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민언련 종편 모니터]'새누리당의 문재인 종북몰이 공세' 관련 시사토크 프로그램 모니터 보고서(2016.10.21)
등록 2016.10.21 11:10
조회 487

1년 먼저 돌아가는 ‘문재인의 대선 시계’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언론을 뒤덮은 ‘송민순 회고록 논란’을 ‘새누리당의 문재인 종북몰이 공세’로 칭하기로 했다. 사안에 대한 적확한 표현을 해주는 것이 언론의 왜곡된 프레임을 휘말리지 않는 최우선적 방안이라는 생각에서이다. ‘새누리당의 문재인 종북몰이 공세’는 10월 14일부터 불거졌다. TV조선, 채널A, MBN 3사가 시사토크 프로그램에서 ‘새누리당의 문재인 종북몰이 공세’를 다룬 평균 방송 비율은 73%다. 열 번 중 일곱 번이다. 비율만으로도 상당하다. 하지만 이 73%란 수치에도 담지 못하는 내용이 있다. 채널A <뉴스특급>(10/17)은 44분, TV조선 <박종진 라이브쇼>(10/17)은 54분, MBN <뉴스와이드>(10/17)은 62분 간 ‘송민순 씨 회고록’ 논쟁을 다뤘다. 대담에 참여한 패널의 생각은 대체로 새누리당과 같다. 프로그램의 3분의 2이상을 할애해 ‘여당의 선전홍보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노무현 정부가 NLL을 포기하기로 했다는 대화록이 있다’고 우겨 큰 재미를 봤다. 그 학습효과로, 이번에도 앞뒤 맥락 없이 극히 일부 발언만 잘라내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는 수법을 썼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정교하게 만들어 낸 ‘북한 결재’, ‘적과의 내통’ ‘북한의 아바타’라는 선전선동 발언은 시사토크쇼를 통해 확대 재생산되었다. 참여정부와 문재인 전 대표는 북의 지시를 받는 ‘종복’집단, 북과 몰래 접촉하는 ‘이적행위’를 한 집단으로 확실하게 매도되고 있는 중이다.

 

 

 

△ ‘새누리당의 문재인 종북몰이 공세’ 관련 시사토크 프로그램 모니터 보고서 개요(10/14~10/17, 4일간) ⓒ민주언론시민연합

 

 우병우 수석, 최순실 씨, 미르․K스포츠재단 등 ‘덮기’에 급급했던 새누리당이 간만에 ‘진상규명’에 나섰다. 문제는 그것이 너무도 진부하고 해묵은 것이라는 데 있다. 그것도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이 쓴 <빙하는 움직인다>라는 회고록의 한 구절, “문재인 실장이, 남북 경로로 확인해보자”에 대한 진위여부를 진상규명하겠다며 저 난리이다.

 


 새누리당은 “북한 정권으로부터 결재받은 것은 국기를 흔드는 충격적인 사태”, “문 전 대표는 단순한 종북세력이 아니라 북한의 종북” 등의 원색적 발언을 내놓았고,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역사를 바로 잡는 심정으로 진상규명”에 나서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 보수단체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고소했고, 송 전 장관 회고록은 고발 접수 하루만인 18일 공안부에 배당됐다.

 

1. 종편 시사토크 프로그램 속 ‘새누리당 문재인 종북몰이 공세’ 비율


 민언련은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전문채널 6개사의 ‘새누리당 문재인 종북몰이 공세’ 관련 방송을 조사했다. 대상은 시사토크프로그램 34개다. ‘송민순 씨 회고록’을 주제로 대담한 방송만 포함했다. 예를 들어 TV조선 <이봉규의 정치옥타곤>(10/17)에서 문성근 씨를 언급하며 잠깐 논의된 것은 ‘방송 횟수’로 세지 않았다. 단순 리포팅 역시 계산하지 않았다.

