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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피살 사건, 방송사들의 ‘쇼’가 시작됐다
2017년 2월 15일
등록 2017.02.16 21:13
조회 1184

15일 방송 저녁뉴스에서는 ‘김정남 피살 사건’이 모든 이슈를 덮어버리는 상황이 이틀째 연출됐습니다. 상황은 피살설이 알려진 14일보다 더 심각해졌습니다. 7개 방송사가 모두 김정남 사망을 톱보도로 다룬 가운데 관련 보도량은 KBS·SBS 14건, MBC 12건, JTBC 7건, TV조선 27건, 채널A 15건, MBN 19건입니다. JTBC를 제외한 6개 방송사 모두 ‘김정남 피살’이 전체 뉴스 시간 중 절반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반면 국정파탄 사태 관련 보도는 작은 비중으로 다뤄졌습니다. KBS와 MBC는 국정파탄 보도를 고작 3건 내면서도 이번 사태가 ‘고영태 게이트’임을 보여준다는 ‘고영태 녹음파일’ 보도를 각 2건, 1건이나 냈습니다. 이와 달리 JTBC(2건)‧TV조선‧MBN(1건)은 ‘고영태 녹음파일’이 최순실의 영향력을 입증한다는 내용에 치중했죠. 그나마 JTBC가 14건을 보도해 김정남 피살보다 많이 다뤘고 MBN도 9건으로 구색은 맞췄습니다. 과연 김정남 피살 사건이 이렇게 뉴스를 도배할 정도로 새롭고 중대한 정보를 담고 있었을까요?

 

1. MBC, 또 자사 청문회 규탄 보도
‘김정남 피살 사건’에 과잉 대응하는 방송사들의 행태보다 먼저 봐야할 게 있습니다. 자사 청문회를 결정한 국회에 맹폭을 가한 MBC의 보도행태부터 짚어보겠습니다. MBC는 전날(14일)에는 5건을 할애하더니 15일엔 4건을 보도했습니다. 같은 날 국정파탄 사태는 3건만 다루었으니 MBC가 국정파탄 보도보다 자사의 국회 청문회 출석요구를 더 심각하고 엄중한 사안으로 다룬 것은 분명합니다. 보도내용도 심각합니다.


MBC <‘날치기 처리’ 파장…국회 파행>(2/15 https://bit.ly/2lmeaxN)은 상임위 보이콧을 선언한 자유한국당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담고 있습니다. MBC는 전날에도 연신 강조했던 홍영표 환노위원장과 대우GM노조 인사채용비리 연계성을 거듭 부각했고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관련 발언을 녹취 인용했습니다. 더 황당한 것은 기자가 “‘고영태 녹음파일’ 보도에 대한 정치 보복으로 MBC 청문회를 들고 나온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고 한 것입니다. 이는 자사가 ‘고영태 녹음파일’을 보도하면서 대통령 측에만 유리하게 편파 보도를 하고 있음을 자인하는 셈입니다. MBC가 ‘친청와대 보도’를 했고, 이 때문에 야당이 ‘정치 보복’을 하는 것이라는 논리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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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사 청문회 피하기 위해 야당에 맹공, 사실관계 왜곡하는 MBC(2/15)

 

이어지는 MBC <파장 예상되는데 날치기 강행 배경은?>(2/15 https://bit.ly/2kssDJp)은 MBC 청문회 의결을 이끈 민주당 홍영표 의원을 향한 마타도어에 해당합니다. “문재인 계의 핵심이면서 야당 내 강성 그룹”이고 “한국GM의 전신인 대우차 초대 노조위원장을 지내며 1985년 부평공장 파업 등을 주도”했던 홍 의원이 “한국GM 노조의 채용 비리 의혹에 관심이 쏠리자 이를 돌리기 위해 MBC 청문회 개최를 추진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자초했다는 겁니다. “대선 전략 차원에서 이번 사태를 일으켰다는 분석”까지 내놨습니다. 


