어진 '511 분석반'의 문건을 근거로

노태우 정권도 광주 진실 은폐 공작에 나섰음을 폭로한 JTBC(10/11)
 

 

2. 역사교과서 국정화 의견수렴 조작 정황, KBS․MBC․TV조선 미보도
11일 교육부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원회는 박근혜 정부 당시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 과정에서 청와대와 국정원 등이 교육부의 국정교과서 찬반 의견수렴 과정에 조직적으로 개입해 여론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앞서 진상조사팀은 교육부 문서보관실에 보관돼 있는 찬반 의견서 103박스를 살펴보았는데요. 이 중 ‘일괄 출력물’ 형태의 의견서 53박스 중 26박스(약 2만8000장 분량)를 조사한 결과 동일한 의견서 양식(4종)에 일정한 유형의 찬성 이유가 반복적으로 적혀 있었다고 합니다. 또 조사팀은 일괄 출력물 형태의 의견서를 제출한 4374명 중 677명을 무작위 추출해 유선전화로 진위 여부를 파악했으나 응답자 중 찬성 의견서를 제출했다는 답변은 129건(51%)에 불과했으며, 제출한 사실이 없다는 응답도 64건(25%) 나왔습니다. 


이에 진상위는 고 김영한 전 청와대 수석의 업무노트,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의 메모, 교육부의 국정역사교과서 비밀 TF 현장 공개 등을 종합해보면 청와대와 국정원, 교육부가 처음부터 여론 조작에 조직적으로 관여했다고 의심된다며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것을 요청하기까지 했는데요. 


이 소식을 전하지 않은 방송사는 KBS와 MBC, TV조선이었습니다. 채널A는 보도는 하긴 했는데요. 이 <국정화 여론 조작에 교육부 동원 정황>(10/11 https://goo.gl/Jhsyfw)은 고작 36초짜리 단신으로 “국정 역사교과서 의견수렴 과정에 대해 교육부가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습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원회는 의견수렴 마지막 날 인쇄소에서 같은 양식과 내용으로 제작된 찬성 의견서가 한꺼번에 박스 50여 개에 실려 왔다고 밝혔습니다. 이 중에는 이완용, 박정희, 박근혜 같은 이름이 적혀 있거나 욕설이 담긴 것, 그리고 찬성이유를 동일한 내용으로 인쇄한 것들이 있었습니다”가 전체 내용입니다. 이러한 여론 조작 행태가 박근혜 정부시기에 발생했다는 설명이 빠져 있는 것이죠.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보도유무

X

X

X

보도순서

-

-

10

16

-

16

17

보도시간

-

-

01:51

01:51

-

00:36

02:16

△ 역사교과서 국정화 여론조작 의혹에 대한 보도 여부(10/11) ⓒ민주언론시민연합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10월 11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 채널A <뉴스A>, MBN <뉴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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