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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미래창조과학부의 TV홈쇼핑 채널 연번제 방안 검토에 대한 논평(2015.10.20)
등록 2015.10.20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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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에게 황금채널 주려는 미래부의 꼼수부리기 즉각 중단하라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가 TV홈쇼핑 채널에 연번제를 실시하겠다고 나섰다. 이에 대해 미래부가 종편에 또 다른 특혜를 주려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연번제란 유사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방송 채널을 한데 모아 연속적인 채널에 배치하자는 것이다. 현재 유선방송 사업자와 IPTV 사업자들은 저가 상품을 통한 가입자 뺏기 등 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홈쇼핑 채널에 배치된 상위 번호 채널은 유선방송사업자의 가장 확실한 수입원이다. 그러다보니 대부분의 유료방송사업자들은 홈쇼핑 업체 7여 개에 20번 대 이내의 주요채널을 배정했다. 30번대 까지 포함하면 대략 10여 개의 홈쇼핑사가 배치되어 있는 셈이다.  미래부는 한 채널 건너 한 개씩 있는 20번 대 이내의 홈쇼핑 채널을 연번제로 한데 묶으면 시청자의 ‘시청권’을 보호할 수 있고 불필요한 소비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미래부의 홈쇼핑 연번제 주장이 시청자 보호를 위해서라기보다는 현재 홈쇼핑이 차지하고 있는 황금채널을 종편에 주고 싶은 속내가 깔려있다는 점이다. 종편은 탄생 때부터 이명박 정권의 전폭적인 지지를 업고 온갖 특혜를 누리면서 황금채널 과 종편 연번제 배정을 주장한 바 있다. 당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틈만 나면 종편에 황금채널을 주어야 한다고 유선방송사업자를 압박하는가하면 국정감사 답변에서도 “종편과 유선 사업자가 따로 협상하기보다 모여서 협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일괄타결 방식의 특혜 제공에 힘을 실었다. 결과적으로 종편들은 20번 대 내의 황금채널에 배정되기는 했지만 유료방송사업자들의 반발로 종편 연번제는 따내지 못했다.

 

이런 배경 속에서 최근 보수신문과 정부여당이 손발을 척척 맞춰가면서 홈쇼핑 연번제 추진을 강조하고 나섰다. 조선일보는 9월 12일 자 1면과 6면을 할애해 관련 기사를 냈고, 10월 9일까지 7건의 관련기사를 내 홈쇼핑 채널의 문제점을 비판하는데 목청을 높였다. 미래부는 9월 23일 ‘홈쇼핑산업발전을 위한 관계자 조찬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어 여당 의원들은 10월 8일과 14일 열린 미래부 국정감사에서 조선일보 주장과 유사한 문제를 지적했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8일 국정감사 답변으로 “채널 연번제를 포함한 다양한 정책 방안에 대해 현재 실무 차원에서 검토 중”, “힘 있는 사업자들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지 않도록 행정적 지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미래부가 추진하는 홈쇼핑 채널 연번제가 현실화되면 종편은 이 새를 놓치지 않고, 온갖 방법을 동원해 상위 채널에 연번제를 추진할 것이 뻔하다. 실제로 8일 국감에 나온 미래부 최재유 제2차관은 “10번대 홈쇼핑채널이 빠지면 어느 채널이 (대신)들어가야 하는데 종편도 대상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종편의 상위 채널 배정이 현실화 될 가능성을 내비쳤다.

 

우리는 현 시점에서 건강한 방송환경과 방송시장을 위해 가장 시급하고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막말, 편파․왜곡, 허위․날조를 일삼고, 약탈적 광고영업으로 방송시장을 교란해 온 종편의 패악질을 척결하는 일이라고 판단한다. 현 시점에서 그것이 방치된 채 ‘시청권’을 내세워 ‘홈쇼핑 연번제’ 따위를 운위하는 것은 사회적 흉기가 되어버린 종편에 또 하나의 무기를 쥐어주는 꼴이며 내년 총선을 앞둔 정부여당의 정치적 꼼수에 지나지 않는다.
무엇보다 채널 배정은 유료방송사업장의 고유 권한으로 ‘행정지도’를 앞세워 정권이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만약 미래부가 행정권 범위를 넘는 수준으로 임의적인 채널 조정에 나서려 한다면 이는 정부 우호세력인 종편의 경영과 영향력 증대를 통해 정치적 이득을 꾀하려는 수작에 불과하다. 특히 종편은 탄생 초기에 누렸던 갖가지 특혜를 환수해야 하는 상황이며 추가 특혜는 절대 허용해서는 안 된다. 미래부는 말로는 국민 편익을 내세우면서 속으로는 종편에 특혜주기 꼼수를 당장 중단하라. <끝>

 

 

2015년 10월 20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