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096

김 진, 대통령 대면조사 하면 ‘보수가 더 정당하고 당당해질 것’
2017년 2월 8일~10일
등록 2017.02.15 20:09
조회 388

8~10일 종편 시사토크 프로그램에서 김동길 단국대 석좌교수가 눈에 띕니다. TV조선 <고성국 라이브쇼>(2/10)에 출연한 김 교수는 태극기 집회 참석자들이 “반드시 박근혜를 옹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저쪽의 촛불집회를 지켜보니까 이러다가는 우리나라가 아주 극단으로 말하면 적화통일 되는 것 아니냐” 우려되어 나온 것이라며 촛불 민심에 ‘종북 프레임’을 덧씌웠습니다. 편협한 주장들도 난무합니다. 여상원 변호사는 채널A <김승련의 뉴스TOP10>(2/10)에 출연해 대권주자들의 정치성향 분석을 하며, “진보 쪽의 사람들은 미국과의 약속은 오히려 깨면 깰수록 그게 어떤 애국적이고 민족 자주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진단했습니다. 

 

1. 김동길, 태극기 집회 참석은 촛불 세력의 ‘적화통일’ 걱정 때문?!
탄핵 인용과 기각 여론이 촛불과 태극기로 대변되어 맞서고 있습니다. 종편 출연진들은 국론 분열을 걱정하기 시작합니다. 채널A <쾌도난마>(2/8)의 진행자 정연욱 씨는 진행 중 “헌재 결정은 차분히 한번 지켜보는 지금 노력도 아마 필요한 거 아닌가. 이게 좌우 대결 양상으로 번지는 게 과연 국익을 위해서 어떤 게 좋은 건지 한번 생각해 볼 때가 온 것 같”다는 의견을 전했습니다. 


최병묵 월간조선 전 편집장은 TV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2/9)에서 “일각에서는 마치 해방 후에 좌우 대립양상. 그거 뭐 사실 그때 그런 대립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건 누구나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실제 그 대립양상 때문에 엄청나게 국론이 분열됐거든요. 이번에도 꼭 그런 게 재판되는 게 아니냐 하는 우려가 많은 사람들한테 있어요”라 말했습니다. ‘분열’을 걱정하는 듯 하지만 사실상 대통령 탄핵 찬반 논쟁을 ‘이념 논쟁’으로 만들고 있는 행태입니다.


특히 TV조선 <고성국 라이브쇼>(2/10)에 출연한 김동길 단국대 석좌교수는 아예 ‘적화통일’까지 들먹입니다. 촛불집회가 계속되는 이유는 정치인 중 일부에게 ‘촛불을 많이 켜면 집권에 밑거름이 되고 더 유리한 기회가 되기 때문’이라 분석합니다. 탄핵 반대 세력의 태극기 집회 참석에 대해선 “반드시 박근혜를 옹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저쪽의 촛불집회를 지켜보니까 이러다가는 우리나라가 아주 극단으로 말하면 적화통일 되는 거 아니냐. 월남처럼 되는 거 아니냐. 그런 우려를 하는 사람들이 촛불시위가 아주 크게 일어나니까 그러면 태극기를 또 들고 나온다는 말이에요”라 말합니다. 탄핵 찬성 여론을 아예 ‘종북’ 세력으로 매도하고,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적화 통일을 막기 위해’ 나온 것이라는 의견입니다.


이어 김 씨는 “그러면서 갈라진 것이니까 두 조류를 다 볼 때 나는 단지 불행한 일이라고는 안 봐요”라며 지금의 ‘여론 대립’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기도 합니다. 탄핵 찬반 여론 양 쪽 모두 “어느 쪽이나 다 대한민국이 앞으로 자유민주주의를 향해 나가야”한다면서도 다시 한 번 촛불 민심에 구시대적인 ‘종북 프레임’을 덧씌웁니다. “지금 절대로 적화통일이니 또는 친북. 뭐야, 종북 또 더 나아가서 이제 말하는 김정은 식의 통일이 앞으로 다가오는 거 아니냐. 이런 우려를 가지는 사람들이 다 양쪽에 있는데 거기에는 또 어떤 특정한 정당이나 인물을 위해서 그 시위에서 뛰는 사람들도 있는 거니까”라는 것입니다.


