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일일브리핑]‘유승민 찍어내기’로 끝난 새누리당 공천, 비판 기능 잃은 방송사들 l D-21(3/23) 방송보도 브리핑
등록 2016.03.24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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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보도감시연대는 4·13총선 D-20일인 3월 24일부터 신문과 방송 일일브리핑 발행 주기와 내용에 변화를 줍니다. 기존 좋은·나쁜 보도 중심으로 최대한 간략하게 발표했던 신문과 방송 일일브리핑을 당일의 주요 선거관련 보도 흐름을 짚을 수 있는 내용으로 보강합니다. 또한 기존 주 4회(화~금)만 발표하던 발행주기도 주 6회(월~토)로 사실상 본격 일일대응 형태로 전환됩니다. 공정선거를 위한 언론의 변화를 촉구합니다.

 

 

1. ‘유승민 찍어내기’로 끝난 새누리당 공천, 비판 기능 잃은 방송사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가 결국 유승민 의원을 탈당으로 내몰았다. 후보 등록일 직전인 23일까지 새누리당 공관위는 유승민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의 공천을 의도적으로 미뤘고 유 의원은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것으로 ‘친박 친위대’ 구성에 가까운 새누리당의 공천이 마무리됐다. 박근혜 대통령에 반기를 들었다는 이유로 탄압의 대상이 된 ‘비박’들 중 거두로 꼽히는 유승민 의원까지 찍어내면서 공천 명단은 ‘친박’ 일색이 되었다. 새누리당은 비례대표 공천에서도 분야별 직능 대표들 사이에 ‘친박’ 인사들을 대거 끼워 넣었다. 여기에는 “국정 교과서 잔다르크”로 불린 전희경 전 자유경제원 사무총장과 세월호 참사 유가족 비하 게시물로 지탄을 받은 김순례 대한약사회 부회장도 포함되어 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선거 패배를 감수하고서라도 ‘친위대’를 구성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하지만 23일, 방송사들은 입을 다물었다. 방송사 저녁종합뉴스에서 유승민 의원 탈당으로 명백해진 새누리당의 ‘대통령 패권’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찾아볼 수 없다. 유승민 의원의 거취와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 갈등 등 주변적 사안에 대한 묘사만 범람했다.


지상파 3사와 TV조선의 경우 보도량에서도 새누리당 공천 문제를 축소하려는 의도가 엿보였다. 새누리당 공천에 대해 KBS는 단 1건, MBC, SBS, TV조선은 단 2건만 보도한 것이다. 이 중 KBS, MBC는 여당 관련 보도량이 야당과 같았고 TV조선은 7개 방송사 중 유일하게 야당 공천 관련 보도를 더 많이 냈다. 유승민 탈당이라는 초대형 이슈가 생겼음에도 TV조선은 ‘친박 패권’ 보다 야당의 갈등을 더 부각시켰다는 의미이다.

 

 

■ 새누리당 ‘친박 패권’과 더민주 비례대표 갈등이 같은 수준? 뻔뻔한 ‘물타기’
JTBC를 제외한 6개 방송사는 새누리당 행태에 대한 비판 보도를 1건도 하지 않았다. 이중 지상파 3사와 TV조선은 ‘양비론’으로 ‘대통령 권력’이 판친 새누리당 행태를 더민주의 비례대표 공천 관련 갈등과 등치시켰다. 이는 ‘친박 기득권’의 횡포라는 새누리당 공천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다. 더민주의 비례대표 갈등의 경우 김종인 대표와 중앙위원회의 주도권 다툼으로 명단 확정이 미뤄졌으나 이틀 만에 일단락됐다. 명단 구성 역시 김종인 대표 추천과 중앙위 추천을 절충하여 노동, 청년 등에 우선적 배당을 줬다. 이를 비례대표마저 ‘친박’으로 채워 넣고 대통령과 다른 뜻을 내비친 인사를 ‘찍어내는’ 새누리당과 비견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KBS <패권 다툼‧탈당 얼룩…“역대 최악 공천”>(https://me2.do/5vo85LWI)는 여야의 공천 결과를 비교하더니 “갈등으로 얼룩진 이번 공천은 역대 최악”이라며 여야를 싸잡아 비판했다. 먼저 새누리당의 상황을 전한 송영석 기자는 “계파 간 벼랑 끝 대치 속에 공천 심사와 공천안 추인을 위한 회의는 파행되기 일쑤였고, 욕설과 폭로도 난무”했다며 새누리당 공천을 비판적으로 묘사했다. 그러나 이어 “더불어민주당은 친노 좌장 이해찬 의원과 정청래 의원 등을 탈락시키며 '변신'을 시도했지만 거기까지” “비례대표 추천 명단에 운동권 출신이 배제되자 주류 진영이 반격에 나서면서 극심한 내홍에 휩싸였고, 당내 패권 싸움”이라며 더민주 비례대표 파동을 비교 대상으로 덧붙였다.


