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시사토크쇼]

전 남파공작원까지 소환해 ‘북풍 몰이’하는 채널A

▢ 모니터 프로그램 :

TV조선 <신통방통>, <시사탱크>, <시사Q>, <이슈해결사 박대장>, 채널A <쾌도난마>, <시사인사이드>, <뉴스스테이션>, <돌직구쇼>, MBN <뉴스와이드>, YTN <시사탕탕>, 뉴스Y <담담타타>

▢ 모니터 기간 : 2월 18일 ～ 20일

1. ‘북풍’ 부채질 채널A <쾌도난마>
채널A <쾌도난마>는 북한이 로켓을 발사한 후 2월 10일부터 지속적으로 북한 출신 인사를 출연시키고 있다. TV조선 <시사탱크>에서도 18일과 19일 강명도 동포사랑전국연합 대표가 출연했다. 북한 출신 인사들은 북한 정권과 사회에 대한 문제제기 등을 주로 언급한다. 이러한 발언은 남북한 문제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각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방송에서 남북한 관계를 다룰 때 다양한 접근방법을 모색하기는커녕, 북한 인사들을 반복 출연시켜 북한에 대한 부정적 인식만을 확산시키고, 대북 강경책만이 해결책인양 몰아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이들이 하는 핵심 주장은 “북한의 대남테러 위협가능성이 높다”며 공포감을 조성하고, “남한의 야권 진영 혹은 종북주의자들과 연계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북풍을 부채질 하고 있다. 그러면서 ‘테러방지법’을 통과시켜야한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 TV조선 단골손님인 ‘전 남파공작원’ 소환한 채널A
채널A <쾌도난마>는 16일부터 17일에는 고 황장엽 씨의 발언 등을 반복적으로 재구성해 남한에 북한 동조세력이 있다는 주장을 확대 재생산했다. 그러더니, 2월 18일에는 ‘전 남파공작원’ 김동식 씨를 출연시켰다.
‘전 남파공작원’ 김동식 씨의 종편 출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TV조선 <시사탱크>의 ‘단골손님’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3년 7월 10일(https://me2.do/FbW1xgZ8)에 ‘TV최초 출연…前 남파간첩 김동식 충격 증언’이라는 제목으로 TV조선 <시사탱크>에 첫 출연했다. 제작진은 시청자들의 폭발적 반응이 있었다면서 다음날인 7월 11일(https://me2.do/Gg6lSipN)과 7월 25일(https://me2.do/53kIzf9y)에도 그를 출연시켜 단독으로 대화를 나눴다. 3회의 방송에서 김동식 씨는 남파되기 이전 훈련과정부터 자신의 검거과정과 검거 직전 지령을 받고 접촉을 했던 정치인들에 대해 말한 바 있다. 2013년 8월 5일(https://me2.do/FyYJiJYD)에는 <北 비판 5대 금기사항에 담긴 ‘종북 감별법’은?>이라는 황당한 제목으로 해서 ‘종북감별법’을 알려줬고, 9월 4일(https://me2.do/FHbmUG6y)에는 <한국 정치권 종북 감별>이라는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 1년 후인 2014년 11월 23일(https://me2.do/56LMyhwy)에는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재판을 중계하면서 국내 종북 세력이 500～1000명이 될 것이라는 주장을 했다. 이 내용은 다음날 저녁종합뉴스에선 <“골수종북 500～1000명”>(주말뉴스토일, 14/11/24, https://me2.do/56LMyhwy)이라는 제목을 달고 뉴스로 방송되기도 했다.

