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언련 포커스] 민언련이 걸어온 길을 톺아보고, 가야할 길을 짚어보다
등록 2015.01.22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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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포커스 | 신년 특집 좌담회

민언련이 걸어온 길을 톺아보고, 가야할 길을 짚어보다



김언경 사무처장



민언련 교육관에서 1월 13일(화) 저녁 8시부터 열린 좌담회 전경


<편집자 주> 2015년은 민언련이 서른을 넘어서 완숙한 성년으로 성장해야 할 해입니다. 「날자꾸나 민언련」은 서른을 넘은 민언련이 나아가야 할 길을 짚어보는 신년 좌담회를 마련했습니다. 좌담에는 고승우 이사장, 이완기 상임대표, 박석운 공동대표, 김서중 정책위원장, 조민혁 방송모니터위원회 위원장이 함께했습니다. 김언경 사무처장이 진행하고 윤예린 활동가가 대담을 정리하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민주화를 이루는 큰 동력 된 언협, 시민언론운동으로 한 길을 걸어온 민언련


김언경 민언련이 지나온 길에 대한 평가로 좌담을 시작하겠습니다. 30주년 기념사업이나 기념식 등을 평가하셔도 좋습니다.


이완기 민언련은 엄혹한 독재정권 시절인 1984년 창립되어 민주언론의 기치를 내세우고 지난 30년 동안 많은 일을 해왔습니다. 기관지 『말』을 창간하여 국민에게 정론의 길을 보여주었고, 언론 장악 실태인 ‘보도지침’을 폭로했죠. 언협 시절에는 88년 한겨레신문 창간까지 민주화를 위한 동력으로서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고 평가합니다. 87년 민주화 이후에도 민언련은 언론개혁을 위한 시민의 참여를 이끌어왔고 언론을 감시·비판하고, 선거보도감시운동 등을 통해서 공정언론을 촉구하는 한길을 걸어왔습니다. 이 시기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는 칭찬도 있고 비판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언론시민운동을 이어왔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저는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박석운 민언련은 창립 초기에는 『말』이라는 독립적 대안 언론매체를 발간하고 배포하는 “운동”을 하는 단체와 또 한편으로는 민주화운동 단체로서의 성격이 있었지요. 87년 민주항쟁 이후 한겨레신문이 창간되고 또 각 언론사에 노조가 설립되면서 언론민주화 운동에 나서게 되면서, 독립적 언론매체 발간사업이나 언론 현장의 민주화 과제 이외에도 새로운 영역으로 시민언론운동이 시작되었는데, 민언련은 이 부분을 의미 있게 수행해 왔다고 봅니다. 민언련이 30주년 행사를 준비하면서 그동안 언론운동을 함께 해온 분들을 찾아내고 그분들과의 네트워크를 복원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것은 분명 의미가 있고, 앞으로 이 네트워크를 활성화 시켜서 새로운 활동의 기반으로 만드는 것이 주요한 과제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놓쳤던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선배님은 저에게 “민언련 30주년 기념식에 민주, 시민, 재야 세력들이 그득하게 와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아쉬웠다”는 말을 하셨습니다. 민언련이 30주년 행사를 준비하면서 언론민주화 쪽으로만 방점을 찍고 사회민주화 측면을 소홀하게 보지 않았나 하는 반성이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언론민주화는 사회민주화와 쌍두마차처럼 같이 갑니다. 현 박근혜 정권의 광란의 역주행을 막는 데 언론을 바로세우는 것이 결정적인 조건이 되지만, 한편으로는 언론 바로 세우기에는 사회민주화 실현이 맞물려 있는 과제입니다. 그런 점에서 언론민주화 운동은 사회민주화 운동과 연동되는 방식으로 추진해 가야 함을 잊지 말고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서중 평가에서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민언련은 90년대 들어 시민언론운동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선거보도감시연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언론운동 단체들이 그때 연대에 같이 참여하면서 많이 확산되고 생겨났습니다. 민언련 활동가 출신 언론 운동가가 많다는 것을 봐도 그렇고요. 자화자찬일지는 모르겠지만, 민언련이 언론운동에 있어 맏형인 셈이고, 그 역할을 앞으로 더욱 잘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책임감을 갖고 복원된 네트워크로 제대로 된 활동을 해야 합니다.


조민혁 저는 민언련 활동을 한 지 5년밖에 안 되었습니다. 이번에 30주년 행사를 보면서 굉장한 시민단체라는 것을 새삼 느꼈고 자부심이 커졌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어르신들과 비교하면 젊은이들이 별로 없다는 점에서 걱정도 되었습니다. 어렵게 이어온 30년, 앞으로도 잘 되었으면 합니다.


