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언론연대 논평] ‘청와대 낙하산’ 이인호 이사장, 절대불가다!‘청와대 낙하산’ 이인호 이사장, 절대불가다!
- 박근혜 정권은 KBS 장악을 중단하라 -
박근혜 정권의 KBS 장악 시도가 다시 시작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늘(1일) 긴급회의를 열어 이길영 이사장의 후임으로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를 추천했다. 이 교수는 <TV조선>에 출연해 “(문창극) 강연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며 문창극 전 총리후보자를 적극 두둔했던 인물이다. 이 교수는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에 포함된 이명세 씨의 손녀로, 박효종 방송통신심의위원장과 함께 ‘뉴라이트 교과서’ 편찬을 주도했던 인사이기도 하다. 언론연대는 이인호 씨를 절대불가의 부적격 인사로 규정하며, 방통위가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
이인호 씨는 누가 봐도 명백한 청와대 낙하산이다. 임기를 1년이나 남긴 이길영 이사장이 돌연 사퇴한 것부터 석연치 않았다. 그간의 행적으로 볼 때 이 씨가 스스로 이사장직을 내놓았을 리 만무하다. 각종 비리의혹과 학력위조 논란에도 꿋꿋이 버티던 이길영 씨가 아니던가. 이길영 씨가 돌연 사퇴하자 최성준 방통위원장이 재빠르게 움직였다. 최 위원장은 28일 긴급 간담회를 열어 이인호 씨를 추천하더니, 오늘 예정에 없던 전체회의를 소집해 추천을 밀어붙였다. 사전 기획이나 지시가 없이는 설명할 수 없는 일사불란한 움직임을 보였다.
청와대가 낙점한 이인호 씨는 두말할 나위가 없는 부적격인사이다. 이 씨는 문창극 후보자를 두둔하는 걸 넘어 적극적으로 칭송했던 인물이다. 온 국민을 분노케 한 문 후보자의 강연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고 하니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그는 “이승만 대통령은 공이 90이고, 과는 10정도”라고 평가한다. 나아가 “공산당 독재에 상응하는 것이 반공독재였으며 결국 폭력은 혁명의 동반자”라며 이승만 독재의 양민학살을 옹호하는 인물이다. 이승만 대통령이 친일파 청산을 하지 않은 것도 더욱 시급한 과제였던 ‘반공’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두둔한다. 뼛속까지 오직 반공의식으로만 가득 찬 인물이다. 그는 이처럼 편향된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친일·독재를 미화하는 ‘뉴라이트 역사교과서’ 편찬운동을 벌였고, 박근혜 대통령은 이 같은 이력을 높이 사 그를 대통령 국가안보자문단에 위촉했다. 국민 상식에는 부합하지 않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입맛에는 딱 들어맞는 인사인 셈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런 인사를 KBS에 낙하산으로 내리꽂으려는 이유는 뻔하다. KBS를 다시금 완벽히 장악하기 위해서다. 박근혜 정권은 이미 뉴라이트 계열의 박효종 씨를 심의기구에 보내 사후검열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박효종 씨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KBS 문창극 보도에 대해 중징계를 예고하고 있다. 이에 더해 KBS 이사장에 이인호 씨를 낙점한 것은 KBS에 강력한 경고를 던지는 한편 공영방송 안팎의 지배구조를 틀어쥐고 언론독재를 하겠다는 선전포고와 다름없다.
언론연대는 박근혜 정권에 강력하게 경고한다. KBS 장악 시도를 당장 중단하라. 이인호 씨의 내정은 “대통령은 그만 방송에서 손을 떼라”는 국민의 명령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일이다. 국민들은 이미 길환영 사태를 통해 박근혜 정권이 KBS를 어떻게 통제해왔는지 똑똑히 지켜봤다. 국민의 인내심을 더는 시험하지 말길 바란다. 최성준 방통위원장에게도 촉구한다. 이인호 씨 추천을 즉각 철회하고, 추천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 최 위원장이 우리의 경고를 무시하고 끝까지 청와대 꼭두각시 노릇을 자처한다면 그에 따른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2014년 9월 1일
언론개혁시민연대