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하고 민망한 친박 TV

1. ‘친박 사랑’ 채널A, 방송으로 ‘친박 마케팅’ 대신해줘
채널A의 친박 띄우기가 이성을 잃은 수준으로 나아가고 있다. 지난 주 <실제 참모 2인 ‘순장’ 택했다>(1/14, 동정민 기자), <최경환 ‘식사 정치’로 비박 껴안기>(1/13, 김윤수 기자) 등의 보도에서 ‘친박 TV’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준 채널A가 이번 주에는 믿기 어려운 수준의 민망한 보도를 내놨다.
채널A는 <단독/ ‘특사’ 최경환 출국 “반기문 만난다”>(1/19, 박준회 기자)에서 또 “진박 실세”라며 최경환 전 부총리의 일거수일투족에 ‘단독’을 달며 적극 홍보했다. <“타도 유승민계” 진박 6인 ‘대구 결의’>(1/20)에서는 “박 대통령이 선택 기준으로 제시한 '진실한 사람'을 자임하며 '6인 연대' 구축”했다며 논란의 ‘진박 6인 연대’ 결성을 축하했다.
급기야 <후보 선수 바꾼 대통령의 ‘달성 사랑’>(1/23, 동정민 기자)은 채널A가 얼마나 ‘진실한 진짜 친박 방송사’인지를 입증하려는 보도같이 느껴졌다. 보도는 제목부터 ‘대통령의 달성 사랑’이었고, 앵커멘트도 “박 대통령의 달성사랑이 새삼 화제가 되어 있습니다”라고 서두를 열었다. 기자는 “대통령 참모들이 달성 공천에 많은 신경을 쓰는 이유입니다”, “참모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추진력 있는 추 실장’이라고 극찬했던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을 내려 보냈고 현역인 이종진 의원은 추 후보를 지지하며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유승민계’로 알려진 이종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자 ‘친박계’의 압력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음에도 채널A는 이런 여론은 무시한 채, “대통령의 ‘달성 사랑’”이 “후보 선수를 바꾼” 것으로 미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 보도는 다른 계파의 특정 후보를 대통령 참모들이 “불편”해 하는 상황을 당연시하고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특정 의원이 출마하지 않는 상황까지 ‘양보의 미담’으로 만들고 있다.

채널A는 ‘배신의 정치’, ‘진실한 사람’ 등 논란의 용어를 거리낌 없이 사용하면서 출마자들 중 대통령 측근들만 노골적으로 홍보했다. 심지어 대통령의 ‘측근 정치’가 만든 ‘친박 마케팅’이라는 기형적 현상을 비판하기는커녕 ‘친박 홍보’의 도구로 삼았다. 사실상 ‘친박’의 선거 운동 방송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 ‘친노 vs 김종인’ 프레임 공세로 더민주 폄훼한 TV조선
 TV조선은 더불어민주당의 김종인 선대위원장 체제에 대해 ‘친노 운동권’을 운운하며 폄훼하기 바빴다. TV조선은 20일 <국민의당 현재 분위기는?>(김경화 기자)에서 “운동권 정당이라는 것이 어디 가지 않는다”, “문재인 대표도 친노 의원들과 굉장히 목소리 높여가며 싸우고 있다는 얘기” “전권을 이양한다 해도 친노가 또 흔들 수 있다” 라며 더민주의 ‘친노 운동권’이 김종인 체제를 방해할 것이라 예단했다.
22일, 더민주 선대위가 공식 출범하자 수위는 더 높아졌다. <‘김종인 선대위 출범’ 평가는?>는 최병묵 월간조선 편집장의 입을 빌려 “친노와 범친노 합치면 13명이니 13 대 3이다. 이 정도면 그 동안 김종인 위원장이 해온 말, 친노 패권 없애겠다, 이런 말이 다 허언으로 끝나는 것” “공천에 대한 틀은 문재인 대표가 다 짜놓은 상태이고 실무자들도 당 사무처 의원들인데 다 친노이기 때문에 과연 박지원 의원 말대로 김종인 위원장이 혼자 뭘 할 수 있겠느냐 의문”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표와 타협했거나 적어도 친노 당내 기득권에 굴복한 것 아니냐는 느낌” 등 ‘친노 vs 김종인’ 프레임 공세를 본격화했다. “김 위원장이 그렇게 핫바지로 있을 분은 아닌데” 등 선정적인 수준의 발언도 나와 보도 내용은 마치 선대위 출범이 아닌 해체를 다루는 듯 했다. 채널A가 노골적으로 ‘친박’을 선전하는 한편 TV조선은 이렇게 더민주를 깎아내리면서 종편 양사가 사실상 여당의 선거운동을 대신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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