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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일, 대선 후보에 ‘진주의료원 폐쇄 같은 사고 쳐야’
2017년 2월 14~19일
등록 2017.02.22 19:02
조회 488

14~19일 종편 시사토크 프로그램의 화두는 김정남 씨 피살 사건을 두고 확인되지 않은 각종 가설을 이야기하는 종편시사토크쇼의 행태입니다. 출연자가 김정남 사건을 분석하는 발언 도중에 입장을 바꾸거나, 오보를 내고, 심지어는 북한을 따라 암살 작전을 수행하자는 강경한 발언까지 이어졌습니다. 16일, 홍준표 경남지사가 ‘성완종 리스트’ 관련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자 TV조선 <뉴스를 쏘다>(2/17)에 출연한 류근일 조선일보 전 주필도 홍 지사 띄우기 발언을 했습니다. 한편 최순실 변호인 측은 ‘고영태 녹취록’을 근거로 연일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가 국정농단 사태를 모략하고 주동한 주범인 것처럼 몰아가고 있는 와중에 MBN <뉴스와이드>(2/17)에 출연한 황태순 정치 평론가는 고 씨의 계획은 “스케줄대로 진행 중” 이라며 고 씨의 사기 사건이 끝나지 않았음을 강조했습니다. 

 

1. 여성 용의자에 대한 근거 없는 추측…입장 바꾸기, 오보, 우기기
김정남 피살 사건의 관련 온갖 억측이 난무했던 지난 16일, 종편 시사토크쇼에서는 입장 바꾸기, 오보 등 무리한 추측성 분석이 이어졌습니다. 먼저 채널A <뉴스특급>(2/16)에 출연한 정옥임 새누리당 전 의원은 15일 방송에 이어 16일까지 여성 용의자에 대해 ‘여장 남자설’을 주장했습니다. 두 여성 용의자가 체포된 마당에 근거 없는 추측을 계속한 것입니다. 정 씨는 “혼자만의 생각이니까 물증 갖고 하는 말씀”은 아니라며 “말레이시아가 회교 국가기 때문에 여성 피의자라 그래서 옷 다 벗어보고 확인할 수 있었겠습니까?”라며 억지에 가까운 우기기로 거듭 ‘여장 남자설’을 시사했습니다. 


MBN <뉴스파이터>(2/16)에서는 아예 사실관계가 잘못된 분석이 등장했습니다. <뉴스파이터>의 진행자 김명준 씨는 “(여성 용의자가) 자신이 베트남에서 유명한 인터넷 스타이며 단편 영화를 찍기 위해 말레이시아로 왔다고 주장했다고 하는데 저 옷이 베트남산 중저가 의류 브랜드 중에도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게 얼마냐. 중국의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라고 있답니다. 여기서 6,324위안. 즉 100만 원, 우리 돈 100만 원 정도에 팔리는 옷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 저 베트남 중저가 의류 브랜드로 봐도 진짜 이 여성이 베트남 여성이냐 이런 지금 논란도 인터넷상에서 벌어지고 있다는데”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나 이 발언만 들어보면 도무지 논리성이 없습니다. 암살 용의자가 입은 옷이 ‘베트남산 중저가 의류 브랜드’라더니. 다시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우리 돈 100만 원 정도에 팔리는 비싼 옷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더니 이어 베트남 중저가 의류 브랜드로 봐서 진짜 이 여성이 베트남 여성이냐 이런 논란이 있다고 합니다.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시나요? 김명준 앵커는 도대체 자기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고나 있는 것일까요? 


