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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연대 성명] 씨앤앰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한다
등록 2014.11.17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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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앤앰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한다

- MBK 투기자본의 먹튀 행각 미래부가 책임져야 한다 -



두 명의 노동자가 칼바람이 부는 추위 속에 20미터 높이의 전광판에 올랐다. 강성덕, 임정균씨. 이들은 케이블방송 씨앤앰의 노동자이다. 두 노동자는 “109명의 해고자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내려오지 않겠다”며 12일 새벽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벌써 엿새째가 흘러가고 있다.


누가 이들을 그 높은 곳으로 올라가도록 만들었을까. 지난 7월 케이블방송 씨앤앰의 하도급업체들은 동시다발적으로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그 과정에서 무려 109명의 노동자가 일터에서 쫓겨났다. 케이블 업계 3위인 씨앤앰은 지난해 영업이익 1349억, 당기순이익 755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에게 돌아온 건 더욱 극심한 쥐어짜기와 노조탄압뿐이었다. 씨앤앰은 하도급업체 노동자들에게 20% 임금삭감을 요구했고, 고용승계 약속도 내팽개쳤다. 이에 씨앤앰 노동자들은 ‘해고자 복직’, ‘고용보장’을 요구하며 노숙농성을 시작했다. 여름에 시작된 노숙투쟁이 겨울의 문턱까지 넉 달이 넘게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원청인 씨앤앰은 대주주(MBK파트너스) 핑계를 대며 사태를 방치하고 있다.


씨앤앰 사태의 핵심원인은 투기자본의 먹튀 행각에 있다. 사모펀드운용사인 MBK 파트너스는 2007년 맥쿼리와 손을 잡고 국민유선방송투자라는 회사를 설립해 씨앤앰의 최대주주가 됐다. 대주주가 된 후 MBK 파트너스는 전형적인 투기자본의 행태를 벌였다. 인수자금부터 문제였다. 인수자금의 70%가 차입금으로 이뤄졌다. 씨앤앰의 영업이익은 대부분 대주주의 빚을 갚는 데 빠져나갔다. 2009년부터 5년간 발생한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2557억원)이 이자비용으로 소모됐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의 약 80%가 배당금으로 지급됐다. 노동자의 피를 빨아 자본의 배를 불린 것이다. MBK 파트너스 등 씨앤앰 주요주주들이 대출 빚을 갚고 배당금 잔치를 벌이는 동안 씨앤앰 노동자들은 비정규직으로, 길거리로 내몰렸다.


MBK 파트너스는 이제 더 비싼 값에 씨앤앰을 팔기 위해 노동자들을 또 쥐어짜고 있다. MBK와 맥쿼리는 해당 펀드의 만기(2015년)가 도래해 씨앤앰 지분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다. ‘먹튀’를 할 때가 온 것이다. 그런데 케이블시장의 전망이 어두워 제 값을 받기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MBK의 목표는 매각가를 최대치로 끌어올려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노조파괴와 구조조정은 투기자본이 매각을 앞두고 사용하는 전형적인 수법이다. 투기 실패에 따른 손실을 고스란히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는 것이다.


이런 더러운 먹튀 행각은 투기행위를 본업으로 하는 사모펀드에 방송사업권을 허가해줄 때부터 예고된 일이었다. 정부에게 큰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공공성과 공익성을 최고의 가치로 삼아야 하는 방송시장을 투기자본이 장악하도록 방치한 데 책임을 져야 한다. 미래부가 직접 나서야 한다. 수도권 최대 케이블방송사업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공공성 훼손 사태를 계속 방치하는 것은 직무유기다. 


씨앤앰 비정규직 조합원들은 열악한 노동환경을 극복하며 시청자를 위해 성실히 일해 온 노동자들이다. 왜 아무런 죄 없는 이들이 정부의 정책실패와 자본의 투기손실에 따른 책임과 고통을 뒤집어써야 한단 말인가? 왜 그들이 이 추운 겨울 도심 한복판에서 노숙투쟁을 벌이고, 난간도 없는 전광판 위로 올라가야 한단 말인가? MBK와 맥쿼리는 대량 해고를 철회하고 노조파괴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 미래부는 당장 책임 있는 자세로 사태해결에 나서라! 언론개혁시민연대(대표 전규찬)는 씨앤앰 노동자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하며 해고된 노동자들이 제 일자리로 돌아가는 순간까지 연대해 싸울 것이다.  투기자본이 방송의 공공성을 훼손하는 사태가 더는 재발하지 않도록 미래부와 씨앤앰, MBK 파트너스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다. 

 

  

2014년 11월 17일

언론개혁시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