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19차 주간보고서 2][신문]조중동 선거 키워드는 ‘기권·절망·포기’
[신문]
조중동 선거 키워드는 ‘기권·절망·포기’
19차 주간 보고서 주요 내용
■[종편 시사토크쇼] 종편도 ‘본격’ 선거운동 시작?!
1. 본격 선거운동 시작되자, 종편도 ‘본격’ 선거운동 시작?!
2. 후보와 공약검증은 간데없고, ‘예쁜 딸’과 ‘내조 부인’ 얘기만 넘치는 종편
3. 여성 정치인에 대한 폄훼 잇따라
4. 종편의 말․말․말: 또 다시 시작된 종편의 낙인찍기
■[신문 보도] 조중동 선거 키워드는 ‘기권․절망․포기’
1. 조중동 선거 키워드는 ‘기권․절망․포기’
2. 야권연대를 향한 엇갈린 시선들
3. 통진당=민중연합당이니 찍지 말라는 동아·조선
4. 세월호 청문회를 향한 조중동의 침묵
5. 새누리당 공약 홍보물로 전락한 조선
■[방송 보도] 야당을 바라보는 MBC의 관점, 새누리당과 ‘판박이’
1. “노동개악 심판” 외친 5차 민중총궐기, 외면한 지상파와 왜곡한 TV조선
2. 소수정당 보도 제대로 하라
3. TV조선과 채널A의 민중연합당에 대한 ‘종북 낙인’
4. 야당을 바라보는 MBC의 관점, 새누리당과 ‘판박이’
▢ 모니터 대상 :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 모니터 기간 : 3월 28일 ~ 4월 2일
1. 조중동 선거 키워드는 ‘기권․절망․포기’
선거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이번 총선에서도 반전은 일어날 것 같지 않다”(동아)거나 “무효표라도 찍으러 가기는 가야겠다”(조선)는 식의 정치혐오 조장 보도를 연이어 내놨다. 중앙일보는 일단 뽑고 이후엔 당선자가 다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두자고 주장했다.
■ ‘지지 후보 없음’ 투표란 만들자는 조선
조선일보는 투표지에 ‘기권란’을 만들어야 한다는 황당한 주장을 꾸준히 반복했다. 3월 31일, <발언대/기표란에 ‘지지 후보 없음’도 만들자>(29면, https://me2.do/GGJ23Hpy)에서 조선일보는 “평생 투표에 빠져본 적이 없으니 무효표라도 찍으러 가기는 가야겠다. 하지만 개표 결과에는 관심이 없다”는 박수천 비영리단체 시니어앤워크스 회장의 칼럼을 게재했다. 박 회장은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음을 당당하게 알리기 위한 기표란을 추가”해 “‘지지 후보 없음’을 택한 유권자가 가장 많으면 그 지역은 4년간 국회의원을 두지 않는 것”이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조선일보는 3월 25일 독자마당에서도 비슷한 의견을 게재했다. <독자마당/기권표도 ‘한 표’로 인정하자>(29면, https://me2.do/5nnmWsZB)는 “‘기권’도 정상적인 한 표로 인정”하고 “기권표가 어느 후보의 표보다도 많다면 그 지역에서는 국회의원을 당선시키지 않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었다. 마치 한 사람이 썼다고 할 정도로 비슷한 주장을 반복적으로 지면에 배치한 것이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조선일보는 4월 1일에는 <독자의견을 읽고/맞다, 우린 ‘투표 자판기’ 아니다/김후백 사회평론가>(4/1, 33면, https://me2.do/xVeNeeUo)에서 “3월 25일자 '최보식 칼럼' "우리는 '투표 자판기'가 아니다"를 읽었다. '투표 자판기'라는 조어가 절묘하다. 그는 투표지에 '기권란'을 만들자고 했다. 기권표가 득표 수 1위로 나오면 당선자가 없는 걸로 하자는 얘기에 박장대소했다. 정치가 얼마나 막장까지 왔으면 이런 냉소적 칼럼을 다 썼으랴 싶다”고 동조했다. 이어 사회평론가 김후백 씨는 “기권도 한 방법일 터다. 마음 가는 정당도, 후보도 없다면 도리가 없지 않겠나”고 주장했다.
