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 기간 | 2016년 12월 1일부터 3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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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 대상 |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지면에 게재한 기사 |
모니터 주제 | 민언련 2016년 12월 ‘이달의 좋은‧나쁜 신문 보도’ 선정 사유 보고서 |
문의 | 배나은 활동가(02-392-0181) |
민언련 12월 ‘이달의 좋은 보도’ 신문부문은 한겨레의 ‘김영한 업무일지 관련 심층 보도’(김규남·서영지·박태우·오승훈 기자)가, 방송부문은 SBS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단독 보도(최우철 기자)가 선정되었다. 온라인 부문은 머니투데이의 ‘해수부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대응문건 폭로’ 보도(박다해 기자)가 선정되었다. 기자들과 함께 하는 시상식과 간담회는 1월 24일(화) 오후 7시 공덕동 민언련 교육공간 <말>에서 열릴 예정이다. 관심 있는 분은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기자들과 함께 하는 시상식과 간담회는 1월 24일(화) 오후 7시 공덕동 민언련 교육공간 <말>에서 열릴 예정이다. 관심 있는 분은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2016년 12월 이달의 좋은·나쁜 신문 보도’ 심사 개요 | |
좋은 |
김영한 업무일지, 문제 구절 소개 넘어 맥락과 의미 짚어낸 한겨레
·매체: 한겨레 ·보도 명: ‘김영한 전 민정수석 업무일지’ 관련 심층보도 ·보도일자: 12월 3일~ ·기자: 김규남‧서영지‧박태우‧오승훈 기자 |
나쁜 방송 보도 |
문재인이 ‘촛불혁명’ 망치고 있다는 동아일보 김순덕 논설실장 ·매체: 동아일보 ·보도 명: <김순덕 칼럼/문재인이 ‘촛불혁명’을 망치고 있다> ·보도 일자: 12월 12일 ·기자: 김순덕 논설고문 |
선정 위원 | 강기석(자유언론실천재단 운영위원), 김동훈(전국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 김언경(민언련 사무처장), 김종한(언론소비자주권행동 사무처장), 배나은(민언련 신문모니터위원회 간사), 서명준(언론학 박사), 이봉우(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 간사), 최진봉(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나다 순) |
심사 대상 | 11월 1일부터 30일까지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지면에 게재한 기사 |
아래는 2016년 12월 ‘이달의 좋은․나쁜 신문보도’ 선정 사유이다.
좋은 신문보도, 김영한 업무일지 속 맥락과 의미 짚어낸 한겨레
선정 배경 :11월 10일 TV조선의 보도를 시작으로,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업무일지를 근거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청와대의 언론·사법·문화계 통제 양상에 대한 폭로 보도가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후속 보도에 나선 한겨레는 ‘유족의 동의를 얻어 정당하게 입수한 해당 업무일지’를 그야말로 ‘샅샅이’ 훑어냄으로서 선행 보도를 통해서는 미처 드러나지 않았던 청와대의 사법권 침해 행태와 언론 및 정부 비판적 단체에 대한 탄압 행태를 폭로했다. 특히 한겨레는 업무일지에 등장한 문제 구절을 단순히 전달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이 같은 기록의 전후 맥락과 의미를 짚어내고자 노력했다. 이에 민언련은 한겨레의 ‘김영한 전 민정수석 업무일지’ 관련 보도를 2016년 12월 ‘이달의 좋은 신문 보도’로 선정했다.
2014년 6월 박근혜 대통령에 의해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김 전 민정수석은 2015년 1월 ‘비선실세 정윤회 씨의 국정개입 의혹’에 대한 현안 보고를 위해 국회 운영위원회 회의에 출석하라는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지시를 거부한, ‘항명파동’의 주인공이다. 당시 국회에 출석했다면, 김 전 수석은 민정비서관이 ‘청와대 비선 실세 문제’가 아닌 ‘문건 유출 문제’로 프레임을 전환하기 위해 검찰 수사 보고를 받아가며 수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해명해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정윤회 문건 유출’은 자신이 민정수석으로 임명되기 전에 일어난 일이라며 ‘자신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부당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당시 우병우 민정비서관은 사건을 수습한 뒤 민정수석으로 영전했다. 반면 이 ‘항명파동’ 이후 김 전 수석은 210일간의 재임기간을 뒤로 하고 청와대를 떠났고, 2016년 8월 21일 지병인 간암으로 사망했다.
