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0일 민언련 교육공간 <말>에서 민언련 선정 ‘2017년 4월 이달의 좋은보도’ 시상식이 열렸다. 민언련은 선거 시기에는 주로 선거보도만을 대상으로 수상작을 뽑고 있다. 이에 따라 민언련 4월 ‘이달의 좋은 보도’ 신문 부문은 한국일보 <대선 후보에게 묻는다-참여연대 공동기획 보도>가 선정됐다. 온라인 부문은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의 <대선캠프분석 기획 보도>가 선정되었다. 시상식에는 한국일보 정준호·박준석 기자,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오대양 기자가 참석했다. 4월의 좋은 보도 수상자들과의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유권자들의 생각을 전달해 보려는 시도가 더 필요했던 것은 아닐까”
한국일보 정준호·박준석 기자
△ 왼쪽부터 이완기 민언련 상임대표와 2017년 4월의 좋은 신문보도 수상자 한국일보 정준호, 박준석 기자
- 수상 소감을 듣고 싶다
정준호 기자 : 선정사유에서도 말씀해주셨지만 해당 기획의 애초 취지는 후보가 일방적으로 내놓은 공약을 검증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시민단체 전문가들과 함께 개혁과제에 대한 질문을 던져 그에 대한 입장을 검증하는 것이었다. 다른 매체들도 검증 보도를 많이 내놓았는데 그 중에서도 저희 보도를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대선이 종료되었으니 공약 이행 여부에 관해서도 계속 지켜보겠다.
- 보도 내에서 입장 차이를 나열하는데 주력했던 것 같다. 의식적으로 정책에 대한 자체적 해설이나 평가를 줄이려 했던 건가?
정준호 기자 : 좀 변명같지만 캠프에서의 답변이 좀 부족했던 탓도 있다. 총론은 있는데 각론은 답변이 부실한 부분들도 있었고. 각 후보별 입장차이를 세부적으로 갈라 보여주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는데, 나열식으로 보였다면 기사가 좀 부족했던 것 같다.
-시민단체와 언론의 속성이 다른데, 협업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박준석 기자 : 사실 처음엔 이분들이 약간 ‘왼쪽’으로 치우쳐져 있는 것은 아닐까 우려했다. 그런데 막상 답변지에 이분들이 덧붙여주신 논평 등을 보니 생각보다 균형이 잘 잡혀있었다. 오히려 협업 과정에서의 어려움보다는 좋은 내용이 많았는데 그걸 지면상의 제약 때문에 다 담아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컸다.
정준호 기자 : 사전에 질문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상호간에 협의가 충분히 이뤄진 덕분에 갈등은 전혀 없었다.
-선거 시기 유권자 의제를 보도해야 한다는 요구는 늘상 있기 마련이다. 이를 현장에서 성과물로 만드는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이나 고민 등을 듣고 싶다.
박준석 기자 : 그런 고민은 늘 하고 있다. 사실 이번 기획 보도도 아래에서부터, 밑에서부터 끌어올려서 시작한 것이 아니라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방식으로 시작된 것이라 아쉬움이 있다. 우리가 관성적으로 지면을 만들다보니 그런 기획이 잘 안됐던 것은 아닌가 생각도 해봤다.
정준호 기자 : 정책검증을 통해서 상을 받게 되어 감사하지만, 전체 대선 기간 동안 우리가 밀착해서 유권자들의 생각을 전달해 보려는 시도를 제대로 했는지 돌이켜보면, 그렇지는 못했던 것 같다. 선거처럼 예정된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미리 고민을 좀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건 데스크에 맡길 일은 아니고, 현장 기자들이 더 고민해봐야 할 지점인 것 같다.
-정책검증 기사라는 것이 고생한 것에 비해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기사에 대한 독자 반응은 어떠했나?
정준호 기자 : 한국일보 독자권익위원회에서는 해당 기획에 대해서 그래도 다른 매체랑 비교했을 때 한 발짝 더 나갔다고 봐주셨던 것 같다. 개인 독자 반응은 지지후보에 따라서 굉장히 갈렸던 부분이 있다.
