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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오늘의 방송 보도]오십보 백보였던 부실한 KBS의 지진 특보(2016.9.20)
등록 2016.09.20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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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지난주에 이어 또다시 지진이 발생했지만 정부의 대응은 판에 박힌 듯 똑같았다. KBS는 이번에도 대대적인 특보를 내보냈지만 여전히 정부의 부실대응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켰다. 민언련은 TV조선의 대북수해지원 보도와 KBS의 지진 보도를 오늘(9/19)의 나쁜 방송보도로 선정했다.

■ 오늘의 나쁜 방송 보도(9/19) l 달라진 것 없는 KBS의 지진 특보
19일 오후 8시 33분, 경주에서 리히터 규모 4.5의 지진이 또다시 발생했다. 지난 12일 8시 32분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한 지 정확히 일주일 뒤였다. 규모는 지난주에 비해 크지 않았지만, 지난 지진으로 이미 공포를 경험한 국민에게는 더 큰 불안에 떨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두 번의 강력한 지진을 겪은 정부는 또다시 무능을 드러냈다. 국민안전처의 긴급재난 문자메시지는 지난주보다 5분이 더 늦은 14분 뒤에야 도착했고 서버 증설을 약속했던 국민안전처의 홈페이지는 또다시 다운됐다. 지난주에 이어 똑같은 실수가 반복해서 일어난 것이다.


8시에 방송하는 저녁종합뉴스인 MBC와 SBS는 여전히 방송 말미에 지진 속보를 짤막하게 보도하는 데 그쳤다. 반면 JTBC는 지난주와 같이 <뉴스룸> 2부부터 지진특보 체제로 방송을 진행했고, 12일 5건의 지진 속보를 보도했던 TV조선은 19일에는 13건의 보도를 전하며 지진 속보를 대폭 늘렸다.


국가 재난주관방송사이면서도 지난 12일 일일 연속극 <별난 가족>을 방영했던 KBS는 진도 4.5의 지진이 발생한 19일에는 부랴부랴 특보를 구성했다. 지진이 일어난 뒤 12분 뒤인 8시 45분부터 지진 특보를 구성해 <특집 뉴스9>를 진행한 것이다. 내용 면에서도 △안전수칙 △대피요령 △전문기자 분석 △안심을 촉구하는 앵커멘트 등 지난주 지진특보와는 나아진 내용의 보도를 전했다.


그러나 KBS의 보도방식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다. 정부의 재난 대응 시스템에서 근본적인 부실이 발생했는데도 이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특집 뉴스9> 총 22건의 지진 보도 중 국민안전처의 홈페이지 다운이나 문자메시지에 대해 보도한 것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심지어 KBS는 <이슈&뉴스/“지진 시스템 정비 서둘러야”>(9/19, 21번째, 윤나경, 김성한, 이세중 기자)에서 “지난 12일 지진 발생 당시 기상청이 국민안전처에 조기 경보를 발령한 건 26초 뒤, 하지만 긴급재난문자가 도착한 건 9분이 지난 뒤”였다면서 지난 12일 발생한 지진 당시 국민안전처의 재난 대응 시스템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현재 일어난 지진에 대한 정부 대응은 빼놓은 채 말이다.

 

반면 TV조선은 <국민안전처 홈페이지 ‘다운’>(9/19, 30번째, 윤수영 기자, https://goo.gl/fbgOyk)보도에서 다른 속보보다 먼저 국민안전처의 홈페이지 다운 소식을 전했다. 정부 대응이 적절했는지 가장 먼저 점검한 것이다. JTBC 역시 속보 자막을 통해 ‘국민안전처 홈페이지는 또 먹통’이라 해당 내용을 보도했으며, <규모 4.5 여진…기상청, 진원 깊이 14㎞로 공식 발표>(9/19, 35번째, 윤정식 기자, https://goo.gl/OeT0w3)에서 “오늘도 문자를 좀 늦게 받았다고 얘기하던데, 이번에도 문자가 좀 늦게 전송됐나요?”라며 국민안전처의 늦장 대응을 분명하게 보도했다. 지진 직후부터 특보를 진행한 방송사들이 해당 내용에 대해 이미 보도했는데도 KBS만 이 문제를 지적하지 않은 것을 무슨 이유일까.

△국민 안전처 대응은 무보도한 KBS의 지진 특보

 

전문성 차원에서도 KBS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TV조선 <오늘 규모 4.5 지진, 경주 5.8 강진의 여진?>(9/19, 33번째, 지현철 지진센터장, https://goo.gl/fNBd5W)과 JTBC <홍태경 교수 "5.8 규모 본진…몇달간 여진 지속될 수 있어">(9/19, 34번째, 홍태경 교수)에서는 각각 지현철 지진센터장,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학과 교수 같은 전문가와의 전화통화를 진행했다. 지난주 타 방송사들이 지진 관련 전문가를 섭외해서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KBS는 피해지역 이장을 두 번이나 인터뷰해 논란을 산적이 있다. 19일 KBS는 <저녁 8시 33분 경주서 규모 4.5 지진>(9/19, 2번째, 김성한 기자, https://goo.gl/WYfE46)에서 김성한 과학 재난부 기자가 스튜디오에 나와 좌담 형식으로 보도를 진행했다. 세 방송사는 이번 지진의 추가 여진 여부에 대해 분석했으나 보도의 내용에 있어서는  JTBC는 △여진이 이렇게 늦게 큰 규모로 오는 경우가 흔한지 △4.5보다 더 큰 규모의 여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지 △지금까지는 전부 여진이었고 더 큰 본진이 나중에 올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고


