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방송 모니터_
‘삼성 직업병 재해예방대책 합의’ 관련 언론보도 모니터 보고서(2016. 01. 13)
등록 2016.01.13 11:52
조회 723

 

 

언론, 삼성 직업병 문제의 방조자에서 공모자로 등극하나

 

 

 

 12일 ‘삼성전자’와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반올림)’는 조정3대 의제 중 ‘재발방지대책’에 한해 최종 합의했다. 이번 재발방지대책은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현장에 대한 종합 진단을 시행하는 권한과 그 진단 결과를 토대로 개선안을 만들고 이행 점검까지 맡게 될 ‘옴부즈맨 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2007년부터 9년여 간 이어져 온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 직업병 문제는 크게 ‘재해예방대책’과 ‘사과’, ‘보상’이라는 ‘조정 3의제’에 대해, ‘삼성전자’와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반올림)’이라는 ‘3주체’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해결에 난항을 겪어왔다.


삼성전자와 가대위의 주장으로 도입된 조정위원회는 지난해 7월 발표한 권고안을 통해 ‘사과’의 구체적인 내용과 방식을 제시했고, ‘보상’과 ‘재발방지대책’의 문제는 사회적 기구(공익법인)를 설치해 해결하도록 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가대위는 돌연 “조정 보류”를 요청하더니, 지난해 9월에는 삼성전자의 내부 조직을 통한 ‘보상’과 ‘사과’를 강행했다. 이에 반올림 측은 지난해 10월부터 조정권고안 수용 등을 촉구하며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다.


조정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다른 의제에 관하여는 접점을 찾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여 일단 유보하고, 우선 ‘재해예방대책’에 관한 논의를 집중하자”고 제안했다. 12일 발표된 합의는 그러한 제안에 따른 논의의 결과였다. 조정위원회는 11일 사전 보도자료를 통해 “조정 3의제 중 ‘재해예방대책’ 문제와 관련해 조정 3주체 사이에 원만한 조정합의가 성립됐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12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도 ‘재해예방대책’에 관한 합의이고, 사과와 보상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명시했다.

 

과거 삼성은 ‘반도체 직업병 논란’이 그저 은폐되기를 바래왔다. 그러나 일부 피해자들과 반올림 등 시민사회의 오랜 노력을 통해 이 논란이 많이 알려지게 되자, 그때부터 삼성은 이 문제가 잘 해결되었다고 알려지기를 바라고 있다. 언론은  ‘반도체 직업병 논란’에 대해 올바른 해결을 촉구기보다는, 그저 삼성의 그러한 바람에 적극 화답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번 합의에 대해서 대부분의 언론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 직업병 문제가 ‘사실상 완전 타결’된 것인 양 강조했다. 일부 언론은 사과나 보상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 마치 반올림의 일방적인 주장인 것처럼 보도했다. 이는 “조정권고안 내용을 대부분 수용하여” 혹은 “권고안의 기준과 원칙을 기초로”, “보상과 사과가 진행된 데 이어 가장 첨예하게 대립해 오던 예방 문제에 대해서까지 오늘 완전히 합의에 이른 것”이라는 삼성의 12일 공지 글과 논조를 완전히 같이 하는 것이다.


대부분 언론사들의 수익구조가 광고비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어서, 언론이 국내 최대 광고주인 삼성을 비판하는데 지나치게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아무리 볼멘소리를 하더라도, 광고를 받고 광고주를 위한 기사만을 남발한다면 그런 언론은 존재의 가치가 없다. 언론은 9년 가까이 이어져오고 있는 ‘삼성반도체 직업병 논란’에서 ‘방조자’ 역할을 해왔다. 그리고 이제는 분명한 ‘공모자’임을 드러내고 있다.