김언경 조민혁 회원은 젊은이가 부족했다는 죄송함을 이야기했지만, 사실 요즘 대부분의 단체가 젊은 피 수혈을 어려워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30주년 행사에서 실제 일꾼 노릇을 한 신문·방송분과와 노래패 회원들이 있어 든든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민언련이 회원모임과 언론학교 등을 경험한 많은 ‘깨어있는 시민’을 배출한 것도 민언련의 큰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고승우 30년 전에는 민언련이 대중의 매개체 역할을 제대로 했습니다. 대안매체인 『말』은 당시 매우 신선했기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민언련의 영향력은 언협 시절에 비해 약합니다. 보수·수구와 대안 진보언론의 비중이 9:1인 상황이기도 합니다. SNS 시대에 사회운동이 다각화, 전문화되는 상황에서 민언련이 어떻게 대중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키워나갈지 보다 구체적으로 고민해야 할 지점입니다.



연대 강화, 새로운 언론운동 모색, 언론소비자와 소통 노력 필요

김언경 30년에 대한 소회는 이 정도로 마무리하고요. 이제 올해를 전환점으로 해서 앞으로 민언련은 어떤 점에 중점을 두어야 할지 이야기주세요.


김서중 박 대표님 말씀처럼 민언련은 언론운동 단체만이 아니라 민중운동, 민주화운동 단체와 연대해왔는데 최근 십여 년을 놓고 보면, 우리가 너무 언론운동 쪽에 매몰되고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제반 사회단체들과 연대해서 이 난국을 돌파하자는 전망과 넓은 시야를 가지고 언론운동을 해 나갔으면 합니다. 또한, 아무리 우리가 언론 개혁에 대해 바람직한 제안을 해도 지금 정부는 수용할 정부가 아니기 때문에 민주언론을 실현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언론운동 관점에서 보아도 우리 사회가 제대로 나아가기 위해 정권 교체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필요한 정권교체를 실천할 주체는 시민인데, 그들이 현 정권의 문제점, 변화의 필요성, 정권 교체의 중요성 등을 잘 모르고 있습니다. 따라서 문제가 있는 언론을 비판하고 감시하는 것뿐 아니라 좋은 언론, 좋은 정보를 널리 알리는 것이 또 하나의 중요한 언론운동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고승우 언론운동의 방향을 이야기하려면 우선 현 사회의 특성을 이야기할 필요가 있겠네요. ‘21세기 자본주의 시대는 자본 독재 시대다’라는 학자들의 관점이 있습니다. 기존 미국의 80년대에는 정치·자본·언론이 권력의 삼각 공생 관계였다면, 지금은 자본·정치·언론 순으로 수직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봅니다. 우리 사회도 지금 진보적이고 경제·정치 민주화를 지향하는 신생매체가 자라기 힘든 상황인데요. 단적으로 볼 때 인터넷 여론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네이버에 가입하지 않고는 신생매체가 창간 또는 지속적 생존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네이버와 기사 제휴를 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주류 언론 수준의 자본력이 필요합니다. 한국이 정보 강국이라고 하나 SNS 시대적 특성을 활용한 신생 미디어가 창간되지 않습니다. 독재정권 시절에는 정치권력이 언론을 통제했지만, 지금은 자본이 그것을 하는 형국입니다. 언론운동과 대안언론이 이런 상황 속에서 어떻게 대중과 소통하고 발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전략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완기 언론운동을 한다는 것은 결국 답보 상태의 잘못된 언론환경을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봅니다. 두 가지 요인에서 변화해야 하는데요, 언론 공급자의 환경과 소비자의 환경이 있지요. 저는 이 두 가지 환경 모두에서 변화가 일어나도록 하는 운동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동안 민언련은 정부의 산업화에 경도된 언론정책을 비롯해서, 낙하산 사장, 언론계 내부의 잘못된 인사, 기존 언론들이 만들어내는 정권 친화적이고 갈등 중심적 메시지 등에 대해 성명서, 기자회견, 집회, 시위 등을 통해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해 왔습니다. 이런 것이 바로 언론 공급자 중심의 운동이었지요. 하지만 대중을 대상으로 언론의 잘못된 현실, 언론을 보는 시각을 일깨워주고 대중이 언론에 대해 비판적 안목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언론 소비자 중심의 언론운동은 매우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민언련은 92년부터 언론학교와 글쓰기강좌 등을 통해 대중에게 언론 상황 알리기를 해왔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런저런 단체나 매체에서도 인문학 강좌가 늘어나는 시대적 변화 속에서 민언련 언론학교에 참여하는 시민 수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저는 이럴 때일수록 민언련이 소비자 중심의 언론운동에 보다 방점을 찍어야 하고, 대중적으로 언론문제를 알려 나가기 위해 고심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2015년에 민언련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중요합니다. 물론 지금까지 해 온 언론 공급자에 대한 비판과 잘못된 언론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은 지속하여야 합니다. 거기에 더해 소비자 차원의 운동 메시지가 확산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민언련이 제기하고 있는 언론의 문제점들을 언론 소비자들인 대중에게 알리는 선전 전략과 방식에 대한 깊은 고민이 절실하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SNS 등 새로운 미디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 심도 깊고 실천적인 방법을 고안해야 할 것입니다.

