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일일브리핑]조선일보 총선보도 키워드, 국민의당 띄워주기·노조 때리기·북풍몰이 (D-8 신문보도)1. 조선일보 총선보도 키워드, 국민의당 띄워주기·노조 때리기·북풍몰이
■ 조선일보, ‘상승세’․‘녹색바람’ 운운하며 민망한 수준으로 국민의당 띄워
먼저 조선일보는 국민의당과 안철수 대표에 대해서는 ‘상승세’라거나 ‘녹색바람’이라는 식으로 긍정적인 표현을 사용해가며 격려에 나섰다.
<상승세 타는 안…속 타는 두 남자>(4/5, 1면, https://me2.do/FlNKnKqC)의 경우 국민의당에 대해서는 <호남 등서 지지율 올라 최근 12~15%까지 회복>이라는 부제를 단 반면, 더민주에 대해서는 <단일화 무산 타격>으로, 새누리에 대해서는 <지지율 하락 긴급회의> 등의 부제를 달아 국민의 당이 제3당으로서 ‘잘 나가고 있음’을 강조했다. 보도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은 10~15%의 지지율을 회복하며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라며 분석했다.
<호남발 ‘녹색바람’ 수도권까지 불어올까>(4/5, 3면, https://me2.do/5J78Ub4p)에서는 “국민의당은 호남에서 더불어민주당에 우위를 점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호남 28석 중 11~12곳 정도에서 더민주에 앞서는 것”이라며 “지금 추세대로라면 호남 지역 의석만으로도 교섭단체(20석) 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국민의당 관계자 발언을 소개했다.
그러나 기사 마지막에 언급했듯 현재 국민의당은 “안 대표 외에 수도권에서 독자적으로 당선자를 낼 수 있는 수준”조차 되지 못한다. 그럼에도 노골적으로 국민의당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쏟아내는 것은 ‘되는 당’에 표가 몰리는 심리를 이용해 야권분열을 심화시키려 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제3당 반등 흐름이 시사하는 것>(4/5, https://me2.do/FyYrFcWB)로까지 국민의당 선전을 부각했다. 사설은 “국민의당이 당초 예상을 넘어서는 선전을 하고 있다”, “국민의당 지지세는 오히려 강해지는 추세다. 이것이 일시적 현상이 된다고 하더라도 시사하는 점은 적지 않다”고 칭찬한 뒤 이 같은 국민의당의 선전은 “두 여야 정당에 대한 유권자의 실망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임을 증명하는 것이며 “국민이 양당의 낡고 퇴행적인 독과점적 공생(共生) 구조를 언제까지나 봐주지는 않을 것”이라 강조했다.
■ 선거 목전 조선일보의 노조 때리기, 노동정책 실패를 노조 탓으로 돌리려는가.
조선일보는 노조, 특히 민주노총이 만악의 근원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조선일보는 <사설/민노총 한국노총, 무슨 염치로 국민 세금 매번 갖다 쓰나>(4/5, https://me2.do/GEB0hOoQ)에서 “서울시가 민주노총 서울본부 사무실이 옮겨갈 건물의 리모델링 비용으로 35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며 이는 “35억 원이면 어지간한 소형 빌딩을 지을 수 있는 비용”으로 “노조 전임자 22명이 호사스러운 생활을 하는 것이 아니라면 넓은 평수의 오피스텔이면 충분할 것”이라 비꼬았다. 이어 조선일보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노조 상급 단체들이 정부·지자체 지원을 받는 것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라며 민주노총·한국노총은 “중앙본부에서만 한 해 수십억원씩의 예산을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선일보의 이런 비판에 대해 서울시는 해명을 내놨다. 이에 따르면 조선일보의 사설은 억측과 과장이 매우 심하다.
우선 서울시는 노동 관련 상담 및 복지서비스 제공을 위해 서울시 근로자복지관과 강북 근로자복지관 총 2개소의 근로자복지관을 운영 중이며, 민주노총 서울본부는 ‘근로자복지기본법 제28조 및 서울특별시 근로자복지시설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에 근거해 이중 강북 근로자복지관에 입주해있다고 한다. 강북 근로자복지관은 2002년 8월부터 현재까지 민주노총 서울본부에서 위탁 운영하고 있었으나 혁신파크 조성 사업으로 이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한다. 이에 마포구 아현동에 있는 시소유의 건물로의 이전을 검토 중이며, 현재 건물에 대한 안전진단을 실시중이라고 한다.