박준석 기자 : 이번 대선에는 사실 팩트체크 보도에 이목이 집중됐었다. 다음 선거에서는 정책검증보도와 팩트체크 보도에 함께 포커스를 맞춰보고 싶다.
“남들이 여건상 할 수 없는 작업을 하고 싶었다”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오대양 기자
△ 김언경 민언련 사무처장(왼쪽)과 2017년 4월의 좋은 온라인보도 수상자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오대양 기자
- 수상 소감을 듣고 싶다
오대양 기자 : 굉장히 지난한 작업이었다. 명단부터 관련 정보 확보까지. 작업을 하면서 우리끼리도 ‘고생은 고생대로 하지만 아웃풋은 적을 수밖에 없는 일이다’라는 말을 하곤 했다. 그럼에도 계속 작업을 이어나갔던 것은, 남들이 하지 않았고 또 여건상 할 수도 없는 일을 우리가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 성과물을 이렇게 기억해 주시고 또 의미 있는 상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무엇보다 뉴스타파가 이런 보도를 할 여건을 만들어 주시는 4만 명의 후원자들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문재인 캠프 문제 인사로 꼽힌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이 현재 우려했던 대로 하마평에 오른 상태다. 이와 관련한 후속취재를 준비하고 있나.
오대양 기자 : 후속취재는 당연히 인사검증차원에서 이뤄져야 할 텐데. 이제 하마평인 정도니까 결과가 나오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 같은 경우에는 경찰파트에서 강정마을 사태에 연루된 사람과 함께 문재인 캠프에 몸을 담고 있었기에 좀 더 주목하게 된 부분도 있다. 기존 민주당이나 문재인 대통령이 해오던 주장과 배치되는 생각들을 가진 인사들인데, 그것에 대한 설명은 있어야 되지 않겠나. 덧붙여 해당 리포트를 진행하면서 문제 인사들에 대한 기준을 잡는 것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하나의 잣대를 대니 캠프간의 불균형이 너무 심했기 때문이다.
-후보가 말한 정책과 뜻을 달리하는 인물들이 캠프에 포함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오대양 기자 : 리포트에서 이야기했지만 캠프 측에서는 그냥 돕겠다고 찾아오는 사람들을 쳐낼 순 없다는 입장이었다. 다만 우리는 캠프라는 속성자체가 유권자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기 때문에 캠프에서 좀 더 주체적인 의식을 가져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선거 시기 유권자 의제를 보도해야 한다는 요구는 늘상 있기 마련이다. 이를 현장에서 성과물로 만드는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이나 고민 등을 듣고 싶다.
오대양 기자 : 촛불정국에서 촉발된 대선이다보니 내부적으로 관련 회의들은 많았다. 다만 결과론적으로 보면 의제 자체를 좀 자의적으로 잡아간 측면이 있지 않나 반성도 하게 된다. 나름의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부족하고 세련되지 못한 작업이었던 것 같기는 한데, 지난 4년간의 신문사설 제목과 키워드를 다 뽑아서 앞으로 우리가 다뤄야 하는 주요 현안을 도출해 보려는 작업을 시도해보기도 했다. 어떻게 하면 좀 더 세련되고 정확한 방법으로 유권자 의제를 다룰 수 있을지. 고민은 많지만 답을 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 것 같다.
-이번 보도로 특정 후보 캠프나 지지자들로부터 비판을 받지는 않았나?
오대양 기자 : 문재인 캠프의 숫자 자체가 나머지캠프의 모든 명단을 합친 것 보다 많다보니 검증이 필요한 사람들도 그만큼 많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래서 보도 속에서도 그만큼 문재인 캠프에 대한 문제제기 비중이 좀 높게 나타나다보니 지지자들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도안에서 좀 더 설명이 잘 되었으면 좋지 않았겠느냐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