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논평] 방심위, 일베 관련 솜방망이 처벌 더 이상 안된다(2015.8.3.)
SBS <8뉴스>의 일베 이미지 화면 방송 사고에 대한 논평
방심위, 일베 관련 솜방망이 처벌 더 이상 안된다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 이미지가 또 다시 방송에 등장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것도 SBS이다. 지난 7월 30일 SBS <8뉴스>에서 보도한 <헌재 “선거운동 기간 인터넷 실명제 합헌”>의 자료화면으로 헌법재판소의 정식 로고가 아닌 일베 이미지로 재구성된 로고가 방송된 것이다.
일베는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들을 조롱하고, 광주민주화 운동을 폭동으로 폄하하는 등 인권유린과 민주주의 부정을 일삼는 사이트다. 특히 특정 지역과 성(性)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는 등 반사회적이고 비윤리적인 글을 반복적으로 게재하고 있다. 이들은 일베를 상징하는 손가락 표식이나 일베 관련 이미지를 올리면서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는데, 이것은 사회 곳곳에 일베 회원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리는 일종의 과시행위다. 문제는 이들이 만든 일베 인증 이미지와 음원이 인터넷사이트를 넘어 방송에 자주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그 횟수와 방법이 다양해졌다는 점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의 심의 결과를 보면 2013년 8월부터 2015년 6월 말까지 6월까지 총 17건의 일베 관련 방송 사고에 대해 권고 8건, 주의 8건, 관계자 징계 1건을 내린 바 있다. 방심위로부터 조치를 받은 것이 이 정도이고, 이 기간에 인터넷에서는 논란이 되었으나 민원에 접수되지 않은 사안도 3건 이상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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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
MBC |
SBS |
TV조선 |
채널A |
MBN |
YTN |
계 |
권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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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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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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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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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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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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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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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자 징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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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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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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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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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베 관련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 결과 (2013년 8월~2015년 6월)
처음 이런 방송사고가 나왔을 때는 시청자나 방송사나 방심위나 모두 ‘실수’라는 점을 감안했다. 일베가 워낙 정교한 고품질의 이미지 파일을 만들어 인터넷에 올리기 때문에 급하게 방송을 제작하는 방송사나 외주제작사의 실무자들이 인터넷 서핑으로 이미지나 음원을 다운받는 과정에서 이런 실수를 빚는 것이라는 변명이 설득력이 있었다. 그러나 현재 방심위의 심의와 제재조치를 받은 일베 방송사고만 해도 무려 17건이나 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으니, 이제 방심위는 일베 이미지와 음원 관련 방송 사고에 대해서 기존의 대응을 넘어선 강력한 사회적 경고조치가 내려져야만 할 당위성이 존재한다는 판단이다.
우리는 먼저 방심위의 강력한 일베 관련 대응이 필요하다고 본다. 가장 최근의 일베 관련 방송 사고는 지난 5월 24일 SBS <8뉴스>에서 故노무현 전 대통령의 음성 등을 짜깁기한 일베 음원이 방송된 것이었다. SBS는 다음날 뉴스에서 30여 초간 사과방송을 했고 국장급 이하 3명에 대한 감봉 처분이라는 자체 징계를 내렸다. 방심위는 6월 25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이 사안을 논의했다. 회의록을 보면 일베 관련 사고에 대한 심의위원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장낙인 상임위원은 SBS가 “의견진술 올 때마다 시스템을 고쳐서 시정하겠다고 여러 번 이야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방송이 나갔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런 방송사고가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 SBS 자체에서 징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그보다 아래의 제재수위를 제시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서 ‘해당 방송프로그램의 관계자에 대한 징계’ 의견을 냈”다. 그러나 김성묵 부위원장은 “SBS 입장에서는 상당히 억울한 측면이 분명히 있어 보이며 사과의 진정성도 보이며, 자체 징계를 통해 스스로에게 경각심을 주는 부분도 있어 보이”지만 이런 방송사고가 “누적된 사안이며 사회적 파장 등을 감안해 법정제재 중에서는 제재수위가 약한 ‘주의’ 의견”을 낸다고 설명했다. 이날 6명의 방심위원이 ‘주의’ 의견을 내서 SBS <8뉴스>는 ‘주의’ 조치를 받았다.
이처럼 대다수 방심위원이 SBS의 자정 노력과 의지를 믿고 법정제재 중 가장 낮은 수위의 징계를 내린 결과가 무엇인가. 불과 두 달 만에 똑같은 뉴스에서 똑같은 유형의 사고가 났다. 우리는 방심위가 지금과 같은 제재로는 방송사의 실효성 있는 재발방지 조치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는 점을 인정하고, 보다 강력한 제재를 취해야 한다고 본다. 만약 앞으로도 솜방망이 제재만 내린다면 시청자는 방심위가 일베 방송 사고를 막을 의지가 없는 것으로 이해할 것이다.
한편 우리는 SBS의 안이한 태도를 규탄한다. SBS는 현재 가장 많은 일베 방송 사고를 냈다. <8뉴스>만 4번째이고, <런닝맨>과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서도 각각 한차례씩 있었다. SBS는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고의성이 없는 담당자의 실수임을 강조하며 사과했고 재발방지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번번이 약속은 허언이 되었다. 이제 SBS의 ‘일베’ 이미지 및 음원 사용 사고는 실수와 우연으로 설명할 단계를 넘어섰다. 심지어 SBS 내부에 방송을 일베 부각의 도구로 오․남용하고 있는 자가 존재한다는 의심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SBS에게 경고한다. 더 이상 안이한 태도로는 이번 사고를 막을 수 없다. 입에 발린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 아닌 강한 의지를 갖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구하라. 만약 또 다시 이와 같은 방송 사고가 발생한다면, SBS에 대한 시청자의 불신과 분노는 회복하기 어려울 것임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끝>
2015년 8월 3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