 

 ■ 일파만파로 퍼진 연합뉴스의 ‘완전 타결’ 프레임
 1월 11일 연합뉴스에서는 <삼성전자 백혈병 조정 내일 최종서명.8년 만에 타결>로 삼성전자 백혈병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가 최종 합의에 이르렀음을 부각해 보도했다. 최종 해결이 아니라 예방 대책 안에 대해서만 합의가 예정된 것이며, ‘사과’와 ‘보상’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어라는 점에서 연합뉴스의 보도는 오보였다. 연합뉴스는 관련 보도를 <삼성전자 백혈병 예방대책 합의…사실상 타결 국면(종합)>으로 수정했다. 그러나 삼성 백혈병 논란이 타결되었다는 연합뉴스의 맥락과 비슷한 제목은 인터넷 언론에서 엄청나게 쏟아져 나왔다.

 


 ■ 신문 보도, 연합뉴스의 1보 프레임과 별 차이 없어
 - 정확한 제목 뽑기는 경향‧조선일보‧한겨레 뿐
12일에는 경향신문과 조선일보, 한겨레가 사안에 대해 이번 합의가 ‘예방 대책’ 의제에 한정된 것임을 분명히 했다. (<표2> 참조)


반면, 국민일보는 ‘사실상 타결’, 동아일보는 ‘사실상 매듭’, 세계일보는 ‘8년 만에 타결’, ‘중앙일보는 ‘매듭 국면’, 한국일보는 ‘예방대책도 합의…고 황유미 씨 제외 모두 타결’로 제목을 뽑아 마치 사안 전체가 마무리되었다는 정확하지 않은 내용을 제목으로 뽑았다. 한국일보 제목도, 여타 문제들이 이미 해결된 상황에서 하나 남아있던 ‘예방대책’ 문제까지도 이번 합의를 통해 모두 해결되었고, 황유미 씨 개인의 보상 문제 이외에 모두 타결된 것 같은 인상을 주었다. 13일에는 그나마 많은 언론이 예방대책 관련한 합의임을 제대로 담아 전했지만, 국민일보는 여전히 <8년여 만에…삼성전자 ‘백혈병 분쟁’합의>, <곡절 끝 최종 합의>라는 제목을 붙여서 정확한 사실을 전하지 않았다.
 
- 12일, 동아, 조선, 중앙, 한국은 내용에서도 ‘완전 타결’ 인 양
12일 보도에서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국일보는 이번 합의가 ‘사실상’ 삼성 직업병 문제 협상에 대한 ‘완전 타결’ 결과라는 인상을 강하게 주었다.


동아일보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의심되는 백혈병 피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상이 12일 사실상 마무리된다”는 첫 문장을 뽑고 “사실상 보상 절차는 지난해로 끝난 상황”이라는 삼성전자 측 입장을 전달하는데 주력했다.

 


 

 동아일보는 반올림 측이 여전히 보상 협상을 공식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피해자들이 대부분 보상안을 받아들인 만큼 조만간 정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번 협상이 재해 예방대책과 관련된 것임은 명시했으나 “가장 민감했던 지점”임을 강조하며 ‘사실상 매듭’이라는 제목의 취지를 살리는 데 집중했다.


 중앙일보도 “삼성전자 반도체 직업병 문제가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예방대책 문제를 제외한 보상과 사과 문제는 이미 해결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강조하고 나섰다. 중앙일보는 보상에 대해서는 “이미 150명이 보상을 신청하고 이 가운데 100여명이 넘는 인원에 대해 보상이 이뤄졌다”고 보도했으며, 사과 문제는 삼성전자가 “조정위가 지난해 7월 제시한 조정 권고안의 보상 원칙과 기준을 거의 원안대로 받아들인” 권오현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전달한 상태라 강조했다. 반면 사과, 보상 문제에 대한 조정이 여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반올림 측 주장에 대해서는 가대위 대표의 “반올림 쪽에서도 보상 절차에 수긍할 것을 기대한다”는 발언을 붙여 대비시켰다.