나머지 2건도 억지 주장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MBC <허위 주장에 거짓 폭로…‘길들이기’ 시도>(2/15 https://bit.ly/2lmjTnr)는 “‘친문재인 계’ 최민희 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세월호 침몰 당시 MBC의 잘못된 최초 보도로 ‘단원고 학생 전원구조’라는 오보가 양산됐다고 주장”했지만 “오보의 진원지는 한 종합편성채널”이라 했고, “세월호 국정조사특위 때에도 야당은 MBC 임직원에게 터무니없는 요구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 모든 걸 통틀어 야당의 “사생활 침해이자 언론의 독립성 훼손 시도”라 비난했습니다. “MBC 청문회는 2012년 파업으로 해고된 직원들의 복직 문제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이 문제는 현재 대법원에 계류돼 재판이 진행 중”이라며 “사법부 판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MBC청문회를 들고 나온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했습니다. 


MBC <거대 야당의 ‘독주’…곳곳 ‘날치기’>(2/15 https://bit.ly/2lUjYvt)는 자사 청문회를 결정했다는 이유로 “거대야당의 독주”가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하더니 “쟁점 법안을 저지할 의석마저 잃은 여당은 그저 끌려다니고만 있”다고 한탄했습니다. 

 

2. 이제는 청문회와 관련 없는 사안까지 끌어와 ‘뉴스 사유화’
MBC는 14일 최초로 자사 청문회 관련 ‘시위 보도’를 낼 때보다 더 강경하고 더 억지스러웠습니다. MBC 백종문 미래전략본부장의 국감 불출석 처벌, MBC의 노조 탄압 및 부당해고를 규명하기 위한 청문회에 ‘고영태 녹음파일’, 세월호 참사, ‘한국GM 노조 비리’까지 끌어와 마치 자사가 피해자인 것처럼 행세한 겁니다. 심지어 홍영표, 최민희 등 민주당 출신 인사들을 언급할 때 마다 ‘친 문재인계’를 언급하며 사태를 정치적으로 오염시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전원구조 오보는 최초 진원지가 어디인지 여부에 관계없이 언론 전체의 ‘원죄’라 할 수 있고 ‘세월호 참사 희생자 보험료 산정 보도’ ‘세월호 참사 유가족 폄훼’ 보도를 냈던 MBC는 오히려 더 그 책임이 큽니다. “오보의 진원지는 종편”이라는 MBC의 주장도 어깃장에 불과합니다. “전원 구조” 오보는 MBN이 참사 당일 오전 11시 1분 7초에, MBC가 11시 1분 26초에 첫 자막을 내면서 고작 19초 차이를 보였을 뿐입니다. MBC는 당시 12시 48분까지, 2시간가량 ‘전원 구조’ 오보를 반복했습니다. 또한 당시 최민희 의원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근거로 MBC가 최초 오보를 냈다고 평했습니다. 온갖 핑계를 다 들이대며 ‘야당’에 분노를 표하려는 MBC의 속내는 알겠지만, ‘MBC 최초오보설’이 억울하면 최 전 의원이 아니라 정부기관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먼저 탓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렇듯 자사의 치부를 반성하기는커녕, 야권 비난의 도구로 악용한 MBC, 이 모든 비난의 목적은 ‘진흙탕 논쟁’을 만들어 MBC 청문회를 막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대법원의 계류 중”이라는 이유로 ‘야당이 청문회를 통해 사법부 판단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고 황당한 주장을 한 부분에서 그 의도가 잘 드러납니다. 그러나 MBC의 항소심까지도 법원은 MBC의 노조원 해고를 부당하다고 판결하면서 노조의 2012년 파업이 정당하다고 인정했습니다. 청문회가 사법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법원의 합리적 판결로 인해 MBC 청문회까지 오게 된 것입니다. ‘증거 없는 해고’를 거리낌 없이 내뱉고, 보안 프로그램으로 직원을 사찰하며, 징계와 해고로 노조를 겁박한 MBC. 이제는 숨지 말고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MBC <뉴스데스크>는 그야말로 MBC 경영진의 대국민 선전매체로 전락했습니다. 뉴스의 사유화, 자사 관련한 사안에 대해 철저하게 자사 중심적 편협한 주장을 늘어놓으면서 버젓이 뉴스라고 내놓고 있는 MBC 보도국의 행태는 공영방송 역사에 기록될 것이며, 반드시 단죄되어야 할 사안입니다. 