민언련은 이 옷 이야기가 뭔지 기사를 보다 찾아봤습니다. 그랬더니 문화일보 <‘LOL 티셔츠’ 中 인터넷쇼핑몰서 106만원에 팔려>(2/16)에서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 CCTV에 포착된 이 여성이 착용한 흰색 티셔츠가 ‘북한 여자 스파이가 입었던 것과 같은 T’라는 이름으로 온라인몰 타오바오(淘寶)에서 무려 6324위안(약 106만 원)에 판매됐다고 보도했다”고 전했습니다. 기사에서는 “타오바오는 유명인들이 입었던 옷을 곧바로 카피해 내놓는 온라인 쇼핑몰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지난 춘제(春節·중국의 설) 기간에도 중국의 유명 스타들이 입었던 옷이 곧바로 이 쇼핑몰에 등장해 인기를 끌었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서울신문 <‘LOL’ 바로 내리고 보도 막은 中… 북·중 관계 악화 피하기>(2/17)에서는 타오바오에 티셔츠가 올라왔다고 전한 뒤, “그러나 이 티셔츠는 곧바로 사라졌다. 중국 당국이 김정남 사건과 관련해 보도 통제를 넘어 온라인 쇼핑몰까지 단속하고 있음을 암시한다”고 보도했습니다. 


한마디로 그저 용의자의 옷이 화제가 되어 제품화되었다가 중국의 단속으로 내렸다는 내용이 전부입니다. 그런데 <뉴스파이터>는 이런 사실관계 확인도 없이 인터넷 논란이라며 여성 용의자가 ‘베트남 여성’이 아닌 것처럼 의혹을 던지는 횡설수설을 범한 것입니다. 이는 기사를 제대로 소화도 하지 않은 채 쪽지 수준의 내용만 전달받고 바로 방송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스러운 부분입니다. 


<뉴스파이터>의 사실관계 오류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15일 방송에서 <뉴스파이터>는 <본명이 ‘리일남’이었던 이한영, 어머니 성혜림과 함께 탈북>이라는 자막을 띄웠습니다. 그러나 이한영의 어머니는 성혜랑 씨입니다. 또 출연자 신인균 자주 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방송에서 “김평일은 사실은 김정일과 정권을 다퉜던 사람 아니겠습니까? 그러다가 지금 폴란드로 가서 거기에서 지금 조용히 지내고 있는데”라며 체코에 있는 김평일 씨의 소재를 폴란드에 있는 것처럼 잘못 짚어내기도 했습니다.

 

2. 김정남 피살 ‘우리도 저렇게 하자?’…안보위기만을 강조하는 과격한 발언까지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쇼+>(2/16)에 출연한 이정훈 신동아 편집위원은 김정남 암살 작전과 같은 암살 작전을 한국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씨는 “저는 개인적으로 남북문제를 쭉 보면서 우리도 저렇게 그 전에 왜 김정일이 천안함 사건 일으켰을 때 우리도 저렇게 하면 되지 않았습니까? 우리 궐석재판(闕席裁判)해서 대한민국 군인 사십 몇 명을 죽였는데 사형을 선고하고 그다음에 우리의 특작 부대나 공작원들이 가서 이렇게 할 수도 있는데 스탠딩오더가 될 수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우리도 스탠딩 오더가 살아 있을 수 있고 그런데 우리는 시스템으로 해야 하고 저 친구들은 명령으로 하니까 오더죠. 우리는 그냥 선고가 필요한 건데 미국 같은 경우는 아마 9.11 당했을 때 누구죠? 오사마 빈 라덴을 파키스탄에서 죽였죠. 해군 특수작전부대가. 그런 게 일종의 스탠딩오더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걸 못하냐 이거입니다, 우리는”이라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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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도 ‘스탠딩 오더’ 암살 작전 해야 한다는 이정훈 신동아 편집위원/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쇼+>(2/16) 화면 갈무리


김정남 피살 사건은 국제사회에서도 자국인의 인권을 짓밟은 끔찍한 사건으로 여겨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무리 안보문제가 중요하다지만 “우리도 저렇게 하면 되지 않았습니까?”라며 암살 같은 노골적인 범죄행위를 부추기는 것은 적절치 않습니다. 특히 국내도 이러한 ‘스탠딩 오더’를 시행해야 한다고 말한 것은 사실상 전쟁불사론에 가깝습니다. 이정훈 씨는 이전에도 같은 <뉴스특급>(2016/9/11)에서 북핵 문제에 대해 “전쟁하면 됩니다” 라며 전쟁을 결심해야 한다고 주장한 적이 있습니다. 

