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좋은 보도상_

민언련 2017년 3월 ‘이달의 좋은‧나쁜 신문 보도’ 선정 사유 보고서

세월호, 대선주자 비방 소재로 이용한 조선
등록 2017.04.25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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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2017년 3월 ‘이달의 나쁜 신문‧방송’을 선정했습니다. 민언련이 좋은 보도를 선정하여 수상을 한 이후, 선거 시기에는 주로 선거보도만을 대상으로 수상작을 뽑았습니다. 그런데 2017년 3월에는 신문과 방송, 온라인 부문에서 모두 좋은 보도가 선정되지 않았습니다. 우리 선거보도에서 ‘좋은 보도’라고 선정할만한 수작이 없었다는 것은 아쉬운 점이며, 반면, 나쁜 보도에 대한 선정에는 치열한 경쟁이 있었습니다. 아래는 2017년 3월 이달의 좋은·나쁜 신문보도 선정 사유입니다.

 

2017년 3월 이달의 '좋은·나쁜 신문 보도’
좋은 신문보도 선정작 없음
나쁜 신문보도 세월호, 대선주자 비방 소재로 이용한 조선
·매체: 조선일보
·보도 명: 세월호 인양 빌미 대선주자 비판 보도
·보도 일자: 3월 22~25일
·기자: 조선일보 논설위원실, 양상훈 주필, 조중식 디지털뉴스본부 취재팀장
선정위원 김동훈(전국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 김언경(민언련 사무처장), 배나은(민언련 신문모니터 활동가), 이광호(래디앙출판 대표), 이봉우(민언련 방송모니터 활동가), 정수영(언론학 박사·성균관대) (가나다 순)
심사대상 3월 1일부터 31일까지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지면에 게재한 기사

 

 

좋은 신문보도, 선정작 없음

 

나쁜 신문보도, ‘세월호 정치 이용 말라’며 또 다시 진상규명 막아선 조선 

선정 배경 대선을 앞두고 세월호 인양을 계기로 세월호 이슈가 다시 부각되자, 조선일보는 이를 야권 대선후보를 비판하는 정치공세 소재로 이용했다. 주로 ‘2기 특조위 운영’ 혹은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야권 대선 주자를 비방하거나, 야당과 야권 대선 주자들이 안보 문제와 직결된 ‘천안함 사고’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비방하는 식이었다. 그간 진상규명을 방해하며 유족과 희생자들을 모욕해 온 조선일보가 반성은커녕 여전히 ‘자사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맞춰 세월호 이슈를 흔든 셈이다. 이에 민언련은 조선일보 ‘세월호 인양 빌미 대선주자 비판 보도’를 2017년 3월 ‘이달의 나쁜 신문보도’로 선정했다. 


세월호 선체가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 3월 23일부터 31일까지 조선일보는 크게 두 가지 유형의 세월호 관련 문제적 ‘대선’ 보도를 내놓았다. 

 

문제 보도 유형 하나, 천안함과 비교하기
인양 직후, 조선일보는 ‘세월호에 비해 천안함이 홀대’ 받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주장은, 곧바로 ‘나라를 지키다 목숨을 바친 군인을 홀대하는 야당 및 야권 대선주자=안보 문제에 소홀한 야당 및 야권 대선주자’라는 지적으로 이어졌다. 대표적 문제 보도는 <양상훈 칼럼/이제야 의원들 가슴에 달리는 천안함 배지>(3/23 양상훈 주필 https://goo.gl/c6EPpw)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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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참사와는 달리 천안함 사건에는 공무 중 순직이란 의미가 더해져 있다며 죽음의 가치 경중을 따져 물은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3/23)


해당 보도에서 양상훈 주필은 “여행길에 불행한 사고를 당한 사람들을 위로하는 세월호 배지를 다는 정당은 지지율 1위다. 나라를 지키다 목숨을 바친 군인 46명을 추모하는 천안함 배지를 다는 정당은 지지율 꼴찌다” “세월호 배지를 달고 팽목항에 가서 ‘너희가 촛불의 별이었다. 미안하고 고맙다’고 쓴 사람은 대선 주자 지지율 1위이고, 천안함 배지를 달기로 한 대선 주자는 그 사람 지지율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 배지 때문은 아니겠지만 무언가 상징하는 것이 있다”고 지적하거나 “여객선이 침몰해 304명이 사망·실종되고 그 상당수가 어린 학생이었다면 너무나 참담하고 비통한 일”이지만 “천안함이 북한 공격으로 침몰해 장병 46명이 수몰된 데에는 참담·비통과 함께 공무 중 순직이란 의미가 더해져 있다”라며 “야당은 세월호 사건에만 참담·비통하고 천안함 장병들에겐 그렇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3년 만에 세월호 인양이 시작된 직후, 이처럼 그 의미가 달라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는 두 사건을 나란히 놓고 죽음의 가치 경중을 따지는 의도는 명백하다. 선거 국면에 ‘세월호 참사’가 아닌 ‘안보’ 문제로 시선을 돌려보겠다는 것이다. 이는 민간인과 군인들의 죽음과 희생을 정치 공세의 소재로 이용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세월호 희생자들 뿐 아니라 천안함 사건 희생자들과 그 유족들에게도 모욕을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조선일보는 천안함 7주기 행사 다음날에는 <“천안함이든 세월호든 똑같이 슬프고 기억해야 할 일 아닌가요”>(3/27 김진명 기자 https://goo.gl/yPrnI8)를 통해 천안함 폭침 사건 7주기를 맞아 ‘천안함 추모 배지’를 만든 두 여고생의 “천안함 배지를 만들어서 나눠주면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하지만 천안함이든 세월호든 똑같이 슬프고 기억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라는 발언을 소개하고, 또 부각하기도 했다.

