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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MBC 되찾기’는 바로 지금 시작해야 (김언경)
등록 2014.09.17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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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철저하게 망가진 불량방송 MBC <뉴스데스크>

공영방송 ‘MBC 되찾기’는 바로 지금 시작해야 



김언경(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공영방송 MBC의 변질과 수준 하락, 경영진의 패륜 행위가 심각한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세월호 이후 MBC 경영진의 패륜 행위는 일일이 거론하기도 힘들 정도로 많았다. 참사 당일 보상금 운운한 반인륜적 행태를 보였는가 하면, 유가족의 조급증이 잠수부의 죽음을 불러온 것이란 식의 몰상식한 소리를 한 것은 이제 옛날 일이 되어버렸다.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집요한 묵살과 편파보도


MBC는 세월호 특별법을 외면하거나, 편파적으로 왜곡 보도하는 등 노골적인 제정 방훼 행위를 해왔다. 첫 번째 방법은 묵살이다. MBC는 가족대책위가 진상규명위에 왜 수사․기소권을 요구하는지, 여야 합의안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왜 국민들이 이를 비판하고 유가족 단식에 동조하는지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 유가족들이 단식농성을 시작했을 때, MBC는 참재첩 풍년 소식과 오리알 부화소식 등을 전하면서 유가족은 철저히 외면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의 ‘막말’도 보도하지 않았다. 주호영 홍문종 의원의 ‘교통사고론’, 김태흠 의원의 ‘유가족 노숙자’ 발언에 대해서는 비판 없이 전달하거나 침묵하였다. 안홍준 의원의 “제대로 단식을 하면 그 시간 견딜 수 있어?” 발언은 아예 전하지 않았다. 


이처럼 전해야 할 내용은 전하지 않은 MBC는 ‘단원고 학생들 지원법’ 통과 소식은 불쑥 보도했다. 또한 심재철 세월호 국조특위 위원장이 올렸던 유언비어에 가까운 카톡 글을 자막처리까지 해서 열심히 ‘퍼 나르는’ 행태를 보였다. 교황과 유민아빠의 만남을 다루긴 했지만 다른 보도에 살짝 한마디 끼워 넣어 보도했고, 그마저도 유민아빠 발언의 핵심은 뚝 잘라 버리는 교묘한 편집을 했다. 단식투쟁을 이어갔던 유민아빠에 대해 “아빠의 자격 논란”을 알아보겠다며 이혼, 보험금, 금속노조원 논란 등 루머를 보도했다. 


광화문광장 ‘불법 농성’만을 부각하며 조선일보 프레임 그대로 베껴


9월에는 ‘식물 국회’ 운운하면서 세월호 특별법이 민생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우겼고,  추석 연휴 기간에 세월호 유가족의 참담한 추석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그러더니 <집중취재/광화문광장 ‘불법 농성’>(9/11, 장성호 기자)에서 불쑥 광화문 농성장이 “천막농성이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농성으로 드러났다”고 힘줘 보도했다. 


그러나 경향신문 <서울시 “광화문광장 천막 농성은 이미 합의 끝난 부분”>(9/11, 심진용 기자)을 보면 서울시는 광화문 광장에 대해 가족들과 합의하에 진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보도는 “광화문광장 관리책임을 맡고 있는 서울시 역사도심관리과의 한 관계자”가 “지난 7월14일 광화문광장에 유가족 측 농성천막이 처음 설치될 때 사전 허가가 없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사안의 특수성을 감안했다”, “광장 사용료와 허가 없이 천막을 설치한 데 대한 변상금까지 농성이 끝나면 일괄 납부받기로 이미 얘기가 됐다”고 밝혔다. 정황이 이러한데도 MBC는 단순하게 ‘불법’이라는 점만을 강조하면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 전체를 불법으로 느끼게 했다. 


특히 이 보도는 당일 오전 발행된 조선일보 <세월호 유족 위한 광화문광장 천막, 불법 시위단체 농성장 됐다>(9/11)의 보도 프레임을 그대로 차용한 것이었다. 이는 최근에 MBC보도가 종편채널인 TV조선이나 채널A와 별반 차별되지 않는 형태를 보이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 


MBC 뉴스, 국민들이 보게 내버려둬도 될까? 


지금 MBC는 공영방송의 품격이나 공정성을 논하는 것 자체가 사치이다. MBC 뉴스와 시사프로그램이 이처럼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데도 노조가 거의 항거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시민사회의 비판도 크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사정은 있다. 2012년 공정방송 요구 파업 이후, MBC 경영진은 노조를 손보겠다는 독기로 징계의 칼날을 휘둘렀다. 게다가 김재철의 수하인 안광한 사장이 들어선 뒤에는 노조탄압과 양심적 언론인에 대한 보복이 가히 숙청 수준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위축되고 와해된 MBC 노조는 지금 제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더 이상 좌시할 수도 없다. 심각하게 변질된 <뉴스데스크>가 지상파로 전국 방방곡곡에 송출되는 것 자체가 공해이기 때문이다. MBC 내부가 먼저 나설 수 없다면, 이번에는 국민이 먼저 강하게 비판의 물꼬를 터줘야 한다. 방송사를 대통령께 상납한 경영진으로부터 MBC를 되찾아오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을 시작해야 한다. ‘공영방송 MBC’는 이대로 포기할 수 없는 국민 모두의 소중한 자산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