곧바로 더민주 관련 내용을 정리한 김경수 기자는 “운동권 정당 문화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김종인 대표와 당 정체성을 바꿀 순 없다는 친노·범주류 세력이 맞붙었습니다”라며 더민주 계파 갈등을 소개했다. 반면 새누리당 계파 갈등에 대해서는 “표면적으로는 지역구 공천 몇 석의 문제이지만, 실제론 총선 이후의 당권과 대권의 향배를 놓고 벌이는 세력 간 다툼”이라는 설명이 전부였다. 여당의 계파 갈등을 설명하는 대목에서 ‘친박’은 아예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친박 패권’ ‘대통령 패권’ 등 들끓는 여론의 지탄을 KBS만 못 듣고 있는 것일까. 게다가 새누리당 사태를 전하면서도 더민주의 비례대표 갈등을 갖다 붙이면서 마치 양당 모두 같은 수준의 폐단을 가지고 있다는 듯 묘사하고 있다.

 

△ KBS <패권 다툼‧탈당 얼룩…“역대 최악 공천”>(3/23)

 

이런 ‘양비론’은 MBC, SBS, TV조선에서도 그대로 재연됐다. SBS <약속했던 ‘개혁공천’ 막상 열어보니…>(https://me2.do/x5jViKsV)는 새누리당 공천에 대해 “비박계에만 가혹한 잣대를 들이댔다는 반발에 직면”했다고 전한 후 “비례대표 공천에서 갈등이 폭발했고, 당선 확실권 면면은 원안과 달라졌습니다”라며 더민주 비례대표 갈등을 덧붙였다. MBC <졸속‧돌려막기 공천에 공약은 뒷전>(https://me2.do/x8Mo34Em), TV조선 <‘무책임‧무소신’…“최악 공천”>(https://me2.do/G69sTFiv)도 거의 비슷한 형태로 새누리당 문제를 전하면서 야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 “당당하게 밀어내지 못한 새누리당의 잘못”? 채널A의 ‘대통령 사랑’
채널A는 6건을 새누리당 공천에 할애하며 지상파3사와 TV조선보다 적극성을 드러냈다. 보도 내용은 ‘양비론’보다 더 적극적으로 여당을 감싸 안는 수준이었다. 채널A는 유승민 의원의 거취, 윤상현 의원의 거취, 이재오 의원 등 탈당 물결, 상향식 공천 무산 등을 보도하며 ‘친박 패권’의 문제는 애써 외면하더니 <자택 농성에 백기 투항?>(https://me2.do/5ZrngJDG)에서 노골적으로 새누리당을 옹호했다. 박상규 앵커는 “유승민 의원이 등을 질 모양새인데 이 파동을 겪으면서 여당의 수도권 선거를 망쳤다는 말이 나온다. 실제로 그런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대담자로 나온 박성원 동아일보 부국장은 “‘대통령이 미운 사람 하나 안방에서 밀어내지 못해서 온갖 꼼수를 다 쓰는 이 통에 집권당이 당당하지 못 하다, 지금 수도권에서 하루에 천표씩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이런 말이 나온다”, “빨리 이 문제를 순리대로 해결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새누리당에 대한 민심 이반의 이유가 ‘대통령 미운 사람’을 ‘당당하게 밀어내지 못했고 꼼수를 쓰기 때문’이라는 의미이다. 이는 대통령이 미워하기 때문에 유승민 의원을 밀어내야 한다는 것을 당연시하면서 ‘친박’의 행태를 정당화하는 것이다.