 

3. 현지에서도 확인된 사실 극히 적고 석연치 않은 부분도 많은 ‘김정남 피살’
16일 현재까지 김정남 피살에 북한이 연루되었다거나 체포된 용의자가 북한 공작원이라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현지 경찰도 아직 조사 중이고 15일 체포된 여성 용의자는 베트남 여권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의아한 구석도 많이 있습니다. 체포된 여성이 범행 당시와 똑같은 옷을 입고 이틀 만에 범행 현장에 다시 나타나 잡혔다는 점, 애초 조사에서 “다른 여성의 지시를 받고 김정남에게 어떤 물체를 문질렀다”고 진술했다가 조서 작성 땐 이를 부인했다는 점이 이상합니다. 이 때문에 용의자의 북한 연루 가능성을 단언하기 어렵고 돈을 받고 ‘청부살인’을 했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중국과의 관계, 국제적 이미지가 좋지 않은 북한이 실권도 없는 김정남을 공개적으로 암살했을 가능성이 적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놀랍게도 방송사에서 이런 의심스런 구석을 짚어준 방송사는 JTBC(2건)와 MBN(1건) 두 방송사뿐입니다. 

 

4. 방송 뉴스 보면 ‘미치광이 김정은이 김정남 암살 지시’가 기정사실
문제는 JTBC·MBN을 제외한 5개 방송사가 ‘김정은의 암살 지시’를 사실로 전제한 채 각종 자극적인 보도를 쏟아낸다는 점입니다. KBS는 14건 중 9건, MBC는 12건 중 9건, SBS는 14건 중 8건, TV조선은 27건 중 18건, 채널A는 15건 중 9건, MBN은 19건 중 9건을 ‘김정은의 김정남 암살 배경 및 방식’에 할애했습니다. 확인되지도 않은 소식을 사실로 전제하고 보도한 겁니다. 그 보도 경향은 가지각색입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정부 발 추측을 사실인 것처럼 보도하거나 △탈북자 등 다른 요인이 암살당할 위험이 있다고 부각하거나 △북한의 공작원 양성 및 암살 기법을 상세히 묘사하는 것입니다. 이런 내용은 JTBC를 제외한 6개사에서 모두 공통적으로 등장했고, 대부분 사실관계를 과장하면서 안보 불안을 조성했습니다. 

 

5. 정부의 추측은 모두 사실로 둔갑

김정남 사망 사건을 왜곡하는 첫 번째 경향은 국정원 등 우리 정부가 내놓은 관측을 확인된 사실처럼 단정적으로 전하는 것입니다. 15일, 국가정보원이 국회 정보위 긴급 간담회에서 “김정남 암살은 스탠딩 오더(취소할 때까지 계속 유효한 주문)”라고 말한 내용을 JTBC를 제외한 6개 방송사에서 모두 사실처럼 전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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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원 첩보 빌미로 ‘김정은의 김정남 암살’ 확실시 한 KBS(2/15)
 

KBS <“살려달라” 편지 효과 없어…‘암살 시도’ 계속>(2/15 https://bit.ly/2lKed7A)은 “김정남에 대한 암살 시도는, 김정은 집권 직후부터 5년여 간 계속됐고, 별도의 취소명령이 있기 전까지는 계속 유효한, 이른바 ‘스탠딩 오더’였다”, “김정남은 김정은에게 ‘살려 달라’며 서신까지” 등 국정원 발표 내용을 전했습니다. 이런 내용을 “김정은 2012년 초 김정남 암살 명령”과 같은 자막과 함께 김정은이 등장한 영상으로 재구성해 마치 명백한 사실인 것처럼 묘사했습니다. 여기다 국정원이 “김정은이 행동을 예측하기 어려운 성격이어서 향후 유사한 테러를 기도할 수 있다고 우려”한 것까지 덧붙였습니다. 