탄핵은 헌법을 유린하고 법률을 위반한 대통령에 대한 심판입니다. 이는 좌우 이념을 초월한 범국민적 사안입니다. 하지만 김 씨를 비롯한 종편 출연진은 이를 ‘이념 대립’으로 쟁점화하고 있습니다. ‘분열’을 걱정하면서 오히려 ‘분열’을 선동하고 있는 셈입니다. 

 

2. 김 진, 박 대통령이 대면조사 하면 ‘보수가 더 정당하고 당당해질 것’
TV조선 <뉴스를 쏘다>(2/9)에서 김 진 중앙일보 전 논설위원은 박 대통령이 ‘대면조사’에 응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대면조사는 국민과의 약속”이고, “대통령이 나는 잘못이 없다고 변호하면서 왜 두 조사에 응하지 않았느냐를 헌재가 지적할 수 있”기 때문이라 밝혔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보수우파가 대통령 선거에서 진보좌파 진영하고 싸울 수 있도록 만들어주기 위해서”랍니다.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일까요?


김 씨는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 ‘김대중 정권 대북송금사건’을 언급합니다. 김 씨 주장에 따르면 당시 “국정원장, 경제수석 그리고 회담 대표, 줄줄이 다 감옥에 갔”지만 “퇴임 대통령임에도 불구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특검수사를 받지 않았”다는 것이고요. “이것은 이번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진상이 규명이 돼야 되는데”라며 “왜냐하면 대통령의 허락이나 대통령의 동의 없이 어떻게 북한에 4억 5000만 달러를 뒷돈으로 줄 수 있었겠습니까? 그런 의혹이 제기되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김대중 전 대통령은 수사를 안 받았”다며 거듭 ‘재수사’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김 씨는 “보수우파가 대통령선거에서 진보좌파 진영하고 싸울 수 있도록 만들어주기 위해서라도 (박 대통령)본인이 수사를 받아야 범보수 대표 후보가 대통령선거에서 어떤 주장을 할 수 있냐면 ‘봐라 말이야. 박근혜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임에도 불구하고 특검에 대면수사를 받았다. 그런데 진보좌파 진영의 민주당 정권의 김대중 전 대통령은 퇴임 대통령임에도 불구하고 특검의 수사가 없었잖느냐. 어느 쪽이 더 정당하고 당당하냐’ 이런 주장을 범보수 대표 후보가 할 수 있도록 그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라고 말했습니다. 말이 어디서 끝나고 어디서 시작되는지 어려우시겠지만 이 말은 ‘아무튼 대통령이 대면조사 받아서, 범보수 대권주자 어깨 한번 펴게 해달라. 그러면 DJ 대북송금 재수사 촉구하겠다’ 뭐 이런 의미로 보입니다. 그가 말한 것처럼 범보수 대권후보에게 유리할지 말지에 대한 관측은 그대로 계속 하셔도 됩니다. 그러나 DJ 대북송금은 사실관계를 확인해봐야 합니다. 

 

20170215_200636.png

△ 대통령 대면조사 받아야 범보수 대권 후보에게 유리하다고 주장한 김 진 중앙일보 전 논설위원 TV조선 <뉴스를 쏘다>(2/9) 화면 갈무리

 

대북송금사건은 김대중 정권 당시 남북정상회담 추진 중 현대그룹 비자금이 북한에 건네졌다는 의혹이 불거져 특검이 수사했던 사건입니다. 고 김대중 대통령은 “정부는 남북 정상회담 추진 과정에서 북한 당국과 많은 접촉이 있던 현대 쪽의 협조를 받았습니다. 현대는 대북 송금의 대가로 북쪽으로부터 철도·전력·통신·관광·개성공단 등 7개 사업권을 얻었습니다. 정부는 그것이 평화와 국가 이익에 크게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실정법상 문제가 있지만 이를 수용했습니다”라 입장을 밝혔습니다. 2003년 4월, 노무현 정권은 의혹에 대해 특검을 실시했습니다. ‘대북송금’이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 이루어진 것은 사실입니다.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비공식적 송금이었지만, 분명한 것은 남북 교류, 북한 지원 정책의 일환이었습니다. 


