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성명] SBS와 미디어크리에이트의 지역 민방 편성권 침해에 대한 전국민언련 공동 성명(2015.8.21)
방통위는 지역민방의 편성권을 침해한 SBS 등에 대한 법적조치와
함께 미디어크리에이트에 대한 재허가를 즉각 취소하라!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실이 어제(8월 2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SBS와 ㈜미디어크리에이트측(MC)이 지역민방에 대한 광고매출 최소보장을 무기로 지역민방의 편성권을 침해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이미 2012년 당시 방송사 노조 등을 통해 제기됐던 문제가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자료에 따르면 이들은 프라임타임대에 SBS 프로그램 85% 이상 편성을 의무화했을 뿐 아니라, 보도협약을 통해 사실상 릴레이시간대를 강제하였고, 이를 광고매출비율 보장과 연계하도록 명시했다. 또한 이러한 사실이 외부에 공개되는 것을 우려하여 합의문 3항에 “본 합의 사항은 SBS, 지역민방, MC의 3자 외는 비밀로 한다”고 명시하기까지 했다.
프라임타임대 85% 이상 편성의무는 사실상 지역민방의 프로그램은 해당 시간대에 편성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일 편성표를 기준으로 할 경우 최대 15%를 적용한다고 해도 불과 27분에 불과해 정상적인 프로그램 편성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주간편성표를 기준으로 할 경우에도 1시간물 기준 3개를 넘지 못한다는 점에서 이는 사실상 프라임타임대 지역방송의 편성권을 박탈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광고판매를 조건으로 한 편성권 침해 행위는 방송법(제4조 제2항 누구든지 방송편성에 관하여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어떠한 규제나 간섭도 할 수 없다)을 위반한 것으로 형사처벌의 대상이다. 미디어렙법(제15조 제1항 제1호 정당한 사유 없이 방송사업자의 방송프로그램 기획, 제작, 편성 등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 및 제6호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방송사업자 또는 광고대행자에게 부당한 계약을 강요하는 행위) 역시 광고를 매개로 방송사업자의 편성권을 침해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특히 ㈜미디어크리에이트의 경우 방송통신위원회의 재허가 조건을 위반함으로써 형사처벌과 함께 재허가취소의 사유가 됨은 명백하다.
SBS와 ㈜미디어크리에이트가 지역민방에 강제한 이번 협약은 고사위기를 겪고 있는 지역민방의 숨통을 틀어쥔 채, 지역민방을 SBS의 중계소로 전락시키겠다는 의도에 다름아니다. 방송광고판매의 공공성(공익성, 공정성, 다양성 실현)을 위해 마련된 결합판매라는 제도를 자신의 사적지배권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활용한 셈이다. 이는 민영미디어렙 도입 시 이미 예견된 일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당시 정책결정 집단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어찌됐던 이런 말도 안 되는 협약안에 서명한 지역민방 사장들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역민방의 존재이유여야 할 지역성을 포기했음은 물론, 무엇보다 편성권을 포기한 방송사는 더 이상 ‘방송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광고배분권을 틀어쥔 네트워크사의 갑질에 반할 수 없었다는 변명만으론, 방송사로서의 존립근거인 편성권 포기를 설명하기 어렵다.
더욱이 모든 것을 내놓고서라도 확보하려고 했던 최소광고배분비율에 관한 협약내용도 문제가 있긴 마찬가지다. 이번에 공개된 ‘SBS 네트워크 광고합의서'에 따르면 지역민방에 대한 ㈜미디어크리에이트의 광고매출 목표는 직전 5년간 매출액의 연도별 합계 평균액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특히 지역민방 매출총액이 당해연도 매출목표의 97%를 미달할 경우 재협의를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최대치인 97%를 적용한다고 해도 지역민방의 광고점유율은 매년 하락할 수밖에 없다. 지역민방 노조의 분석에 따르면 1년 후 3%를 시작으로 10년 후 10.8%까지 그 비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번 협약서 논란은 이미 민영미디어렙 출범 당시 예견된 일이다. 민영미디어렙의 등장이 초래할 핵심적인 우려가 이와 같은 방송공공성의 훼손이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산업논리에 휘말려 훼손되는 방송의 공공성을 보호하고 강화하는 데 앞장서야 할 방송통신위원회가 제 사명을 망각하고 오히려 공공성 훼손의 주역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상파방송의 몰락과 다매체환경에서의 공공성 훼손은 ‘나몰랑’인 채, 정권의 방송 길들이기에는 두 팔 걷고 나선다는 비판이 그것이다.
2012년 국정감사에서 지역민방 편성권 침해에 대한 질의(최민희의원)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는 “지역민방의 편성권을 침해하는 편성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되면, 관련 법률 위반 여부 확인 및 필요시 행정조치 추진” 입장을 밝힌바 있다. 이제라도 방송통신위원회는 법이 부여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명백한 증거가 공개된 이상, 스스로 약속한대로 SBS 등에 대한 형사고발과 함께 ㈜미디어크리에이트에 대한 재허가 취소 등 법적, 행정적 조치를 다해야 한다.
우리는 이번 지역민방에 대한 편성권 침해문제를 방송통신위원회가 어떻게 처리하는지 두 눈 크게 뜨고 지켜볼 것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법대로만 처리하라. 만일 이번에도 방송통신위원회가 자신의 법적 책무를 외면한다면, 직무유기에 따른 법적, 국민적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SBS는 지역민방의 편성권과 지역성을 부정하는 편성 및 보도관련 협약을 즉각 파기하고, 새로운 협약서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 지역을 부정하는 SBS를 지역시청자들은 더 이상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끝>
2015년 8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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