 

 

△ ‘‘새누리당 문재인 종북몰이 공세’ 관련 시사토크 프로그램 방송 비율(10/14~10/17) ⓒ민주언론시민연합

 

 

 6개 방송사의 평균 방송 비율은 61%다. 평균 열 번 중 여섯 번은 ‘송민순 씨 회고록’ 관련 대담을 진행했다는 이야기다. 평균 프로그램 수가 9.7개인 TV조선, 채널A, MBN으로 좁히면 비율은 더 높아진다. 3사 평균 방송 비율은 73%다. 열 번 중 일곱 번, 비율만으로도 상당하다. 하지만 이 73%란 수치에도 담지 못하는 내용이 있다. 채널A <뉴스특급>(10/17)은 44분, TV조선 <박종진 라이브쇼>(10/17)은 54분, MBN <뉴스와이드>(10/17)은 62분 간 ‘송민순 씨 회고록’ 논쟁을 다뤘다. 대담에 참여한 패널들의 생각은 대체로 여당과 비슷하다. 프로그램의 3분의 2이상 ‘여당의 나팔수’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 문재인 종북몰이 공세’는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NLL논쟁과 꼭 닮았다. 극히 일부의 발언만 잘라내어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고, 종편 출연진들은 받아쓰기에 여념 없었다. ‘결재’, ‘내통’ 등 새누리당 의원들의 ‘발언’에만 등장하는 극단적 표현들이 등장했다. 북의 지시를 받는 ‘종복’집단, 북과 몰래 접촉하는 ‘이적행위’를 한 집단으로 참여정부를 매도했다.

 

△ ‘‘새누리당 문재인 종북몰이 공세’ 관련 시사토크 프로그램 방송 비율(10/14~10/17) ⓒ민주언론시민연합

 

 

2. 논리는 필요없다. 우기고 윽박지르는 종편

 

 

 

■ 대북정책의 일관성 강조한 저자 맥락은 제거, ‘북한 협의했느냐’만 쟁점으로 부각

 


 <빙하는 움직인다>에서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은 대북정책의 일관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전 장관은 저서에서 “만약 노무현 정부가 2006년에 이어 2007년에도 일관되게 북한 인권결의안에 찬성했다면 다음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10·4 정상선언을 포함한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뒤집을 명분을 찾기가 그렇게 쉽지는 않았을 것”라고 주장했다. 송 전 장관은 16일 한겨레는 송 전 장관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이뤄 분단을 극복하려면 남북 차원만이 아니라 미국·중국 등도 다 끌고 갈 수 있도록 가로세로 각도를 다 맞춰야 하는데 남북 차원에만 매달려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강조하려고 당시 몇 가지 사례를 적시하는 과정에서 나온 얘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북한과 협의했느냐’란 ‘구절 하나’만 잘라내 집착하고 있다. 본질을 호도하기 위한 전형적 정치 공세다. 종편 시사토크 프로그램에서는 더욱 심각하다. 책에서 다룬 취지는 모두 사라지고, 모두 ‘북한과의 논의’에만 집중했다.

 채널A <일요매거진>(10/16)에 출연한 신석호 동아일보 국제부 차장은 “북한에 물어봤냐가 지금 중요한 논점이 되어야지 누군가가 찬성했냐 기권을 주장했냐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라고 논점을 명확히 했다.

 

 채널A <뉴스특급>(10/17)은 이번 논란을 44분 간 다루면서 시청자를 위해 “본질을 호도하지 않기 위해 정리해드리겠다”며 자막도 준비했다. 화면에는 “송민순 회고록 중 - 문, 북에 물어보고 인권 결의안 기권 → 핵심 포인트 – 노 정권 북에 물어보고 기권?” 였다. 대담 사이사이 진행자가 대담을 멈추고 ‘핵심 포인트’를 언급하는 식이다. 44분 동안 무려 세 번 반복했다. 진행자 김종석 씨는 추임새를 넣었다. 두 번째 화면을 내보낼 땐, “핵심 포인트는 그러니까 노무현 당시 정부에 몸담았던 문재인 전 비서실장이 북한에 물어보자고 제안을 했고, 북한에 물어보고 저 인권결의안 기권을 결정했냐 아니냐 이겁니다”라 강조했다. 정작 본질을 호도하고 있는 건 진행자 김종석 씨와 채널A <뉴스특급>이다.