이런 태도는 JTBC를 제외한 6개사가 모두 똑같습니다. JTBC <“오래된 암살 지령 집행”>(2/15 https://bit.ly/2kJubKR)는 똑같은 국정원 첩보를 전하면서도 “김정남이 살해될 경우 신변을 보호하고 있던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될 것을 알면서도 암살을 실행에 옮긴 것은 계산적인 행동으로 볼 수 없다”라는 국정원의 관측도 덧붙였습니다. 이는 다른 방송사들이 무시한 부분입니다. 또한 JTBC는 “국정원, 북한의 소행으로 추정”이라는 자막을 달아 ‘국정원의 추정’임을 명확히 했습니다.

 

6. TV조선은 또 ‘단독 폭탄’, 도대체 무슨 의미?
TV조선은 14일에 이어 15일에도 ‘김정남 피살 단독’ 행렬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15일에도 단독 보도를 6건이나 냈습니다. 이날 김정남 피살 관련 단독 보도가 나온 건 TV조선과 채널A뿐이고 채널A는 1건입니다. TV조선의 단독 보도 중 <MB 때 망명 제안, 김정남이 거절>(2/15 https://bit.ly/2lOViVP)은 현 정부를 넘어 이명박 정부 발 소식을 다뤘는데요. 이명박 정부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5년 전 정부에서 김정남에게 대한민국으로의 망명을 타진했”는데, 당시 김정남이 거절했다고 합니다. 이를 전한 TV조선의 결론은 “김정은은 형인 김정남이 망명을 시도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에 격분” “망명을 우려해 암살을 지시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 내용은 JTBC <“오래된 암살 지령 집행”>(2/15)에서도 비슷하게 등장합니다. JTBC는 국정원이 “김정남의 국내 망명 요청설에 대해서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의 복수의 정보당국 관계자는 ‘국내 정보당국과 김정남이 연락이 닿았고 망명도 타진은 했던 걸로 안다’고 말했”다고 전합니다. JTBC가 국정원 소식을 전하면서 간략히 언급한 사안을, TV조선은 휠씬 구체적으로, 단독까지 달아 보도한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김정은이 김정남을 암살한 배경’으로 갖다 붙였다는 점에서 확인되지 않은 추측성 소식을 과장한 사례에 속합니다. 

 

7. 김여정부터 일본인, 탈북자까지 죄다 암살 위험?
TV조선의 단독 보도가 집중한 또 다른 사안은 바로 ‘북한이 다른 사람들도 암살할 위험성’입니다. TV조선의 단독 6건 중 3건이 바로 이 주제에 해당합니다. TV조선 <김정은 요리사 연락 두절>(2/15 https://bit.ly/2l7PsyX)은 김정남 암살로 “공포에 떠는 사람” 중 한 명으로 “김정일 김정은 부자의 전속요리사였던 후지모토 겐지 씨”를 꼽았습니다. 보도는 익명의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작년 10월 평양에 라면가게를 열기 위해 북한에 들어간 겐지 씨가 넉 달째 연락이 끊겼다”는 겁니다. “김씨 일가의 사생활을 너무 자세하게 이야기해 김정은의 심기를 자극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덧붙였습니다. 단독 보도는 아니지만 TV조선 <김여정도 몇 달 모습 감춰>(2/15 https://bit.ly/2lgW80b)의 경우 “몇 달째 모습을 감췄”다는 이유만으로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까지 “파리 목숨”이라고 단정했고 TV조선 <이한영 가족 거쳐 옮겨…경호 강화>(2/15 https://bit.ly/2kJyANZ)는 “김정남 암살은 은밀하고 잔인한 면에서, 20년 전 북한 간첩에게 피살된 김정남의 사촌형, 이한영 씨 암살 사건과 닮았”다면서 “이한영 씨 가족들은 암살 공포에 급히 거처를 옮겼”다고 단독으로 전했습니다. 