박석운 언론환경이 최근 들어서 굉장히 나빠졌지요. 실제로 거의 87년 이후로 가장 나쁜 상황입니다. 엄청나게 기울어진 운동장, 사실상 95:5 수준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특히 공영방송이 중요한데, 그나마 KBS는 길환영 사장 퇴진 투쟁을 통해 일차적으로 숨통이 트인 측면이 있지만, MBC는 저널리즘의 질식상태로 사실상 에어포켓도 없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저는 올해 MBC를 중심으로 공영방송이 공정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집중하는 전통적 언론운동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것과 동시에 집중적으로 고민하고 모색되어야 할 영역이 바로 뉴미디어 운동 혹은 시민 참여형 플랫폼 개발과 시민언론운동입니다. SNS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굉장히 부족합니다. 김 교수님이 정책위에서 제안하신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 구축에 대한 실천적 차원에서의 고민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시민언론 플랫폼 수준을 넘어서 시민정치 플랫폼 추진운동 등과도 연동해서 전체 사회 차원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의 “무브온” 운동이나 영국의 “시민플랫폼” 운동 등 외국의 시민정치 플랫폼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제 시민의 정치참여 플랫폼 구축운동과 시민언론 플랫폼 구축운동이 상승작용을 일으킬 수 있도록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왕에 발휘되고 있는 다양한 국민들의 표현의 욕구가 제대로 표출되고 모아질 수 있는 방향으로 대담한 상상력을 발휘해서 개척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완기 박 대표가 말씀한 대로 새로운 언론에서 진보의 진흥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문제는 그런 언론 즉, 뉴스타파, 오마이뉴스, 미디어오늘, 프레시안 등의 대안언론들이 새로운 미디어를 기반으로 언론시장을 선점했지만, 지금은 수구적 인식을 가진 쪽에서도 뉴미디어를 활용한 언론들을 많이 만들었다는 것이죠. 저는 언론 현실을 간단하게 진보와 보수로 구분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하지만, 편하게 그렇게 나눈다고 했을 때, 그런 언론시장 역시 진보와 보수로 갈라져 치열한 경쟁적 상황에 있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진영의 골이 깊어지고 더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진보와 보수의 각 영역은 서로 자기들끼리만 소통합니다. 진보는 진보대로 보수는 보수대로 자신들의 진영 속에서 자기들끼리만 소통하고 그 속에서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진영의 논리는 전쟁터 논리입니다. 옳고 그름은 아무 의미도 없습니다. 오로지 네 편과 내 편만 존재합니다. 아무리 올바른 의견과 주장이라도 내 편이 아니면 공격의 대상입니다. 물론 이런 현상은 보수 쪽이 더 심합니다. 이런 언론의 현실을 건강한 저널리즘으로 이끌려면 먼저 진영논리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대중적 지지를 받는 작업이 될 수 있습니다. 그것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을 해야 합니다.


박석운 진영논리 극복은 동의하지만 분석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조중동 보수언론, 공작언론의 문제는 구분해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조중동과 종편 등 기존의 보수언론 외에도 새로이 이른바 “공작 언론”이 많이 등장했습니다. 공작기관과 연동해서 다양한 여론조작과 여론왜곡 공작 기능을 수행하는 새로운 매체들이 굉장히 많이 생겨났습니다. 그런 점에서 대안매체나 SNS에서 이들 공작언론의 확산과 전파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대책이 필요합니다. 그쪽과 저널리즘을 논하는 것 자체가 부질없는 일이니까요.