 

 

△ 방송 내내 “북한에 물어보고 기권 결정?” 반복적으로 짚어주는 채널A <뉴스특급>(10/17)
상단 좌 채널A <뉴스특급>(10/17) 13시 34분 방송화면 / 상단 우, 하단 좌 채널A <뉴스특급>(10/17) 13시 51분 방송화면
/ 하단 우 채널A <뉴스특급>(10/17) 14시 9분 방송화면 갈무리 ⓒ민주언론시민연합

 

■ 자세하게 기록했으니 송민순 회고록은 진실이라 주장

 

 2016년 ‘송민순 회고록 논란’은 2012년 ‘NLL 대화록’ 파문 때와 몹시 흡사하다. 2012년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여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 포기발언을 했다며 문재인 대선 후보 측의 대북관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처럼 몰고 갔다. 그러나 고 노무현 대통령은 “서해 평화지대를 만들어서 공동어로도 하고, 한강하구에 공동개발도 하고, 나아가서는 인천, 해주 전체를 엮어서 공동경제구역도 만들어서 통항도 맘대로 하게하고, 그렇게 되면, 그 통항을 위해서 그림을 새로 그려야 한다”고 말했을 뿐이었다. 이 발언의 일부를 잘라 왜곡하고, 쟁점화 시켜 대대적 선전으로 공격하고, 진실 공방으로 끌고 갔다. 결국 2년 3개월만에 NLL 대화록을 유출한 정문헌 새누리당 전 의원은 1000만원 벌금 처분을 받았고, 선전의 선봉장에 섰던 김무성 전 대표는 “과한 비판은 인정한다”고 사과했다.


 2012년 ‘NLL 대화록’으로 재미를 톡톡히 봤던 여당은 2016년 ‘송민순 회고록’을 빌미로 또 다시 야당을 공격하고 진실 규명을 요구하며 ‘종북몰이’에 나섰다. 실제 15일 새누리당은 ‘진실 규명을 위한 TF팀’을 꾸렸다. 그러자 TV조선 <박종진 라이브쇼>(10/14)에서 진행자 박종진 씨는 “정치권은 다른 정쟁 스톱하고, 이 문제부터 명명백백히 진실을 밝혀야 할 것입니다. 다른 일 하지마시고”라고 명령했다. 정치권 최대 논제로 부각시켜야함을 강조한 박종진 씨의 충고를 들어서인지, 새누리당은 17일 ‘진실 규명을 위한 TF팀’을 진상규명위원회로 격상시켰다.


 그러자 종편 시사토크 프로그램도 진실 공방에 나섰다. 문제는 이들이 앞뒤 재어보지도 않고, 무조건 송민순이 진실이고 문재인이 거짓일 것이라는 식으로 단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채널A <이슈속으로>(10/16)에서 최병묵 전 월간조선 편집장은 책의 객관성을 주장한다. 이유는 “누구를 해코지하려고 썼다거나 누구를 띄워주기 위해서 쓴 게 아니고, 기본적으로는 약간은 본인자랑 비슷하게 쓴 것이기 때문”이다. 이어 “굉장히 자세하게 되어있어요. 그러니까 이건 지어낼 수 없는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500페이지에 달할 정도로 자세히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송민순 회고록은 거짓일 수 없다는 주장은 그 자체가 비논리적일 뿐 아니라, 최병묵 씨의 개인적 믿음이다. 그러나 종편 출연진 대부분은 ‘분명한 기억으로 꼼꼼히 기술하고 있다’는 이유로 회고록이 진실이라 단정했다.


 채널A <뉴스특급>(10/17)에서 민영삼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도 비슷한 주장을 이어갔다. 그가 발언 하는 동안 문재인 전 대표의 ‘잘 모르겠다’는 발언을 자막으로 반복적으로 내보낸다. 회고록은 진실이고, 문 전 대표 측의 주장은 모두 틀린 양 호도했다. TV조선 <최희준의 왜>(10/17)에 출연한 이두아 변호사도 진실은 송 전 장관일거라 예단했다. 이유는 그가 ‘기록’했기 때문이다.