김 전 수석이 세상을 떠난 지 3개월 만인 2016년 11월 초, 그의 업무일지가 TV조선의 단독보도를 통해 세상에 공개됐다. 당시 상사였던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업무지시 내역과 각종 발언을 기록한 해당 업무일지를 근거로, 언론은 김기춘 전 실장과 청와대가 언론과 공직사회에 대해 ‘사찰’과 ‘불법 통제’를 자행했다는 의혹을 앞 다퉈 제기했다. 그러나 김 전 수석이 재임기간 업무일지에 지시사항을 ‘꼼꼼히 기록했다’는 주장과는 달리 공개 된 김 전 실장의 발언의 내용은 극히 적은 편이었다.
TV조선의 첫 단독 보도가 등장한지 한 달 여 만인 12월 초, 한겨레는 유족의 동의를 받아 입수한 김영한 업무일지 전문을 근거로 본격적으로 관련 내용을 지면에 내놓기 시작했다. 일종의 후속보도인 셈이다. 한겨레의 ‘김영한 업무일지’ 관련 분석 보도는 앞서 ‘업무일지를 입수했다’고 주장한 매체들이 공개하지 않았던 청와대와 김 전 실장의 정치공작 실태를, 앞뒤 정황에 대한 꼼꼼한 설명과 분석을 곁들여 폭로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한겨레 보도로 드러난 ‘통진당․전교조․세월호 유족 죽이기’ 정황
한겨레가 공개한 김영한 업무일지 관련 보도 속 김기춘 전 실장은 주로 ‘특정 세력에 제재를 가할 것을 지시’하거나 ‘특정 세력의 이익을 대변’하는 방식으로 “시대착오적 공안통치 전략과 전술을 짜고 실행”해왔다.
△ 김영한 업무일지를 근거로 청와대가 ‘언론 지도’를 통해
세월호 유가족과 동조 단식을 하는 이들에 대한 비난 여론을 조성하려 했음을 폭로한 한겨레(12/7)
실제 김 전 실장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대한 조직적 옥죄기를 주문했다는 내용을 담은 <박근혜‧김기춘, 전교조 법외노조화 진두지휘>(12/6 https://goo.gl/UyNRf7)나 ‘언론 지도’를 통해 세월호 유가족과 동조 단식을 하는 이들에 대한 비난 여론을 조성하려 했다는 내용을 담은 <김기춘, 세월호 동조단식에 “비난 가해지게 언론 지도”>(12/7 https://goo.gl/GzMUzC), 김 전 실장이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1심 판결을 비판하는 글을 쓴 판사에 대한 직무배제 방안을 강구토록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김기춘, ‘원세훈 무죄’ 비판한 판사 “직무배제” 지침 의혹>(12/6 https://goo.gl/LwytgR), 청와대가 박원순 서울시장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 대해 보수단체와 언론보도를 통해 부정적 여론을 공론화하려 했음을 폭로한 <청, 박원순‧조희연 흠집내기 ‘여론공작’ 흔적>(12/9 https://goo.gl/6oMIru) 등의 보도는 ‘박근혜 정부의 비서실장’이던 김 전 실장의 ‘반대 세력에 대한 직간접적인 옥죄기’ 정황을 고발하는 것이다.