즉, 강북 근로자복지관의 이전을 위해 금년도에 35억 원의 예산이 편성되어 있지만,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이전여부 등이 최종 확정될 것이며 시설사용계획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35억은 전부 민주노총 서울본부만을 위해 책정된 금액이 아니라 강북근로자복지관 이전사업에 따른 리모델링에 소요되는 비용이다. 그럼에도 마치 조선일보는 35억이 전부 22명의 노조 전임자들의 호화로운 생활을 위해 사용되는 양 사실관계를 완전히 호도했다. 이는 단순 오보를 넘어 악의적 왜곡보도다.
특히 민주노총에 대해서는 “국민 세금을 지원받고서도 시도 때도 없이 폭력적 정치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라고 폄훼하고 “노동운동은 조합원들 회비로 하는 것이 원칙이다. 세금을 받아 쓰면서 폭력 시위나 일삼고 정치권을 기웃거리는 것은 정말 염치없는 짓이다. 대한민국 노동운동은 밑바닥부터 오염돼 있다”라며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을 싸잡아 비판하는 태도 역시 어처구니없기는 마찬가지다.
선거를 앞둔 시기에 굳이 이처럼 사실관계까지 호도해가면서 노조를 폄훼하는 보도를 내놓는 배경에는 현 정권의 고용 노동 문제와 경제실책을 노조 탓으로 돌리려는 악의가 엿보인다.
■ 총선에 북핵 이슈 사라졌다 ‘발끈’하며 북풍몰이
조선일보는 북풍 이슈가 총선에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발끈하기도 했다. <조선칼럼/북핵 사라진 총선, 이래도 되나?/류석춘 연세대 사회학 교수>(4/5, 34면, https://me2.do/xm83IXEA)에서 류 교수는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북한의 핵무장 때문에 이렇게 큰 소용돌이를 겪는다면 북한과 마주하며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 크고 작은 도발을 인내해 온 대한민국으로서는 내부적으로 더욱더 북한 핵을 종결시키기 위한 논의가 활성화되어야 마땅”함에도 “우리 사회 내부는 마치 아무런 일도 없다는 모습이다. 열흘 후로 다가온 총선에서도 북한 핵 문제는 전혀 쟁점이 되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분노의 화살은 여야를 가리지 않는다. “새누리당 대표는 북한 핵과 싸우기는커녕”, “‘옥새’를 들고 잠적했다가 나타나 여당의 텃밭인 대구를 ‘엉망’으로” 만들었고, 더민주 대표는 “자신의 비례대표 자리를 확보한 뒤로” “‘북한 궤멸론’”을 “언급도 하지 않고 있”는데다가 “국민의당 후보”는 “김정은이 아니라 대한민국 대통령을 저격하는 모습을 연상시키는 포스터를 인터넷에 올렸다가 슬그머니 내렸다”는 것이다. 여기에 류 교수는 민중연합당에 대해서는 “‘적진에 있는 우리들의 동지 남조선에 있는 진보 세력’인 통합진보당 인사들이” “화장을 고쳐” “이번 선거에 다시 기웃거리고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말 그대로 “여건 야건 정치권은 북핵 위기 앞에서 대한민국을 구하겠다는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않고 있다”는 류 교수의 주장은 곧바로 “국회에서의 대통령 호소가 가슴을 때린다”는 대통령에 대한 감성적 지지로 이어진다.
그러나 “지금이야말로 국민적 안보 태세를 점검하고 통일 정책을 재평가하는 논의가 다른 무엇보다 필요한 때”이며 “이 위기를 단합된 힘으로 헤쳐나가면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발판 삼아 우리가 ‘통일 대박’을 다시 살릴 수 있기 때문”이라는 그의 주장은 박근혜 정부의 강경일변도인 대북정책 기조하에서는 공허하게만 들린다. 무엇보다 통일정책을 평가하고 ‘통일 대박’론을 살리는 것과 총선 국면에서 북풍을 주요 화두로 삼는 것은 다른 층위의 문제다.
2. 여론조사 통한 판세분석이 아닌 정책보도를 하라
■ 조선‧동아, “새누리 과반 어렵다” 여당 여론 조사에 적극 부각
새누리당 산하 여의도연구원은 지난 3일부터 이틀에 걸쳐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200여 선거구를 대상으로 ‘집 전화 여론조사’ 방식에 휴대전화 조사를 가미한 자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과반 의석에 훨씬 못 미치는 130~140석에 그칠 것이란 전망치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에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승리를 목전에 둔 여당의 ‘엄살’임을 강조했으나 조선일보는 새누리당의 목소리를 충실히 전달하며 이 같은 여론조사에 적극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선일보는 <여 “과반은커녕, 135석 안팎”…진짜? 엄살?>(4/5, 5면, https://me2.do/5kISfS7r)에서 “자체 여론조사에서 애초 목표로 한 과반 의석(151석)이 어렵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새누리당에 비상이 걸렸다”, “수도권에서…‘확실 우세’ 지역은 25곳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의 텃밭인 영남권에서도 전체 65곳에서 최소 8석을 야당이나 무소속 후보에게 넘겨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는 새누리당의 여론조사 결과를 자세히 전달했다.