 

 

△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잘 모르겠다”는 발언을 반복적으로 강조해 회고록은 진실이고 문 전 대표측 주장은 거짓인양 호도

채널A <뉴스특급>(10/17) 방송화면 갈무리  ⓒ민주언론시민연합

 

 

■ 이정현 대표의 ‘적과의 내통’ 확대 재생산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서 “북에 결재 받고 내통한 것”이라 말했다. 참여정부를 북의 지시를 받는 ‘종복’집단으로, 문재인 전 대표를 북과 몰래 접촉하는 ‘이적행위’를 한 사람으로 매도하는 발언이다. 종편 시사토크 프로그램은 이런 이정현 대표의 프레임을 적극적으로 선전했다. 그러나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비서실장이었던 문 전 대표는 이 사안에 나서 결정한 처지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참여정부의 북한 인권결의안 ‘기권’ 결정은 ‘북한의 지시사항’이며, 문재인 전 대표가 ‘북에 결재 받은 것’이라는 표현은 종편 시사토크 프로그램의 출연자들과 입과 자막으로 빈번히 등장했다.

 채널A <안형환의 시사포커스>(10/15)에서 오신환 새누리당 의원은 ‘결재’를 받았음을 전제하고 비판했다. “주권국가로서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서 국가 의사를 표시하는 북한 인권결의안에 대한 찬성 또 반대 아니면 또 기권을 선택함에 있어서 북한 정권과 거기에 결재를 받아, 물어봐서 그것을 결정했다는 것”이라 지적했다.


 TV조선 <뉴스를 쏘다>(10/14)의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문재인 비서실장? 북한에 결재받다. 중도층에 남는 잔상은 결재받으러 갔다왔다”며 문재인 전 대표가 결재를 받은 것처럼 표현한다.황태순 씨는 ‘문 전 대표가 북한에 결재 받으러 갔다 왔다고 보이다’는 근거에 대해서 “2007년에 바로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으로서 다음에 실제 남북정상회담이 끝나고 나서 대화록 작성하는 그 모든 일련의 과정을 갖다 문재인 비서실장이 주관했다는 것은 밝혀졌잖아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2차 남북정상회담은 10월 2일부터 4일까지였고,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북한 인권결의안 논란은 11월 하순이다. 문재인 전 대표의 방북은 인권결의안 논란 한 달도 전에 있었다는 뜻이다. 문 전 대표가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이었고 정상회담 이후 대화록 작성 등 후속조치를 주관했다고 해서, 인권결의안 대북 결재까지 받으러 ‘갔다 왔을’ 것이라는 추측은 망상이며 심각한 왜곡이다.

 

 

 

△ ‘결재’ 자막 등장하는 TV조선 <이봉규 정치옥타곤>(10/15), TV조선 <뉴스를 쏘다>(10/14) 방송 화면 갈무리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은 그는 TV조선 <이봉규 정치옥타곤>(10/16)에서 “UN 결의안 참가를 북한에 물어본다, 그러면 북한이 싫어하는 일들을 전부 북한에 물어보고 결정을 하는게 이게 나라입니까?”라며 흥분했다. 황장수 씨는 공화당에서 시작해 한나라당까지의 유구한 ‘내통’ 역사에 이번 인권결의안 기권 논란을 추가했다. 남북이 평화통일을 위해 교류 협력하는 것과 국가 대 국가 간 외교활동을 펼치는 것 모두를 ‘내통’이라고 주장하는 극단적 발상이다. 또한 민주적 절차로 선출된 정부가 정상적으로 수행한 정책과, 선거를 앞두고 휴전선 인근에서 총 몇 발 쏴달라고 부탁했던 ‘총풍사건’을 모두 ‘내통’이라고 싸잡아 표현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 북한 인권결의안 기권했으니 친일파 욕할 자격도 없다?