반면 김 전 실장이 재계가 요구해왔던 근로기준법 개정 추진에까지 개입한 정황을 폭로한 <김기춘, 재계가 원한 ‘근로기준법 개정’ 재촉 정황>(12/8 https://goo.gl/y6oHEb)이나 수석회의에서 서울대 총장 선출 관련 건이 ‘거론’됐다는 것을 근거로 서울대 총장 선출에 청와대의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청와대서 서울대 총장 선출 왜 논의했을까>(12/8 https://goo.gl/UU3mJK)는 청와대가 재계의 이익을 대변하고, 서울대에는 ‘자신들의 사람’을 꽂아 넣는데 집중했음을 단적으로 드러내준다. 한겨레의 이 같은 청와대와 김 전 실장의 ‘정치 공작’ 정황 관련 보도를 보고 있자면, 선행 보도를 내놓은 매체들이 사실은 업무일지 전문을 입수하지 못했거나, 혹은 입수하고도 이해관계에 따라 보도를 내놓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수첩 속 같은 구절, 그러나 해석은 달랐다
같은 자료를 근거로 했음에도 보도 양상이 크게 갈리는 경우도 있었다. 이는 ‘헌재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청와대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혹을 다룬 보도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12월 2일 한겨레는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일부 공개한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업무일지를 근거로 <김기춘, 헌재 ‘통진당 해산’ 결정에 개입한 정황>(12/3 https://goo.gl/dptGUr) 단독 보도를 내놓고, “헌재가 서두른 배경에 김 전 실장”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 등을 제기했다.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한겨레는 ‘유족의 동의를 받아 업무일지 전문’을 입수한 뒤 이를 근거로 <김기춘, ‘통진당 해산’ 헌재 논의 속속들이 알고 있었다>(12/6 https://goo.gl/msDEXI) 보도를 연이어 내놨다. 한겨레에 따르면 헌재의 통진당 해산 결정이 내려지기 이틀 전인 2014년 12월 17일, 김 전 수석의 당시 메모에는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을 뜻하는 ‘長’이란 글자 아래 ‘정당 해산 확정, 비례대표 의원직 상실’”이라는 내용과 “‘지역구 의원 상실 이견-소장 의견 조율중(今日·금일). 조정 끝나면 19일, 22일 초반’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또 한겨레는 수첩에 “김 전 실장이 선고 전날인 12월18일에 ‘국고보조금 환수’ 등 통진당 해산에 따른 후속 조처를 지시한 내용”도 담겨 있다는 것 역시 함께 공개했다. 이 같은 기록은 한겨레의 지적 그대로 “통진당 재판 결론은 그해 12월19일 오전 10시 선고 직전에 최종 결정됐다고 밝혀”온 헌재의 주장과는 “큰 차이가 나는 것”이다.
반면 한겨레보다 업무일지를 먼저 입수해 그 존재를 세상에 공개한 TV조선은 비슷한 시기 <이와중에 통진당 재등장…“최순실 사태 이용”>(12/5 https://goo.gl/v0cs9r) 보도를 통해 “김 전 수석의 비망록엔 헌재 선고 두달 전에 ‘연내 선고’라고만 적혀 있”고 “청와대 측이 헌재에 협조 요청을 했거나 접촉을 했는지는 적혀 있지 않”다고 말하며 통진당이 “‘최순실 사태’를 이용해 종북 실체를 감추고 부활을 꿈꾸는 모양새”라는 지적을 쏟아냈을 뿐이다.
김영한 업무일지 ‘깨알 활용’도 높은 평가
한겨레는 입수한 ‘김영한 업무일지’를 여타 주요 사안을 풍부하게 해설하는데도 적극 이용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표를 수리하고, 후임으로 세월호 특조위의 해체를 주장하다 사퇴한 조대환 변호사를 임명했음을 지적한 <“세월호 특조위 해체” 조대환 민정수석에…탄핵심판 방해로>(12/10 https://goo.gl/zJ6dtj) 보도에서는 김영한 업무일지 속에 조대환 변호사가 등장했다는 것을 언급함으로서 그가 ‘청와대의 사람’임을 부각했다. 청와대가 국정원을 동원해 양승태 대법원장의 동정을 사찰한 문건이 청문회를 통해 공개됐음을 다룬 <사법부 사찰문건에 ‘국정원’ 마크…“박 대통령에 보고”>(12/16 https://goo.gl/XqzTg7) 보도에서는 김영한 업무일지 속 “‘사법부 길들이기’에 나선 청와대의 의심스런 행동”을 언급하며 “행정부가 사법부 최고 수장의 동태를 감시하는 등 사법부 독립을 정면으로 침해”한 상황이 이번이 처음이 아닐 수 있음을 시사했다.