 

3. 류근일, 대선 주자들 ‘홍준표 진주의료원 폐쇄 같은 사고 쳐야’
16일, 홍준표 지사가 ‘성완종 리스트’ 관련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종편 시사토크 프로그램에서는 홍준표 경남지사 띄우기가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부 출연진은 친박과 결을 달리하면서 바른정당까지 통합하는 정통보수 후보라 치켜세우는 중입니다. TV조선 <뉴스를 쏘다>(2/17)도 홍 지사의 대권 도전에 대해 논했습니다. 진행자 윤슬기 씨는 출연자 류근일 조선일보 전 주필에게 ‘보수진영에 드라마가 없다’고 쓴소리 하셨는데 홍 지사가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요”라 질문했습니다. 류 씨는 “제가 바로 이야기한 게 저런 케이스”라 호응했습니다. 이어 “(홍 지사가) 어떤 인격성을 가지고 또 정치적 중량감을 가지고 이야기 하는 분인지 아닌지 그것까지는” 모른다면서도 “한 가지는 제가 삽니다. ‘시선을 끈다 이거예요”라며 홍 지사가 주목도 높은 인물이라 평가했습니다. “(대선 후보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 위악적으로 이야기하면 사고 칠 줄 알아야 돼요. 모범생만 가지고는 안”되는데, 홍 지사는 ‘사고 칠 줄 아는’ 인물이란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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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의료원 폐쇄’를 시선을 끄는 홍 지사 행적으로 칭찬한 류근일 조선일보 전 주필/ TV조선 <뉴스를 쏘다>(2/17) 화면 갈무리

 

홍 지사는 성완종 리스트, 무상급식 폐지, 진주의료원 폐지 등 논란의 정점에 있는 인물입니다. 류 씨는 그를 ‘재밌다’, ‘시선을 끈다’며 대선 후보 자질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심지어 홍 지사가 ‘사고 친 좋은 예’가 “그냥 진주시립병원도 그냥 그 좌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없애버렸습니다. 그러니까 사고를 칠 줄 알아야 돼요”라고 말했습니다. 홍 지사가 공공의료기관인 진주의료원을 강제 폐업시킨 것은 그의 패착으로 손꼽힙니다. 홍 지사는 ‘빚’을 이유로 들었지만, 공공병원은 수익성이 떨어지지만 국민 건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의료서비스, 취약계층 진료 등을 제공하는 곳입니다. 메르스 등 재난 수준의 감염병이 발생하면 진주의료원과 같은 지역 공공병원은 거점병원의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2009년 신종플루 당시, 진주의료원은 1만여 명 이상의 환자를 진료 했습니다. 수익이 목적인 민간병원이 하지 못하는 공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공공병원의 적자는 불가피합니다. 그럼에도 홍 지사는 ‘적자’를 이유로 취임 68일 만에 ‘폐쇄’를 발표했습니다. 류 씨 말처럼 ‘좌파’만 반대한 사안도 아닙니다. 보건복지부는 정상화를 권고하고 국회의 공공의료 특위는 재개원을 촉구했습니다. 그럼에도 홍 지사는 폐쇄를 단행했고, 류 씨는 이를 좌파와 맞서 이긴 ‘시선 끄는 좋은 사례’의 예로 들고 있다는 것 자체가 류 씨의 비뚤어진 의식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 출마를 선언한 김진 중앙일보 전 논설위원도 언급됩니다. “중앙일보 논설하던 김진 씨도 그 양반이 말발이 세지 않았어요? 여기 와서 얘기하면 약간 우파성향 시청자들은 '속이 시원하다' 그랬어요. 그러니까 사고친 겁니다, 그것도”라며 김진 씨도 띄워줍니다. 이어 “누구, 누구, 누구, 누구. 내가 편견을 줄까봐 내가 이름을 더 이상 안 줄게요. 한 네 사람 정도 돼요. 이 사람들 자꾸 사고치라 이거예요. 사고 쳐가지고 '내가 이 말도 안 되는 상대방 진영을 깨뜨리겠다'. '말도 안 되는 양박, 친박, 바른정당 할 것 없이 기존 여당이든 나는 뭐 들이받겠다'. 이래가지고 나와서 쇼를 하면 시청자가 생기는 겁니다. 그러니까 하라 이거예요”라며 보수 진영에 위와 같은 ‘사고’를 종용하기까지 합니다. 