조선일보가 이런 주장을 반복적으로 제시하며 정치혐오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은 문제이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 투표장에 가더라도 기권해 버리면 당장은 자신의 뜻이 반영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결과는 결국 대의민주주의 체제 하에서 내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하는 후보의 당선 등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최선이 아니라면 차악이라도 택해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며 언론이 실망스런 정치상황에서도 끝까지 투표를 독려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20대 국회도 결국 뻔할 것”이라며 기운 빼는 동아
동아일보는 ‘절망’을 운운하며 기운빼기에 나섰다. 허문명 논설위원은 <허문명의 프리킥/4.13총선의 시대정신은 ‘절망’>(3/31, 35면, https://me2.do/xinJCWZL)에서 “정치가 갈수록 국민 기대 수준에 비해 뒤떨어지고 있”어 “정치 무관심과 냉소가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새로운 이슈나 인물이 보이지 않는 이번 선거의 시대정신은 한마디로 ‘절망’”이며 “이번 총선에서도 반전은 일어날 것 같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허 위원은 이 ‘절망’의 이유로 “역대 총선에선 미래 리더들이 등장해 선거를 주도했지만 이번 선거는 낡은 리더인 현직 대통령과 낡은 세력 친노가 공천을 주도했”음을 꼽았다. 그 결과 “이런 사람들이 끌고 갈 20대 국회도 결국 뻔할 것이란 생각만 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권만이 정치와 투표에 대한 혐오정서를 확산시키는 것은 아니다. 주요 일간지의 논설위원이 선거를 목전에 두고 고작 한다는 말이 “뻔하다”느니 “시대정신은 ‘절망’”이라느니 하는 것이라면, 이는 지나치게 무책임한 태도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절망적인 상황을 냉철하게 지적하는 것과 혐오와 무기력을 확산시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 ‘변태심리 극복 위해 그냥 다 맡기자’는 중앙
중앙일보는 일단 잘 뽑고, 그 이후는 알아서 하게 포기하자는 주장을 내놨다. <중앙시평/전권 위임할 편향된 국회의원 고르는 선거다/허태균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3/28, 31면, https://me2.do/GUKIOqZW)에서 허 교수는 “골라놓고 미워하는 전 국민이 함께하는 변태현상의 시점이 4년 만에 돌아왔다”며 “변태현상의 악순환을 최소화”하기 위해 “뽑힌 국회의원은 자기 마음대로 하도록 포기할 각오”를 하자고 주장했다. 허 교수는 그래야 하는 이유로 “한번 뽑힌 국회의원을 내 뜻과 다른 정치 행위를 한다고 임기 중에 자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고 “심지어 범죄를 저질러도 불체포 특권 뒤에 숨는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니 “내버려둬도 내가 추구하는 바대로 잘할 사람을 뽑”고 “4년 동안 무슨 짓을 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극단적 주장이야 말로 ‘변태심리’에 가깝다. 투표를 신중하게 해야 하는 이유는 대의 민주주의 체제하에서 일단 선출된 국회의원들이 국민의 뜻을 ‘대의’하는 국민의 대표로서 활동하기 때문이지 이들이 잘못을 해도 끌어낼 방법이 없기 때문이 아니다. 치명적인 잘못을 하면 ‘끌어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그보다 먼저 이들이 잘못을 하는지 여부를 끊임없이 감시해야 한다. 아무리 신중하게 뽑았다고 해도, ‘알아서 잘 하겠지’라며 방치하는 태도는 불신과 부패를 가속화 할 뿐이다.
2. 야권연대를 향한 엇갈린 시선들
야권연대가 선거 판세를 흔드는 마지막 키워드로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 일간지는 야권연대 관련 보도를 통해 야권연대를 촉구하거나(경향신문·한겨레·한국일보), 야합으로 깎아내리며(조선일보) 각기 다른 입장을 피력했다.