 TV조선은 △진원 분석에 따르면 여진으로 보는 것이 타당한지△본진과 지금 여진이 서로 다른 단층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없는지 △이번 지진을 여진이라고 표현하는 게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닌지 등을 토론했다. 한마디로 JTBC와 TV조선의 보도는 피해주민들이 불안에 떠는 재난 상황에서 국민들이 궁금한 점을 전문가의 고급정보로 전해주며 주민들을 안심시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KBS의 보도는 똑같이 여진에 대해 다루면서도 이번 지진의 강도가 어느 정도인지 정도만 알려준 뒤 계속 흔들리는 가정집 내부의 모습이나 야구장에서 미세하게 지진을 느낄 수 있는 영상을 보여주며 이에 대해 설명을 하려는 어설픈 모습을 보였다. 과학 재난부 기자가 나왔다지만, 지진 전문가들 설명에 비해서 매우 부실한 정보제공임이 분명했다. 

 

■ 오늘의 비추 방송 보도(9/19) l 북한 홍수 피해조차 남남갈등 조장이라는 TV조선
‧ <수해 지원 논란…정북 "북핵 제재부터">(9/19, 2번째 보도, 홍혜영 기자,
https://goo.gl/VQFwM4)
TV조선이 “북한의 홍수피해 상황을 외부에 자세히 알리고 있는데 그 이유 중의 하나가 ‘남남갈등’을 노렸다는 분석도 있다”는 황당한 분석을 내놨다. 이는 TV조선 <수해 지원 논란…정북 "북핵 제재부터">에서 앵커가 첫마디로 내놓은 멘트였다.


보도에서 기자는 “야당은 일제히 정부와 민간단체가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을 시작하고 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승용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직무대행의 발언을 녹취인용했다. 이어서 “그러나 정부는 북한이 지원 요청을 하지 않은 데다 북핵 제재 국면인만큼 지원을 적극적으로 검토하진 않겠다는 입장입니다”며 정부 여당의 입장을 보도했다. 한마디로 TV조선의 스스로가 북한 수해지원을 두고 대립하는 정치권을 담으면서, 이를 ‘남남갈등’이라는 프레임에 넣고, 북한이 이를 노리고 홍수 피해를 외부에 알리고 있다는 아전인수식 해석을 한 셈이다.


이번 수해의 일차적 책임은 북한 지도부의 안일한 대응에 있다. 북한 당국은 지난달 29일 대규모 수해가 발생하는 와중에도 일주일 뒤인 5일 5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또 수해복구에 힘써야할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는 주민들의 대규모 피해복구 작업을 외면하고 농장을 시찰하는 등 상식을 벗어난 행보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북한 정부와 북핵에 대한 제재와 인도주의적 차원의 지원은 별개의 문제다. 지도부에게조차 외면당한 북한 주민들의 절망적인 상황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건 외부의 지원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러나 먼 외국에서 재난이 발생해도 구호물자를 보내는 판에 북에 대한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하자는 주장을 한 것을 두고 북의 ‘남남갈등’을 노린 꼼수에 휘말리지 말자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지나친 진영논리이다. 북한 지도부가 주민을 외면할 정도의 심각한 문제가 있다면, 더욱이 지도부와 주민을 분리해 지원을 해야 하지 않을까.


게다가 북한 당국과 북한 주민을 분리해서 생각하자는 야당의 주장은 바로 TV조선이 펼쳤던 논리이기도 하다. TV조선은 <‘인권 낱낱이 기록해 증거로’>(9/4, 5번째, 정혜전 기자)에서 북한인권법을 소개하면서 “인권 유린의 정점인 김정은 정권을 압박하고 북한 간부, 주민들과는 분리해 대응하겠다”고 보도했다. 또한, 19일에도 수해 다음 보도인 <법은 11년 만에…제단은 어느 세월에>(9/18, 3번째, 김정우 기자, https://goo.gl/VslStu)에서도 “야권의 반대로 북한인권법 처리에 11년이 걸렸는데, 이사진 배분과 같은 지엽적인 문제로 재단 출범까지 지연된다”며 북한인권법의 당위성에 대해 보도하기도 했다.


TV조선은 북한 주민의 수해재난은 ‘남남갈등’이라 주장하면서도 북한 주민의 인권을 보호하는 북한인권법의 시행은 중요하다는 모순된 주장을 한 것이다. 실제로 북한인권법은 북한 주민의 재난 상황에 대해서도 지원을 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북한인권법의 정부 시행령 7조 인도적 지원 2항은 “재해 등으로 인하여 북한주민에게 발생한 긴급한 위기에 대처하기 위하여 필요한 지원”이라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 사유를 명시하고 있다. TV조선의 보도와 달리 대북제재를 이유로 수해지원을 거부하는 정부의 태도부터가 이미 북한인권법에 저촉되는 상황인 것이다.


반면 같은 내용을 다룬 JTBC는 <북 '최악 물난리'에 떠오른 인도적 지원>(9/18, 톱 보도, 이화종 기자, https://goo.gl/86Brzy)에서 여야 의견을 균형 있게 보도했을 뿐 아니라 “(북한인권)법은 북한 주민의 인권 증진을 위해 인도적 지원을 명문화했습니다”라며 북한인권법에 대한 사항도 빠짐없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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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최민호 활동가(02-392-0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