 

 채널A <김승련의 뉴스TOP10>(10/14)에서 여상원 변호사는 더 이상 친일파를 욕할 자격도 없다고 통탄했다. 여상원 씨는 “우리가 설사 정상회담 못하더라도 인권을, 이건 누구든지 건드릴 수 없는 세계. 우리가 홀로코스트 욕하고 하는 게 바로 인권에 관한 문제거든요. 그런데 이 인권에 관한 문제를 어떤 타협의 대상으로 놓는다는 것, 이걸 갖다가 지금 알게 됐다는 게 참 우리나라가 부끄러운 역사. 우리가 친일파 욕하고 막 하지만 저렇게 하면요. 우리가 친일파 욕할 자격이 없다고 봐요. 인권을 가지고 타협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것은. 북한 주민들이 이렇게 진짜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고 그다음에 오늘도 죽어가고 있는데. 그 당시에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그 인권을 가지고 이야기했다는 것 저는 참 통탄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라는 말했다. 평소 그 어떤 정권보다 국민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행태는 나 몰라라 하는 종편이 할 말도 아니다. 또한 ‘북한 인권결의안을 기권했으니, 나라를 팔아먹고 국민을 버린 ‘친일파’를 욕할 자격이 없다‘란 논리는 심각한 비약이다.


 한편 채널A <일요매거진>(10/16)의 신석호 동아일보 국제부 차장, MBN <시사스페셜>(10/16)의 조영기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도 ‘인권을 논의의 대상으로 놓은 것’이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 노무현 정부 관료들이 반미친북 세력들이었다고 비난

 

 종편의 일부 출연진은 노무현 전 정부가 반미 친북 세력, 자주파(혹은 민족공조파)로 구성되었다고 주장했다. TV조선 <최희준의 왜>(10/14)에 출연한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은 “외교 안보 라인에는 그런 사람이 있으면 안 되고, 경제, 복지, 사회에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어도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황장수 씨는 ‘그런 사람’이란 “진보도 아니고 한마디로 북한의 대리인 비스무리한 사람들”이라고 구체화했다.


 TV조선 <박종진 라이브쇼>(10/17)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 역시 비슷한 논리를 펼쳤다. 참여 정부 당시 주류는 민족공조파이고, 송 전 장관은 단 한명의 전문 관료라 규정지었다. “이념파와 전문 관료가 더군다나 이념파가 다수이고 전문 관료는 딱 하나고, 송민순. 그건 다수결로 논쟁을 벌이다가 나온 게 아니에요. 당연히 그리 가는 거에 하나(송 전 장관의 찬성의견) 있었던 거죠”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무현 정권 관료들이 모두 ‘반미친북’ 세력이란 표현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반기문 UN 사무총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외교보좌관을 거쳐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냈다.

 

■ 안희정 지사 인터뷰 왜곡 해석

 

 14일 안희정 충남지사는 <조선일보>와 야당 대선주자로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질문에 “등 떠밀려 정치를 시작했다.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되겠다면 그 이상의 자세가 필요하며 스스로에 대한 깊은 고해성사가 필요하다”라 답했다. 안 지사의 ‘고해성사’ 발언은 ‘정치인 문재인’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송민순 씨 회고록’과는 무관하다. 심지어 회고록에 대한 질문은 인터뷰 말미에 따로 있었다. 안 지사는 “정치의 장에서 외교 문제와 관련된 과거 비망록을 자꾸 들춰내 얘기하는 것은 앞으로의 외교를 위해 적절치 않다”라 답했다.

 


 하지만 TV조선 <박종진 라이브쇼>(10/17) 진행자 박종진과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이를 왜곡한다. 송민순 회고록과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논하던 중 나온 대화는 가관이다. 두 사람의 대화만 보면 안 지사가 문 전 대표에게 ‘회고록 논란에 대해 고해성사 하라’고 말한 것만 같다. 하태경 씨는 이에 한 뼘 더 보태 민주당이 ‘거의 북한에 종속되다시피’ 하다며, 구태라고 표현한다.