 

문제 보도 유형 둘, 진상규명 요구 비난하기
세월호 인양을 계기로 진상규명을 위한 2기 특조위 출범 요구가 이어지자, 조선일보는 이를 곧바로 ‘대선을 의식한 정치공세’로 규정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주요 타겟은 “집권하자마자 제2기 특조위를 구성해서 진실을 낱낱이 규명하겠다”고 주장한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였다. 이 과정에서 1기 특조위의 성격과 성과에 대한 비하도 빠지지 않았다. 


먼저 <사설/세월호 3년, ‘안전 업그레이드’는 없고 정쟁만 있었다>(3/24 https://goo.gl/SXGHuc)에서는 “특별조사위원회는 1년 반 동안 무슨 일을 했는지 거의 기억에 없다. 사실 할 일이 있을 리도 없었다. 참사와 아무 관계없는 ‘대통령 7시간’을 밝히겠다면서 분란만 키웠다”며 ‘특조위 무용론’ 주장한 뒤, “그런데도 어제 유력 대선 후보가 ‘차기 정권은 제2 특조위를 구성해 세월호 진실을 낱낱이 규명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탄핵 날 팽목항을 찾아가 사망 학생들을 향해 ‘미안하고 고맙다’는 글을 썼다. 어이없기도 하고 충격적이기도 한 일이다. 세월호 정쟁의 극단을 보여주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명백히 문재인 후보를 겨냥한 비판이다. 


<사설/세월호와 함께 떠오른 진실, 괴담 세력은 또 아니면 말고>(3/27 https://goo.gl/V7i7lx)에서도 조선일보는 “야권이 주도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는 작년에 ‘규정을 두 배 이상 넘긴 세월호 화물 2215t 중 410t이 제주 해군기지용이었다’고 발표했다. 제주 가는 선박 화물칸에 제주 기지 건설용 철근을 싣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걸 무슨 불법이나 되는 것처럼 부각했다. 전체 화물의 5분의 1 정도 되는 이 철근 때문에 침몰했다는 괴담도 한때 퍼졌다. 이런 일을 하는 특조위가 또 발족한다고 한다”고 ‘야권이 주도했던 특조위가 무용했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세월호에서 위선과 증오를 파는 사람들>(3/31 조중식 디지털뉴스본부 취재팀장 https://goo.gl/JitdaZ)에서는 “(세월호)사고가 발생한 것이 박 전 대통령 때문이 아니고, 구조에 실패한 것 역시 박 전 대통령의 지휘 잘못이 아”니라는 주장을 먼저 펼친 뒤, 곧바로 “세월호 참사에 올라탄 정치·운동권 세력은 지난 3년간 ‘세월호 7시간’ 의혹만 집요하게 제기”했으며 “감독 당국과 사업자들 간의 유착 관계”를 파고드는 대신 “박 전 대통령만 끌어내리면 만사가 해결될 것 같은 위선의 주장을 펼쳐왔”고, 유력 대선 주자들은 세월호 인양 이후 “‘제2의 세월호 특조위를 구성해 세월호 진실을 낱낱이 규명하겠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지만, 이는 “3년 묵은 증오의 말을 되풀이”하는 것일 뿐이라는 것이라는 궤변을 쏟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발생한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 촉구를 ‘증오’의 목소리로 모는 것은 몰상식한 정치 공세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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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참사에 대해 박근혜 씨에 책임을 묻거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것은 ‘위선과 증오를 파는 것’이라 주장한 조선(3/31) 


이처럼 조선일보는 세월호 인양을 계기로 세월호 이슈가 다시 부각되자, 이를 야권 대선후보를 비판하는 정치공세 소재로 이용했다. 그간 진상규명을 방해하며 유족과 희생자들을 모욕해 온 조선일보가 반성은커녕 여전히 ‘자사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맞춰 세월호 이슈를 흔든 셈이다. 이에 민언련은 조선일보 ‘세월호 인양 빌미 대선주자 비판 보도’를 2017년 3월 ‘이달의 나쁜 신문보도’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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