사정당국 고위 관계자의 증언을 근거로 청와대가 김기춘 전 비서실장 주도로 세월호 사건에 대한 감사원의 최종 감사 결과 발표자료를 대거 수정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자사 단독 보도 <‘감사원 세월호 발표’ 청와대서 미리 손봤다>(12/30 https://goo.gl/g87rOC)에서도 김영한 업무일지는 청와대와 감사원의 ‘교감’ 정황을 뒷받침하는 주요 증거로 제시된다. <정윤회 문건 “찌라시”라더니…박대통령, 최순실 숨기려 입단속>(1/2 https://goo.gl/gJFAUj)에서도 김영한 업무일지는 2014년 <세계일보>의 ‘정윤회 비선실세 의혹’ 보도 이후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정무수석실도 박 대통령의 ‘결백’을 지원사격하려고 한껏 거들”었던 증거로 소개됐다.
이처럼 ‘국정농단의 최대 부역자’ 혹은 ‘주범’인 박근혜 정부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정조준하고 있는 한겨레의 관련 보도는 입수한 자료를 이해관계에 따라 선별적으로 보도하거나, 단순히 ‘단독’을 앞세워 자료 속 문구를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해당 자료가 그 무엇보다 ‘주요한 증거’임을 대중에 알리고, 그 내용을 전하는데 앞장섰다. 이에 민언련은 한겨레의 ‘김영한 전 민정수석 업무일지’ 관련 심층 보도를 2016년 12월 ‘이달의 좋은 신문 보도’로 선정했다.
나쁜 신문보도, 문재인 전 대표 향해 원색적 비난 쏟아낸 동아일보 김순덕
선정 배경 : 탄핵안 가결 이후 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표를 감정적으로 비난하는 칼럼이 쏟아져 나왔다. 그 중에서도 동아일보 김순덕 논설주간(당시 논설실장)의 <김순덕 칼럼/문재인이 ‘촛불혁명’을 망치고 있다>(12/12 https://goo.gl/YymlVr)는 ‘그냥 꼴보기 싫다’는 심정을 그대로 노출한 대표적 칼럼이다. 언론이 정치비평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특정 야권 인사를 향해 반복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를 들어가며 인신공격에 가까운 비난을 쏟아내는 행태는 정치적 의도를 의심케 할 뿐이다. 이에 민언련은 동아일보 김순덕 논설실장의 김순덕 칼럼/문재인이 ‘촛불혁명’을 망치고 있다> 칼럼을 2016년 12월 ‘이달의 나쁜 신문보도’로 선정했다.
탄핵안 가결 이후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표 깎아내리기에 매진했다. 언론이 정치비평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문제는 이 같은 지적이 대부분 감정적 비난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동아일보 김순덕 논설주간(당시 논설실장)의 <김순덕 칼럼/문재인이 ‘촛불혁명’을 망치고 있다>(12/12 https://goo.gl/YymlVr)는 ‘그냥 꼴보기 싫다’는 심정을 그대로 노출한 대표적 칼럼이다.
해당 칼럼에서 김 논설주간은 문재인 전 대표가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을 위한 6대 과제라며 비리와 부패에 관련된 공범자들을 ‘청산’하는 것부터 국정 농단을 앞장서서 비호한 권력기관의 공범들을 ‘색출’하고 책임자들을 ‘처벌’해야 한다는 표현”을 했다며 이를 보면 “선혈이 낭자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논설주간은 “누구 마음대로, 어떤 시민사회를 무슨 자격으로 입법에 참여시켜서 부역자를 색출, 청산, 몰수, 박탈, 개조하는 인민재판이라도 하겠단 말인가”라고 따지기도 했다.
