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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오늘의 방송보도]노동자부터 자르는 구조조정, JTBC만 진실을 말하고 있다(2016.5.10)
등록 2016.05.10 20:37
조회 269

■ 오늘의 좋은 방송 보도(5/9)
JTBC <탐사플러스/하청은 이미 줄도산‧임금체불>(2부 3번째, 김태영 기자,
https://me2.do/F0bJOuzb), <탐사플러스/조선업 침몰…내부의 ‘구멍’>(2부 4번째, 김태영 기자, https://me2.do/GsS56KUp)
조선업계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자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주요 기업들이 인력감축에 돌입했다. 현대중공업이 9일부터 과장급 이상 직원들의 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했고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대규모 인력 감축을 예고했다. 부실기업들의 구조조정의 첫 관문이 하나같이 ‘노동자 해고’로 귀결되고 있는 모양새다. 정부, 경영진, 금융권에도 부실화의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기업들이 인건비 감축에만 혈안이 된 상황이다. 책임 소재와 고통을 분담하는 대안에 대한 분석이 필수적이지만 방송사들은 그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JTBC <탐사플러스/하청은 이미 줄도산‧임금체불>(5/9)

 

9일, 현대중공업을 시작으로 주요 기업들이 모두 인력 감축에 착수했으나 지상파 3사와 JTBC만 이 사안을 보도했고, 그중 JTBC만 치밀한 분석으로 구조조정의 민낯을 보여줬다. 일단 JTBC는 관련 보도를 탐사 보도 형태인 <탐사플러스>로 전했다. 조선업계 구조조정의 현실을 직시하기 위해 깊이 있는 보도형태를 택한 것이다. 김태영 기자는 첫 번째 <탐사플러스>에서 “올 들어 거제 지역에서만 조선 관련 업체 91곳이 문을 닫았습니다”라며 거제, 통영, 고성 지역의 조선업계 하청업체들의 처참한 현실을 보여줬다. “대부분 원청 업체인 조선소들로부터 납품 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며 부도” “원청 업체들이 납품 대금을 깎기 위해 하청업체에게 직원 수를 줄이거나 임금을 삭감하도록 유도” “원청 업체의 이런 압박은 하청업체의 대량 해고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탐사플러스>는 조선업계 불황의 원인을 짚고 있는데 이 보도가 ‘하이라이트’이다. 대부분의 언론이 구조조정과 관련, 정부안과 기업의 ‘자구책’을 받아쓰기만 하는 것과 달리 JTBC는 책임 소재를 분명히 밝혔다.


JTBC는 이미 꾸준히 ‘이윤의 사유화, 손실의 사회화’를 비판한 바 있다. 이번에도 “정부의 잘못된 예측과 대형 조선소들의 부실 경영으로 구조조정 적기를 놓치며 손실을 키웠다는 것”이라며 정부와 경영진의 패착을 지적했다. 박근혜 정부가 “2013년 11월엔 해양플랜트가 미래 먹거리 산업이라며 9000억원을 투입해 1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히는 등 해양플랜트 호황을 예측했으나 “저유가와 함께 해양플랜트 수주는 이후 급감하기 시작”했고 “정부의 잘못된 예측과 함께 업체들은 내실을 다지기보단, 몸집 부풀리기에 급급”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원천 기술이 부족한 상태에서 시공 능력만 믿고 따낸 물량” “국내 업체간 벌인 저가 수주 경쟁” 등 “단기성과에 급급한 경영진의 판단”도 손실을 키우는 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잘못된 예측으로 업계를 키운 정부, 단기적 이윤에 눈이 멀어 손실을 키운 경영진이 지금의 극심한 불황과 구조조정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이는 상당한 책임이 있는 정부와 경영진이 정작 구조조정 과정에서는 ‘노동자 해고’부터 시행하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런 지적은 JTBC에서만 볼 수 있다. 이날 JTBC와 함께 구조조정 관련 보도를 한 지상파 3사는 불황의 책임 소재에 관심이 없었다. KBS는 “정부와 한국은행 시각차”를 보도하면서 조선업계의 부실 채권으로 인한 국책은행의 손실을 메우는 문제에만 초점을 맞췄다. MBC는 “현대중공업은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이르면 내일 자체 긴축안을 채권단에 제출할 계획”이라며 기업의 목소리만 전했다. SBS는 “조선업 같은 위기 업종에서 대규모 감원 움직임이 본격화하자, 노조는 경영 위기를 근로자에게 전가한다며 강력히 반발”했다며 해고 위기에 놓인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전했지만, 이 역시 책임 소재는 비껴간 ‘기계적 중립’에 불과했다.

