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민언련 오늘의 방송보도> ‘종편’ 한 마디에 ‘발끈’한 TV조선(2016.5.6)
등록 2016.05.06 21:56
조회 516

■ 오늘의 나쁜 방송 보도(5/3~5/5)
TV조선 <기자의눈/손혜원 “종편만 보는 노인”>(5/4, 21번째, 김경화 기자,
https://me2.do/57anRAHP)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당선인의 말 한 마디에 TV조선이 말 그대로 ‘제 발 저리고’ 있다. 손 당선인이 김종인 대표와 문제인 전 대표를 둘러싼 당내 갈등을 논하던 과정에서 ‘종편’을 언급하자 TV조선이 ‘발끈’한 것이다.
TV조선 <기자의눈/손혜원 “종편만 보는 노인”>는 JTBC의 앵커 브리핑처럼, 기자가 사안에 대한 논평을 전하는 형식이다. 김경화 기자는 보도에서 “손 당선인은 ‘김 대표가 누구와 의견을 나누는 것이냐’는 질문에, ‘아무도 안한다. 종편만 보고 말을 하시는 것 같다’고 했고, ‘노인은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라면서 “지난 1년간 종편을 본 경험이 있는 200만명의 노인을 "변화하지 않는 사람들"로 폄하”하고 “종편 4개사를 노인들을 오염시키는 언론으로 폄하”했다고 전했다. 손 당선인을 향해 “막말 친노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친노 진영의 개혁과 혁신을 기대했던 많은 국민들의 바람을 저버리는 것”이라며 공세를 가하기도 했다.

 

△ TV조선 <기자의눈/손혜원 “종편만 보는 노인”>(5/4)

 

하지만 TV조선의 보도는 실제 손혜원 당선인의 발언 취지를 왜곡한 것이다. TV조선은 손 당선인이 “김 대표가 누구와 의견을 나누는 것이냐”는 질문에 “종편만 보고 말을 하시는 것 같다” “노인은 바뀌지 않는다”라며 ‘노인’과 ‘종편’을 엮어 대답한 것처럼 보도했는데 질문의 내용과 답변 순서 모두 사실과 다르다. 손 당선인은 2일 JTBC <강지영의 현장에서>(https://me2.do/xMiBORYu)에서 기자와 김종인 대표의 ‘당대표 합의 추대’와 전당대회 연기 등 당내 갈등을 놓고 인터뷰를 했다. 기자가 “(김종인 대표가) 마음을 바꿀 것 같은가?”라고 묻자 손 당선인은 “아니, 노인은 안 바꿔요”라고 대답했다. 이후 기자의 질문이 “그럼 김 대표는 누구와 연락을 하면서 이런 의견을 나누는 건지?”라는 것이었고 “아무도 안 하세요. 제가 보기엔 종편만 보고 하시는 것 같아요”라는 손 당선인의 답변이 나왔다.
손 당선인은 김종인 대표가 대표 경선 출마와 관련해 마음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로 ‘노인은 안 바꿔요’라고 했고 김 대표의 소통부재를 말하며 ‘종편’을 언급했을 뿐 종편과 노인을 연결시킨 사실이 없는 것이다. ‘노인’과 ‘종편’이 한 질문의 답변이 아니라 각각 다른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나왔고 이후 ‘노인’과 ‘종편’에 대한 발언은 전혀 나오지 않았음에도 TV조선은 이를 교묘하게 엮어서 손혜원 당선자가 ‘종편을 보는 노인’을 폄훼한 것으로 몰고 간 셈이다.


