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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막말 미화한 MBC, MBC는 ‘김평우 대변인’?
2017년 2월 23일
등록 2017.02.25 16:59
조회 706

23일 저녁 방송뉴스에서는 막바지로 치닫는 탄핵심판 관련 소식에 귀추가 주목됐습니다. 평의를 앞둔 재판관 8명에게 24시간 근접경호 요원이 배치된 가운데, 초조해진 정종섭‧김진태 등 ‘친박계’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헌법재판소가 불공정한 재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이 퍼부었던 막말과 일치합니다. 대리인단은 재판부가 요청한 최종 서면 제출 기한인 23일에 또 약속을 어겼지만 KBS‧MBC‧TV조선‧MBN은 이를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MBC는 ‘친박계’의 일방적인 기자회견을 ‘여야 공방’으로 갈음하면서 ‘친박’의 입장을 거들기도 했네요.

 

1. 대통령 대리인단의 ‘최종 서면 제출 거부’, 보도 안한 방송사는?
헌법재판소는 국회 소추위원단과 대통령 대리인단 양 쪽의 주장을 정리한 ‘최종 서면’의 제출 기한을 23일로 정한 바 있습니다. 국회 소추위원단은 약속대로 300쪽에 달하는 최종서면을 23일 밤에 제출했습니다. 반면 대통령 대리인단 측은 최종변론 날짜가 미뤄졌기 때문에 23일까지 최종서면을 제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판결을 조금이라도 미뤄보려는 대통령 대리인단의 지연 전략으로 보입니다. SBS‧JTBC‧채널A는 1건의 보도로 대통령 대리인단의 서면 제출 거부를 전했습니다. 특히 JTBC <‘최종 입장 서면’ 시한 넘긴 대리인단>(2/23 https://bit.ly/2mb1f2U)은 “헌재의 소송 지휘권을 무시한다는 지적”을 다뤘고 채널A도 “재판부의 신속한 판단과 선고를 지연시키려는 계산된 행동이라는 지적”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KBS‧MBC‧TV조선‧MBN은 대통령 대리인단의 최종 서면 제출 거부를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2. 대리인단과 말 맞춘 ‘친박’, ‘여야 공방’으로 갈음한 MBC
탄핵 심판이 막바지로 치닫자 박근혜 대통령 친위 세력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의 법조인 출신 ‘친박계’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헌법재판소를 비판했습니다. “탄핵사유 13개를 일일이 표결한 게 아니라서 탄핵소추안 표결 자체가 위법”이라는 주장은 바로 전날(22일) 박 대통령 대리인단이 탄핵 심판 변론기일에서 헌재에 쏟아낸 막말과 똑같습니다. ‘친박계’가 대리인단과 말을 맞춰 여론전에 나섰다는 분석입니다. 그러나 이 기자회견을 MBC 보도로 접하면 완전히 다른 상황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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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당이 김평우 변호사 비난만 했다’? MBC의 왜곡 보도(2/23)

 

MBC <“탄핵 절차 위법”‥“시간 끌기 꼼수”>(2/23 https://bit.ly/2mfvti8)는 제목만 기계적 중립으로 처리했을 뿐, 내용은 ‘친박계’의 주장을 홍보하는 수준이었습니다. 보도에서 인용한 발언 장면부터 차이가 뚜렷합니다. 류병수 기자는 ‘친박계’ 3인의 모습을 녹취 인용한 반면, 야당은 한 사람의 발언만 땄습니다. ‘친박계’ 의 경우, “개별 탄핵 사유마다 소추의 사유, 증거, 기타 조사 상 참고가 될 만한 자료를 제시하여야 한다”(정종섭 자유한국당 의원), “저렇게 중요한 파일이, 지금 헌법재판소에서도 저 파일을 틀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민은 알아야 됩니다”(김진태 의원), “(고영태 녹음 파일) 진상조사위를 구성해 국민적 의혹을 해소해야 합니다”(김순례 의원) 등 3가지 발언 모습이 충실하게 담겼습니다. 류 기자는 중간에 “국회에서 탄핵소추 의결을 하면서 13가지 탄핵 사유에 대해 개별적으로 각각 투표하지 않은 것은 위법이라고 주장”했다거나, “헌재가 고영태 녹음 파일을 증거에서 제외한 것을 비판하면서 조속한 수사와 국회 차원의 청문회를 거듭 촉구했”다고 성심껏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친박계 주장을 충실히 전한 것에 비해서 야당 입장을 다룬 부분은 한심한 수준입니다. “대통령 변호인단 측은 더 이상 헌법재판소 법정을 정치선동의 장으로 이용하지 마시기 바랍니다”라는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 발언 하나만 인용한 겁니다. 

