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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MBN, ‘박근혜 쓸쓸한 추석’ 타령명절을 앞두고 박근혜씨가 ‘쓸쓸한 추석’을 보내게 될 것이라는 정보를 부각한 ‘감성팔이 보도’가 등장했습니다. 주역은 채널A와 MBN입니다.
채널A, 아예 제목에다 ‘쓸쓸한 명절’ 언급
먼저 채널A는 추석 당일인 4일 <“면회 갈 생각 없다”…쓸쓸한 명절>(10/4 https://goo.gl/fWJHPH) 보도를 내놓았는데요. 첫 앵커 멘트부터가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은 추석 당일인 오늘도 구치소 독방에서 홀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동생 지만 씨와 근령 씨는 명절 기간 동안 면회할 계획이 없었다고 밝혔습니다”입니다. 기자 역시 “명절을 맞아 가족들과 면회할 수 있는 자리인데 이 기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상대로 접견 신청을 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 ‘박근혜씨가 홀로 쓸쓸한 명절을 보내게 되었다’며 ‘감성팔이’에 나선 채널A(왼쪽)와
MBN 보도 화면 갈무리(9/30~10/4)
그러나 박근혜씨가 추석 당일을 면회 없이 보내게 된것은 해당 보도 내에서도 짧게 언급하고 있듯, 본인이 “가족을 포함해 일반인 접견을 제한”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채널A는 유독 ‘홀로’ ‘아무도 없어’ ‘쓸쓸한’ 등의 표현을 강조하며 박근혜씨의 ‘외로움’을 부각하고 있는 것이지요.
특히 채널A는 박근혜씨의 동생 박근령씨의 “어떻게 보면 (이런 결정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친족이라도 누구는 만나고 누구는 못 만나면 괜히 거기에서 오해가 생길 수도 있는데…” “박 전 대통령은 강한 분이라서 혼자서도 명상을 하거나 독서를 하며 시간을 보낼 것”이라는 발언을 인용하기도 했는데요. 지지자들을 향해 ‘외부의 오해를 막기 위해 명절에도 쓸쓸함을 감수하는 박근혜’라는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한 구성으로 보입니다. 보도는 “박 전 대통령은 유영하 변호사가 넣어 준 책 ‘지리산’과 ‘산하’를 읽으며 남은 추석을 쇨 것으로 보입니다”라는 ‘정보’를 제공하며 마무리됩니다.
MBN은 기자가 직접 ‘외로울 것’ 발언도
시기는 9월 30일로 조금 더 빨랐지만, ‘명절에 홀로’라는 키워드를 부각한 것은 MBN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실제 MBN <박 전 대통령 홀로 추석 보낼 듯>(9/30 https://goo.gl/DR3pAx) 보도의 앵커 첫 멘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열흘간의 긴 추석연휴를 홀로 보낼 것으로 보입니다”인데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기자마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추석 명절은 그 어느 때보다 외로울 것으로 보입니다. 열흘간의 긴 연휴를 구치소 독방에서 홀로 보내게 됐기 때문”이라며 연달아 염려를 쏟아냈습니다.
채널A 보도와의 차이점이라면 박근령씨 대신 박근령씨의 남편 신동욱씨의 인터뷰 “가족들 입장에서는 함께하지 못하는 마음이 착잡하고 안타깝습니다”를 인용하고 있다는 것 정도인데요. 보도 말미에 “명절을 맞아 매일 한 편씩 특선 영화가 편성됐는데 추석 당일에는 박 전 대통령이 눈물을 훔친 작품으로 알려진 국제시장이 상영됩니다. 송편과 옥수수 그리고 맛밤도 특식으로 제공될 예정입니다”라는 정보를 덧붙여 놓았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아무리 명절이라지만, 구속 연장 심사를 목전에 둔 범죄혐의자가, 본인의 선택에 따라 면회 없이 연휴를 보낸다는 사실이 과연 저녁종합뉴스를 통해 전달할 가치가 있는 사안인지, 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외로움’ ‘쓸쓸함’이라는 단어를 직접적으로 언급해가며 감정을 자극해야 할 이유가 있는 것인지 의문입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9월 30일~10월 4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 채널A <뉴스A>, MBN <뉴스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