 제목만으로는 이번 합의가 예방대책에 한정된 것임을 분명히 드러낸 조선일보였지만, 기사는 달랐다. 첫 문장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 근무자의 백혈병 등 질병 발병 문제가 사실상 타결됐다”였다. 동아일보나 중앙일보와 마찬가지로 이번 합의의 의미를 삼성 측에 유리한 방식으로 확장하는데 주력한 셈이다. 조선일보는 “피해자 100여명에게 보상금을 지급한 상태다. 대표이사 이름으로 된 사과문도 함께 전달했다”며 “사과 및 보상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 중인 데다가 이번에 예방 대책까지 합의한 만큼 사실상 9년여 만에 문제가 해결된 것”이라는 삼성 측 입장을 충실히 전달했다. 반면 “삼성의 일방적 보상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한 반올림 측 입장과 “최종합의에 이른 것은 아니다”라는 조정위 측 입장에 대해서는 기사 말미에 언급하고 지나가는 수준에 그쳤다.


 한국일보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 발병한 것으로 알려진 백혈병 보상 문제가 사실상 타결됐다”는, 마치 조중동과 ‘짠 듯한’ 첫 문장으로 해당 보도를 시작했다. “공개사과”를 했고 “사과 편지를 보냈다”, “보상도 대부분 이뤄졌다”는 식의, ‘남은 것은 예방 대책뿐이었다’는 논조 역시 동일했다.

 

 - 12일, 한겨레가 6개 신문 중 비교적 가장 정확히 사안을 보도
 경향신문은 “가족대책위 소속 피해자 가족들 상당수는 이미 삼성전자의 사과를 받아들이고 개별적으로 보상까지 받은 상태”라며 “이번 합의로 삼성전자와 반도체 사업장 백혈병 피해자들의 문제가 해결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일각의 해석”을 소개했다. 이어 사과와 보상 문제는 여전히 잔존해 있다는 반올림 측 입장을 덧붙였다.


한겨레는 경향신문이 ‘일각의 해석’이라며 제시한 관점이 삼성 측 입장임을 명시했다. <‘삼성 백혈병’ 예방책 합의>(1/12, 8면, 이정훈‧노현웅 기자)에서 한겨레는 “삼성전자는 사과 및 보상에 이어 예방대책까지 합의해 ‘백혈병 문제가 사실상 완전 타결’됐다고 보고 있다”며 이를 ‘문제가 끝나지 않았다’는 반올림 측 입장과 대비해 보도했다. 이번 합의가 재해예방대책에 한정됐다는 지점 역시 정확히 명시했다.

 

- 13일, 예방대책 합의라고 하면서도 사실상 합의가 마무리된 인상을 주는 보도
주요 6개 신문사는 온도차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이번 합의의 의미를 부각하며 칭찬하는데 방점이 찍혔고, 미완의 부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다루지 않았다. 그나마 미완을 강조한 것은 한겨례였다.


한겨레는 이번 합의가 “커다란 장애물을 넘어선”것인 만큼 “높이 평가하고 환영”한다면서도,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음을 강조했다. <‘삼성 백혈병’ 9년 만에 예방 옴부즈맨 설치 합의>(1/13, 12면, 노현웅 기자)에서는 교섭주체 사이의 엇갈린 반응을 소개하며 반올림 교섭단 대표 황상기 씨의 “삼성이 직업병 책임을 인정하는 공식적 사과를 하고 외부 독립기구를 통해 보상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는 발언을 보도했다. <사설/큰 고비 넘은 ‘삼성전자 백혈병’ 사태와 교훈>(1/13, 31면)에서는 “발뺌하던 삼성의 태도가 오늘 합의에 이르기까지 9년이라는 오랜 세월이 흘렀다”며 “이번 합의는 아까운 시간만 허비하며 불필요한 갈등과 비용만 물어야 했던 어리석음을 두 번 다시 되풀이해선 안 된다는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사설/삼성전자 백혈병 문제, 해결 전망은 밝아졌다>(1/13, 31면)에서 “최종 해결을 위해서는 사과와 보상 문제도 타결해야 하고, 양측의 이견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더 많은 대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의 양측 협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회사 사업장에서 일하다가 숨지거나 병을 얻은 직원과 그 가족의 고통을 최대한 인정하려는 삼성전자의 자세”라고 강조하고 “피해자와 가족”에 대해서는 “허심탄회하게 마음을 열”것을 주문했다.