 

■ 오늘의 나쁜 방송 보도(5/9)
MBC <황금연휴 반짝 특수 지갑 열었다>(18번째, 오상연 기자,
https://me2.do/5KT7gEhg)
정부가 5월 6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면서 만들어진 나흘간의 ‘황금연휴’가 끝났다. 연휴가 끝난 바로 다음날, 산업통상자원부는 “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 것이 소비 진작에 상당히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임시 공휴일의 경제 효과를 평가했다. 백화점·대형마트·가전 유통전문점의 매출이 전주와 비교해 36%, 전년 같은 기간에 견줘 48% 급증했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도 “5~8일 기간 중 백화점·면세점·대형마트의 매출액은 작년 5월 연휴 대비 각각 16.0%, 19.2%, 4.8% 증가했다. 이 기간 중 외국인 입국자수도 13.6%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지상파 3사는 기다렸다는 듯이 정부의 ‘자화자찬’을 받아 적으며 ‘황금연휴 경제 효과’를 선전했다. 특히 MBC는 소비 진작의 효과를 일부 유통업계만 누렸다는 사실, 중소기업 등 많은 업체들은 조업일이 줄어들어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지적마저 무시하면서 ‘관제 언론’의 임무에 충실했다.

 

△MBC <황금연휴 반짝 특수 지갑 열었다>(5/9)

 

MBC는 보도 제목에서부터 “지갑 열었다”라는 언급으로 소비 진작 효과를 암시했고 리포트에서도 “연휴 기간 무료 개장한 고궁과 지역 축제 현장은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로 붐볐습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기획재정부 발표 수치라는 점을 밝히지도 않은 채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은 최대 16% 이상 증가” “면세점은 매출이 20% 가까이 증가해 연휴 최대 수혜” 등 발표 내용을 그대로 받아썼다. 반면 조업일 감소에 다른 산업 현장의 손실에 대해서는 “조업일 감소로 수출에 차질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연휴 기간 늘어난 내수가 이를 상쇄하는 효과를 낼 거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라며 마치 아무 문제가 없는 듯 보도했다. 이는 한 쪽의 주장만을 언급하면서 그 입장이 사실인 것처럼 꾸민 것이다.


KBS도 이날 “전국의 관광 명소는 붐볐고, 쇼핑객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었습니다”며 ‘소비 진작 효과’를 선전했지만 “연휴가 갑자기 지정된 탓에 중소기업들은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쉬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 “하루 평균 수출액이 2조 원에 달하는데 조업일수가 줄면서 수출에선 일부 손해를 감수” 등 일각에서 쏟아진 임시 공휴일의 부작용을 모두 언급했다. 이를 “임시공휴일 혜택이 일부에 한정됐다는 지적”으로 정리하기도 했다.


SBS 역시 “올해 역시 생산 차질을 우려한 중소기업들은 약 37%만이 임시공휴일을 적용한 상황. 임시공휴일의 경제 효과를 높이고, 상당수 근로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덜기 위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MBC만 부작용을 은폐한 채 정부의 ‘자화자찬’만 그대로 전한 셈이다.

 

■ 오늘의 비추 방송 보도들
‧SBS <정부 “성과연봉제 안 하면 인건비 동결”>(7번째, 이호건 기자,
https://me2.do/GIcLxxRx),

TV조선 <“성과연봉제 안하면 인건비 동결”>(톱보도, 송병철 기자, https://me2.do/FD4Y0i5v), <노동계 반발…“총파업도 불사”>(2번째, 이승재 기자, https://me2.do/5VnC2Rls)

9일, 기획재정부는 성과연봉제를 도입하지 않은 공공기관의 내년 인건비를 동결한다는 내용의 ‘성과연봉제 우수기관 인센티브 및 미이행기관 불이익 부여방안’을 의결 확정했다. 박근혜 대통령까지 적극 장려했던 성과연봉제 도입이 지지부진하자 강력한 압박에 나선 것이다. 정부는 이미 지난해에 ‘공공기관 정상화’의 일환으로 임금피크제 도입을 추진했고, 2016년 들어서는 1월 말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권고안’에 이어 2월 말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모두 ‘쉬운 해고’로 집약되는 박근혜 정부 ‘노동개혁 드라이브’의 일환이다. 이에 노동계는 크게 반발하여 민주노총, 한국노총 양대 노조가 연대 투쟁에 나섰다. 경제가 침체되자 모든 책임을 노동자에게만 지우는 정책이 봇물 터지듯 도입되고 있지만, 9일 이 사안을 보도한 방송사는 SBS와 TV조선뿐이다. 그나마 보도한 SBS와 TV조선마저 반쪽짜리 보도에 그쳐 노동계를 쥐어짜는 정책의 실체를 보여주지 못했다.


두 방송사 보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정부의 입장을 자세히 설명한 뒤 노동계의 반발을 덧붙이는 ‘기계적 중립’에 그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균형을 지킨다는 인상을 주지만 해당 정책과 상황의 진위는 숨긴 것이나 다름없다. SBS는 <정부 “성과연봉제 안 하면 인건비 동결”>(7번째, 이호건 기자)에서 “기존 호봉제를 올해 안에 성과연봉제로 바꾸지 않는 공공기관에 대해서 내년 인건비를 동결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을 전한 뒤 “한국수력원자력 같은 공기업은 오는 6월 말까지, 연금공단 같은 준정부기관은 12월 말까지를 마지노선으로 잡았습니다”라며 성과연봉제를 도입해야 하는 ‘데드라인’도 설명했다. 이어서 보도 말미에 “노동계는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라면서 “성과연봉제는 공공기관 내부에 갈등만 유발할 뿐 도저히 합리적이지 않은 정책”이라는 공공노조 집행위원장의 비판을 덧붙였다. 


