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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뉴스]대통령의 ‘개헌 카드’, KBS는 따랐고 JTBC는 ‘그래도 최순실’(2016.10.25)
등록 2016.10.25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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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방송사 저녁뉴스는 대통령의 ‘개헌 추진 깜짝 선언’을 톱보도로 타전하며 비중 있게 다뤘으나 정작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된 정치적 의도에 대해서는 침묵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예상 밖 ‘개헌 추진’ 선언에 ‘최순실 게이트’를 은폐하려는 정치적 술수라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KBS는 ‘개헌’으로 ‘제3지대론’이 탄력 받는다며 개헌에 찬성하는 ‘여권 잠룡’들을 조명했습니다. 불리해진 대선판을 흔들어보려는 청와대 의중을 그대로 따른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편 채널A는 ‘최순실 게이트’ 관련 의혹 모두를 부인한 ‘정윤회 아버지 단독 인터뷰’를 보도했습니다. 반면 JTBC가 11건의 ‘최순실 씨 박 대통령 연설문 수정 정황’ 단독보도로 청와대와 타 방송사의 ‘프레임 전환’을 온몸으로 막았습니다.

 

1. 예상 밖 ‘개헌 선언’에 담긴 ‘최순실 게이트’ 은폐 의도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국회 ‘201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느닷없이 ‘개헌 추진’을 선언했습니다. 불과 2주 전까지만 해도 ‘시기상조’라고 밝혔던 입장이 급변한 것입니다. 정권 재창출과 ‘최순실 게이트’ 물타기를 위한 청와대의 꼼수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그러나 방송사들은 개헌이 ‘최순실 게이트’를 덮기 위한 시도임을 제대로 지적하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보도가 청와대 의중을 그대로 전달한 수준입니다.


방송사들은 개헌 추진 선언을 톱보도로 타전하며 비중 있게 전했습니다. 보도량은 KBS‧TV조선 각 7건, MBC‧채널A 각 8건, SBS 11건, JTBC 5건, MBN 12건이었습니다. 박 대통령의 이번 ‘개헌 추진 선언’을 보도한다면 ‘최순실 게이트’를 덮기 위한 시도라는 분석도 함께 다뤄져야 합니다. 그러나 ‘최순실 게이트’를 언급한 보도는 KBS와 TV조선 1건, MBC와 채널A가 2건, SBS와 MBN이 3건이고 JTBC는 5건입니다. JTBC는 개헌 관련 모든 보도에서 최순실 게이트를 언급한 것이고, 타사는 살짝 언급만 한 것입니다.

 

△ 7개 방송사 개헌 논의 보도 분석(10/24) Ⓒ민주언론시민연합 

 

게다가 최순실 게이트를 덮기 위한 시도임을 야당의 입을 빌리지 않고 지적한 방송사는 SBS, JTBC, 채널A뿐입니다. KBS, MBC, TV조선, MBN은 야당이 이런 주장을 한다는 식으로 에둘러 전했습니다. 특히 KBS 보도에서 개헌이 ‘최순실 게이트’를 은폐하려는 카드라는 지적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려웠습니다. 7건의 개헌 관련 보도를 망라해도 “야당은 최순실 의혹 덮기 같은 정략적 의도를 경계”한다는 기자의 설명 딱 한 마디뿐이었기 때문입니다.(KBS <정치권 ‘요동’…여야 셈법 ‘제각각’>(10/24, https://bit.ly/2faLsOi)

 

2. ‘개헌 장판파’에 홀로 선 JTBC, ‘최순실 씨가 대통령 연설문 수정했다’
꼭 KBS만 ‘개헌론’에 군불을 뗀 것은 아닙니다. 7개 방송사의 개헌 관련 보도를 보면 KBS, MBC, SBS, TV조선, 채널A, MBN은 이원집정부제, 4년 중임제, 의원내각제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타진했고 이중 TV조선과 MBN은 ‘반기문-친박 정권’의 가능성까지 엿보았습니다. 청와대의 의도를 선전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나마 SBS가 개헌을 한다면 양극화 타파와 알권리 충족 등 기본권 신장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보도를 1건 내놨고, JTBC는 5건의 보도 모두에서 ‘최순실 게이트’를 언급하며 현 시점에서 정말로 중요한 사안이 무엇인지를 주지했습니다.


특히 JTBC는 ‘최순실 씨,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 수정 정황’을 단독보도했습니다. JTBC는 무려 13건의 ‘최순실 게이트’ 보도를 내놨고 이중 11건이 ‘대통령 연설문 수정’ 단독보도입니다. JTBC 취재진은 최순실 씨의 행적을 추적하던 중 황급히 이사를 간 사무실을 발견했고 여기서 최 씨가 버리고 간 PC를 입수합니다. 이 PC에 있던 200여 개의 파일 중 44개가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 등 청와대 자료였습니다. 극비 속에 발표된 ‘드레스덴 연설문’, 수석비서관회의 발언 자료, 대선 유세문, 당선 소감문 등 ‘VIP 말씀 자료’로 불리는 문건들이 실제 발표보다 길게는 사흘 전 최 씨에게 보내졌고 최 씨는 밑줄을 치거나 빨간 글씨를 추가하는 등 수정한 흔적도 있습니다.