명백한 것은 ‘사익 추구’를 위해 광범위하게 헌법을 유린한 지금의 국정농단 사태와는 비견할 수 없는 문제라는 것입니다. 당시 특검팀은 ‘대북송금사건’ 하나만으로 국정원장 등 관계자 8명을 법정에 세웠습니다. 박 대통령은 이번 ‘국정 농단’ 사건의 몸통입니다. 자신과 주변 인물들의 이윤을 위해, 국민이 위임한 공적 권력을 정재계, 의료, 문화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남용했습니다. 마땅히, 반드시 ‘대면조사’를 받아야 하는 피의자임에도 온갖 이유를 대며 피하고 있는 중입니다. 


김 씨의 조언처럼 대통령이 ‘대면조사’를 응한다 할지라도 이것은 결코 ‘더 정당하고 당당해지는’ 면죄부가 될 수 없습니다. 이것은 국정농단을 묵인했고 여태 반성 없이 탄핵 심판 제동에 힘을 쏟고 있는 여당 인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권에서 어떤 대선후보가 출마한다 해도 말입니다. 


방송 닷새 후, 김 씨는 이번 사태의 분명한 책임이 있는 여당에 입당하고, 대선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이 억지논리는 어쩌면 ‘본인’을 위해 미리 만들어진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3. 김 진, 일자리 공약 논란을 ‘제 2의 유승민 사태’, ‘콩가루 집안’에 비유하기도
이날 김 씨의 민주당 비판은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김 씨는 이번에는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공직자 81만 개 일자리 공약’을 ‘제2의 유승민 사태’라고 규정한 뒤, ‘콩가루 집안’이라며 악의적으로 비유했습니다. 


문재인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취임 직후 ‘(문 전 대표의)일자리 81만 개 공약의 메시지가 잘못됐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내비치자 나온 발언이었습니다. 김 씨는 자신은 개인적으로 송 의원의 의견에 적극 공감한다며 장황하게 설명을 합니다. 


그러더니 “그런 자리(총괄선대본부장)에 있는 사람이 공개적으로 저렇게 후보의 정책을 비판하면 어떻게 합니까?”라며 짐짓 답답함을 호소합니다. 그러더니 “자기가 캠프 내부에 들어가서 내부에 들어가서 후보에게 ‘사실 이건 이렇게 저건 저러니까 공약을 앞으로 좀 이런 식으로 수정하거나 새로운 공약을 냅시다’ 이렇게 해야 제대로 돌아가는 집안이지. 비유하자면 아들이 집안에서 아버지하고 가족회의를 하지 아니하고 동네에 나가서 동네 사람들 앞에서 아버지를 비판한 것 아닙니까? 이것은 ‘제2의 유승민 사태’입니다. (중략) 야당이 듣고 국민 전체가 지켜보는 국회의 대정부질문에서 집권당 원내대표가 대통령의 핵심 공약을 그런 식으로 비판을 해 놓으면 그 집안이 뭐가 됩니까? ‘콩가루 집안’이 되는 거 아니에요”라고 말했습니다. 