이완기 박 대표님 말씀에 동의하면서, 우리 스스로는 진영이 아니라고 여기고 그들이 우리에게 씌어놓은 진영에서 벗어나고 싶어도, 저쪽에서 우리를 그렇게 진영논리로 보고 느끼고 있으니, 그것을 뚫을 수도 저들을 이해시킬 수도 설명할 수도 없다는 것이죠. 그쪽에서 진영의 담을 쌓고 우리를 바라보니까요. 그것을 풀 수 있는 작업, 느끼게 할 수 있는 전략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김서중 이 대표님 말씀에 논리적으로 공감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것은, 대안언론이 진보진영을 대변하는지 여부가 아니라 언론 본연의 건강한 저널리즘을 수행하는지, 진실을 전달하는 언론인지 아닌지로 판단해야 하고, 지금 대안언론이 그런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말로 강조하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끊임없이 이쪽 언론이 생산하는 콘텐츠를 경험하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지금의 대안언론과 장악된 기존 언론 사이에는 분명 저널리즘의 질적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저는 좋은 언론을 SNS나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지인에게 보라고 권하는 작업이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고승우 한국은 자본과 정치권력이 미국, 서구의 특성을 갖는 동시에 국가보안법까지 존재해 정상적 판단과 자유를 갖기 힘듭니다. 진보와 보수의 한국적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하는 국가보안법 철폐가 필요합니다. 반세기 이상 국보법이 지배하면서 외부의 언론 통제, 자기 검열이 일상화되어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 민언련이 근본적 물음을 제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민언련 회원 배가사업도 절실, 회원 참여율 높이고 사무처 안정화에도 주력하길


조민혁 대중화에 있어, 진영논리를 떠나서, ‘요즘 시민단체에 시민이 어디 있나. 다 자기들끼리 하는 거 아니냐’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런 말을 들을 때, 민언련에 애정을 느끼는 저로서는 기분이 안 좋습니다. 그렇지만 일면 수긍하는 점도 있습니다. 민언련도 보다 시민 친화적인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김서중 꼭 다룰 수밖에 없는 것이 회원 문제입니다. 최근 대학생들의 민언련 참여가 과거보다 부진하다고 들었습니다. 이에 대해서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회원들의 참여 기회를 열어주는 점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시민단체 중 천 몇백 명의 회원을 가진 시민단체가 많지 않지요. 이는 민언련 30년을 평가할 때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원은 민언련의 가장 큰 힘입니다. 그들에게 민언련이 심리적으로 어떤 보상을 해주고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한 예를 들어 예전에 인천 YMCA에서는 활동 관련 인터뷰 요청이 오면 간사가 아니라 회원들에게 기회를 줬다고 하더군요. 회원들이 민언련을 위해서 뭔가 실질적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도록 하는 회원 참여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회원들은 다양한 수위에서 민언련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회비만 내줘도 고마운데, 활동을 권하기 어려운 상황도 있습니다. 이때 회원들이 각자 SNS를 통해서 민언련의 정보를 알리고, 친구들에게 알리는 활동 등 회원들이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언론운동에 이바지할 방법을 논의해 봅시다.


박석운 기존 회원의 참여방안을 높이는 일도 물론 중요하고요. 저는 민언련이 회원을 늘리는 문제도 굉장히 중요한 과제라고 봅니다. 천 몇백 명이 회비를 내는 몇 안 되는 시민단체 중 하나임이 자랑스럽지만, 아직은 부족하다는 것이죠. 언론감시를 더 많이 하고 또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손이 많이 필요한데, 현재 민언련에는 실무력과 집행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이를 확충하기 위해서는 인력과 재정이 필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활동가 인력의 육성·훈련 과정이 고도화·체계화되어야 하고, 또한 재원을 적극적으로 확보할 방안을 만들어야 된다고 봅니다. 30주년 행사로 복원된 네트워크를 통해 적극적 회원 모집 활동을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재정적 뒷받침이 되어 인력을 확충하고 인력확충을 통해 언론 감시가 더 잘 되고 다시 회원 참여가 증가하는 선순환이 되도록 말이지요.


고승우 오늘날 사회운동은 독재정권 시절과는 다릅니다. 요즘은 사회운동도 하나의 상품의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회운동을 강요하거나, 당위성으로 감동을 줘서 수용하게 하는 것은 이제 어렵습니다. 한마디로 잘 홍보하고 소통하고 설득하지 않는 사회운동은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독재사회에서는 탄압받는 사람들이 사회운동을 하지만, 오늘날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참여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사회운동에 재정적 안정성 확보도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박 대표님 말씀대로 회원들이 더욱 많이 후원하고 동참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김언경 네 오늘 참 좋은 말씀을 많이 들었는데요. 사무처장으로서 올해 당장의 과제는 일단 민언련의 핵심인 신문·방송모니터위원회를 보다 활성화시키는 것입니다. 그리고 노래패처럼 회원들이 좋아할 만한 동아리 형태의 분과도 더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있습니다. 아무튼, 민언련에 사람이 많이 오갈 수 있게, 활기찬 민언련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언론 모니터에 중점을 둘 생각입니다만, 긴 글을 쓰는 형태뿐 아니라 카드뉴스, 팟캐스트 등 시민들에게 호소력 있게 다가설 방법을 고민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지금 사무처 활동가가 더욱 비전을 갖고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회원배가사업이 가장 필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