경향신문과 동아일보, 한국일보는 옴부즈맨위원의 재해예방대책의 구체적 시행 양상을 소개하는데 주력하고, 보상과 사과 의제는 간단히 언급하는 수준의 보도였다. 경향신문 <삼성 직업병 예방 독립기구 ‘옴부즈만위’ 3년간 활동>(1/13, 12면, 송진식‧김지환 기자)은 이번 했다. 보상과 사과 의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지점은 조정위원회 김지형 위원장의 발언을 통해 기사 말미에 소개됐다.


동아일보도 <삼성전자 “직업병 예방 옴부즈맨위 신설”>(1/13, 13면, 김창덕 기자)에서 “보상과 사과에 대해서는 견해차가 크지만”, “예방 대책과 관련한 조정 합의가 세 주체의 완전한 동의에 의해 이뤄졌다는 것은 상당한 진전”이라며 이번 합의에 더 큰 의미를 부여했다. 한국일보 <사과‧보상 남아…삼성 ‘백혈병 사태’ 미완의 합의>(1/13, 14면, 조태성 기자)도 비슷한 보도였다. 다만, 보상과 사과에 대한 반올림 측 입장을 소개한 뒤 “충분한 사과가 이뤄졌고 배제 없는 보상을 받아들이는 것은 무리”라는 삼성전자 측 발언을 함께 담았다.


조선일보는 <삼성 ‘백혈병 포괄적 책임’ 수용…9년 갈등 풀었다>(1/13, 10면, 박순찬 기자) 보도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발생한 백혈병 등 질병 문제가 9년 가까운 진통 끝에 사실상 타결됐”음을 강조하는데 주력했다. 조선일보는 재해예방대책을 ‘핵심쟁점’으로 평가하며 이번 합의가 “우리 산업계 전체의 모범적인 선례”가 될 수 있다 평가하며 이번 사태 해결에서 삼성의 역할을 높이 샀다. 실제 조선일보는 “삼성전자가 반도체와 백혈병 발병 간에 명확한 인과관계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1000억 원이란 거액을 보상비 등으로 내놓은 것도 사태 해결에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온정주의적 태도가 아닌, 사업장 내 백혈병 발병 문제의 인과관계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그 지점에 대해 사과하라는 반올림 측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그러나 조선일보의 해당 보도에는 합의에 대한 ‘찬사’만 존재할 뿐, 반올림 측 입장을 비롯해 이번 합의 뒤에 여전히 남은 문제 소지에 대한 언급은 없다.

 

 ■ SBS, 방송7사 중 유일하게 노골적 삼성 측 입장만 강조
 방송 저녁종합뉴스에서는 보도량이 적었다. 방송에서는 11일과 12일, 보도 자체가 거의 없었다. 11일 JTBC와 YTN에서 각 1건만 보도했고, 12일에는 KBS가 단신 1건, SBS와 YTN가 각 1건을 보도했다.

 

 

 

 JTBC와 YTN 보도는 제목이나 내용에서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SBS 보도는 달랐다. SBS <삼성전자 백혈병 갈등, 9년 만에 ‘마무리’> (1/12, 9번째, 한세현 기자)는 보도 제목부터 삼성전자 백혈병 문제가 완전히 마무리 되었다고 단언했다. 보도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 일한 직원들의 백혈병 피해 문제가 9년 만에 종지부” “삼성전자와 가족대책위는 이미 지난해 9월부터 사과와 보상절차를 진행해, 신청자 153명 가운데 103명과 합의” “오늘(12일) 예방대책까지 합의해 사과와 보상, 예방대책 3가지 사안에 대해 모두 합의”라며 문제가 해소됐다는 삼성전자 측 입장만 읊었다. 심지어 사과와 보상에 더 협상이 필요하다는 반올림 측 입장을 언급하고도 “대다수 피해자 측과 합의가 이뤄진 만큼 9년 가까이 끌어오던 삼성전자 백혈병 사태는 사실상 마무리”라며 재차 ‘마무리’를 강조했다.