TV조선도 비슷하다. TV조선은 <“성과연봉제 안하면 인건비 동결”>(톱보도, 송병철 기자)에서 “민간 기업처럼 직원의 업무 성과에 따라 월급에 차등을 두자는 게 성과 연봉제인데, 도입이 지지부진하자 강경 대책을 내놓은 것”이라며 정부 입장을 설명했다. 이어 오정근 건국대 교수의 “(공기업 등) 부채도 590조 원이나 쥐고 있으면서 성과연봉제 도입을 반대한다고 하는 건 언어도단이라고 생각”이라는 발언을 담아 성과연봉제 도입에 잔뜩 힘을 실었다. 바로 다음 보도인 <노동계 반발…“총파업도 불사”>(2번째, 이승재 기자)에서는 “노동계는 정부의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도입에 일제히 반발”했다면서 “노동자들을 노예로 만드는 제도”라는 노동계의 비판을 다뤘다. 정부와 대립하는 노동계 입장을 다루면서 균형을 지킨 것처럼 보이지만 반드시 언급되어야 하는 성과연봉제의 문제점은 완전히 은폐되었다. 노동계 입장을 소개한다면서 비판의 근거 대신 ‘반발’하는 모습만 비춰, 사실상 노동계를 ‘발목 잡는’ 세력으로 규정한 것이기도 하다.
성과연봉제는 성과에 따라 임금을 차등 지급해 조직 효율성과 생산력 제고를 이끈다는 것이 정부의 청사진이지만 그 한계는 꾸준히 지적되었다. 공공기관의 무능과 부패, 특히 고위직의 부패가 만연한 상황에서 일선 노동자들의 경쟁만을 부추기는 것은 주객전도라는 비판, 능력이나 성과가 아닌 고질적인 학연‧지연에 따른 ‘줄서기’로 평가될 가능성, 성과연봉제가 노동자를 분열시켜 지배하는 데 유효한 통제 도구로 남용될 위험성 등이 주요한 비판점이다. 심지어 대법 판례에 따르면 성과연봉제 도입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해당하므로 반드시 과반수 노조의 동의를 얻어야 하지만 부산항만공사, 서부발전, 남동발전, 울산항만공사, 중부발전 등의 공공기관이 노사합의 없이 이사회 의결로 전 직원 성과연봉제를 도입했다. 정부의 강경 압박에 기본적인 법적 절차도 무시되고 있는 것이다. SBS와 TV조선은 이런 사실은 모두 언급하지 않았다. 반쪽짜리 보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이유다.

 

■ 오늘의 강추 방송 보도들
‧ JTBC <단독/청와대 행정관 몸담았던 ‘시대정신’ 7년간 21억 의문의 후원금>(5번째, 강신후 기자,
https://me2.do/GXMCL9kY), <‘얼굴 없는’ 후원금…점점 번지는 의혹>(6번째, 더민주 박범계 의원, https://me2.do/5pt8FAFy)

‘어버이연합 게이트’ 관련 JTBC의 단독 보도가 다시 이어졌다. 9일에는 “어버이연합의 이른바 '관제 집회'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는 청와대 행정관”이 몸담았던 “시대정신”이라는 단체를 고발했다. JTBC에 따르면 ‘시대정신’은 “어버이연합의 친정부 집회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는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실 허모 선임행정관과 전임자 최모 씨가 몸 담았던 곳”이고 “2004년 자유주의연대로 출범해 2006년 뉴라이트재단으로 이름을 바꿨고, 2008년부터 '시대정신'으로 개명해 활동”했다. 이어서 JTBC는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실이 공개한 2008년부터 2014년까지 회계 내역을 살펴보면, 7년간 21억 2819만 원의 후원금이 들어왔습니다”라며 ‘시대정신’에 주어진 의문의 후원금을 폭로했다.


다음 보도에서는 어버이연합 진상조사 TF 간사 겸 대변인을 맡고 있는 박범계 의원을 인터뷰했다.“국세청에 기부자하고 기부금 내역을 신고했다. 그러나 후원자는 원치 않아서 공개는 안 한다 것이 시대정신측이 내놓은 입장”에 대한 반박을 요구했다. 박 의원은 “시대정신은 지금 어버이연합에 자금지원을 한 전경련과 관련해서 배경이 아닌가 하는 의혹” “무려 21억원이 넘는 돈”이라며 의혹이 충분함을 역설했다. 또한 뉴라이트 출신으로서 유력 정치인들을 언급하면서 “대정신의 전신인 뉴라이트재단 혹은 그 소속했던 인사들, 관계되는 인사들이 이분의 전경련의 어버이연합의 자금지원했던 것의 배경이 아닌가라는 의혹”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 모니터 대상 : 7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쇼판>,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사)민주언론시민연합(직인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