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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오늘의 신문보도] ‘걸음새를 보고’ 북 종업원 자진 입국 ‘직감’했다는 동아일보(2016.06.23)■ 민언련 오늘의 나쁜 신문 보도(6/23)
· 동아일보 <주성하 기자의 서울과 평양사이/죽음을 부르는 민변의 탈북자 인권 옹호>(6/23, 22면, 주성하 기자, https://me2.do/59cS5tub)
조선일보가 ‘민변 종북몰이’로 계속 주목받았던 것이 못내 아쉬웠을까. 동아일보가 이번 사안과 관련한 황당한 칼럼을 내놨다.
동아일보 주성하 기자는 먼저, 탈북 브로커의 유혹에 속아 본의 아니게 남한에 입국했다고 주장하며 본국 송환을 요구하고 있는 김련희 씨에 대해 “북한을 계속 찬양해도 잡혀가지 않는 여성”이라 비아냥댔다. 그리고는 이어 “그가 북에 가면 한국 비난과 북한 체제 선전에 동원되고 탈북자 심문 기법 등 많은 정보도 함께 보위부에 전달할 것임은 뻔하”고 “그가 하나원과 사회에서 알았을 최소 100명이 넘는 다른 탈북자들의 신상 정보를 보위부에 제공”할 가능성이 있는데 “그럼 북한에 사는 탈북자 가족은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며 김 씨 송환에 앞장서고 있는 민변을 비판했다. “한반도엔 김 씨보다 억울한 사람이 부지기수”이며 “김 씨 역시 불행히도 되돌릴 수 없는 선택을 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어 주 기자는 “이번에 민변의 개입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탈북 종업원 13명 사건도 북에 있는 가족들의 목숨이 걸린 문제라는 점에서 김련희 씨 사례와 공통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종업원 입국 사진이 공개됐을 때 그들의 걸음새를 보고 나는 자진 입국임을 직감”했고 “상식적으로도 성인인 그들이 한국행 비행기를 모르고 탔을 리 만무하다”고 주장했다. 강한 어조와 달리 사실상 주장의 근거는 ‘걸음새를 보고’ 하는 ‘직감’이나, 성인이 모를리 없다는 ‘상식’ 정도인 셈이다.
주 기자는 이어 “남북 간엔 앞장만 보지 말고 뒷장까지 넘겨봐야 하는 사안이 부지기수다. 그걸 볼 능력, 혹은 의지가 없다면 반드시 역풍을 부르는 무리수를 두게 된다”며 민변을 향해 영화 ‘곡성’의 대사인 “뭣이 중헌지도 모름서!”라고 비판했다.
주 기자의 주장은 중국 내 북한 식당을 ‘집단 탈출’한 종업원들에 대한 민변의 ‘인신보호구제심사청구 재판’ 등의 개입은 부적절하다는 것 하나로 모아진다. 그리고 그 전제는 이들은 ‘스스로’ 넘어온 것이 분명하다는 데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주장이 당사자들의 의견과는 전혀 무관한, 주 기자의 개인적 ‘직감’이나 ‘상식’에 의거해 나왔다는 점에 있다.
김련희 씨는 ‘브로커에게 속아 남쪽에 온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으며, 대구고등법원 제1형사부(재판장 이범균) 역시 김씨가 “입국 과정에서 대한민국에 입국하여 짧은 기간에 많은 돈을 벌어 중국으로 돌아가 재입북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나중에나 깨닫게 되었음을 인정한 바 있다. 북한 종업원들은 심지어 본인 의사를 직접 밝힐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민변은 세계인권선언과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등에 의거해 ‘남한에 체류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이’에 대해서는 본국 송환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며, 아예 ‘체류 의사를 밝히지 않은 이’들에 대해서는 ‘비공개 재판’에서라도 직접 그 의견을 들어보자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애초 총선을 앞두고 해당 북한 이탈 종업원들의 신상을 사실상 유포하고, ‘자진해서 탈북한 것’이라 대대적으로 선전해 북에 남았을 이들 가족의 생존을 위협한 것은 정부다. 그런데 주성하 기자는 앞 뒤 상황에 대한 설명 없이 민변이 이들의 가족을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는 식의 왜곡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
주 기자에게 묻고 싶다. 이들을 위험에 빠트린 것이 정말 민변인가. 국정원인가. 정말 자진 탈북했다면, 국정원은 왜 이들을 정착 지원을 돕는 하나원이 아닌, 조사를 목적으로 센터에 계속 수용하며 비공개 재판 출석조차 거부하는 등, 외부와의 접촉을 철저하게 차단하고 있는 것인가?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 없이 인권을 운운하는 것은 전날 조선일보의 표현대로 ‘인권쇼’일 뿐이다. 뭐가 중요한지 주 기자가 질문해야 할 대상은 민변이 아닌 듯하다.
