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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오늘의 신문보도]백남기 부검 거부 목소리도 다 노무현 탓이라는 동아(2016.10.21)
등록 2016.10.21 09:52
조회 570

백남기 부검 거부 목소리도 다 노무현 탓이라는 동아

 

 

동아일보 박제균 논설위원은 20일 칼럼을 통해, 그가 생각하기에 이 사회에 잘못된 대부분의 것들이 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탓임을 강조했다. 이를테면 “공권력이 시민의 발아래 깔린 촛불시위부터 오늘의 백남기 부검 영장 집행 거부 사태까지, ‘기존 질서는 얼마든 무시해도 좋다’는 노무현의 유산”이며 “북한 인권결의안 기권 ‘대북 결재’ 의혹도 따지고 보면 대통령이 되고도 반미친북 운동권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노무현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촛불집회나 부당한 부검영장 집행에 대한 반대 등을 통해 시민이 정당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표현하는 행위 전반이 박 논설위원의 주장대로 ‘노무현의 유산’이라면, 오히려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할 일 아닌가? 아니면 박 논설위원은 공권력으로 시민의 목소리를 통제하던 시절을 그리워하고 있는 건가? 북한 주민의 인권개선과 북한 정권과는 대화 및 협상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는 복잡한 우리 외교안보 문제를 ‘반미친북’이라는 한 단어로 정리해버리는 단순 무식함도 놀랍다.

 


모니터 대상: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종이신문 지면에 한함)
모니터 기간 : 2016년 10월 20일

 

 

■ 민언련 오늘의 나쁜 신문 보도

 

이게 다 노무현 탓이라며 ‘문재인 죽이기’ 지속하는 동아일보 <노무현의 나라> (10/20, 39면, 박제균 논설위원, https://goo.gl/91UFb1
‘송민순 회고록 논란’이 이후 ‘노무현 탓’이 등장하는 빈도수가 늘어나고 있다. 동아일보 박제균 논설위원도 노무현 탓의 대열에 합류했다. 박 위원은 “공권력이 시민의 발아래 깔린 촛불시위부터 오늘의 백남기 부검 영장 집행 거부 사태까지, ‘기존 질서는 얼마든 무시해도 좋다’는 노무현의 유산”이라고 비아냥거렸다. 또한 “정당한 비판이, ‘팩트의 힘’이 먹히지 않는 작금의 세태는 노무현의 또 다른 유산”이란다. 한발 더 나아가 “북한 인권결의안 기권 ‘대북 결재’ 의혹도 따지고 보면 대통령이 되고도 반미친북 운동권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노무현의 산물”이란다.

 

박 논설위원의 노무현 탓은 "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대통령 자리는 맞지 않는 옷과 같았다"는 발언에서 "'실패한 대통령’ 노무현은 2009년 5월 부엉이바위 아래로 몸을 던짐으로써 ‘종교 지도자’로 부활했다”는 표현까지 나아갔다. 앞의 발언에 대해서는 “2012년 7월 내가 쓴 칼럼의 서두다”라고도 밝힌 것을 보아, 본인이 써놓고도 몹시 만족스러웠나보다. 이렇게 리바이벌까지 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 만사가 다 ‘노무현 탓’이고, 그 후계자인 문재인 전 대표는
회고록과 관련해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동아일보 박제균 논설위원(10/20)

 


만사가 다 노무현 탓이라는 이런 피해의식을 보고 있노라면, 박 논설위원이야 말로 노무현을 대통령이나 종교지도자가 아닌 어떤 신적 존재로 의식했던 것이 아닐까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무엇보다 촛불집회나 부당한 부검영장 집행에 대한 반대 등을 통해 시민이 정당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표현하는 행위 전반이 박 논설위원의 주장대로 ‘노무현의 유산’이라면, 오히려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할 일 아닌가? 아니면 박 논설위원은 공권력으로 시민의 목소리를 통제하던 시절을 그리워하고 있는 건가? 북한 주민의 인권개선과 북한 정권과는 대화 및 협상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는 복잡한 우리 외교안보 문제를 ‘반미친북’이라는 한 단어로 정리해버리는 단순 무식함도 놀랍다.

노무현에 대한 이런 밑도 끝도 없는 비난은 곧바로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진다. “이러니 아직도 문 전 대표를 두고 ‘노무현의 아류’라는 말이 가시질 않는다”부터 “‘친노의 고용사장’”까지. 물론 회고록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는 지적도 빠지지 않는다.


칼럼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그(노무현)는 대한민국을 부정했던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이 나라의 저력을 인정했어야 옳다. 대통령이라면 보다 자랑스러운 국가로 만들려고 노력해야 했다”는 비난은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7년여. 이제 그를 놓아줄 때가 됐다. 그의 그림자에서도 벗어날 때다. 노무현의 유령과 싸우는 한 우리는 미래로 나갈 수 없다”는 다짐으로 이어진다. 노무현의 유령과 쉐도우 복싱을 하고 있는 당사자가 ‘노무현의 유령과 싸우는 한 미래로 갈 수 없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노무현의 가치라고 여겼던 ‘촛불’이나 ‘북한과의 평화적 대화’ 같은 것들을 다른 사람들도 다 같이 혐오해주길 바라는 모양이다.


“인생이 불만스러운 이유를 남 탓으로만 돌리기 시작하면 답이 없다”는 박 논설위원에게, “인생이 불만스러운 이유를 노무현 탓으로만 돌리기 시작하면 답이 없다”는 말을 들려주고 싶다. 덧붙여 ‘고인’이나 ‘권력의 후보’ 말고 이제 좀 ‘살아있는 최고 권력’을 향해 쓴 소리를 해보시길. 용기가 있다면.