 

 

 

박종진(진행자) : 오늘 안희정 충남도 지사 이분 굉장히 용기 있게 문재인 의원에게 고해성사해라. 같은 어떻게 보면 노무현 대통령 가까운 분들인데. 두 분 다 친하신 분으로 알고 있는데 고해성사하라, 이제.
하태경 : 안희정 대표가 다른 모습을 보여...
박종진(진행자) : 안희정 지사가 확실히...
하태경 : 다른 모습을 보여주시네요. 아마 이런 용기 있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나올 거예요. 더 나올 거고 그게 지금 더민주의 정말 구태죠. 거의 북한에 종속되다시피 한. 이런 낡은 잔재를 혁신을 해야 되거든요. 그런데 지금 일부는 소위 당권파잖아요. 당권파는 어떻게든 숨기려고. 그런데 서로 또 말도 안 맞아요, 지금.

 

 17일 안희정 지사는 개인 SNS를 통해 이번 사안에 대한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내통 운운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구시대의 낡은 정치”라는 것이다. ‘모든 정쟁을 멈추고, 이번 사태의 진실 규명’에 힘쓰길 바라는 진행자 박종진 씨가 끌어 온 억지 왜곡이다.

 

 

■ 결론은 문재인에게 국가안보 맡길 수 없다

 


 역시 마지막은 ‘문재인 자질부족’으로 이어졌다. TV조선 <이봉규 정치옥타곤>(10/15)에서 최병묵 전 월간조선 편집장은 “저런 분한테 어떻게 이 국가 안보를 맡길 수 있겠느냐, 까지 번질 사안”이라 치명적 문제라 부각했다.


 TV조선 <이봉규 정치옥타곤>(10/15) 민영삼 사회통합전략연구원장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적성 국가에게 니들 어떻게 해줄까라고 물어본다? 애들도 병정놀이 할 때는 이러지는 않아요” 라며 ‘결재’를 전제하고, 발언한다. 북한은 ‘적’이라는 편협한 대북관도 깔려있다.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하는 발언을 이어간다. “이런 분들한테 우리가 진짜 5년간 국가 경영을 맡겼었고, 또 이런 분들하고 같이했던 경험한 분들한테 다시 국가 경영을 어느 국민이 맡기려고 하겠습니까? 정말로 아주 적극적인 지지자들 빼놓고는 어느 국민이 맡기겠냐고요, 이런 정부에게”‘ 누구도 맡기지 않을 것’이란 근거 없는 민심 대변인을 자처했다. 무엇보다 참여정부가 북한의 지시에 따라 정치한 양 비화했다. ‘같이 경험했던 분’으로 표현 된 문재인 전 대표 역시 북한 하수인이 될거라 선전하고 있다.

 

 

3.  ‘새누리당 문재인 종북몰이 공세’ 관련 종편의 막말들

 

 

 

■ 황당 비유 l ‘북한 내통’ 비하 발언 퍼레이드 4

 


 민경욱 새누리당 대변인은 문재인 전 대표는 지도자 자격이 없는 위험천만 대북관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음주운전’ 사례에 비교했다. “음주단속을 하는데 음주중인 대상자들에게 단속을 해도 되는지 물어본 어처구니없는 충격적인 일이다. 국기문란 성격의 사건이다.”


 민경욱 대변인을 필두로 종편 출연진들도 각기 각색의 비유를 들었다. 모든 비유는 북한의 ‘결재’를 전제하고 있다. 문 전 대표측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사안에 대한 문의가 아닌 사전 통보, 즉 대북외교의 일환일 뿐이다.

 

 

 북한 역할에는 주로 ‘강도’가 동원됐다. 북한과는 어떤 접촉도 해서는 안 된다는 폐쇄적 대북관이 불러 온 비유다. 기막힌 발언 1위인 차명진 전 새누리당 의원은 이건희 회장의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꾸자”를 인용하기도 했다. 마치 참여정부가 내 줘서는 안 될 ‘NLL’을 포기한 양 말하기도 한다.