■ 민언련 오늘의 비추 신문 보도들(6/23)
· 조선일보 <권대열 칼럼/더민주 왼편 U턴 車路의 유혹>(6/23, 30면, 권대열 정치부장, https://me2.do/IxRnEQ0e)
조선일보 권대열 정치부장은 “과거에는 습관적으로 대통령 욕하고, 대안도 없이 정부 정책 반대만 했”던 더민주가 최근에는 성과연봉제 도입이나 영남권 신공항 문제 대응 등에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동시에 “국회가 개원하면서 슬슬 예전 기질이 고개를 들 조짐도 보인다”며 이 같은 ‘나쁜 기질 발동’의 예시로 “세월호 특조위 활동 기한 연장”, “어버이연합 자금 지원 의혹, 백남기 농민 물대포 사건 등에 대해 청문회” 등을 요구한 것을 꼽았다. “이런 모습을 보면 ‘역시 이 당은 그런 건가’라는 의심이 살아난다”는 것이다. 이 칼럼은 “새누리당은 ‘더민주 저 친구들, 결국 못 참고 그리 갈 게 뻔하다’면서 거기에 희망을 걸고 있다”는 문장으로 마무리된다.
그러나 세월호 특조위 활동 기한 연장이나 어버이연합 자금 지원 의혹 규명 등은 노선을 왼쪽으로 돌리느냐, 오른쪽으로 돌리느냐 하는 것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이런 문제들은 안전하게 살아가기 위해. 관제 데모로 민주주의가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공권력에 의해 부당하게 목숨을 잃지 않기 위해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주요 ‘민생’ 문제다. 이것이 민생이 아니면 도대체 무엇이 민생인가. 한 언론사의 정치부 부장이 이런 문제를 정치 쟁점인양 몰아가며 야당을 향해 ‘차선 변경’을 운운하고 있다니, 매체의 수준을 알만 하다.
· 중앙일보 <단독/최저임금 업종별 차등화 사실상 무산>(6/23, 6면, 김기찬 기자, https://me2.do/xvPaxceI)
중앙일보는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다르게 적용하는 것과 같은 제도 개선”이 “올해 반영되기 힘들 전망”임을 단독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중앙일보는 “PC방과 같은 곳에서 앉아서 일하는 아르바이트는 근무 강도가 강하지 않은데 회사에서 하루 종일 힘들게 일하는 근로자와 똑같은 최저임금을 받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는 한 아르바이트생의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중앙일보는 최저임금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듯하다.
최저임금은 일하는 이들에게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해 국가가 정한 일종의 임금 마지노선이다. 편하게 일하건 힘들게 일하건, 이 선 밑으로 노동의 댓가를 지불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런데 경영계는 노동자가 노동을 하면서도 생존이 불가능한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정한 이 ‘보호 장치’를 향해, 편하게 일하면 덜 줘도 되는 것 아니냐는 억지를 부리고 있다. PC방 업무보다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정말 힘들다면, 그건 최저임금이 아니라 더 많은 돈을 줘야 할 것이다. PC방 급여를 깎을 것이 아니라. 이런 상황에서 중앙일보는 “업종과 지역별로 최저임금을 차등화”하자는 이런 경영계의 ‘헛소리’를 그대로 받아쓰며 이를 ‘제도개선’으로 표현하고 있다.