대선 주자의 자질에 대한 판단은 개인의 취향입니다. 류 씨와 같이 ‘주목도’가 그 기준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권주자가 쇼나 하는 사람이고, 국민이 시청자처럼 그들의 쇼나 보면서 한표를 행사할 것이라고 생각하다니, 참으로 황당한 발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4. 고영태 사기 사건은 진행 중? 음모론 던진 황태순
최순실 변호인 측이 ‘고영태 녹음파일’을 근거로 연일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가 국정농단 사태를 모략하고 주동한 주범인 것처럼 몰아가고 있습니다. MBN <뉴스와이드>(2/17)에 출연한 황태순 정치 평론가는 고 씨의 계획은 “스케줄대로 진행 중”이라며 고 씨의 사기 사건이 끝나지 않았음을 강조했습니다. 황 씨는 “저는 원래 (고영태의) 스케줄대로 진행 중이라고 봐요”라며 해체되지 않고 남아있는 K스포츠 재단을 언급하며 녹취록에 등장한 고 씨의 계획이 진행 중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황 씨는 고영태 녹음파일에 등장한 내용을 하나하나 언급하며 “(고영태 측이)다음 정권하고 손잡으면 되는 것이고 그다음에 그 중간에 막판에 이 정권 말기에 수사 한번 받고 나면 일사부재리에 따라서 더 이상 수사 받을 일 없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보니까 지금 다 비슷하게 얼개가 맞아 떨어지면서 남은 건 770억 원은 여전히 보면 최순실도 없어지고 다 없어졌어요. 여전히 보면 김수현, 박헌영 이런 사람들이 장악하고 있어요. 그러면 현재도 원래의 스케줄대로 진행 중인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습니다.  


10대 기업으로부터 모금된 770억의 출연금을 고 씨와 그 일당이 아직 노리고 있다는 뜻이죠. 황 씨의 주장은 언뜻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미르재단과 K스포츠 재단에 각종 이목이 쏠린 상황에서 고영태 씨가 770억을 마음대로 횡령할 수 있을까요? 더군다나 고영태 씨의 사기 혐의는 미수입니다. 사기·횡령의 구체적 증거가 없어 검찰 또한 기소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런데도 황 씨는 고영태 측이 차기 정부와 결탁해 횡령할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또, 황 씨는 “결과적으로 보니까 지금 다 비슷하게 얼개가 맞아 떨어지면서”라며 사건이 고 씨의 녹취록대로 흘러가고 있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황 씨의 주장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사실을 특별한 근거 없이 단정한 음모론에 가까운 추측입니다. 고 씨의 혐의가 국정농단 사태의 일부분에 불과한 내용인 것을 생각하면 황 씨의 주장은 고 씨의 혐의를 강조하기 위한 무리한 추측이 아닐 수 없습니다. <뉴스와이드>의 다른 출연자도 이를 지적하는데요.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는 “순진하신 겁니까, 순진하게 봐주시는 겁니까? 이 게임은 끝난 겁니다. (고 씨가 출연금을)가지고 가고 싶어도 가져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황 씨의 말에 대해 반박했습니다. 


그러나 황 씨의 의심은 끝나지 않습니다. 황 씨는 “지금 이 사람들(K스포츠 재단)한테는 월 1천만 원 이상 매월 월급 나간”다며 논쟁 내용과는 관련 없는 반박 아닌 반박을 하더니 뒤이은 발언에서는 “(고영태)미수 사건인데 아까 그랬잖아요. 미수로 끝난 게 아니라니까요. 770억 원이 살아있다니까요. 진행 중이라니까요”라며 우기기를 계속했습니다. 황 씨는 어떻게든 ‘고영태 사기 사건’을 강조하고 싶은 모양입니다.

 

* 민언련 종편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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