이렇게 여러 차례 TV조선에 나와 영웅담에 가까울 정도로 장황하게 간첩 활동을 소개하고, 대북문제 전문가로 부각한 김동식 씨는 누구일까. 바로 ‘1995년 부여무장간첩 사건’으로 알려진 사건의 무장 간첩 중 1명으로, 당시 경찰 2명을 총으로 쏴서 죽인 살인범이다. 그러나 TV조선 <시사탱크>는 이런 점을 언급하지 않았다. 2013년 7월 25일 방송에서 김동식 씨의 검거과정을 이야기했지만 장성민 씨와 김동식 씨 모두 우리 경찰에 대해서는 회피했다. 김 씨가 “(포위되자)총을 가지고 있어서 죽기 아니면 살기 아니겠습니까”라고 말하자 장성민 씨는 “그렇죠!”라고 대꾸를 하는가하면, “총을 꺼내서 겨누니까 저도 총을 꺼내서 쐈는데 총알이 안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쏘고, 총을 쏘면서 산으로 도망했죠”라고 검거과정을 긴박함을 전했다. 당시 부여경찰서 소속 나성주·장진희 순경이 두 차례 총격전에서 숨졌지만, 이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장성민 씨마저 이에 대해 한마디도 묻지 않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경찰 2명을 쏘아죽인 김 씨는 당시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 반면, 당시 김 씨가 ‘접선’했다고 증언한 야당 인사들은 안기부에 끌려가 고문 받으며 자백을 강요당했고 결국 ‘무죄’로 판결났다. 무죄 판결의 핵심 근거는 오로지 증거가 김 씨의 증언뿐인데, 김 씨의 증언을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남한 경찰 2명을 죽이고도 기소조차 되지 않았던 김 씨는 체포된 후 전향을 해서 국군기무사와 국정원에 근무를 해왔고,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채널A <쾌도난마>가 이런 김동식 씨를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다시 소환시킨 것이다. 그 의도가 무엇일까? 김 씨는 <쾌도난마>에서 자신이 공작원을 할 때도 총선을 앞두고 공작부대가 남한에 왔었다면서 “92년도 4월에 총선을 했는데 한 개 공작부대가 91년 가을에 들어와 3월까지 여기 있으면서 당시 진보정당이었던 민중당의 총선전략을 조정하다가 복귀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전 TV조선 <시사탱크>에서도 “대한민국에서 진보정당이 나온다고 하게 되면 북한 지도부가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제가 있던 사회문화부 대남공작부서에 전담지도과라고 하는 전담부서까지 신설해놓고 민중당에 대한 조종 통제를 했다”라고 한 바 있다. 채널A <쾌도난마>에서 발언은 색다를 것도 없는 같은 발언인 셈이다.

 
그러나 김동식 씨가 TV조선에 출연한 당시는 최소한 선거를 앞둔 시기가 아니었다. 따라서 2016년 2월에 그를 방송에 출연시켜 20년 전 케케묵은 대남공작을 증언하게 하면서 ‘총선에서 공작을 했었다’는 발언을 방송한 것은 성격이 다르다. 이는 올 총선에도 북한의 공작부대가 야당과 긴밀하게 연계할 수 있음을 은연중에 강조함으로써 테러방지법 입법이나 개성공단 가동중단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모두 북한의 공작으로 연결 지어 겁박하고, 선거에 영향을 주는 행태이기 때문이다.

- 고정 출연했던 인사를 ‘긴급출연’이라며 호들갑 떨기?
2월 19일 <쾌도난마>는 “북한 김정은 제1비서가 대남테러 역량을 결집하라고 지시했다”는 국정원의 정보 보고를 강조하는 내용을 방송했다. 방송 시작부터 “대남테러 대상자로 지목된 인사가 긴급 출연한다”고 강조하더니 2부에 고영환 씨를 출연시켰다. 국정원이 북한의 테러 대상에 고 씨 이름이 명시됐다는 것이다. 고 씨는 원래 무장경호원이 2명이었는데 8명으로 늘었다며, 여태까지 남한에 와서 협박 전화 등을 받은 사례를 언급했다. 고 씨는 “1월 중순경부터 집중 경호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 씨는 ‘긴급 출연’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쾌도난마>에 고정적으로 출연했던 출연자다. 고 씨는 1월 19일, 1월 26일, 2월 2일에도 출연해 북한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나 그 방송에서는 보안이 강화됐다는 식의 언급을 전혀 하지 않았다. 고 씨의 말에 따르면 1월 말부터 보안이 강화됐다는 것인데, 그 때도 별 무리 없이 출연했던 인사를 <쾌도난마>는 ‘긴급출연’이라는 호들갑을 떨면서 ‘대남테러 대상자’라고 강조한 것이다. 이러한 <쾌도난마>의 행태는 시청률을 올리기 위한 ‘낚시질’이거나, ‘북풍 조장’ 둘 중 하나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고 씨도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부원장 직책을 맡고 있다.