 

 

■ 민언련 오늘의 비추 신문 보도

 

동아일보의 새마을운동 찬양에 뒤쳐지기 싫었던 조선일보 <황무지를 황금 들녘으로… 르완다, 새마을 기적> (10/20, 16면, 장형태 기자, https://goo.gl/5MtUhc)
‘2016 지구촌새마을지도자대회’ 이틀째인 19일. 이번엔 조선일보가 낯 뜨거운 새마을운동 찬양에 나섰다. 기사의 첫 문장은 무려 “다른 나라가 우리를 원조하는 방식은 식민지 시대와 다를 게 없었어요. 하지만 새마을운동은 달랐죠”다. “새마을운동 정신은 2006년부터 전 세계 개발도상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는 언론사들의 새마을운동 찬양대회에 ‘상품’이 있을지가 궁금하다. 세금으로 만들어낸 상품은 아니길 빈다.

 

 

■ 민언련 오늘의 좋은 신문 보도

 

· 경향신문 <이대 입학 뒷말에… 정유라 돈도 실력, 니네 부모를 원망해> (10/20, 3면, 이혜리·최미랑 기자, https://goo.gl/RB0Ygx) 등 3건
· 동아일보 <“K스포츠 직원 뽑을때 청이 인사검증”> (10/20, 1면, 김단비·장택동 기자, https://goo.gl/5Hl7F9)
교육부 나향욱 정책기획관의 ‘국민은 개․돼지’ ‘신분제 공고화 시켜야’등의 발언을 단독 보도했던 경향신문이 이번엔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과거 SNS를 통해 ‘돈도 실력이다. 네 부모를 원망해라’는 발언을 했음을 단독 보도했다. 이 두 발언은 표면적으로 민주공화국인 우리 사회가 정말로 그렇게 불리 자격이 있는지를 다시 돌아보게 한다.

 

이날 경향신문은 이화여대가 정유라씨에 대한 각종 의혹을 해소한다며 지난 17일 개최한 비공개 간담회에서 이인성 의류산업학과 교수가 내놓은 ‘엉뚱한 해명’을 단독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또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씨가 거쳤던 창조경제추진단장 겸 문화창조융합본부장을 지난 6월부터 맡고 있는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가, 지난해 말 회사 소유의 갤러리를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의 부인이 전시회를 할 때 무상으로 빌려준 사실 역시 경향신문의 이날 단독 보도를 통해 밝혀졌다.


동아일보 역시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의미 있는 보도를 내놨다. “K스포츠재단이 주요 보직자를 뽑는 과정에서 청와대가 직접 인사검증을 했다는 증언”을 소개한 것이다. 이것이 만약 사실이라면 “청와대가 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최 씨를 지원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 민언련 오늘의 강추 신문 보도들

 

· 한겨레 <김포공항역 안전문, ‘전면교체’ 대상이었다> (10/20, 9면, 임인택·원낙연 기자, https://goo.gl/21gXql)
한겨레는 “19일 아침 서울 지하철 5호선 탑승객 김아무개씨를 숨지게 한 김포공항역의 안전문을 서울시가 당초 ‘전면교체’ 대상으로 분류해왔다는 사실”을 단독 보도했다. “1~9호선 307개 역사 가운데 유일하게 김포공항역만 전면교체 대상으로 분류”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문제 확인 이후 임시조처라도 내놓을 순 없었던 것일까?

 

· 경향신문 <국민이 낸 전력기금, 정부 원전업자 쌈짓돈 전락> (10/20, 16면, 이효상 기자, https://goo.gl/lHZTBd)
경향신문은 더불어민주당 어기구 의원을 통해 입수한 산업통상자원부의 ‘2017년도 전력산업기반기금 예산안 및 기금운용 계획안’을 근거로 “시민들이 납부하는 전력요금에서 3.7%씩 떼어 마련하는 전력산업기반기금이 정부나 전력사업자의 ‘쌈짓돈’으로 전락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기금을 부담하는 것은 시민인데, 정작 시민을 위해 기금이 사용되지 않는다니. 황당하다.

 

 

■ 민언련 오늘의 은폐가 의심스러운 신문 보도들

 

동아․조선, 그토록 관심 많던 ‘빨간 우의’ 당사자 목소리는 외면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있음

없음

없음

있음

있음

있음

 

△ 빨간 우의 당사자 입장표명에 대한 언급 유무(10/20) ⓒ민주언론시민연합

 

민중총궐기 당시 쓰러진 백남기 농민을 고의로 주먹으로 가격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빨간 우의’ 남성이 결국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쓰러진 백씨를 돕기 위해 접근했다가 물대포의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졌을 뿐이며 손으로 백씨를 가격하거나 접촉한 일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검경이 자신을 ‘부검 필요성의 주된 명분’으로 이용하는 것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같은 ‘당사자’의 발언은 경향신문과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가 보도했다. 이 중 중앙일보는 해당 보도를 단신으로 처리했다. 그러나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해당 사안을 아예 보도조차 하지 않았다. 조선일보는 그간 ‘빨간 우의 가격설’을 가장 적극적으로 보도했을 뿐 아니라, 전날에도 빨간 우의 남성의 정체를 전하는 기사를 지면에 내놓은 바 있다.

<끝>
문의 신문모니터 배나은 활동가(02-392-0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