 

△ SBS 관련 보도 화면 갈무리

 


 KBS도 <단신/삼성전자 백혈병 예방대책 합의…옴부즈맨위 설립>(22번째)은 “백혈병 문제 해결을 위해 옴부즈맨 위원회와 건강지킴이 센터 신설 등의 내용을 담은 예방대책에 합의”라고만 짧게 전해 여전히 진전이 없는 사과와 보상 문제를 누락했다.

 

 ■ 노골적인 반올림 공격 기사까지
 여기서 더 나아가 <가대위 “보상 없었으면 마지막 대책 나왔겠나”>(문화일보, 1/12, 방승배 기자)와 <가족 볼모로 잡았던 반올림…단체 존속에만 몰두>(디지털데일리, 1/12, 이수환 기자)처럼 안건을 완전히 왜곡한 보도도 있었다.


문화일보 <가대위 “보상 없었으면 마지막 대책 나왔겠나”>는 송창호 가족대책위원회 대표를 인터뷰하여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측이 협상의 마지막 단계라고 볼 수 있는 예방대책에 합의해 놓고 사과와 보상에 대한 합의가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주장을 담았다. 보도는 송 대표의 발언을 담고, “순서상 예방대책 합의가 맨 마지막에 나온 것인데, 보상과 사과 문제를 이유로 다시 투쟁하겠다는 것은 ‘떼쓰기’와 다름없다는 설명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저간의 사정들을 살펴보면 ‘예방대책’ 합의는 “순서상 마지막”이었던 것이 아니라, 삼성이 ‘보상’과 ‘사과’에 대한 논의자체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그나마 논의가 가능했던 의제였을 뿐이다. 위 기사가 조정위 도입과 조정절차 보류, 삼성의 자체 보상절차 강행 과정에서 삼성 측과 입장을 같이 했던 송창호 가대위 대표의 발언만을 일방적으로 인용한 것은 결과적으로 삼성편들기 보도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디지털데일리 <가족 볼모로 잡았던 반올림…단체 존속에만 몰두>는 “재해예방대책은 사과, 보상과 함께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 해결을 위한 3개 의제 가운데 하나다. 가장 큰 이슈에 대한 각 주체의 합의가 이뤄지면 지난 8년간 끌어온 삼성전자 반도체 직업병 문제가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완전 타결 국면임을 강조했다. 이어 노골적으로 반올림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보도는 시종일관 ‘업계의 주장’이라면서, “반올림이 재발방지대책에 합의하기로 했음에도 계속해서 삼성을 잡고 흔드는 이유는 조정위 이후 구성되는 ‘옴브즈맨위원회’ 때문으로 풀이”, “무엇보다 반올림은 단체의 존속여부가 불투해진 상황이라 본질호도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보도는 지난해 반올림이 공익법인 설립을 골자로 하는 조정권고안을 지지하자, 다수의 언론들이 이를 ‘조직이기주의’로 매도했던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같이 한다. 당시 서울경제는 “반올림 관계자들은 그 공익법인에서 주요 보직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2015.9.7.)라고 예측했다. 한국경제는 “투쟁가들의 일자리를 만들려는 전략”(2015.10.5.)라고 진단했고, 조선일보는 “자신들을 위한 조직이기주의”(2015. 8. 8. 조선일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조정권고안의 골자였던 ‘공익법인’에 반올림이 개입할 수 있는 근거는 전혀 없었기 때문에 이런 내용은 객관적 사실이 아니다. 12일 합의된 ‘옴브즈맨위원회’도 마찬가지다. 그 구성과 운영에 반올림이 개입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디지털데일리는 여전히 아무런 근거 없는 주장으로 반올림을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끝>

 

2016년 1월 13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