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년 KBSㆍMBC에선 진실이 은폐됐고 거짓이 횡행했다. 공정 방송을 외친 PD와 기자는 스케이트장과 제주도로 쫓겨났다. 공영방송 사수를 관철하고자 9년간 처절하게 투쟁했다. 해고와 부당전보가 속출했다. 하지만 보수정권은 과거 군사정권을 떠올릴 정도로 가혹하게 공영방송을 장악했다. 권력이 원하면 보도하고 원하지 않으면 보도하지 않는 권력의 시녀를 국민은 끝끝내 외면했다. 탄핵 염원이 들불처럼 번지던 촛불집회 현장에서 KBSㆍMBC 취재진은 분노와 모멸에 직면해야 했다.
고통으로 점철된 9년을 견뎌낸 KBSㆍMBC가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다시 일어섰다. 두 회사 3800여 조합원은 9월 4일 0시를 기해 총파업의 깃발 아래 뭉쳤다. 이번 투쟁은 퇴로가 없고 오로지 전진만이 있을 뿐이다. 권력과 야합해 공영방송을 국영방송으로 망가뜨린 KBSㆍMBC 경영진들은 좌고우면 대신 조속한 사퇴를 선택해야 한다. 차제에 정치권력이 공영방송을 전리품 마냥 주무르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치권에 방송법 개정안 국회 통과도 요구한다.
2013년 한국일보 조합원들은 196억원을 배임한 구 사주와 투쟁하며 깨달았다. 분노가 극한에 이르면 구 체제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미 분노의 임계치를 넘은 KBSㆍMBC. 투쟁의 결과는 한국일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구 체제 경영진들이 ‘옥쇄 작전’을 편다면 그 보다 더한 분노로 돌파해 버리면 그만이다.
KBSㆍMBC는 다시 국민과 희로애락을 함께 하는 벗이 돼야 한다. 공영방송을 국민의 품으로 돌려놓는 일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회복시키는 지름길이다. 한국일보의 모든 조합원은 KBSㆍMBC 총파업을 적극 지지하고 연대에 나서기로 다짐한다. 그리고 공영방송 정상화는 언론 독립의 첫발임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한국일보 노동조합은 KBSㆍMBCㆍ전국언론노조와 함께 어떤 권력으로부터도 자유로운 언론 환경을 위해 매 걸음 함께 할 것이다.
돌아오라 고봉순ㆍ마봉춘!!! KBSㆍMBC를 국민의 방송으로!!!
2017년 9월 5일
전국언론노조 한국일보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