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논평] ‘MBC 녹취록’ 공개와 보복성 보도에 대한 논평(2016.1.26)
[‘MBC 녹취록’ 공개와 보복성 보도에 대한 논평]
안광한 사장은 자리에서 물러나고
방문진은 관련자를 철저히 조사하라
천인공로할 일이다. 25일,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입수해 언론에 공개된 백종문 MBC미래전략본부장의 녹음파일에는 차마 공영방송 책임자들의 행위로 믿기 어려운 사실들이 가득차 있다. 녹음파일에는 2014년 4월 1일, 종로의 한식당에서 백종문 MBC 미래전략본부장과 정재욱 MBC법무실장이 극우 인터넷 매체 인사 박 모씨 등과 나눈 대화가 담겨있다. 이 자리에서 백 본부장은 박 씨를 ‘어려운 시기에 자기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사람’으로 치켜세웠고, 박씨가 MBC관련 창구를 요구하자 정 법무실장은 자신이 가장 정보를 많이 알고 있다며 스스로 MBC창구로 나섰다. 또 박 씨는 백 본부장에게 MBC 프로그램 출연과 재정적 지원 등을 언급했고, 박 씨의 이러한 청탁은 이후 박 씨가 MBC에 실제로 출연함으로써 실현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인터넷 매체는 지난 2012년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공정방송을 요구하며 파업을 하자 악의적인 논조로 MBC노조를 매도했던 매체다. 이 매체는 최근까지도 MBC경영진의 불법 행위를 비호하고, MBC노조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기사를 꾸준히 올리고 있다. MBC경영진은 해당 인터넷 언론의 청탁을 수리하는 등 돈으로 매체를 매수하고 관리함으로써 MBC의 치부를 가려온 것이다.
더 충격적인 것은 백종문 본부장의 발언이다. 백 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박성제 기자와 최승호 PD를 해고한 것에 대해, “가만 놔두면 안되겠다 싶어서 증거는 없지만 해고했다”고 실토했다. 그러면서 “소송비용이 얼마든, 변호사가 수십명이든 상관없다”며 증거도 없는 불법·부당 해고를 자행하고, 회사돈을 쏟아부어 해결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회사의 재산 손실을 뻔히 알고도 불법의 배임행위를 자행한 것이다.
MBC는 해당 보도가 나가자 녹음 파일을 입수해 공개한 최민희 의원의 선거법 위반 관련 보도를 단신으로 내놨다. 그동안 선거보도가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던 MBC가 갑자기 당일 의제도 아닌 ‘경찰 내사’ 중인 사안을 5일이 지난 상황에서 저녁종합뉴스에 급히 끼워 넣은 것이다. 이는 현재 MBC가 ‘보도영역’을 경영진의 이해득실에 따라 좌지우지 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MBC의 발전을 위해 같이 고민하는 자리가 되어야 할 텐데 외부를 의식한 정치적 목표로 악용될 우려가 된다. 왜 이렇게 하는가. 다른 목적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순수한 업무보고 자리로 됐으면 좋겠다.”
지난 1월 22일,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2016년도 MBC 상반기 업무보고>에서 뉴스, 시사 분야의 MBC 경쟁력과 신뢰도가 현격하게 추락한 것을 지적한 방문진 이사에 대해 답변한 안광한 사장의 말이다. MBC경영을 관리하고 감독할 권한을 가진 방문진 이사를 향해 ‘정치적 목표로 악용될 우려’라며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누가 ‘정치적 목표’를 위해 MBC를 ‘악용’하고 있는지 안광한은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공영방송이 이 지경까지 왔다는 사실에 국민들은 피눈물이 난다. 무고한 후배들의 목줄을 끊고 그 대가로 사장 자리에 앉은 안광한 사장을 비롯한, 백종문 본부장은 당장 MBC를 떠나고 민형사상 책임을 질 것을 각오하라.
백종문 본부장은 2012년 인사위원회가 ‘증거도 없이, 가만두면 안될 것 같다’며 불법·부당 해고를 자행한 배임행위였음을 스스로 자백했다. 이런 상황에서 고영주 이사장은 부산 임원 워크샵을 핑계로 일부 이사들이 제기한 긴급 임시이사회의 요구를 거부했다. 그는 “부산 워크샵이 이 사안보다 중요하냐”는 한 이사의 물음에 ‘부산’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사안에 대한 고 이사장의 한심한 인식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방문진에 요구한다. 고 이사장은 언어도단의 변명으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2014년 인사위원회 결과가 원천무효임을 직시하고 안광한 해임 등 인사위 책임자들에 대한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또한 그동안 소송에서 승산이 없음을 알고도 소송비용을 날리고 있었던 핵심 경영진에 대해서도 명백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번 사태가 어떻게 끝맺음 되는지, 끝까지 지켜볼 것이다.<끝>
2016년 1월 26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직인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