■ 민언련 오늘의 좋은 신문 보도(6/23)
· 경향신문 <단독/위안부 기록물 유네스코 등재 예산 편성해 놓고도 안 쓴 정부>(6/23, 1면, 남지원 기자, https://me2.do/F2G4RCNA)
경향신문은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사업 지원을 위해 예산을 편성해 놓고도 한 푼도 쓰지 않”았음을 단독 보도했다. 심지어 “여가부는 내년 예산안에는 아예 기록유산 등재 관련 예산을 편성조차 하지 않았”다. “한·일 위안부 합의 이후 정부가 사실상 위안부 기록물 세계유산 등재 지원을 내팽개”친 것이다. 이렇게 “정부가 편성된 예산조차 집행하지 않을 정도로 몸을 사리는 동안 등재사업을 맡아 하는 민간단체는 자금난”을 겪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말한 ‘위안부 문제 해결’이라는 것이, 혹시 ‘위안부 문제 삭제’를 의미하는 것일까?
· 한국일보 <원전 10기 한곳에 몰리는데… 안전평가는 ‘동시 사고’ 고려 안해>(6/23, 2면, 임소형 기자, https://me2.do/x0fcZnVM)
한국일보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다수호기 리스크 평가 규제지침 수립을 위한 기초연구 보고서’를 입수해 “정부가 원전 10기가 집중될 지역의 안전성 평가에서 원전 1기의 개별 심사와 유사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정부가 “예상치 못한 대형 자연재해가 발생할 경우 서로 인접한 원전에 동시에 문제가 생기거나 한 원전의 사고가 다른 원전에 미칠 영향 등 원전 ‘다수(多數)호기’ 위험성을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일보는 그간 핵발전소와 관련한 의미 있는 보도를 이어왔다. 정부가 국민을 ‘예고된 재앙’을 향해 몰아넣으려 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일보와 함께 정부의 어리석은 행보를 감시해보자. 신고리 5ㆍ6호기 건설허가 심의는 23일 57회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회의에서 이어진다.
■ 민언련 오늘의 강추 신문 보도들(6/23)
· 한국일보 <단독/‘대우조선 비자금’ 금고지기 이창하 수상한 내부거래로 5억 차익 남겨>(6/23, 12면, 김정우 기자, https://me2.do/xPgSbJ63)
한국일보는 “남상태(66) 전 대우조선 사장의 금고지기로 지목된 건축가 이창하 씨가 비자금을 조성한 구체적 정황”이 드러나고 있음을 단독 보도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이씨는 “자신의 건축설계 회사를 대우조선이 인수하도록 한 뒤, 1년 만에 헐값으로 측근에게 되팔아 5억여원의 차익”을 남기고, “또 같은 업종의 회사를 대우조선 계열사로 새로 차려 일감을 몰아”줬다. 관계자들은 그 과정에서 발생한 차익과 리베이트 비용이 비자금에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일보와 함께 대우조선해양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 향방에 주목해보자.
■ 민언련 오늘의 ‘은폐가 의심되는 무보도’(6/23)
· 비리혐의 김문기 전 상지대 총장 복귀 초읽기, 조중동 침묵
22일 서울고법 춘천 제1민사부 심리로 열린 김문기 전 상지대 총장의 해임무효 소송 항소심에서 김 전 총장이 승소하면서 다시 총장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열렸다. 교육부는 부정입학, 계약직원 특별 채용, 교육용 기본재산 부당관리 등을 이유로 지난해 3월 상지학원 측에 김 전 총장의 해임을 요구했으며, 상지학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재차 시정요구를 한 바 있다. 이를 보도한 것은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다.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는 보도하지 않았다.
·‘스마트 기기로 노동자 업무량 증가’ 연구결과, 조선·중앙 미보도
22일 한국노동사회연구소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스마트 기기로 인해 근로자들은 업무시간이 끝나고도 하루 1.44시간, 주당 11.3시간을 더 일하게 됐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를 보도한 것은 경향신문, 동아일보, 한겨레, 한국일보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보도하지 않았다.
* 모니터 대상 :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종이신문에 한함)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