다음날 <쾌도난마>(2/20)에는 북한의 대남테러 시나리오를 주제로 다뤘는데 출연자 김성욱 씨는 “대남테러 역량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종북주의자”라면서 “남한에 있는 종북주의자들에 의해 (테러가)확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북한 출신 강명도 씨는 “남남갈등을 일으키고 혼란을 일으키고 이 모든 책임을 정부에 뒤집어씌우는 것 이게 5, 6번(지하철역 놀이공원 가스 살포, 서울 경기지역 기반시설 파괴)”이라면서 “만약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지고 공공장소에서 테러를 당했다고 하면 그걸 막지 못한 책임을 또 야당이 공격할 것”이라며 ‘북한의 대남테러와 이것을 이용하는 야당’이라는 프레임을 뒤집어 씌웠다.

2. 여전한 야당 조롱․희화화
- “안철수, 네비게이션 대 여섯 개 달고 운전하는 초보운전자”
채널A <시사인사이드>(2/18)에서는 안철수 대표의 대북정책 관련 입장을 다루면서 황태순 씨가 먼저 “잡탕밥”이라고 조롱했다. 대북강경책도, 햇볕정책도 모호하게 지지한다는 것이다. 그러자 윤영걸 씨는 “십전대보탕이 몸이 좋다고 커피도 타고 설탕도 타고 여러 가지 다 탄 것”이라며 “개성공단을 왜 반대하는지 이유도 없이 밥 먹으면 배부르다, 밥 안 먹으면 배고프다 이정도 명제만 얘기했다”고 평가하더니 “내비게이션 대 여섯개 달고 운전하는 초보운전자“라고 희화화했다.

TV조선 <신통방통>(2/18)에서는 안철수 의원 보좌관이 떠났다는 주제를 다뤘는데, 진행자의 편향이 두드러졌다. 진행자 김광일 씨는 “안철수란 사람은 왜 잊을만하면 곁에 있던 사람들이 친정집에 재 뿌리고 떠나는 거냐”라고 묻더니, 출연진이 답을 내놓은 뒤로도 “단순히 소통만으로 그렇겠냐? 사람이 인간적으로 끌리는 게 없냐?”고 되물었고, 출연진은 그 뜻에 동조하는 답변을 내놨다. 그러자 또 다시 “이 보좌관은 국민의당이 싫어서 떠난 거냐, 안철수가 싫어서 떠난 거냐?”라며 안 대표에 대한 부정적인 질문을 반복하며 부정적인 답변을 끌어냈다.

3. 유권자 운동은 폄훼, 정치혐오는 조장
2월 18일 시민사회단체들이 연대해 ‘2016 총선시민 네트워크’(이하 총선넷)를 발족해 낙천낙선 운동 등을 벌여나가겠다고 선포했다. 한-일 ‘위안부’ 합의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지지했던 국회의원과 후보들, 4·16 세월호 참사의 진상조사를 방해했던 인물들의 경우 낙선 명단에 들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적극적인 유권자 운동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TV조선 <시사탱크>(2/18)는 맹비난을 쏟아냈다. 출연자 황성준 씨는 ‘총선넷’에 참여한 단체에 대해 “우리나라 시민사회 대표한다기보다 심하게 얘기하면 하나의 정치집단이자 정파”라면서 “야당의 외곽 대중단체”, “바보가 아니라면 누구 편을 드는지 알 수 있다”고 폄훼했다. 그러자 민영삼 씨도 “편향적으로 진영의 입장을 밝히는 시민운동은 이제는 안 된다”며 “특정 진영의 논리를 갖다가 양두구육 형식으로 시민운동을 하면 공감대를 받을 수 있겠나”라고 거들었다.
또 이종훈 씨도 “이미 정치적으로 많이 편향돼 왔다는 게 국민들의 생각이고 시민단체가 낙선운동을 벌였을 때에 비해서 명분이 약해졌다”며 “결국 야권 돕기 운동을 하는 거”라고 평가했고, 진행자 장성민 씨도 “자신들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선택해서 낙선 운동을 펼친다면 대한민국의 시민단체도 당파성을 띄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으로는 정치혐오와 냉소주의를 부추겼다. TV조선 <시사탱크>(2/17)의 진행자 장성민 씨는 “인간이 양심이라는 소금이 있기 때문에 썩지 않는다고 하는데 정치집단은 양심이라는 소금 자체가 완전히 자정능력을 상실해서 이렇게 되면 전과집단 비슷하게 나가는 거 아니겠냐”며 “자신들이 만들어놓은 법을 자신들이 가장 먼저 짓밟고 무시하는 집단. 정치집단. 국민들이 잘 보고 판단해서 정치를 자정시켜 나가야 할 거 같다”며 정치인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면서 정치 혐오를 부추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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