이어 조선일보는 “지지율 하락세를 반전시키지 않으면 과반은 고사하고 원내 1당 싸움으로까지 내몰릴 수 있다는 위기감에 공감했다”는 당 관계자의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말미에는 “하지만 새누리당은 이런 분석의 근거가 되는 조사 결과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는 않았다”며 “일각에선 ‘고정 지지층의 위기감을 자극해서 투표장에 나오게 하려는 일종의 엄살 부리기 전략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고 한 줄을 덧붙이고, 기사의 소제목 중 하나로 <일각 “지지층 위기감 자극 전략”>이라 언급했다. 그러나 해당 기사의 다른 소제목은 <새누리 자체 조사결과에 “초비상”>, <“수도권 확실 우세는 25곳 불과, 영남권서도 최소 8석은 빼앗겨”>, <어제 한밤에 긴급 선대위 소집> 등으로 새누리당 측의 ‘위기론’ 주장을 그대로 전달하며 사실상 이 같은 주장의 확산에 기여했다.
같은 날 1면 보도인 <상승세 타는 안…속 타는 두 남자>(4/5, 1면, https://me2.do/FlNKnKqC)에서도 조선일보는 새누리당에 대해 <지지율 하락 긴급회의>라는 부제를 달고 “이날 당 지지율 하락이 심각하다고 보고 저녁에 긴급 전략회의를 소집했다”고 언급했다.
새누리당의 엄살에 동조한 것은 동아일보도 마찬가지다. 동아일보는 <4년전 영남 4곳만 내줬던 여…“이번엔 최대 15곳 흔들”>(4/5, 4면, https://me2.do/GfjIsItH)에서 TK 지역에 대해서는 “최악의 경우 최대 15곳까지 의석을 내줄 수 있어 새누리당의 텃밭 사수에 비상이 걸렸다”, “새누리당 공천 파열음이 커지면서 지지층의 이탈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평가하고, PK에 대해서는 “막판까지 새누리당의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분석했다.
반면 <국민의당 “28곳중 23곳 우세”…더민주 “지지율 반등 9석+a”>(4/5, 5면, https://me2.do/xYl8s8gs)에서는 두 야당에 모두 ‘긍정적’ 표현을 사용해 마치 야권의 상황이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은 것처럼 묘사했다. 국민의당도 ‘우세’이며, 더민주도 ‘지지율이 반등’하고 있다는 식이다. 그러나 실상 두 야당은 기존의 파이를 ‘나눠먹기’ 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PK전지역 석권’을 외치며 승승장구하는 여당과는 비할 바 없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동아일보의 편집과 단어선택으로 인해 나란히 놓인 이 새누리당과 국민의당 텃밭 판세 비교 보도는 마치 새누리당이 어려운 상황이고, 국민의당과 더민주가 약진하는 듯 상황을 그려낸다.
■ 한겨레‧경향은 새누리당 여론조사 결과가 엄살임을 강조
반면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보도 제목에서부터 명백하게 이번 새누리당 자체 여론조사 결과가 ‘엄살’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먼저 경향신문은 <“과반도 힘들지 말입니다”…여, 판세 분석 ‘엄살’>(4/5, 3면, https://me2.do/5J78U8Sv) 보도를 내고 이번 결과가 “그간 외부 여론조사 결과들과는 동떨어진 수치여서 지지층 결집을 위한 ‘읍소 전략’”이라 지적한 뒤 “이것은 (여당의) 전형적인 엄살”, “180석을 기어코 얻으려는 몸부림”이라는 정의당 노회찬 후보(경남 창원성산)의 평화방송 라디오에서의 발언을 소개했다.