■ 조선 “야권연대하면 국고보조금 환수해야”
야권연대에 가장 ‘질색’한 것은 조선일보다. 조선일보는 3월 29일 <사설/선거 때면 ‘세종시·야권연대’ 내놓는 더민주, 지겹지도 않나>(https://me2.do/G1LNAnvT)에서 더민주에 대해 “독자 상품을 내세우려는 노력은 뒷전인 채 이 당 저 당 끌어 모아 쉽게 이겨보자는 구태의연한 수법으로는 국민 지지를 이끌어내기 힘들다”며 “당대표 얼굴 바꾸고 새 인물 몇 명 내세웠지만 행태는 아무것도 변한 게 없다는 말을 들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다음날 <사설/후보 포기 정당엔 국고보조금 환수해야>(3/30, https://me2.do/F0bdeWwS)에서는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언제 그랬냐는 듯 단일화 거래를 하는 것을 보면 희극을 하는 것 같다.… 주고받은 막말을 생각하면 혀를 차게 된다”고 비판한 뒤, “결국 두 정당 모두 독자 생존 자체가 힘든 당이라고 공언하는 셈”이라 강조했다. 이어 조선일보는 “생각이 달라 같이할 수 없다고 갈라섰다가 선거가 다가오자 후보라도 합치자는 것”은 “국민이 세금으로 지원해야 하는 정치 활동이 아니”기에 “선거보조금과 선거 관리 비용을 환수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조선일보는 이날 1면 보도인 <이번에도…단일화로 승부거는 야>(3/30, 1면, https://me2.do/GM71uYK4)에서도 소제목을 <與 “야합 고질병 도졌다” 비난>이라 달고 야권 단일화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 4월 2일 <만물상/후보 단일화>(26면, https://me2.do/59cxjAPX)에서는 “야권은 당파적 감정이나 조그만 노선 대립으로 갈라섰다가 선거 때면 다급하게 단일화를 시도하곤 했고 이번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속셈이 뻔하지만 불신을 자초하고 선거를 우습게 만드는 행태라는 것만은 알아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 동아 “야권연대 효과 의문”
동아일보는 야권연대의 효과에 대해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였다. <10%P내 승부 여야 접전 지역 후보단일화가 승패 최대 변수>(3/29, 6면, https://me2.do/IMefYZhC)에서 동아일보는 “후보 단일화가 역대 선거처럼 효과를 낼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며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의 “선거공학적인 연대에 부정적인 여론이 있고, 더민주당과 국민의당 후보는 정치적 경력 등에서 이질성도 큰 상황이라 단일화하더라도 시너지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을 소개했다.
다음날 중앙일보는 <창원 춘천서 야권연대…안철수 “후보 단일화 막기 힘들어”>(3/30, 3면, https://me2.do/GPVbuHpm)에서 새누리당 안형환 대변인의 “선거를 앞두고 야당의 전매특허인 ‘묻지마 야합’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는 비판을 소개했다. 이 보도는 소제목도 <새누리 “묻지마 야합 서서히 고개”>라고 달았다.
■ 야권연대로 ‘민의’ 반영하라는 경향·한겨레·한국
반면 경향신문과 한겨레, 한국일보는 야권연대를 통해 민의를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먼저 경향신문은 <사설/야권연대는 정치공학 아닌, 민의를 반영하는 방법이다>(3/29, 31면, https://me2.do/GKdiSW0u)에서 “현 구도 그대로 총선을 치른다면 새누리당이 과반은 물론 180~200석까지 얻”어 결국 “40% 지지율을 가진 당이 50%를 넘어 60~70%까지 의석을 가져”가게 된다고 지적하며 “야권연대는 민의 왜곡을 막는 길”이라 재차 강조했다. 또 다음날 <사설/야권 후보 단일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https://me2.do/GmQElgeZ)에서는 안철수 대표에 대해 “‘가장 중요한 좌표는 현 집권세력의 정치적 확장 저지가 될 것’이라고 했던 다짐은 어디로 갔는가”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사설/안철수 대표, ‘새누리당 확장 저지’ 초심 어디 갔나>(3/30, https://me2.do/GPVbRLTO)를 통해 안 대표에게 “야권 후보 단일화를 지지한다고 밝혀야 한다. 그게 야권 지지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길이고, 국민의당의 존재 이유를 설명하는 길”이라 강조했다. 4월 2일에는 <욕하면서 단일화가 될까?>(2면, https://me2.do/5SolWW7g)에서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서로에게 협상의 명분도, 기회도 주지 않고 있다”, “더 높은 경쟁력을 무기로 밀어붙이는 더민주는 폭력적이고, 이에 완강하게 저항하는 국민의당은 외곬의 길을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대당 야권연대가 안 된다면 후보들의 자발성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 평가하기도 했다.