송 의원과 문재인 캠프의 관계를 집안과 아들, 그리고 문 전 대표를 아버지에 비유해 송 의원의 발언을 ‘동네 사람들 앞에서 아버지 망신 준 아들’로 표현한 것입니다. 김 씨는 ‘아버지의 체면’을 강조하며 민주당을 희화화해 부정적 이미지를 부각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문재인 캠프 소속의 송 의원은 문 전 대표를 비난한 것일까요? 송 의원은 13일 “실제로 이 81만 개가 공무원 자리를 늘리겠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민간 투자를 배제한 것이 아니라 이 공공투자를 기초로 제2단계 일자리 전략을 만들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문 전 대표의 일자리 공약을 ‘81만 개 공무원 일자리’ 만든다며 보도한 언론사의 오해가 있었고, 이를 정정했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송 의원이 앞서 언급한 ‘메시지’라는 표현은 말 그대로 전달을 의미했습니다. 의견전달 과정에서 오해에 따른 해프닝이라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입니다. 김 씨는 이를 큰 사건이라도 터진 것처럼 ‘콩가루 집안’, ‘제2의 유승민 사태’라 표현한 것이죠. 


TV조선 역시 이를 인지한 것일까요. <뉴스를 쏘다>의 진행자 엄성섭 앵커는 방송을 마치면서 예의 ‘바로 옴부즈맨’을 언급하며 “앞서 김진 출연자의 ‘제2의 유승민 사태’, ‘콩가루 집안’ 표현은 과도한 표현이었다라는 점을 옴부즈맨을 통해서 전해 드립니다”며 발언을 정정합니다. 실컷 사건을 과장하고 특정 정당을 향해 비아냥거려놓고 방송사의 책임은 피해가겠다는 의도입니다.

 

4. “진보, 美와의 약속은 깨면 깰수록 내국적, 민족 자주적이라고 생각”
채널A <김승련의 뉴스TOP10>(2/10)에서는 대권주자들의 정치성향 분석이 있었습니다. ‘사드로 대선판 읽는 법’라는 코너였는데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HAD·사드) 한국 배치, 개성공단 폐쇄에 대한 대권주자들의 입장변화를 가지고 대권 판도를 분석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방송은 ‘대권주자 이념변화’라며 그림까지 준비했고 출연자들은 ‘트럼프 정부의 북핵 견제’, ‘외생 변수인 국제 외교 문제를 신경 쓴 것’ 등의 분석을 내놨습니다. 그런데 여상원 변호사는 “저분들(진보 대권 주자들)이 국제협약을 존중하고 뭐 미국과 약속을 존중하기에 돌아선 것? 저분들은 오히려 진보 쪽의 사람들은 미국과의 약속은 오히려 깨면 깰수록 그게 어떤 내국적이고 민족 자주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깬다는 말을 듣고도 자기들 표에 유리하면 결코 보수 쪽으로 돌아오지 않을 분들이거든요. 그래서 제가 볼 때는 어떤 외국과의 약속 이런 것을 갖다가 생각하기보다는 아까 말씀드린 대로 득표 전략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여 씨는 안희정 충남지사,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 등의 중도적 태도를 꼬집으면서 이를 ‘득표 전략’에 불과하다고 이야기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대권 주자들이 유권자의 지지를 얻기 위해 중도적 공약을 내세우는 것이지, 이념이 변한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충분히 할 수 있는 분석입니다. 문제는 여 씨가 말한 “(야권 대선 주자들은) 미국과의 약속은 오히려 깨면 깰수록 그게 어떤 내국적이고 민족 자주적이라 생각”한다고 말한 것은 진보 여권주자들에게 종북의 이미지를 덧씌울 우려가 있는 발언입니다. 여 씨는 사드 배치 문제를 둘러싼 정치적 함의와 대권 주자들이 태도를 바꾸거나 사드 배치를 지지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대신 진보 쪽 사람들은 반미적이라며 편견을 드러낸 것입니다. 정치인의 태도 변화를 정책과 신념으로 평가해야 하지만 여 씨는 오히려 진영논리를 앞세우며 ‘진보는 미국과의 약속도 깨려 한다’고 규정한 것입니다. 

20170215_200706.png

△ ‘사드로 대선판 읽는 법’ 코너에서 진영논리로 편견 드러낸 여상원 변호사 채널A <김승련의 뉴스TOP10>(2/10) 화면 갈무리

 

* 민언련 종편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끝>
문의 김유나, 최민호 활동가(02-392-0181)

monitor_20170215_096.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