한겨레 역시 <비례 포함 140석?…새누리, 부자 몸조심>(4/5, 3면, https://me2.do/F0ba2ant)에서 “180석까지 바라봤던 기존 전망치에 견줘 낮은데다 구체적인 자료도 제시하지 않아 ‘방심 단속용’”이라 지적하며 “당내에서도 140석 획득 전망은 지나치게 낮다는 말이 나온다”, “여의도연구원 여론조사 자료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결과만 언급한 터라 의구심이 더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일보의 경우 <과반 어렵다 분석에…새누리 비상령>(4.5, 4면, https://me2.do/xvP1D1U7)에서는 새누리당의 입장을 상세히 보도한 뒤 기사 말미에 “새누리당의 ‘비상령’을 두고 ‘엄살 전략’이라는 시각”이 있음을 덧붙이는데 그쳤으나 <사설/총선 판세의 지나친 쏠림 가능성을 경계한다>(4/5, https://me2.do/FPMP5PkH)에서는 현재의 중간 판세를 “새누리당의 우세 또는 압승 가능성”으로 분석하며 “새누리당 소속기관인 여의도연구원은 과반도 어렵다는 자체조사를 내놓지만 엄살이나 여권 성향 유권자 결집을 위한 몸 낮추기 색채가 짙다”고 지적했다.
■ 판세분석 그만하고 정책보도 하길
새누리당의 여론조사 결과가 엄살인가 정확한 예측인가를 떠나서, 이러한 판세분석 보도가 과연 우리 총선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짚는 보도는 없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각 당의 정책을 분석하고 인물을 검증하는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더 필요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유난히 판세에만 관심을 보이는 신문의 행태는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4월 4일부터 5일까지 판세분석 관련 보도를 보니 경향·동아·조선일보가 각 3건, 한겨레와 한국일보가 각 2건, 중앙일보 1건이었다. 보도제목과 지면을 보면 대부분 주요 지면에 배치되어있으며, 의석수를 점치는 내용들이다.
경향신문 <야권연대 무산…180석 넘는 ‘공룡여당’ 예고>(4/5, 1면), <“과반도 힘들지 말입니다”…여, 판세 분석 ‘엄살’>(4/5, 3면), <새누리, 180석 되면 ‘여 맘대로’ 법안 처리 200석 되면 ‘의원 제명 헌법 개정’도 가능>(4/5, 3면), 동아일보 <우세지역 82:35:20>(4/4, 1면), <더민주 “당차원의 후보단일화 포기”… 거여견제론에 집중>(4/4, 2면), <새누리 21, 더민주 16, 국민의당 7, 정의당 3>(4/4, 2면), 조선일보 <상승세 타는 安… 속 타는 두 남자>(4/5, 1면), <호남發 녹색바람 수도권까지 불어올까>(4/5, 3면), <與 과반은커녕, 135석 안팎 … 진짜? 엄살?>(4/5, 5면), 중앙일보 새누리 지지율 3주째 하락, 심야 긴급회의>(4/5, 3면), 한겨레 <비례 포함 140석? …새누리, 부자 몸조심>(4/5, 3면), <새누리 180, 더민주 100석 안되면 ‘권력투쟁 소용돌이’>(4/5, 3면), 한국일보 <과반 어렵다 분석에… 새누리 비상령>(4/5, 3면), <사설/총선 판세의 지나친 쏠림 가능성을 경계한다>(4/5).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국민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선거보도, 공정한 선거보도가 절실한 때다.
3. 유력 대선주자는 ‘세자’…‘존영 논란’에서 배운 것 없는 중앙
중앙일보는 5일 <“세자 없이 대선 맞는 당대표는 가시밭길, 피하고 싶지만…”>(4/5, 3면, https://me2.do/GzHo69R1)보도를 내놨다. 해당 보도는 제목과 기사 본문에서 ‘세자(世子)’라는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했다. 여기에서 세자의 의미는 “유력 대선주자, 쉽게 말해 세자(世子)가 없는 상태”라는 최경환 후보의 발언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말 그대로 아직 대통령이 되지 못한, 그러나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은 유력한 대선 후보들을 ‘세자’라 이른 것이다.
왕세자(王世子)의 준말인 세자(世子)는 ‘임금의 자리를 이을 이로 정한 아들’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지닌다. 말 그대로 왕이 존재하는 봉건왕조의 신분인 셈이다. 만일 유력 대선 후보가 ‘세자’라면 필연적으로 대통령은 ‘왕’이 된다. 이 같은 비유가 허용되는 순간, 우리는 대통령이 아닌 왕을 모시고 사는, 국민이 아닌 백성이 되고 만다. 새누리당 대구시당이 탈당 후보들에게 “대통령 존영을 반납하라”고 해서 수면위로 드러난 ‘존영 논란(尊影)’ 역시 같은 지점에서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지금은 봉건시대도, 과거 독재정권 시대도 아니며 민주정이 확립된 시대다. 이런 상황에서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혹은 의식적으로 이 같은 표현을 사용했다는 것은 중앙일보가 존영 논란에서 그 무엇도 배우지 못했음을 증명한다.
* 모니터 대상 :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종이신문에 게재된 보도에 한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