한국일보는 <사설/눈 뜨고 볼 수 없는 더민주·국민의당 호남 민심 쟁탈전>(3/29, https://me2.do/xdZdlEmZ)에서 “견제와 감시를 위한 최소한의 야당 기반마저 위태롭게 하”지 않으려면 “두 야당은 지금부터라도 선의 정책 대결과 함께 가능한 지역에서의 야권연대 틀을 갖추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3. 통진당=민중연합당이니 찍지 말라는 동아·조선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3월 한 달간 민중연합당과 관련해 각 4건씩, 총 8건의 보도를 쏟아냈다. 같은 기간 단순 판세분석 등을 제외하고 원내정당인 정의당을 주요하게 다룬 보도는 동아일보가 4건, 조선일보가 2건이다. 녹색당의 경우 총선 출마 현황표 등에서나 언급됐을 뿐 후보나 정당에 대해 주목한 보도는 단 한건도 없었다. 이는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의 민중연합당에 관한 관심이 상당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이들이 민중연합당과 관련해 내는 기사가 모두 민중연합당에 통합진보당 잔존 세력이 대거 투입됐으며, 정책 기조 역시 동일해 통진당의 부활이나 마찬가지라는 메시지만 반복해서 담고 있다는 것이다. 두 신문의 보도 8건은 모두 ‘민중연합당=통진당’의 연관성을 지적하는 보도였다. 그리고 이 같은 지적은 ‘민중연합당’이 사실상 ‘통진당’이기에 ‘투표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상의 ‘낙선 운동’으로 이어졌다.
■ 조선 “민주적 기본질서 유린한 이들, 원내대표 진출 안 된다”
시작은 조선일보다. 조선일보는 <김선동·김재연 민중연합당에…통진당 재건?>(3/21, 6면, https://me2.do/xfOdUWwi)보도를 내고 “통합진보당 출신인 김선동·김재연 전 의원이 20일 민중연합당에 입당”했으니 “민중연합당이 ‘재건(再建) 통진당 아니냐’”는 의혹을 재기했다.
이어 조선일보는 <‘RO 회합’했던 前 통진당 12명 출마>(3/31, 1면, https://me2.do/IG3gF7FP)에서는 통진당 해산 심판 사건 변론 당시 정부 측 참고인이었던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의 “폭력에 의거해 북한식 사회주의 건설을 추구하다 해산된 통진당 세력이 선거에 출마하는 것은 후안무치한 행위”라는 발언을 그대로 소개했다.
<이석기 키즈, 통진당 전력 쏙 빼고 ‘민중당 비례1번’>(3/31, 6면, https://me2.do/5uXEjFtL)에서는 <총선 출마한 前통진당 세력… 상당수가 전력 숨겨가며 민중연합당 통해 재건 노려>라는 부제를 달고, “사실상 민중연합당이 통진당의 후신”임을 강조했다.
4월 1일 사설 <총선에 간판 바꿔 비집고 나온 종북 통진당 잔존 세력>(https://me2.do/Fi6wBHUC)에서는 “통진당 종북파 사람들은 … 국고보조금과 당 조직을 틀어쥐고 온갖 패악질을 거듭했”으며 “비례대표 경선 부정과 이후 수습 과정에서 노출된 폭력 사태는 이들이 얼마나 무서운 사람들인지를 똑똑히 보여줬다”며 민중연합당에 통진당 세력이 합류했다는 사실관계 전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들을 선거판에서 배제할 명분을 제시하려 노력했다.
이어 조선일보는 “민주적 기본 질서를 유린한 사람들이 바로 그 민주주의 질서를 활용해 입법부에 활동 거점을 마련하는 것을 그대로 두고 볼 수는 없는 일”, “다시는 이런 시도조차 하지 못하도록 유권자들이 표로 똑똑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일종의 낙선운동을 펼쳤다.
■ 동아 “민중연합당, 이석기 지하조직 잔당으로 구성”
동아일보는 <통진당 前의원, 민중연합당 소속으로 출마 잇따라>(3/25, 6면, https://me2.do/xTRokYni)에서 “민중연합당이 결국 간판만 바꾼 통진당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민중연합당 후보 67% 통진당 출신>(3/29, 6면, https://me2.do/G7BIvbfb)에서는 “60명의 민중연합당 후보자 명부를 전수조사한 결과 36명이 옛 통진당이나 민주노동당 소속으로 과거 총선·지방선거에 출마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다음날 <사설/헌재가 해산시킨 통진당 출신, 간판만 바꿔 출마하나>(3/30, https://me2.do/FTjlf9Yf)에서도 “사실상 ‘통진당의 간판만 바꿔 단 신장개업’”이라며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무너뜨리려는 불순 세력까지 용인하는 것은 자유와 민주를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 강조했다.