 한편 손혜원 당선인은 JTBC 인터뷰에서 자신이 김종인 대표를 어떤 부분에 대해서 비판하는지 구체적 사례와 합리적인 사례를 제시했다. 예컨대 손 당선자는 “중앙위에서 친노들이 내게 한 행동은 아직도 용서할 수가 없다. 그동안 김 대표님이 너무 심하게 얘기를 많이 하셨어요”라거나 “투표를 통해서 공정하게 연장을 한다면 그건 할 수가 없는 것”이라고 했지만, TV조선은 이런 내용은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김경화 기자의 보도는 내용에서 손혜원 당선인에 대한 직접적인 반발과 격분을 담고 있고, 기자의 목소리도 분노를 감추지 못하는 인상을 주는 일종의 규탄성명과 같은 인상을 준다. 손 당선자가 종편에 대한 직접적 비판을 하지 않았고, 종편과 노인을 연결시키는 발언도 없었는데, 왜 TV조선은 손 당선인이 ‘노인과 종편을 폄하했다’고 주장하며 이렇게 화를 낼까. 정작 손 당선인과 해당 인터뷰를 진행한 JTBC는 관련 보도를 내지 않았고 채널A와 MBN도 ‘냉온탕 화법’이라며 발언 내용을 전했을 뿐인데 말이다. 편파 보도, 막말 보도, 반인권적 보도 등 종편 채널 중에서도 ‘최악’으로 꼽히고 있는 자사의 행태에, 반성 대신 ‘발끈’하고 있는 TV조선의 ‘변하지 않는’ 모양새가 안타깝다.

 

■ 오늘의 좋은 방송 보도(5/3~5/5)
JTBC <단독/‘전경련 게이트’ 국정원 배후설>(5/3, 10번째, 강신후 기자,
https://me2.do/5vovunR0),

<국정원 간부가 배후 기획? 진선미 의원>(5/3, 11번째, 진선미 더민주 의원, https://me2.do/F2G9NXU2) 등 4건
4월 내내 몰아치다 5월 들어 잠시 주춤했던 JTBC의 ‘어버이연합 게이트’ 관련 폭로가 재개됐다. 이번엔 자사가 4월 말 제기했던 국정원의 보수단체 지원 및 관리 정황에 대한 내용이다. 손석희 앵커는 “게이트의 핵심은 전경련의 돈이 어버이연합의 친정부집회에 사용되도록 기획한 사람이 누구냐, 하는 부분”이라며 “국정원 배후설이 야당 조사팀에 의해서 구체적으로 제기됐습니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강신후 기자는 “전국대학생연합 등 대학생 단체와 각계 시민단체들의 반값등록금 촛불집회와 대규모 시위”가 있었던 2011년 6월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이 때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좌파의 등록금 주장 허구성 차단' 문건”을 공개했다. 이 문건에는 “등록금 인상을 정부 책임으로 부각하기 위해 좌파가 혈안이 돼 있다”고 되어 있었고 “이때 어버이연합 등 자칭 보수단체들이 이 문건과 같은 내용을 내걸고, 반값등록금 집회에 대한 맞불집회를 집중적으로 개최”했다는 것이다. 강 기자는 “해당 문건의 책임 팀장으로 나와 있는 국정원 모 간부는 2013년 박근혜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 민정수석실로 파견됐습니다”라며 ‘국정원 배후설’의 정황도 덧붙였다.

 

△ JTBC <단독/‘전경련 게이트’ 국정원 배후설>(5/3)

 