 

3. 김평우 변호사 문제발언을 축소하는 MBC
게다가 MBC는 야당의 입장을 왜곡하기까지 했습니다. 류 기자는 “야당은 공식 대응을 피하는 대신 어제 헌재 재판부를 비판한 박근혜 대통령 측 김평우 변호사의 발언을 비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야당이 공식대응을 “안했다”는 것도 아니고 “피했다”는 겁니다. 야당이 김평우 변호사를 “비판”이 아닌 “비난했다”고도 했습니다. 여기에 덧붙이는 설명은 오히려 박 대통령 대리인단을 대변하기도 합니다. “어제 김평우 변호사는 ‘강일원 헌재 재판관의 재판이 공정하지 못하다’고 비판했고 이정미 재판관에 대해서는 ‘퇴임 일자에 맞춰 재판을 과속으로 진행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덧붙인 겁니다. 김평우 변호사가 한 말은 “지적”이고, 야당이 김평우 변호사를 거론한 것은 “비난”이라니, 황당한 지경입니다.


이는 편파적일 뿐 아니라, 사실 자체를 악의적으로 왜곡한 겁니다. 22일 열린 탄핵심판 변론에서 대통령 대리인단 김평우 변호사는 ‘촛불과 태극기가 정면충돌해서 우리나라 아스팔트 길이 피와 눈물로 덮여버린다’, ‘탄핵을 결정하면 내란으로 들어간다’, ‘역사에 없는 섞어찌개 탄핵소추다’, ‘국회의원들이 야쿠자냐’와 같은 막말을 쏟아냈습니다. 또 강일원 주심 재판관을 ‘법관이 아니라 국회 수석대변인이다’라고 근거 없는 비난을 했고 이를 경고한 이정미 재판관에게 “이거 죄송하게 됐네”라고 비아냥댔습니다. 그런데도 MBC는 22일 <대통령 측 ‘총공세’‥27일 최종 변론>(2/22 https://bit.ly/2m7aGjS)에서도 이런 막말들은 모두 은폐한 채 “대통령 측이 작심한 듯 탄핵 절차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고 미화했고 ‘섞어찌개’ 발언을 ‘복합범죄’라는 용어로 바꿔 순화시켰습니다. 23일 <“탄핵 절차 위법”‥“시간 끌기 꼼수”>(2/23) 역시 막말들은 쏙 빼고 마치 김평우 변호사가 재판부에 합리적인 비판을 한 것처럼 보도했습니다. 시종일관 김평우 변호사 감싸느라 애쓰는 MBC, 정말 ‘노답’입니다. 

 

4. KBS도 기계적 중립은 지켜, JTBC‧채널A는 ‘친박계의 기자회견’
이러한 MBC의 태도는 타사와 매우 대조됩니다. KBS 1건, JTBC 2건, 채널A 2건 등 타사에서도 ‘친박계’의 기자회견을 보도했는데요. 


KBS는 MBC와 마찬가지로 ‘친박계’라는 말을 빼고 여야 공방으로 처리했지만 “헌재의 재판 절차를 부정하고 나오고 있습니다. 인용을 피하기 위해서 다른 꼼수를 쓰기 위한 어떤 시나리오의 하나이지 않나”라는 이춘석 국회 소추위원의 반박과 함께 “증거는 이미 충분하다며 헌재의 인용 가능성이 높아지자 이제 와서 절차를 문제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비교적 중립을 지켰습니다. 


JTBC와 채널A는 모두 기자회견의 주체가 ‘친박’임을 밝혔습니다. JTBC는 여기다 대리인단 및 ‘친박계’를 비판하는 보도를 추가했고 채널A는 국회 소추위원단 측 입장을 1건 보탰습니다. 특히 JTBC <대리인단·친박, 헌재에 ‘화력 집중’ 협공>(2/23 https://bit.ly/2maZD9n)은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 때도 국회가 “크게 3가지의 탄핵사유를 뭉쳐 한번 표결했”다면서 직접 ‘친박계’ 기자회견을 반박했습니다. “지난해 12월 23일 법무부는 국회의 탄핵소추안 의결 과정은 적법했다는 의견서를 헌재에 제출”했다는 사실도 상기시켰고 “대통령 측 대리인단과 여당 ‘친박계’ 의원들이 하루 차이 이른바 ‘시간차 공격’”을 하는 이유가 ‘지연 전략’이라는 지적도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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