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명절 연휴에 ‘광고 같은 보도’ 내놓은 MBC
등록 2017.10.10 20:45
조회 447

추석 연휴, MBC <뉴스데스크>에는 보도인지 광고인지 모를 이상한 보도들이 있었습니다. 보도의 특징은 특별한 보도가치가 없어 보이는 아이템을 전하면서 유난히 상품명을 노골적으로 노출하거나, 보도 자료화면을 통해 한 업체의 상품 혹은 서비스를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식이었습니다.

 

방송심의규정 제46조(광고효과)는 “상품 등 또는 이와 관련되는 명칭·상표·로고·슬로건·디자인 등을 과도하게 부각하거나 반복적으로 노출”하거나 “상품 등의 기능을 시현하는 장면 또는 이를 이용하는 장면을 과도하게 부각하거나 구체적으로 소개”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MBC 보도는 이 규정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한번 같이 살펴보시죠. 

 

 

‘전통주 명맥’ 빌미로 특정업체 노골적 홍보
MBC <전통에서 찾은 청량감…와인에 도전장>(10/4 https://goo.gl/71MJT2)는 ‘전통주 명맥을 이어나간다’는 명분을 앞세운 ‘명절 맞춤형 유사보도’입니다. 2분2초짜리 보도인데요. 보도 시작부터 배현진 앵커는 “막걸리 하면 기름진 명절 음식이랑 특히 잘 어울리는 소박한 멋을 가진 우리 술이라고 생각하실 텐데요. 기존의 맛과 차별화시켜 프리미엄 술 시장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민 도가가 있습니다”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어 보도는 특정 업체의 상호명을 노출하고, 이 업체의 술 제작 과정 등을 보도 내내 자료화면으로 보여주었습니다. 보도는 “살아있는 효모이기 때문에 굉장히 민감하고 다 될 때까지 신경을 많이 써야 돼요” “전통술이기 때문에 고집스럽게 또 전통을 지켜나가야 하기 때문”이라는 식의 업체 관계자 인터뷰를 무려 2번에 걸쳐 보여주었고요. 이 막걸리를 마신 손님의 “일반 막걸리는 비 오는 날 파전 먹을 때 먹어야 할 것 같은데, 이 막걸리는 고급스러운 한정식집에서 마셔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라는 시음평까지 전했습니다. 또한 대형마트에서 판매하고 있음을 알려주려는 듯 마트의 매대도 보여줍니다. MBC의 의도가 무엇이었든 이 보도는 명백히 이 업체에 대한 광고효과를 유발하고 있습니다.

 

 

특정 업체 간편식 상호 노출
MBC <빵집에서 스테이크를…간편식 전성시대>(10/7 https://goo.gl/DZaWNY)라는 보도도 눈에 띕니다. 총 1분43초인 이 보도는 1분여가량을 한 베이커리업체가 최근 판매를 시작한 ‘간편식’을 홍보하는데 할애하고 있습니다. 보도 내에서는 “제과점” “베이커리 업체”라는 표현을 사용할 뿐, 업체명을 직접 노출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자료 화면에서 상품을 클로즈업해 실제 상품명을 그대로 보여주었고요. 이 제품을 전자렌지에 ‘먹음직스럽게’ 조리하는 모습, 제품을 맛보는 한 대학생의 모습과 “든든하고 고급스러운 식사가 될 것 같아요”라는 ‘평가’도 담았습니다. 해당 업체 매장 점장의 “셰프 분들이 없어도 수준급의 요리를 아무나 전자레인지에 3분만 돌려서 바로 제공할 수 있습니다”라는 설명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보도는 ‘다른 사례’라며 보도 말미 30초가량 ‘한 대형마트의 간편식 판매 현황’을 전하기도 했는데요. 이런 소개 뒤에는 다시 보도 도입부에서 상품명이 노출된 그 특정 제품이 다시 한 번 클로즈업됩니다. 타 업체의 간편식은 이렇게 ‘식별 가능한 수준’으로 노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해당 보도가 특정 업체 광고효과를 주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photo_2017-10-10_20-35-03.jpg

△ 보도에서 특정 업체의 상품명과 시식 장면 등을 노출‧부각한 MBC보도 화면 갈무리(10/7)

 

지금 MBC 뉴스를 만드는 사람들은 보도에서 지나치게 광고효과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모르는 것일까요? 아니면 보도를 사실상 광고의 장으로 활용하는 것일까요? 진실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시민들의 눈을 이렇게 현혹하는 것 역시, 정치적 왜곡보도처럼 해악이 아닐 수 없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10월 4일~7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 채널A <뉴스A>, MBN <뉴스8>

monitor_20171010_500.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