<민중연합 주요 공약 ‘통진당 판박이’>(4/1, 10면, https://me2.do/GGJXTOiP)에서도 동아일보는 “민중연합당이 사실상 ‘제2의 통진당’”이라는 주장을 반복한 뒤 “한편 옛 통진당 이석기 전 의원의 지하 조직으로 지목된 ‘혁명조직(RO)’의 2013년 5월 ‘마리스타 비밀 회합’에 참석했던 인사 12명이 이번 총선에 출마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민중연합당에 통진당 잔존세력이 합류했고, 정책 기조가 거의 같다는 것을 언급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정책이나, 하다못해 판세 분석 관련 보도 하나 없이 오직 ‘민중연합당=통진당’임을 강조하며 ‘이석기 사태’를 반복적으로 언급하는 속내는, ‘낙인찍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앞서 조선일보가 <총선에 간판 바꿔 비집고 나온 종북 통진당 잔존 세력> 사설에서도 언급했듯, “현행법상 RO 모임 참석자라 해도 유죄 판결을 받지 않은 사람들의 정치 활동까지 막을 방법은 없”다. 또한 “통진당 출신 모두를 과격 종북 세력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마치 관련 인물은 모두 ‘민주적 기본 질서를 유린한’양 몰아가며, 정책이나 여타 행보에 대해서는 그 무엇도 언급하지 않고 그저 출신만을 강조해 ‘찍지 말 것’을 종용하는 것은 매우 악의적인 보도 태도라 할 수 있다.
4. 세월호 청문회를 향한 조중동의 침묵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2차 청문회가 3월 28일부터 3월 29일까지 이틀에 걸쳐 열렸다. 이번 2차 청문회 첫 날인 28일에는 청해진해운이 “그대로 있으라”는 대기를 지시했다는 새로운 증언이 나왔으며, 세월호 참사 당시 녹음됐던 해상교통관제시스템(VTS) 교신 내용 가운데 일부가 편집됐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29일에는 운항관리당국의 부실한 검증 운영과 화물 과적 정황, 청해진해운과 국정원의 유착에 대한 의혹 등이 도마에 올랐다.
세월호 2차 청문회 관련 보도는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와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로 그 양상이 뚜렷하게 갈린다. 단순 보도량만 봐도 한겨레가 11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향신문이 8건, 한국일보가 5건이었다. 반면 조중동은 모두 한 건씩의 보도만을 내놨으며, 이 중 조선일보의 경우 그 한 건의 보도조차 핵심 쟁점이 한 줄도 들어가 있지 않은 사진기사였다.
■ 기사 1건으로 면피 시늉만 낸 동아·중앙, 그 조차도 포기한 조선
조중동은 청문회 일정 기간 중 29일 세월호 2차 청문회 첫날 일정과 관련한 보도만을 한 건씩 내놓으며 ‘면피’에 나섰다. 동아일보와 중앙일보가 <세월호 승무원 “대기방송, 선사지시 따른 것”>(3/29, 12면), <“세월호 선내 대기 방송, 해운사서 지시”>(3/29, 10면)에서 각각 청문회에서 제기된 핵심 쟁점 중 일부를 소개하려 ‘시도’라도 한 것에 반해, 조선일보는 <세월호 진실은…이준석 선장, 2차 청문회 출석>(3/29, 10면)이라는 사진기사 한 건만을 내보냈다. 해당 사진기사에는 이번 청문회에서 쟁점이 된 청해진해운의 ‘가만히 있으라’는 지시 관련 증언 내용 뿐 아니라 교신기록 조작 의혹에 대한 설명조차 없다.
■ 현장 목소리·핵심 쟁점 충실히 전달한 경향·한겨레·한국
반면 경향신문과 한겨레, 한국일보는 현장 목소리와 청문회의 핵심 쟁점을 충실히 전달하고, 특검의 필요성을 강하게 피력했다.
먼저 한겨레는 <탈출 막은 선내방송 누가? 왜? 규명 촉각>(3/28, 1면, https://me2.do/FlNEOkAA)에서 이번 청문회 쟁점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으며 다음날인 29일에는 <청해진해운서 “가만히 있으라” 선내 대기 지시>(https://me2.do/5GenEMl9)를 1면에 배치하고 “선원들이 승객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방송한 것은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선원들의 증언이 나왔”으며 “선박자동식별시스템의 세월호 항적 분석 과정에 오류가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음을 강조했다. 9면에는 <“마스크 벗겨요” “말 좀 해요”…애타는 유족들 아우성>(3/29, 9면, https://me2.do/F6wD2t7Q), <“회사와 통화뒤 항해사들끼리 회의…승객들 대기시키기로 결론”>(3/29, 9면, https://me2.do/FbWTCJIS)등의 기사를 통해 유족들의 모습을 비롯한 당일 청문회장의 풍경을 상세히 전달하기도 했다.
30일에는 <인양은 7월인데 예산은 6월까지 ‘참사 원인규명’ 사실상 불가능>(3/30, 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