 

■ 비판할 것은 비판해야…JTBC가 최후의 보루인가
그나마 7개 방송사 중 JTBC가 새누리당 행태에 비판을 가했다. JTBC <미루고 또 미룬 ‘이상한 공천’>(https://me2.do/5gsV5XGj)에서 손석희 앵커는 “집권 여당의 공천 과정 내내 한 사람, 유승민 의원의 공천 여부가 도마 위에 올라” “이것이 과연 정상적인 정치 행태냐에 대한 비판” 등 새누리당 공천의 문제점을 성토했다. 이어서 허진 기자도 “총선 공천 과정 내내 한 사람의 거취 문제로 잡음을 이어간 집권여당이 과연 공당의 모습이었느냐에 대한 비판”이 있다며 앞서 살펴본 채널A와 확연히 다른 태도를 보였다. 다음 보도인 <‘윤상현 구하기’ 의혹의 눈>(https://me2.do/FD4prhzv)에서는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예고한 윤상현 의원을 새누리당이 당선시키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새누리당이 윤 의원의 경쟁 상대로 내세운 후보가 다른 지역구에서 이미 공천에서 떨어진 약체다, 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결국 윤 의원을 당선시켜 복당시키겠다는 '일종의 윤일병 구하기'가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는 것이다. JTBC는 타사의 관심에서는 이미 멀어진 윤상현 의원 파문도 연관시켜 새누리당 공천 행태 전반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2. 일단락 된 더민주 비례대표 갈등, 결론은 그래도 “친노 패권”?
23일, 여당에서 유승민 의원 공천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면 더민주에서는 비례대표 명단 갈등으로 사퇴 카드까지 꺼냈던 김종인 대표가 당 잔류를 선언하면서 논란의 종지부를 찍었다. 당내 주도권 싸움의 불씨가 남아있다는 분석이 중론이지만 비례대표 명단의 절충과 김 대표의 복귀로 더민주의 총선 체제는 안정을 되찾았다. 하지만 방송사들의 태도는 ‘흠집 내기’에 가까웠다. MBC, TV조선, 채널A, MBN은 비례대표 명단 타협 대신 ‘친노’와 김종인 대표의 갈등을 부각했다.

 

■ MBC도 가세한 ‘친노 갈등’ 프레임, 비례대표 명단이 ‘친노 운동권 정체성’?
 더민주 비례대표 명단 갈등 관련 보도에서 눈에 띄는 요소는 ‘친노 운동권’에 대한 부각이다. 더민주는 비례대표 절충안에서 논문 표절 의혹의 박경미 홍익대 교수와 ‘론스타 먹튀 옹호’ 논란의 최운열 서강대 교수를 김종인 대표 권한으로 당선권에 배치했다.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김 대표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또 중앙위원회의 요청대로 당헌당규에 따라 노동, 청년, 당직자, 취약지역 후보 1명씩을 당선권에 포함시켰다. 김 대표가 불만을 표시하면서도 당 대표로 복귀한 것은 이런 절충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방송사들은 이 ‘절충안’을 ‘친노 운동권 정체성’으로 갈음했다.

 


특히 공영방송인 MBC는 <친노 입장 반영된 비례…갈등 불씨 여전>(https://me2.do/5ptKzXol)에서 “최종 확정된 비례대표 명단만 봐도 당 주류인 친노 운동권 진영의 판정승”이라면서 “5번을 받은 이재정 후보는 운동권·진보 인사 변호를 전문으로 지난 2014년 통합진보당 이석기 전 의원 내란 음모 사건과 통진당 정당 해산 심판 사건 등 맡았습니다” “6번인 김현권 후보는 82학번 운동권 출신으로 노무현 대통령 후보 경선위원 등을 지낸 원조 친노” 등 절충안에서 당선권에 오른 인사들을 설명했다. 김현권, 이재정 후보 모두 중앙위 최다 득표를 근거로 그룹 칸막이가 사라지면서 새로 배치됐으나 MBC는 ‘운동권’이라는 낙인만 찍어 구분하고 소개한 것이다.

 

 

△ MBC <친노 입장 반영된 비례…갈등 불씨 여전>(3/23)

 

채널A <2번 지키고…친노 약진>(https://me2.do/57a2o0Fs)과 MBN <순번 바뀐 비례…친노‧운동권 약진>(https://me2.do/GlP6wCul)은 MBC와 마찬가지로 비례대표 명단에서 ‘친노 운동권’의 정체성이 강화됐다고 보도했다. 그나마 KBS와 SBS는 김종인 대표와 ‘친노’ 주류의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지만 비례대표 명단을 문제 삼지는 않았다.