물론 이런 ‘북한의 다른 암살 가능성’ 보도는 TV조선에서만 나온 게 아닙니다. JTBC를 제외한 6개 방송사에서 모두 나왔습니다. 타사도 ‘혈육을 숙청‧처단한 김정은’을 부각하면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 등 다른 인물의 암살 가능성을 타진했죠. 


채널A <다음 타깃은 누구?>(2/15 https://bit.ly/2kMtkt4)는 비약의 정도가 심한데요. 신석호 국제부장은 TV조선처럼 ‘이한영 피살 사건’을 이번 사건과 비교하면서 “공교롭게도 (두 사건 모두) 김정일의 생일 2월 16일을 앞두고 있다. 20년 전 사건이 연관이 있을 것 같다. 이런 추측이 가능하다. 이한영은 생전에 김정일의 심기를 건드렸다. 김정남도 마찬가지이다. 김정은의 심기를 건드렸다. 그런 심기를 건드린 곁가지들을 없애주는 것, 이것이 충성이라고 생각되는 나라가 북한이다. 그래서 정찰총국의 간부들이 선물하나 바치자, 김정남 제거하자 모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소설에 가까운 내용을 풀어냈습니다. 

 

8. 북한의 ‘독살 무기’ 전시해주는 방송사들
김정남 피살 사건을 전하는 방송사들의 과장 및 왜곡 사례 세 번째는 북한의 공작원 양성이나 암살 수법을 상세히 소개해주는 보도들입니다. 지상파 3사와 MBN이 모두 1건씩 이런 보도를 냈고 TV조선은 무려 6건에 이르며 채널A가 2건입니다. 

 

SBS는 1건의 보도로 북한이 10대 소녀부터 여성 공작원으로 육성한다고 전하더니 SBS <김정남 피살 남은 궁금증>(2/15 https://bit.ly/2lRBq4B)에서는 탈북자 출신 강명도 경기대 북한학과 교수가 “우리나라 안에도 탈북자들을 타깃으로 한, 암살 간첩이 들어와 있다”는 무시무시한 주장을 펼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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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독침’ 소개하고 ‘영화 쉬리’까지 동원한 과장된 ‘김정남 피살 사건’ 보도(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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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독침’ 소개하고 ‘영화 쉬리’까지 동원한 과장된 ‘김정남 피살 사건’ 보도(2/15)
 

역시 이 부분에서도 대표주자는 TV조선입니다. TV조선 <북 독침, 130mm의 치명적 무기>(2/15 https://bit.ly/2kpkqp3)는 김정남의 피살 원인이 무엇인지 확인되지도 않았는데 느닷없이 “북한의 독침 살상 기술을 설명해” 주겠다고 나섰습니다. 김정우 기자는 “길이 130mm에 무게 57g. 북한이 사용하는 파커 만년필형 독총”, “손전등형 독총”, “볼펜형 독침” 등을 모형과 함께 재원과 사용법까지 보여줬습니다. “부교감 신경 흥분제로 10mg만 투여해도 호흡이 멎고 심장이 마비되는 강력한 독약” 등 원료까지 언급했습니다. 


TV조선‧채널A‧MBN 종편 3사에서만 보이는 특이한 공통점도 있습니다. 이들은 북한 공작원들의 암살 방식을 묘사하면서 ‘쉬리’, ‘의형제’ 등 영화를 이번 사건에 빗대었습니다. TV조선 <암살, ‘은밀하고 잔인하게’>(2/15 https://bit.ly/2lU5yLK)는 이미 보도 제목에서도 ‘은밀하게 위대하게’라는 영화를 암시했고 리포트를 시작하자마자 “김정일의 처조카, 이한영 씨 암살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의형제’의 한 장면을 보여줬습니다. 여기다 영화 ‘베를린’까지 보여주면서 “목에 댄 볼펜을 누르자, 상대가 고통 속에 숨을 거둡니다. 볼펜형 독침”이라며 영화의 한 장면과 이번 사건을 비교했습니다. 채널A도 용의자 여성을 ‘북한 공작원’으로 추정한 <‘여성 2인조’ 정체>(2/15 https://bit.ly/2lUbwwg)라는 보도를 시작하기에 앞서 영화 ‘쉬리’의 일부를 26초간 보여준 후 “영화 보다 영화 같은 김정남 사망 미스터리”라는 큼지막한 자막을 띄웠습니다. MBN도 영화 ‘쉬리’를 삽입한 보도가 1건 있습니다.