△ 문 전 대표가 인민재판과 법치능멸로 촛불혁명을 망치고 있다는
동아일보 김순덕 논설주간(12/10)
그러나 이는 누가 봐도 감정적 트집잡기일 뿐이다. 우선 김 논설주간이 문제 삼은 문재인 후보가 사용했다는 ‘청산’이니 ‘색출’이니 하는 표현은, 이미 본인을 비롯해 동아일보 필진들이 평소 즐겨 사용하던 표현이다.
실제 지난 총선을 앞둔 시기에 <더민주 김종인, 햇볕정책과는 다른 대북정책 내놓아야>(2/26)에서 김 논설주간은 민주당을 향해 “친노패권주의와 운동권 체질의 청산”을 요구했다. <총선 42일 전 ‘야통합 제안’ 김종인, 국민은 안중에 없나>(3/3)에서도 민주당에 “운동권 체질이나 ‘낡은 진보’ 청산이 완결됐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같은 매체 송평인 논설위원은 <횡설수설/누가 헌법을 유린하는가>(2015/12/3)에서 복면을 쓰고 집회에 참가한 사람들은 “물감을 뿌려서든 어떤 식으로든 반드시 색출해 엄벌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는 결국 어떤 말이건, 자신 혹은 자신과 관계있는 이들이 쓸 때는 ‘관용적 표현’이 되고, 야권 대선주자가 사용하면 ‘선혈이 낭자하는 인민재판식 표현’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문 전 대표가 이런 표현들을 사용해가며 청산대상으로 지목한 것은 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공동 주범이자 부역자인 비리 부패 공범자와 권력기관, 정권과 유착한 재벌 등이다. 박 대통령의 탄핵 여부를 결정짓는 헌재의 판단과는 별개로 시민사회와 정치권이 해결책을 고민해야 할 사안을 고민했음에도, 사용한 단어를 트집 잡아 주장의 본질을 왜곡한 셈이다.
김 논설주간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이보다 더 심각한 문재인의 문제는 법치에 대한 능멸”이라며 그 예시로 거국내각 제안과 탄핵 후 대통령 사퇴 촉구를 꼽기도 했다. 거국내각의 경우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를 비롯해 숱한 대선 주자가 주장했던 안이고, 탄핵 후 대통령 사퇴는 헌법학자마다 해석이 갈리고 있는 사안이다. 그럼에도 굳이 문 전 대표를 특정해 ‘법치 능멸’ 딱지를 붙이는 것은 실제 문 전 대표의 발언이나 행보 여부와는 무관하게 그냥 싫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 이유를 가져다 붙이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행태다.
‘싫다’는 답은 정해져있고, 이유는 아무래도 좋다는 식의 이런 주장은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다도 아니고, 어떤 나라를 만들겠다도 아니고…시민혁명을 실패로 돌아가게 만드는 요소를 완비하고 있으면서, 그저 빨리 대선을 치러 대통령 자리에 앉고 싶다는 사람이 제1야당의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라는 사실이 우리 시대의 비극”이라는 마지막 구절에서 절정에 이른다. 이 주장대로라면 김 논설주간은 헌재의 판결이 나올 때까지 이번 국정농단 사태를 야기한 시스템을 개선하고 부역자를 처벌하자는 주장을 내놓지 않고 ‘그냥 가만히 있는’ 대선주자를 원하는 것처럼 보일 지경이다. 네거티브만을 반복하는 타 대선주자에 대해서는 별다른 문제 제기 없이, 앞으로의 과제를 발표한 야권 대선주자를 향해 ‘비전이 없다’는 말만 반복하는 것 역시 김 논설주간의 정치적 의도를 의심케 한다. 이에 민언련은 동아일보 김순덕 논설주간의 <김순덕 칼럼/문재인이 ‘촛불혁명’을 망치고 있다>를 2016년 12월 ‘이달의 나쁜 신문보도’로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