 

■ “변화 물거품” “친노 패권 여전”…TV조선의 더민주 ‘이간질’
‘친노 운동권’ 프레임은 TV조선에 뿌리를 두고 있다. TV조선은 23일에도 왜곡 보도로 야당을 폄훼했다.
문재인 전 대표의 설득 이후 김 대표가 당 잔류 및 비례 대표안 수용을 결정했음에도 문 전 대표와 김 대표의 갈등을 부추기는 보도가 대표적이다. <총선 이후 정면승부?>(https://me2.do/FYDOZo8Z)는 “'친문'으로 재편된 '친노' 주류가 '흔들기'에 나서면 김 대표가 또 한번 국회의원이 되더라도 종이호랑이로 전락할 가능성이 다분”이라며 노골적으로 김종인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 사이의 갈등 구도를 내세웠다. <‘문재인 존재감’ 확인>(https://me2.do/FYDOZZct)은 “문재인 전 대표의 말 한마디에 친노 중심으로 당의 상황이 모두 바뀌는 친노 패권이 살아있음을 보았습니다”라는 민영삼 씨의 발언으로 더민주 사태를 정리했다. 민영삼 씨는 TV조선의 시사토크쇼에 반복적으로 출연하며 막말을 일삼고 있는 인물이다.


그나마 더민주 비례대표 공천의 경우 TV조선이 MBC보다 편파성이 덜하다. TV조선 <36명 확정…비례 ‘절충’>(https://me2.do/xBbfxgVq)은 “김종인 대표의 최초안에 있던 학계 전문가가 당선권 밖으로 밀려나고 친노 운동권 인물들이 새로 들어갔습니다”면서도 “당의 핵심인 친노 운동권이 김종인 대표를 붙잡기 위해 김 대표의 체면을 조금 세워준 안을 만든 게 확정됐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선 캠프에 참여했던 이태수, 유영진 후보도 후순위로 밀려 친문 세력도 일부 희생” 등 세부적인 사항도 전했다. “친노 운동권의 판정승”이라고 단언한 MBC보다는 사실관계를 더 설명한 셈이다.

 

3. 총선 20여일 앞으로 다가오자 ‘종북 몰이’ 고개 드나
 총선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오자 그동안 뜸했던 ‘종북 몰이’가 고개를 들고 있다. 채널A가 지난 21일, <북 “공천 X싸움” 막말 조롱>(3/21, https://me2.do/x8MoOjC9)에서 북한이 새누리당을 비난하고 있다며 국민을 겁박한 데 이어 23일, TV조선과 MBN도 ‘종북 몰이’에 합류했다.


TV조선 <야 후보 단일화 시동…여 비난>(https://me2.do/FOAU8wrQ)은 “울산 동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수영 후보와 무소속 김종훈 후보가 단일화를 추진중” “울산 북구의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후보는 무소속 윤종오 후보를 지지하며 사퇴” 등 울산 지역의 야권 단일화를 전했다. 그런데 여기서 “단일화 대상이 헌법재판소에서 해산 결정을 한 통합진보당 출신인 점이 발목을 잡습니다. 윤종오, 김종훈 후보 모두 과거 통합진보당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했던 인물”이라며 통합진보당 출신을 문제 삼았다. “야권이 준비한 후보 단일화 카드가 통진당 논란에 휩싸이며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라며 논란을 키우려는 의도도 내비쳤다. 통합진보당 출신이면 무조건 문제라는 식으로 여론을 선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유권자에 ‘종북’ 공포심을 자극하는 보도이다.


MBN은 <북, 뜬금없이 야권 단일화 촉구>(https://me2.do/5ptKzBq9)에서 “총선을 앞두고 북한이 뜬금없이 국내 정치에 참견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뜬금없이’ 북한의 반응을 굳이 소개한 것이다. 고정수 기자는 “야당이 분열한다면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를 줄 수 있다는 게 야당들의 공통된 인식”이라는 노동신문의 내용을 소개하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맹비난과 함께 실린 것을 보면 여당을 이기고자 야권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북한이 촉구한 것”으로 정리했다. 이는 시청자에게 야권 단일화를 주장하면 북한과 같은 입장이라는 인식을 주는 불필요한 보도이다. 선거를 앞두고 이런 불필요한 북한 관련 소식을 보도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 MBN <북, 뜬금없이 야권 단일화 촉구>(3/23)

 

 

* 모니터 대상 :

8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쇼판>,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