 

9. 또 나왔다 TV조선 단골손님 ‘남파 공작원 김동식’ 

한편 ‘북풍’이 불 때마다 TV조선에 출연하는 단골손님 ‘남파 공작원 김동식 씨’가 오랜만에 뉴스 나들이를 했습니다. TV조선 <남파공작원이 본 김정남 암살>(2/15 https://bit.ly/2kAHIDV)에 출연하여 앵커와 무려 13분 40초 동안 김정남 피살 사건을 논한 겁니다. 여기서 김동식 씨는 언론의 김정남 피살 사건 관련 왜곡 및 과장을 집약해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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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조선 <뉴스판>에 등장한 ‘남파공작원 김동식 씨’ (2/15)
 

윤정호 앵커의 “선글라스 쓰신 건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신분 노출 때문이니까”라는 예우와 함께 등장한 김동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지금까지 나온 자료 바탕으로 해서 보면 북한에 의해 저질러졌고 철저한 준비 하에 실행이 됐다 생각된다”며 ‘김정은의 김정남 암살 지시’를 확언했고 두 여성 용의자의 범행에 “사전에 작전 짜고 충분한 연습 하고 실행에 옮긴 것”이라 평가했습니다. 윤 앵커는 “독 스프레이 독침일수도 있고 이런게 있다 이런 것들 훈련 받았나”, “실제 남파되면서 훈련했을텐데 이번 암살은 어떤 시나리오 인가 치밀한가 급작스럽나”라며 김동식 씨로부터 그러한 주관적 대답을 유도했습니다. 김동식 씨는 “중요한 건 사건 현장 임무수행 현장에 도착하고 거기서 실행을 한 다음에 어떻게 탈출할 것이냐 디테일하게 준비한다. 현장 접근 하루 이틀 전에 먼저 접근해서 확보해서 확인하고 이번 사건도 당일 날 가서 바로 실행하진 않았을 것”이라며 김정남 피살의 배경을 구체적으로 ‘상상’했습니다. “임무 자체가 요인 암살 테러 그게 주임무”인 “정찰총국 산하 35호실”이 이번 암살을 총지휘했을 것이라는 판단도 나왔습니다. 


아무 것도 확인된 것이 없는데 김동식 씨의 주관적 판단만으로 모든 걸 확정적인 사실인 것처럼 몰아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남파공작원 출신’을 내세워 김동식 씨의 주장을 매번 확대 재생산하는 TV조선 등 종편의 태도가 문제입니다. 김동식 씨는 2013년 7월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 출연을 시작으로 북한 문제가 나올 때마다 “종북감별법”, “국내 종북 세력이 500~1000명이 될 것” 등 황당한 주장을 펼쳤습니다. 그는 종편에서 대북 문제 전문가로 통하지만 그의 이력은 남다릅니다. 그는 ‘1995년 부여무장간첩 사건’으로 알려진 사건의 무장 간첩 중 1명으로, 당시 경찰 2명을 총으로 쏴서 죽인 살인범입니다. 당시 경찰 2명을 살해했지만 김 씨는 기소되지 않았고 오히려 김 씨가 ‘접선’했다고 증언한 야당 인사들은 안기부에 끌려가 고문을 받고 자백을 강요당했습니다. 당시 법원은 김 씨 증언을 신뢰할 수 없다며 해당 야당 인사들에 무죄 판결을 내렸죠. 체포된 김 씨는 전향을 했고 국군기무사, 국정원을 거쳐 현재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소속입니다. TV조선은 이런 이력을 단 한 번도 알린 적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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