 

 

 발언자

 발언내용

 MBN <시사스페셜>(10/16)
출연자
차명진 전 새누리당 의원

 병실에 있는 삼성의 회장님 모르겠습니다. 마누라하고 자식 빼고 다 바꾸자. 바꾸더라도 마누라하고 자식은 바꾸면 안되잖아요. 마찬가지로 우리가 북한과 대화하더라도 적어도 NLL을 내준다든가 정전협상을 평화협상으로 바꾸자고 한다든가 그다음에 뭐 소위 말하는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 북한 핵 문제에 대해서 북한에 의견을 물어본다든가 이것은 좀 금도를 넘는 거 아닌가

 채널A <뉴스뱅크>(10/16)
진행자 김태현

 당시에 기권할 때는 하더라도 왜 그걸 북한한테 만약에 물어본다고 하면 이게 좀 제가 무리한 비유일지 모르겠는데 검찰이 수사하다 기소할 때 그 피의자한테 전화해서 저 기소해도 될까요 이거 물어보는 거랑 비슷한 것 같은데요.

 TV조선 <박종진 라이브쇼>(10/17)
출연자 안명철 NK워치

 강도에게 시민이 맞았는데 경찰에 신고를 했습니다. 경찰이 와서 그 강도를 처벌을 해야 되는데 그 강도한테 '네가 시민을 때렸으니까 너를 처벌할래, 말래' 강도한테 물어본 거죠. 그러면 강도는 당연히 처벌하지 말라고 하지 않을 거 아닙니까? 이거 말이 되는 건가요?

 MBN <뉴스와이드>(10/17)
출연자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북한한테 물어보겠다는 건요 도둑놈 보고 “몇 시에 들어올 건지 우리 문을 잠가놓을까요, 열어놓을까요”라고 물어보자면 도둑이 뭐라고 그러겠습니까?

 

 

 

 

 

■ 노무현-참여정부 비하 퍼레이드 4


 여지없이 고 노무현 대통령도 등장했다. ‘준비 없는 대통령 노무현은 대북 정책도 없었다, 탄핵감이다, 북핵 문제도 북한과 논의했을지도 모른다’ 등의 비난 공세가 쏟아졌다. 가장 나쁜 발언은 ‘남북 정상회담을 뒷거래 논란’으로 확대시킨 발언이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7일 “김정일에 NLL 내주고 현금 수십조원 준다 합의하고 북한에 결재 받고”라 의혹을 제기했다. ‘송민순 회고록’을 넘어선 ‘대북 송금’까지 쟁점화 시키려는 것이다. 3일 전, TV조선 <뉴스를 쏘다>(10/14)에서 황태순 평론가는 ‘남북 정상회담을 하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밝혔다. 이유는 ‘수십조로 추정되는 뒷거래’ 때문이다. 

 

 

 발언자

발언내용 

TV조선 <뉴스를 쏘다>(10/14)
출연자 황태순 정치평론가

 노무현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을 하면 안된다는 입장이었어요. 임기 불과 몇 달 안 놔두고 그것도 심지어는 대선까지 불과 두 달 앞두고. 실제 그 당시에 보면 북한은 굉장히 많은 부분을 갖다 설명을 하고 왔습니다. 당시에 한 번 신문을 찾아보시면 아시겠지만 민간경제연구소 등에서는 적게는 20조, 많게는 50조 가량 우리가 퍼줘야 되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보수진영에서 이건 퍼주기의 끝장판이다 (중략) 노무현 대통령과 주변 참모들로 봐서 분위기 좋다고 생각할는지 모르겠으나, 어떻게 북한 입장에서야 그렇게 보면 서명하고 작게는 20조, 많게는 50조 그야말로 하겠다.

채널A  <뉴스특급>(10/17)
출연자 민옥임 전 새누리당 의원

 노무현 대통령 레임덕 상황에서 정상회담이 있고 한 달 후에 일어난 일들이었잖아요. 그러면 인권문제에 대해서 물어보면 지금 뭐 사드 얘기를 하는데, 사드 얘기 이전에. 그럼 북한 핵 문제에 대해서도 북한 측 의견을 물어보면서 대충 이렇게 뭉개고 갔을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라는 상상이 충분한 얘기죠.

TV조선 <박종진 라이브쇼>(10/14)
진행자 박종진
출연자 허화평 미래한국재단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