JTBC는 다음 보도에서 해당 문건을 입수한 진선미 더민주 의원을 인터뷰하여 “국정원은 해당문건이 자신들하고 상관이 없다, 이렇게 검찰조사에서 밝혀졌다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국정원 문건이라고 주장하시는 이유는 뭔가”라며 의혹 제기의 진위를 묻기도 했다. 진 의원은 “그때 국정원 조직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개인 직원 두 사람과 일반인 한 사람만 기소하고 또 국정원에서 민병주 국장에 대해서는 아예 조사도 못해서 기소중지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는 말도 안 되는 결과”라며 국정원 입장을 반박했고 “원세훈 원장이 당시 특별지시에서 작성한 보고서”도 입수했다고 말했다. JTBC가 무분별하게 의혹을 터뜨리며 이슈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진위 여부를 충분히 검증하면서 보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오늘의 비추 방송 보도들
‧ TV조선 <홍 기자가 본 이란의 박 대통령>(5/4, 16번째, 홍혜영 기자,
https://me2.do/Gtmx6ZwE)
이번 이란 방문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모든 일정 내내 히잡의 일종인 ‘루사리’를 착용했다. 박 대통령의 출국 전부터 ‘히잡 착용’에 대해 논란이 일었다. 착용을 비판하는 쪽에서는 ‘히잡’이 여성 억압의 상징이라는 점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미셸 오바마 미국 영부인 등 타국의 유력 여성 정치인들이 아랍 방문 시 ‘히잡’ 착용을 거부했던 사례를 들었다. 반면 옹호하는 입장에서는 ‘히잡’을 무조건 여성 억압과 연결 짓는 것은 ‘서구의 시선’일 뿐, 아랍의 역사에 따라 그들의 문화를 존중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란 방문 일정이 진행되면서 청와대의 ‘경제성과 부풀리기’ 논란이 일어 ‘히잡’은 다시 수면 아래로 사라졌지만 대다수 언론에도 보도된 ‘히잡’ 논쟁은 민주주의 사회에 어울리는 토론의 일부였다.
그런데 TV조선은 박 대통령이 귀국한 4일, ‘히잡 쓴 박근혜 대통령’을 찬양하고 나섰다. 청와대 출입기자인 홍혜영 기자가 박근혜 대통령이 썼던 ‘루사리’를 직접 착용하고 출연해 ‘박비어천가’를 읊은 것이다. 보도 내용은 “‘루사리 써보니 어땠느냐’고 묻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여기자들이 ‘솔직히 덥고 힘들었다’고 하자 박 대통령이 자신은 일정 내내 쓰고 있었지만 ‘전혀 불편한 줄 모르겠더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외교도 일종의 세일즈인데 우리가 이란으로부터 얻을 게 많다면 대통령이 그 정도 배려는 해줄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등 찬양 일색이다.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를 강조한 부분이 공개” “중국은 사업 파트너로서 아직 미흡한 점이 많아 한국이 강점이 있다더라” 등 외교, 경제 전반에 걸친 성과를 띄워주기도 했다. 기자가 직접 ‘루사리’를 쓰고 나왔지만 정작 ‘히잡’ 논란에 대한 설명은 한 마디도 없고 박근혜 대통령의 성과만 선전한 것이다. 이번 이란 방문을 보도하는 언론에 ‘수행 언론’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으나 TV조선은 아랑곳하지 않은 셈이다.

 

■ 오늘의 강추 방송 보도들
‧ JTBC <탐사플러스/골든타임 넘겨 실종 장기화>(5/4, 2부 2번째, 이희정 기자,
https://me2.do/FyYipquz), <탐사플러스/장기실종 400명…손 놓은 정부>(5/4, 2부 3번째, 이희정 기자, https://me2.do/5VnG6pLy)


어린이날과 관련 하여 방송사들에서 별 다른 기획 보도가 없는 가운데, 유일하게 JTBC가 장기 실종 아동의 실태를 탐사보도하면서 제 역할을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실종 아동 신고가 가장 많은 것이 5월입니다. 작년 5월 한 달 동안 접수된 아동 실종 신고를 보니까 2050건. 하루에 66명꼴입니다. 지금까지도 찾지 못한 아이는 84명이나 됩니다. 그러니까 자칫 잘못하면 평생 아이를 못 만나게 된다는 이야기”라는 손석희 앵커의 문제 제기를 시작으로 JTBC는 “수사 당국이나 대형 매장 등이 골든타임에 아이를 찾기 위한 노력은 미흡”한 상황을 구체적으로 보여줬다. “지금까지 미제 사건으로 남은 일형이의 실종 사건” “2013년 여름, 보호시설에서 갑자기 사라진 12살 강석 군도 3년째 행방불명 상태” 등 실제 사례를 근거로 경찰의 판단 실수와 초동 대처 미흡, 보호 시설은 신고 의무 위반 등 부실한 아동 실종 사건 대처 실태를 전했다. 또한 “18세 미만 아동이 실종되면 일단 잠재적인 유괴 범죄로 간주해 즉시 전문 수사 인력이 투입”하는 미국의 경우를 비교하면서 “장기 실종 아동들에 대해선 아예 손을 놓고” 있는 우리 정부를 질타하기도 했다.

 

 

* 모니터 대상 : 7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쇼판>,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사)민주언론시민연합(직인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