 

△ ‘최순실 씨 대통령 연설문 수정’ 정황 보도한 JTBC(10/24)

 

 

3. JTBC 보도의 파급력 어디까지 갈까
JTBC는 이례적으로 증거 입수 과정까지 리포트했습니다. JTBC <충격의 ‘최순실 파일’ 입수 경위>(10/24, 2부 5번째, 서복현 기자, https://bit.ly/2e60EYQ)가 그 보도인데 손석희 앵커는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서 일부분이라도 공개”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주 최순실 씨 최측근 고영태 씨의 증언을 토대로 ‘최순실 씨 대통령 연설문 수정’을 보도한 후, 청와대에서 이를 강력히 부인하자 숨기고 있던 취재 내용들을 이날 터뜨린 상황과 관련이 있어 보입니다. JTBC의 보도에 대한 대중적 반응은 폭발적입니다. JTBC ‘뉴스룸’은 24일 시청률 4.2%를 기록하며 전날 대비 1.6%나 뛰어올랐고, 대통령이 ‘개헌’으로 덮으려던 ‘최순실 게이트’를 JTBC가 살려놨다는 여론도 있습니다. 25일 오후 4시, 결국 박근혜 대통령은 JTBC 보도를 사실로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최순실 게이트’ 의혹은 끝난 것은 아닙니다. 앞으로 JTBC의 보도가 ‘최순실 게이트’ 정국에 미칠 영향이 이목을 끕니다.

 

4. ‘개헌’에 ‘최순실 게이트’ 다시 묻어버린 MBC
박근혜 대통령이 갑자기 ‘개헌 카드’를 내밀기 전까지 방송뉴스는 ‘최순실 게이트’와 ‘송민순 회고록을 빌미로 한 새누리당의 종북몰이 공세’보도로 점령된 상태였습니다. ‘개헌 카드’가 나온 24일, 두 사안은 개헌에 밀려 보도량이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근근이 보도는 유지했습니다. 그러나  MBC는 ‘최순실 게이트’와 ‘송민순 회고록을 빌미로 한 새누리당의 종북몰이 공세’를 단 한건도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개헌’을 앞세워 ‘최순실 게이트’와 새누리당의 ‘종북몰이’는 덮어버리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 7개 방송사 ‘최순실 게이트’ 및 ‘송민순 회고록’ 관련 보도량 비교(10/24) Ⓒ민주언론시민연합

 

5. 정윤회 아버지 인터뷰로 최순실 감싸기 이어가는 채널A
20일 박 대통령의 ‘최순실 게이트’ 공개 언급 이후 방송사들은 진행 중인 검찰 수사만이라도 보도를 내고 있습니다. 24일에도 TV조선과 채널A, MBN은 최순실 씨 측근들의 행적, 정유라 씨의 고교 특혜 의혹 등을 더했습니다. 이중 채널A의 특이한 행보가 돋보입니다.


21일부터 ‘정윤회 단독 인터뷰’를 보도하면서 ‘최순실 게이트’와 박 대통령 사이에 선을 그었던 채널A는 24일에도 ‘정윤회 아버지 정관모 씨 단독 인터뷰’ <“최순실, 대통령 당선 기틀 만들어”>(10/24, 9번째, 이동재 기자, https://bit.ly/2eBKney)를 내놨습니다. 보도는 정윤회 씨의 아버지가 최순실 씨에게 쏠린 비선실세 의혹은 “허점을 이용하려는 것”이라며 감싸더라는 내용입니다. 20일까지 은폐를 거듭하다 뒤늦게 보도를 시작하더니, 최순실 씨 관련 의혹을 개인적 일탈로 ‘물타기’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 ‘정관모 단독 인터뷰’로 ‘최순실 게이트’에 ‘물타기’한 채널A(10/24)

 

6. 개헌이 ‘제3지대론’에 탄력? 청와대와 함께 ‘대선판’ 흔드는 KBS
KBS에는 타사에서 볼 수 없는 특이한 보도도 있습니다. 박 대통령의 개헌 시도를 내년 대선과 연결하면서 ‘제3지대론’이 탄력 받을 것이라 예단하는 보도입니다. 개헌 카드를 통해 형세가 불리해진 대선판 자체를 흔들어 보려는 청와대의 의중에 KBS가 호응하는 모양새입니다.


KBS <대선판 급변…‘제3지대’ 탄력 받나?>(10/24 https://bit.ly/2eG9TjF)에서 황상무 앵커는 “대선의 ‘게임 룰’ 자체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개헌을 고리로 한 제 3지대론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 단언했습니다. 김기흥 기자가 제시한 근거는 “개헌을 정계 복귀 명분으로 삼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개헌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는 사실과 “잠재적 선두 주자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제외하곤 두각을 보이지 못했던 여권의 잠룡들은 대부분 국민적 요구가 수용됐다며 환영하는 분위기”가 있다는 것입니다.

 

△ 개헌 통한 ‘제3지대론’으로 ‘여권 잠룡’ 선전한 KBS(10/24) 

 

KBS가 ‘제3지대론’에 군불을 떼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비춘 것은 ‘야권 대선 잠룡’들 뿐입니다. 이날 개헌 관련 보도에서 ‘제3지대론’을 거론한 방송사는 KBS와 SBS인데, SBS는 “개헌을 외치는 대선주자와 계파들도 내용과 목적이 다른 만큼 대규모 정계개편으로 이어질지는 예단하기 힘듭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KBS의 ‘예단’을 SBS가 반박한 셈입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6년 10월 24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뉴스쇼판>,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문의 이봉우 활동가(02-392-0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